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토론

소설로 읽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2018년 1월 29일 3960

도서명: 소설로 읽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팀명: 휴머니스트
팀원: 1711013 김소윤, 1711041 박세령, 1711089 이창현, 1711113 최세령, 1711122 허혜정

최종 토론 질문

– 무엇이 인간의 삶을 비참하게 만드는가?

김소윤: 리어왕을 보면 조금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권력과 명예, 돈을 다 내려놓고 자식들에게 주려하는데 첫째 딸과 둘째 딸인 고네릴과 리건은 그것을 이용해먹고 나중에는 리어왕을 내치기 때문이다. 물론 리어왕이 듣기 좋은 달콤한 말만 듣고 앞가림하지 못한 채 속아 넘어간 것은 잘못이다. 하지만 부와 명예 앞에서 가족의 사랑마저 무너져 내린 모습을 보면서 권력과 부, 명예 이런 것들이 인간의 삶을 비참하게 만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것들을 노린 첫째와 둘째 역시 비참한 죽음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맥베스에서도 역시나 권력과 명예를 차지하기 위해 그를 가로막는 방해꾼들을 처리하고 결국엔 나쁜 짓으로 얻어가는 행동들을 보면서 부와 명예가 뭐라고 이렇게 까지 옳지 않은 방법으로 취하려하는지 이해가 안 갔다. 오셀로에서는 자신이 진심으로 사랑했던 여인을 아내로 삼고, 강렬히 사랑함에도 불구하고 주변에서 시기하는 사람들의 말만 듣고 데스데모나를 죽음으로 몰아간 것을 보아 시기와 질투, 그리고 의심이 인간의 삶을 비참하게 만드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햄릿에서는 선왕의 억울한 죽음을 알아차리고 이에 복수하는 햄릿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한 때 평안했던 왕좌이고 나라였지만 복수를 통해 만들어지는 비극을 보면 누군가에 대한 복수심과 그에 따른 복수를 통해 인간의 무서움과 잔인함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인간의 삶을 비참하게 만드는 것 중에 하나는 ‘복수’라고 생각한다.

