독서토론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9 : 서울편

2018년 1월 29일 2080

회차 / 일 시
총 4회차 / 1월 3일 11일 15일 19일
장 소
종묘, 창경궁, 창덕궁 등 서울 일대
클럽명
신서유기
도서명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9 (서울편)
참여 학생
김세림 박선현 장예준 조남호 최승혜

신서유기 팀은 ‘신비한 서울 유람기’의 약자로서 유홍준 선생님의 를 읽고 1월 한 달간 독서클럽 활동을 하였다. 또한 주제 도서인 의 성격에 맞게 책에 소개된 장소를 직접 가보고 근처 카페에서 톡서 토론을 진행하였다.
유홍준 선생님의 은 1993년 ‘남도답사 일번지’부터 시작된 답사기가 제주와 북한을 돌아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을 소개한다. 이번 답사기는 역사, 예술, 문화를 아우르는 방대한 정보를 절묘하게 엮어내고 쉽게 풀어내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우리나라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이 책에서는 ‘미’를 보는 저자만의 안목에 우리 문화유산에 쏟아진 세계인들의 찬탄을 더해 서울의 매력을 총체적으로 집약했다. 조선왕조의 상징적인 문화유산인 종묘를 시작으로 창덕궁, 창덕궁 후원, 창경궁의 구석구석을 살피며 조선 건축의 아름다운, 왕족들의 삶과 애환, 전각마다 서린 수많은 사연들을 얘기한다.
종묘는 독서클럽 중 처음으로 방문했던 장소다. 동양에서 제일 긴 목조건물이라는 정전에서는 종묘 특유의 웅장함과 고풍스러움이 잘 느껴졌다. 괜히 동양의 파르테논 신전이라고 불리는 것이 아니라고 느꼈다. 상대적으로 보존의 의미가 큰 다른 문화유산들과 달리, 매해 두 번씩 제사를 지낸다는 점 그리고 그것을 일반 관람객들이 관람할 수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종묘에서 역대 왕들의 신주를 모시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신주들이 정전과 영녕전으로 구분 되어지는 것은 몰랐다. 정전은 주로 조선역사에 뚜렷한 업적을 남긴 분들이 모셔진다. 영녕전에는 정전에 모셔지지 못한 왕들과 왕후의 신주가 모셔져 있는데 대표적으로는 의민 황태자가 있다. 소설과 영화 등 대중 매체를 통해, 우리가 많이 들어본 연산군과 광해군의 신주는 정전과 영녕전 모두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 놀라웠다.
창덕궁은 오랜 세월을 간직한 듯한 고목들과 그 사이로 보이는 전각의 우아함으로 궁궐의 위엄을 조화롭게 보여 주었다. 인정전의 화려한 커튼이나 마루 등 서양식 문물의 모습을 보며 신기했지만 그것이 일제의 주도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씁쓸했다. 일제강점기 때 사라져버린 장엄했을 인정전의 내부와 왕의 위엄을 나타내는 어좌 없이 한 칸의 단만 남은 용상의 모습을 상상하니 참 안타까웠다. 다행히 현재의 용상은 복원 작업을 거치면서 다시 단을 높여 세워졌다. 선정전은 편전을 목적으로 세워진 건물이지만 순조 이후로 편전의 기능은 잃은 채 혼전으로 사용되었다. 격식을 나타내는 복도와, 혼전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남아있는 내부의 치조의 흔적은 이색적인 느낌을 주었다. 희정당은 왕들이 거처했던 곳인 만큼 창덕궁의 어떤 건물들보다도 화려했다. 고종의 자동차를 위한 곡선의 길과 돌출된 지붕을 보니, 멀게만 느껴졌던 조선이 우리 생활과 비슷하다고 느껴졌다. 후원은 입장과 동시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자연 그 자체를 옮겨 놓은 듯한 후원의 풍경은 왕들에게 마음의 안식처가 되었을 것 같다.
신서유기 독서클럽의 마지막 장소는 창경궁이었다. 관람시간이 정해져 있던 종묘와 안내원을 따라다녀야 하는 창덕궁과 달리 자유로이 관람할 수 있다는 점이 이 궁만의 특별함인 것 같다. 주로 대비와 같은 이들이 거주하는 곳이라 그런지 여태까진 본 궁들은 웅장하고 권위와 위엄이 가득한 공간이라는 느낌이 강했는데, 이곳은 아기자기하고 편안한 느낌이 가득했다. 춘당지는 원래 임금이 농사를 경험하기 위한 논의 자리였는데, 일제가 강제로 연못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또한 식물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식물원이며 하얀색의 서양식 건물로 그 아름다움이 멀리서도 잘 보였지만, 당시 온실 속에 갇혀있어야 했던 순종의 처지가 떠올라 마음이 아팠다. 창경궁은 아직까지도 많은 곳에서 일제의 잔재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기분이 묘했다. 이 아름다운 궁이 일제의 의해 훼손되고 한때 ‘창경원’으로 격하되었다는 것이 매우 안타까웠다.
방중에 동기들과 함께 책을 읽고 의견을 나누고, 또 직접 책에 소개된 장소를 다니면서 조선왕조의 이야기와 그 깊이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허버트 스펜서가 말했듯이 ‘교육의 위대한 목적은 지식이 아니라 행동’이다. 이번 활동을 통해 조원사이에 많은 얘기들과 생각들이 오갔지만 우리가 찾았던 가장 큰 의미는 신서유기팀의 독서토론 활동이 책을 읽는 것에 멈추지 않고 많은 장소를 오가며 직접 보고 듣고 느꼈던 것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