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토론

독서토론 최종 보고서 <82년생 김지영>

2018년 6월 1일 4142

도서명 : 82년생 김지영
팀 명 : Girls Power
멘 토 : 홍은선 교수님
팀 원 : 김혜빈, 박지원, 서한슬, 최수빈 (상상력인재학부 18)
일 시 : 2018.04.11. ~ 2018.05.16.

[1] 책 선정 동기

독서클럽의 테마를 페미니즘으로 잡고 페미니즘 도서 중에 선정했다.
많은 책들을 두고 고민했는데, 입문 도서 중에서도 한국 여성의 이야기를 가장 잘 담은 책이라고 생각해 이 책을 선정하게 되었다.

[2] 줄거리

1982년에 태어난 여성들의 이름 중 가장 많은 것이 김지영이다.
대한민국에서 보편적인 삶을 살아가는 30대 여성인 김지영 씨와 그 주변인들, 그리고 김지영 씨를 담당했던 의사의 이야기를 통해 대한민국 사회에 깊숙하고도 미세하게 스며있는 여성혐오에 대해 다루고 있다.

-독서토론-

[3] 여성의 경력단절

최수빈 : 아직 사회는 육아를 여성의 몫으로 보고 있다. 김지영 씨 역시 당연하게 휴가와 퇴직을 고민했고, 남편도 그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가사와 육아를 부담하면서 자연스레 사회생활을 포기하는 여성이 많다. 보통 임금이 더 높은 남편이 경제활동을 하고 아내가 전업주부로 육아에 전념하는 경우가 많은데 나는 이 임금격차의 발생 역시 불평등에서 오는 것이고 여성 경력 단절 원인의 큰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멘토 : 모든 기회비용을 생각하면 여성이 일을 그만두는 것 보다는 베이비시터를 쓰고 맞벌이를 하는 게 더 이익인데, 아이는 엄마가 키워야 한다는 인식이 박혀 있어서 여성이 일을 그만두게 되는 것 같다. ‘그래도 애는 엄마가 키워야지’ 이런 것.

김혜빈 : 책에서도 얘기하지만 가사노동에 대한 비용을 환산하려 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지불해야하기 때문이다. 그저 어머니의 위대한 희생 그 뿐이다. 우리 사회는 여성을 위한 출산 및 육아 휴직을 ‘복지’ 라고 이야기한다. 육아 휴직이란 남성과 여성에게 같은 일수를 부여하여 부모 모두가 육아에 힘쓸 수 있게 하는 것인데, 한국에서 남성이 육아 휴직을 쓰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육아는 여성의 몫이 아닌데 말이다. 남녀 모두에게 육아 휴직 제도를 사용하게 하여 여성 직원이 휴직을 눈치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서한슬 : 유리천장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임금차별에 대한 경제원론 교수님의 말씀이 생각났다. 남녀의 임금차별은 경제적으로 악영향만 끼친다고 하셨는데 왜 이런 현상이 이어가는가에 대해 생각을 해 보았다. 사회적 제도도 그러하지만 사람들의 인식이 아직 모자른 것 같다. 출산 후 복직 제도 역시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취업하기 위해 수년간의 노력과 시간과 돈을 투자한다. 힘들게 얻은 커리어를 출산과 함께 끝내야 한다면 박탈감이 들 것이다.

박지원 : 과거에 비해 여성이 사회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고 하나 이제 겨우 블라인드 채용이 조금씩 등장하고 있을 뿐이다. 2017년 취업사이트 사람인에서 238개의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채용 시 유리한 성별은 ‘남성’이라는 응답이 74.2%였고 그 이유는 1)남성에 적합한 직무가 많아서, 2) 신체조건 등 타고난 강점이 있어서, 3)근속 가능성이 더 높아서, 4)조직 적응력이 우수해서, 5) 보유 역량이 더 우수해서, 6)남성 중심의 조직문화가 있어서. 라고 한다. 과연 이것으로 채용 차별을 정당화할 수 있는가? 여성들 또한 평등한 기회를 열어 준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남자가 하는 일, 여자가 하는 일이 분리되어 있지 않다. 모두가 할 수 있는 일만 있을 뿐이다.

[4] 김지영과 나의 경험

박지원 : ‘남자애들은 원래 좋아하는 여자한테 더 못되게 굴고, 괴롭히고 그래 (41p)’ 내가 어렸을 때도 이 말을 많이 들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남자 아이로 인해 반에 갇힌 적이 있었다. 상황을 듣고서 내 친구들은 ‘쟤가 너 좋아해서 그래’ 라는 말을 했다. 정말 어이가 없었다. 좋아하면 그런 장난을 쳐도 되는 건가. 이러한 논리로 정당화되었고, 그저 철없는 장난으로 여겨지던 것은 어려서부터 내가 겪어온 여성혐오이다. 할머니는 명절 날 동생이 자기도 음식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하는 말에 너는 남자니까 이런 거 하는 거 아니라고 그랬다. 나는 그 때까지도 당연하게 여겨왔고 할머니에게 이건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하지 못 했다. 할머니는 그런 시대를 살아왔고 그게 당연한 거라고 생각할거니까.