박세령: 이 책의 흥미로운 부분들 중 하나는 각 이야기마다 특정한 감정이나 상태를 바탕으로 주인공들이 비극에 빠진다는 것이다. 우선 리어왕에서는 각 등장인물들이 자신의 삶을 비참하게 만든 요소들이 다른데, 주인공인 리어왕은 ‘진실을 보지 못하는 눈’ 때문에 삶이 비참해졌다고 생각한다. 그가 처음부터 코델리아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 딸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그의 인생은 처참한 비극으로 흘러가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코델리아의 삶은 무엇 때문에 비참해졌을까? 사실 그녀는 스스로의 감정이나 상태가 비극으로 이끈 것이 아니다. 코델리아는 단지 ‘운명’이 그녀의 삶을 비참하게 만든 것이다. 운명이라 함은 그녀가 리어왕의 딸로 태어난 점, 그녀의 자매들이 고네릴과 리건 이었다는 점 등이다. 어찌보면 4대 비극 중 가장 안타까운 인물이다.
맥베스에서는 확실히 드러나는 감정이 있다. 바로 ‘욕심’, 즉 ‘욕망’이다. 맥베스에게 ‘욕망’이라는 감정이 없었다면 그는 왕을 살해하지도 않았을 것이며, 그로 인해 스스로가 고통 받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현명하지 못한 아내를 둔 것도 분명한 그의 삶이 비참하게 된 원인이다.
오셀로의 비극은 ‘질투’ 때문이다. 그 ‘질투’라는 감정의 바탕에는 오셀로의 ‘순수함’과 ‘열등감’이 있지만, ‘순수함’은 죄가 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맥베스의 삶을 비참하게 만든 것은 ‘질투’ 때문이었을까? 그렇지 않다. 질투심의 발생은 이아고와 그의 열등감 때문이었다. 인간의 심리를 너무나 잘 꿰뚫고 있는 이아고는 맥베스의 열등감을 이용해 맥베스와 주변 모든 인물의 삶을 비참하게 만들었다. 이로써 알 수 있는 것은 인간의 삶을 비참하게 만드는 것 중 하나가 ‘주변사람’이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복수심’은 햄릿의 삶을 비참하게 만들었다.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알게 된 이후로 햄릿은 정상적인 사고가 불가능했다. 그는 ‘복수’에 혈안이 되어 그가 죽기 전까지의 인생을 모두 그 곳에 쏟아 부었다. 그보다 비참한 삶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복수방법은 올바르지 못했을 뿐 아니라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의 성격 또한 그의 삶을 비참하게 만들었다.
정리하자면 리어왕의 삶은 ‘진실을 보지 못하는 눈’, 코델리아의 삶은 ‘운명’ 때문에 비참한 것이다. 맥베스의 삶은 ‘욕망’과 ‘현명하지 못한 아내’, 오셀로의 삶은 ‘질투심’과 ‘주변사람’, 마지막으로 햄릿의 삶은 ‘복수’가 비참하게 만든 것이다. 이 모든 것은 결국 우리의 삶에서도 해당되는 것이다. 이 4가지 비극에 나온 비극의 원인들을 항상 조심하라고 하는 것이 셰익스피어가 독자들에게 주고 싶었던 교훈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창현: 리어왕의 죽음은 다른 비극 내의 주인공들과는 다르게 끝났다. 햄릿과 오셀로, 맥베스 모두 인간 내면에 있는 욕구, 욕망 등의 갈등으로 인해 비참한 결과를 야기했지만, 리어왕은 오히려 자신이 가지고 있던 모든 부와 권력을 딸에게 양도한 뒤 안락한 노후 생활을 꿈꿨다. 혈육의 정에 의존했던 리어왕이지만, 코델리아를 제외한 그의 딸들은 그에게서 아무 것도 얻을 수 없게 되자 리어왕을 버리고 만다. 리어왕을 비참하게 만든 것은 두 딸의 권력에 대한 욕망도 있었겠지만, 고네릴과 리건의 달콤한 말에 빠지고, 솔직하게 말했던 코델리아를 버린 것은 그가 부와 권력이 아닌 애정을 갈망했었기에 생긴 일이 아닌가 싶다.
맥베스는 전형적으로 권력이 사람을 미치게 만든 케이스다. 마녀의 예언, 아내의 선동으로 공헌을 쌓은 충성스러운 장군이라는 이미지를 버리고 왕을 죽이고 만다. 그는 겉으로는 도덕적인 장군이 되기를 갈망했지만, 그의 내면에 있는 왕이 되고자 하는 욕심이 그를 파멸로 이끌었다.
오셀로는 의심과 자격지심으로 인해 자신과 아내를 죽이고 말았다. 그는 계속해서 데스데모나를 순수하게 사랑하기에 믿는다 했지만, 그 안에서는 자신과 자신에 비해 우월한 데스데모나를 계속해서 비교했었고, 그렇기에 이아고의 이간질에 쉽게 넘어가고 아내를 계속해서 의심하고 만다. 그가 아내를 계속해서 의심하지 않았거나, 적어도 그가 아내와 자신을 비교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비극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햄릿은 선왕에 대한 자신만의 복수로 한 왕가를 무너트리고 말았다. 선왕을 잃고 난 뒤의 클로디어스와 어머니에 대한 적개심에서 일어난 미친 짓으로 폴로니어스를 의심하게 만들고, 결국 그를 죽이기까지 한다. 폴로니어스가 죽어 오필리어도 죽고, 폴로니어스와 오필리어의 복수를 하기 위해 레티스 역시 햄릿에게 승부를 걸고 죽고 만다. 클로디어스가 자신을 죽이려한 햄릿을 죽이려고 했기 때문에 햄릿의 친구인 로젠크란츠와 길든스턴, 그리고 거트루드 왕비 역시 죽고, 마지막에는 결국 햄릿과 클로디어스 왕 둘 다 죽고 만다. 햄릿이 만약 복수를 꿈꾸지 않고 조용히 지냈더라면, 이들의 죽음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최세령: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에서는 인간의 끊임없는 욕구와 탐욕, 가질 수 없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헛된 희망과 꿈 등이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어리석은 자신의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 인간의 삶을 살아가는 주체는 바로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딸들에게 사랑 하냐고 물어본 리어 왕은 진실하게 말한 코델리아의 말을 듣지도 않고 그녀를 추방시킨다. 세 명의 딸들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그녀였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 아버지를 보지도 못했고 사랑도 받지 못하게 된다. 이런 리어 왕의 어리석을 행동으로 인해 결과는 비극이 되어 버린다. 자신의 앞에서 좋은 말만 했던 첫째와 둘째의 행동만을 믿고 평생 그들을 자신의 편이라고 생각했지만 진정한 편은 막내딸이었다.
멕베스의 이야기에서도 살펴볼 수 있듯이 자신의 권력을 위해 잘못된 선택을 한 멕베스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세 마녀의 예언과 자신의 부인의 이야기에 멕베스는 혹해 왕을 죽이고 그 자리에 앉는다. 그들의 이야기를 믿는 행동을 보여주면서 멕베스도 최후를 맞이한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왕이 될 것이라는 예언을 알았던 뱅코 또한 죽인다. 그냥 자신의 권력으로 가는 길에 방해가 되는 사람들을 없애 버렸다. 이런 행동으로 멕베스의 삶의 마지막은 처참했다.
사랑을 위해 친부까지 버리며 도망친 데스데모나와 오셀로가 등장한다. 그녀의 행동은 진실로 그를 사랑해서 아버지를 버리고 전쟁터까지 따라나선다. 그렇지만 부관이 되고 싶은 이아고의 말을 너무 쉽게 믿어버린 오셀로의 행동으로 인해 그가 사랑했던 여자는 죽게 된다. 이아고의 말을 믿었다면 더 자세하게 살펴보고 정확하게 알아 봤다면 오셀로의 삶도 이렇게 비참해지지 않았을 것이다.
햄릿의 내용에서도 등장하듯이 선왕을 죽인 삼촌의 행동과 그런 삼촌을 죽이려고 했던 햄릿의 행동이 각자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으로 드러난다. 멕베스와 비슷한 내용으로 자신이 왕이 되려고 어떻게 형을 죽였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같이 살아왔던 세월과 우애가 있을 텐데 그것을 다 무시하고 죽인 클로디어스의 행동은 정말 어리석었다. 이 행동으로 인해서 햄릿은 미친 척을 하며 자신의 삼촌을 죽이려고 했다. 미친 척 행동을 하는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연인인 오펠리아의 앞에서 그런 행동을 보여 서로 이뤄지지 못했다. 정말 안타까운 상황이다. 그리고 삼촌이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트릭에 어머니가 죽게 되고 역이용당한 삼촌도 죽게 된다. 그렇지만 햄릿 자기 자신도 죽음에 이르는 처지가 되었다.
어떻게 보면 인간의 삶이 여러 가지의 이유로 비참해지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공통적으로 인간이라는 명분하에 하는 여러 행동들로 인해 삶이 절망해지고 처참해지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허혜정: 리어왕에서 인간의 삶을 비참하게 만든 요소는 권력에 대한 욕망과 순간의 잘못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첫째와 둘째는 더 많은 권력을 얻기 위해 아버지인 리어왕에게 아첨하고 아버지가 이용가치로써 필요가 없게 되자 아버지를 내쫓는 모습을 보인다. 이는 권력 때문에 가족애가 무너지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으며 비극의 시작점 이라고 생각한다. 가족애가 깨지면 그 다음부터 비극은 시작된다고 본다. 또한 에드먼드가 자신의 아버지인 글로스터백작에게 행한 행동에서도 가족애가 무너지는 현상이 보이고 있다. 이것은 모두 다 권력에 대한 인간의 욕망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옛날부터 왕이 되기 위해 더 큰 권력을 얻기 위해 많은 사람들을 희생시켰고, 많은 사람들이 죽임을 당했다. 하지만 그들은 나중에 비참한 결말을 맞이하게 되었다. 권력욕 이라는 자체는 인간의 삶을 비참하게 만드는 욕구라고 생각한다. 또 하나는 순간의 잘못된 판단이다. 어떤 중요한 순간에 신중하게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뜻대로 판단을 내려버리면 미래에 그런 판단에 대해 후회할 가능성이 많다. 리어왕에서도 리어왕은 코델리아의 말을 듣고 바로 내쫓아 버린다. 이 잘못된 판단은 비극의 시작이 되어 버렸다. 우리는 중대한 결정을 내릴 때 다른 사람과 의논을 해보고, 신중하게 생각해 보는 게 좋은 자세라고 생각한다.
맥베스에서 인간의 삶을 비참하게 만든 건 역시 권력욕인 것 같다. 맥베스의 비참함은 마녀들이 ‘당신이 왕이 될 거야’ 라고 말한 시점 부터였다. 권력욕이 없던 맥베스에게 이 말은 그가 권력에 눈을 뜨게 된 시점이었다. 그는 자신이 들은 예언처럼 왕이 되기 위해 현왕을 죽이는 등 자신의 권력욕을 실행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을 죽이는 모습을 보인다. 또한 그의 부인도 권력에 눈이 멀어 남편을 부추긴다. 맥베스는 왕이 된 이후에도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만다. 권력은 사람을 비극적으로 만드는 것 같다.
오셀로에서 나타나는 인간의 비참함은 사랑의 잘못된 방식과 다른 사람에 대한 무한 신뢰이다. 오셀로는 처음에는 데스데모나를 ‘사랑’했지만 그런 무한한 사랑은 나중에 ‘의심’으로 바뀌게 된다. 그는 사랑보다 ‘의심’이 더 커졌기 때문에 데스데모나에 대한 감정은 증오로 바뀌게 되고 결국 데스데모나를 자살하게 만든다. 사랑을 하는 연인들 사이에서는 항상 ‘믿음’과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셀로는 사랑은 ‘믿음’보다 ‘의심’ 이라고 생각했고 그의 이런 방식이 비극을 이끌었다. 또한 오셀로는 이아고의 말을 무한 신뢰했기 때문에 사랑에서 의심으로 바뀌게 되었다. 나는 다른 사람의 말을 무조건적으로 신뢰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나도 이렇게 무조건적으로 다른 친구의 말을 신뢰를 해서 한 친구와 멀어진 적이 있었다. 그 시기엔 삶의 하루하루가 우울했으며 나중에는 나에게 나쁜 말을 해준 친구가 원망스러웠다. 이렇듯, 다른 사람의 말을 무조건적으로 신뢰 하는 것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햄릿에서 삶을 비참하게 만든 요소는 바로 복수심이다. 햄릿은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고 왕이 된 클로디어스에게 복수하기 위해 미친 척을 하게 된다. 그러던 중 자신의 얘기를 엿듣고 있던 사람을 클로디어스로 착각해 재상을 죽이고 자신이 사랑했던 재상의 딸도 미쳐서 죽고 만다. 햄릿의 복수심 때문에 죄가 없는 사람들도 죽게 된다. 햄릿이 영국으로 추방 됐을 때도 햄릿은 복수심을 버리지 않았다. 그리고 레어티스도 햄릿에게 복수하기 위해 펜싱 싸움을 신청하게 된 것이다. 이는 햄릿과 레어티스 둘 다 비극을 맞게 된다.