서한슬 : 몰래카메라 이야기는 내가 고등학생 때에도 있었던 일이었다. 나는 그 사건에 엮이지 않았지만 그 일이 아니더라도 공중화장실을 이용하는 동안 불법촬영 범죄를 당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에서 있었던 일도 선생님들이 그저 덮으려고 하셨고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던 것에 많이 화가 났었다.

김혜빈 : 나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짧은 옷 입고 밤에 돌아다니지 마’ 라는 문장에 익숙해져있었다. 성추행을 당한 여성이 무슨 옷을 입었든, 몇 시에 밖에 있든 그건 성범죄 발생에 있어 고려할 사항이 아니다. 나는 이것이 성범죄의 책임을 여성에게 돌리는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김지영 씨의 아버지는 성추행을 당한 자신의 딸의 옷차림과 행동을 탓하고 조심하지 않았다며 딸에게 책임을 묻는다. 과연 아들에게는 어떤 방식으로 성교육을 했을까. 안 봐도 뻔하다.

최수빈 : 진달래가 예쁘게 핀 집에 강도가 들었다. 아무도 ‘그러게 왜 꽃을 심어서 강도가 집에 들게 해?’ 라고 말하지 않는다. 당연하게 써왔던 말들도 다른 상황에 비추어 보면 터무니없는 말이라는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성폭력 피해자들은 책임소재를 자신에게 돌리며 후회하고, 수많은 2차 가해로 고통을 겪고 있다.

[5] 여성혐오에 대하여

서한슬 : 페미니즘은 성평등을 위한 인권 운동이다. 그저 생각만 하는 인권 운동은 변화를 가져오지 못 한다. 단순한 인식을 넘어 실천할 때이다. 여자로서 보이고 싶은 게 아니라 사람으로 보이고 싶다. 주위 남성이 지켜주는 세상이 아니라, 그런 도움이 필요 없는 세상을 바란다.

최수빈 : 너무 많은 사람들이 습관처럼 아무렇지 않게 성역할을 구분 짓고 성별을 차별하다보니 나도 그렇게 길들여져 나도 모르게 순응하고 있었다. 요즘 이 책이 화제가 되며 페미니즘이 뜨거운 주제로 떠올랐다. 페미니즘을 보고 예민하다, 유난이다 등 부정적인 반응도 많다. 나 역시 페미니즘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은 공평해야하고, 차별을 두어서는 안 되며 예민하다고 치부하며 불평등을 덮어서는 안 된다. 여성혐오는 요새 뜨거운 주제이며 민감한 문제이다. 여성혐오는 사회에 만연하였으나 그것이 혐오인지 깨닫지 못했다. 아는 만큼 보이듯, 드디어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많은 페미니스트들을 응원하고, 지지하며 우리 모두가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길 바란다.

박지원 : 여성혐오에 대해 괜히 얘기를 꺼냈다가, ‘꼴페미’ 라는 소리를 듣게 되는 것이 아닐까, 날 이상한 여자로 보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들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생각들 때문에 ‘페미니즘’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선뜻 내 생각을 표현하지 못하고 나서지 못했던 것 같다. 책을 읽고 이야기하면서 나는 많이 바뀌었다. 동기들과 의견도 교류해 보고 교수님의 얘기도 들으면서 더 깊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존중하고 이해하자’ 무조건적인 편 가르기가 아닌 서로의 존중과 이해가 중요한 것 같다.

김혜빈 : 여성혐오를 ‘혐오’ 라는 단어에 얽매여 해석한다면 성차별을 이야기할 수 없다. 외국에서 들어온 말로 알고 있는데, 여성에 대한 차별과 성 상품화, 여성숭배 등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여성혐오라는 사회적 문제를 개인의 경험으로 축소시키는 것은 혐오를 방관하는 것과 다름없다. 더군다나 중립은 가해자에게만 이로울 뿐 피해자에게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으며, 침묵은 결국 가해자 편에 서는 것이다. 나는 침묵하지도 중립에 서지도 않으며, 계속해서 여성 인권을 외칠 것이다. 그것이 목소리를 잃어가는 김지영 씨를 위한 나의 용기이다. 나는 이 책이 소설로 읽히는 사람이 부럽다. 누군가에게는 엄마, 누나, 여동생의 이야기일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모두 김지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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