– 무엇이 인간의 삶을 고귀하게 만드는가?

김소윤: 리어왕의 이야기를 보면 자식에 대한 사랑, 부모에 대한 사랑을 통해 인간이 고귀해짐을 알 수 있다. 비록 리어왕은 처음에 첫째 딸과 둘째 딸의 듣기 좋은 말과 사탕 발린 말에 넘어가 가장 진실 된 발언을 한 막내딸을 내쳤지만, 코델리아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인 리어왕에 대한 사랑의 끈을 놓지 않았고 결국 리어왕이 두 딸들에게 배신당하고 미쳐버릴 때까지도 아버지만을 걱정하고 보살피는 모습으로 많은 감동을 주었다. 비록 리어왕과 코델리아 둘 다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하지만 마지막에 리어왕도 코델리아를 향한 사랑을 내보이고 그녀 역시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놓지 않는 결말을 보면 ‘사랑’ 이라는 것이 인간의 삶을 고귀하게 만드는 것 같다. 맥베스에서는 ‘양심’이라는 것이 인간의 삶을 고귀하게 만드는 것 같다. 비록 마녀들의 예언을 듣고 자신의 앞날을 기대하며 부정적인 행위를 벌이는 그이지만, 명예와 부, 모든 것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맥베스 자신 안에 있는 작은 양심 덕분에 계속 괴로워하고 자책감을 갖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맥베스에서는 ‘양심’이라는 것이 인간의 삶을 고귀하게 만드는 것 같다. 오셀로에서는 리어왕 때랑 마찬가지로 ‘사랑’ 이라는 것이 인간의 삶을 고귀하게 만든 것 같다. 오셀로는 주변 사람들의 말속임과 의심으로 데스데모나를 죽음으로 이르게 했지만 데스데모나는 끝까지 오셀로만을 바라보고 진정으로 그를 사랑하며 죽음을 맞이했다. 확실히 ‘인간의 사랑’이라는 것이 고귀한 것이긴 한 것 같다. 마지막으로 햄릿에서는 복수가 전부였던 것만 같지만 그 작은 이야기들 사이에서 가끔 등장하는 종교적인 부분이 인간의 삶을 고귀하게 만드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햄릿은 중간에 삼촌을 죽일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삼촌이 기도를 드리고 있다는 이유로 죽이지 않고 지나갔다. 삼촌 역시 마찬가지로 부정한 짓을 저지르긴 했지만 어느 부분에 있어서는 하늘에 기도하는 행동들을 보면 종교적인 행위를 통해 죄를 씻으려하고 회개하려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주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종교’라는 것이 인간의 삶을 고귀하게 만드는 것 같다.

박세령: ‘비참하다’의 정의는 ‘더 할 수 없이 슬프고 끔찍하다.’이고,’고귀하다‘의 정의는 ’훌륭하고 귀중하다.‘이다. 인간의 삶은 더 할 수 없이 슬프고 끔찍할 수 있기에 훌륭하고 귀중하다. 즉 나는 비참함의 반대말을 고귀함으로 보지 않고, 비참함과 고귀함은 동일선상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또한 인간의 삶이 고귀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인간’이라는 그 자체 때문이다.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은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 줄 수도 있고, 비참하게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비참하다고 고귀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셰익스피어가 쓴 4대 비극 주인공들은 그들의 삶이 고귀하지 않았을까? 당연히 아닐 것이다. 리어왕, 맥베스, 오셀로, 햄릿 중 그 누구도 자신의 삶을 소중히 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그들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자신들의 인생을 만들어 나갔다. 리어왕은 어리석었지만 코델리아의 진심을 결국 알게 되었고, 맥베스는 욕망을 이뤘기에 후회라는 소중하고도 쓸모없는 감정을 얻었다. 오셀로는 질투심으로 주변 모두를 괴롭게 했지만, 그에게는 분명한 사랑이 남아 있었다. 햄릿은 복수심에 불타 그 무엇도 보지 못했지만 진정한 친구를 거를 수 있는 능력과 그 스스로에게서 효심을 찾을 수 있었다. 그 방법이 어떠하든 결과는 ‘죽음’으로 같았지만, 그 죽음조차 삶을 귀중하게 만든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우리의 삶에 어떠한 비극적인 일들이 있어도 그 또한 삶을 고귀하게 만들어주는 요소 중 하나라는 것이다. 비참할 수 있고 행복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우리의 삶을 고귀하게 만들어 준다. 결국 감정을 느낄 수 있고, 행동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포함한 우리가 삶을 고귀하게 만들 수 있는 그 자체이다.

이창현: 작품 내에서, 리어왕은 처음에 자신에게 냉정하게 굴었던 코델리아를 버렸지만, 결국에는 고네릴과 리건에게 버림받고 모든 게 다 끝나서야 코델리아가 자신을 얼마나 사랑했었는지 알게 된다. 코델리아 역시 리어왕에게 버림받았지만 계속해서 아버지를 사랑하는 마음에 리어왕의 안위를 걱정했고, 결국 리어왕과 코델리아는 함께 죽고 만다. 아버지를 단순한 권력을 얻기 위한 도구로 본 고네릴, 리건과는 다르게 코델리아만이 아버지를 하나의 사랑의 대상으로 본다. 결국 리어, 고네릴, 리건, 코델리아 넷 다 죽고 말지만, 리어왕과 코델리아는 아버지와 딸 간의 사랑으로 고귀해진 채 죽은 것이다.
맥베스에서는 계속해서 자신의 죄책감을 강조한다. 왕을 죽였지만 자신은 도덕적인 군자가 되고 싶다. 그러나 내면에서는 죄책감이 일어나고 결국 자신의 왕위 찬탈을 합리화시키지 못한 채, 항상 걱정과 불안에 시달려 정신병까지 걸리고 만다. 그 안에 있는 하나의 양심이 맥베스를 미치게 만든 것이다. 만약에 양심이 없었더라면, 맥베스가 아무런 죄책감도 느끼지 못했더라면, 모두들 아무 것도 모른 채 맥베스와 그 아내의 연기에 놀아나기만 했을 것이다. 그 하나의 양심이 맥베스를 하나의 사람으로 남게 했다.
오셀로에서는 사랑과 믿음만이 인간의 삶을 빛냈다. 비록 오셀로는 데스데모나를 믿지 못해 데스데모나를 죽이고 말았지만, 데스데모나는 끝까지 오셀로를 믿고 자신에게 되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데스데모나는 오셀로에 대한 믿음과 사랑, 헌신 등으로 버텼던 것이다. 데스데모나는 극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여러 인물에게 사랑을 받은 채, 그 자신 역시 사랑만을 베푼 채 끝난 인물이다.
복수는 햄릿의 삶을 비참하게 다듬으면서, 햄릿의 삶을 고귀하게 끝낼 수 있도록 도와준 소재다. 햄릿이 선왕에 대한 복수를 했기에 모든 인물이 죽고 비극적으로 끝났지만, 만약 그에게 그런 인간적인 면모가 없었더라면,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클로디어스 왕이나 클로디어스와 결혼한 어머니 거트루드를 보고도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더라면, 그저 조용히 지내 조용히 왕위를 세습해 받았더라면, 그 누가 햄릿에게 공감하고 열광할 수 있을까. 햄릿은 그 자신이 이룬 복수로 인해 그 삶을 비참하게 만들면서 고귀하게 빛냈다.

최세령: 이 질문을 생각해보면 스스로의 성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성품이 바르고 참된 사람이 인생을 살아갈 때 그의 삶은 다른 누구의 삶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고귀할 것이다.
여기에 나오는 리어 왕도 성품이 뛰어나 한 나라를 잘 다스리는 군주로 성장했다. 그리고 리어 왕의 충신인 켄트 백작이 등장하는데, 코델리아를 다른 나라로 추방하는 사건에 말리며 코델리아의 말이 진솔하고 맞는 말이라고 감싸준다. 이런 상황에서 리어 왕은 켄트 백작이 충신인 것을 알았지만 그도 함께 내쫓아버렸다. 이렇게 내쫓았는데 이야기의 중, 후반을 살펴보면 다시 등장한다. 그리고 다시 리어 왕의 충신이 된다. 이런 장면을 바라봤을 때, 리어 왕의 성품은 뛰어났다고 생각할 수 있다.
멕베스는 성품이 좋아 높은 장군의 위치까지 오르게 되었다. 물론, 멕베스에게는 성품보다는 전투능력이 뛰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지만 이런 멕베스도 성품이 좋아 오셀로도 성품이 좋아 높은 장군의 위치까지 올라가게 되었고 장교가 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성품도 좋아 권위를 탐해보지도 않았다. 그렇지만 점점 왕에게 칭찬을 받고 직책이 계속 오르자 그런 상황 속에서 성품보다는 탐욕스러운 모습이 더 많이 자리 잡게 되었다.
오셀로 또한 성품이 인자하다고 소문이 자자했다. 흑인이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칭찬받는 존재였고 경들도 그를 무척이나 아꼈다. 옛날에는 흑인을 많이 무시하는 시대적 배경을 갖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흑인을 장군의 위치까지 임명했다는 것은 정말 그 사람이 인정받는 인간이었다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인간의 삶을 고귀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햄릿은 자신이 진정으로 믿을 수 있는 친구들에게 따듯한 정을 나눠주고 서로를 신뢰하는 그런 성품을 보여준다. 자기 자신만큼을 아껴주니 그의 친구들도 햄릿이 하는 행동들을 의심하지 않고 그가 하는 것들을 다 이해해준다. 바른 성품으로 자신의 삶이 그나마 비참하지 않고 고귀했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성품이 좋다고 해서 삶이 고귀하다는 뜻은 어떻게 보면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이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들 모두는 성품이 좋았지만 어떤 상황에서는 성품이 발하지 못했다. 정말 사소한 것 때문에 삶이 망가졌다. 성품도 중요하지만 바른 행동도 함께 갖춘다면 아마 인간의 삶은 더욱 더 고귀해질 것이다.

허혜정: 인간을 고귀하게 만드는 건 바로 첫째 가족의 사랑이 아닐까 생각한다. 예를 들면, 리어왕이 있다. 아버지인 리어왕은 코델리아의 말에 분노하여 코델리아에게 유산을 주지 않고 내쫓아 버리지만 코델리아는 여전히 그런 아버지를 사랑한다. 만약에 리어왕은 코델리아의 효심과 사랑이 없었다면 버티지 못하고 죽었을 것이다. 또한 리어왕은 코델리아가 죽었을 때 딸의 시체를 안고 자신도 따라 죽었다. 이 장면을 보며 가족의 소중함을 깨달았고, 평생 아버지를 사랑한 코델리아가 안타까웠다. 만약, 코델리아를 제외한 두 딸도 아버지를 사랑했다면 이런 비극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고,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을 것이다. 가족 간의 사랑은 인간의 삶을 고귀하게 만든다.
맥베스에서 인간을 고귀하게 만드는 요소는 ‘예언과 미래’라고 생각한다. 맥베스는 자신이 왕이 될 것이라는 마녀들의 예언을 듣고 ‘내가 왕이 된다는 미래가 진짜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그 예언을 믿게 된다. 비록 그 미래에 나아가는 과정이 잘못되었지만 그는 자신이 들은 예언을, 자신의 미래를 확실하게 만들기 위해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간다. 자신의 미래에 대한 확신 , 미래를 이루려는 목표는 인간의 삶을 더 고귀하게 만들 수 있다.
오셀로에서 인간의 삶을 고귀하게 만든 건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오셀로는 차별을 받는 무어인 이였지만 데스데모나는 베니스의 관습을 무시하고, 집안의 반대도 무시한 채, 오셀로와 결혼을 하게 된다. 여기서 우리는 집안의 반대나 관습, 차별을 이겨낼 수 있는 것은 사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비록 그들은 오셀로의 의심 때문에 비극을 맞이하게 되지만 이전에 그들은 정말 누구보다 뜨겁게 사랑했을 것이다. 오셀로가 받은 차별을 데스데모나가 치료해주며 그들은 사랑을 했을 것이다. 이처럼, 인간의 삶을 고귀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은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뜨거운 사랑은 그 어떠한 것도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햄릿에서 삶을 고귀하게 만든 요소는 열정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햄릿의 열정에는 복수가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비극적인 결말을 얻게 되었지만, 햄릿이 클로디어스에게 복수하겠다는 열정은 정말 대단했다. 그는 그것 때문에 미친 짓을 하며 다른 사람들이 수군거려도 계속 했었다. 또한, 연극까지 준비하는 열정을 보이며 클로디어스 에게 복수하겠다는 마음은 대단했다. 이런 열정은 사람이 삶을 사는 데에 있어서 더 열심히 더욱 가치 있게 살 수 있게 한다. 그래서 고귀하다고 말할 수 있다. 만약, 햄릿이 영국으로 쫓겨났을 때 복수를 포기하고 이러한 열정을 가지고 더 열심히 살았다면 그는 분명 영국에서 성공적인 삶을 살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열정에는 복수심이 100퍼센트이었기 때문에 이러한 결말을 맞은 것이 안타깝다.

독서클럽 후기 및 소감

김소윤: ‘셰익스피어’ 하면 누군지, 어떤 책을 쓴 사람인지 단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하고,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와 같은 명언을 생각나게 하는 영미문학의 대표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독서클럽을 시작하고 맨 처음 책을 정하면서 너무 쉽지도 않고 깊이감이 느껴지는 작품을 선택하고 싶었다. 그러다가 이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이라는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정말 유명한 책이고, 언젠가는 꼭 접하게 될 문학이지만 쉽게 읽기로 마음먹기가 힘들었다. 이 독서클럽을 통해 책을 선정하고, 단순히 읽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팀원들과 함께 토론해보고 내 생각을 얘기해보는 시간을 통해 좋은 작품을 경험해볼 수 있어서 정말 뜻 깊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솔직히 영화나 드라마를 봐도 비극이거나 새드엔딩인 작품은 잘 챙겨보지 않는 편이다. 그만큼 비극적이고 안타까운 내용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책의 한 장 한 장을 읽어갈수록 마음이 아프고, 안타깝고, 자꾸만 책을 덮고 싶어질 정도로 가슴이 저렸다. 하지만 이런 비극을 읽어가면서 현대 사회의 모습도 생각해보게 되고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았다, 더불어 아직 읽어보지 못한 희극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나에게 첫 독서클럽이었고, 시키지 않으면 이런 문학작품은 스스로 읽지 않기 때문에 더더욱 나에게 의미가 남았고 여운이 깊었던 독서활동이었던 것 같아서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다른 책, 다른 분야로 나의 견문을 더 넓혀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휴머니스트 팀원들 사랑합니다.

박세령: 우선 책 선택이 정말 좋았던 것 같다. 팀원 모두 셰익스피어를 알고 있지만 직접적으로 그의 작품을 접해본 적이 없어서 흥미를 가지게 되었는데, 2학년 때 영미문학문화트랙을 선택한 나에게는 정말 도움이 많이 된 책이었다. 셰익스피어가 유명한 이유에 대해서 가슴 깊이 깨달을 수 있었다. 내가 생각한 셰익스피어라는 작가는 사람의 심리를 완벽히 꿰뚫고 있으며, 자신이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지가 분명한 사람이다. 그는 독자들의 감정까지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또한 해석할 요소가 너무 많은 문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리어왕을 처음 읽고 나서 맥베스를 읽기 전까지의 시간 동안 리어왕에 대한 생각이 끊임없이 바뀌었다. 팀원들과 이야기를 하면서도 생각이 잘 정리되지 않았다. 과연 이 비극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은 모든 이야기를 읽고 나서 공통 되게 들었다. 그 답을 고민하는 것이 셰익스피어가 우리에게 준 하나의 과제인 것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또한 그도 어쩌면 그 답을 찾지 못해 이러한 이야기를 쓴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활동에 있어서는 한 달에 4번 만나는 것이기 때문에 한 번 만날 때마다 하나의 이야기에 대해 집중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어서 내용이 머리에 더 잘 들어왔던 것 같다. 또한 팀원들한테 배운 점이 많았다. 나는 평소 책을 많이 읽고 좋아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책을 빠르게 읽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얘기를 해보니 사소한 부분도 기억하는 팀원들이 있었다. 그 점에서 나도 이제 책을 읽을 때 한 권의 책을 오래 읽더라도 꼼꼼하게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방학동안 독서클럽을 하느라 계속 먼 거리까지 빠짐없이 나온 것, 누구 한 명 뒤처지는 것 없이 제 시간에 맞춰 책을 읽어오는 것 등 정말 배울 점이 많았다. 앞으로 이런 책에 관련한 활동이 학교에 많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방학동안 시간을 허투루 쓴 것 같지 않아서 뿌듯한 활동이었고, 앞으로 자주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창현: 영국의 비평가이자 역사가인 토마스 칼라일은 그의 저서 ‘영웅 숭배론‘에서 이렇게 서술했다. “영국에게 있어 인도야 어떻든 상관없지만, 셰익스피어 없이는 우리는 살 수 없게 되었다.” 그가 이런 말을 남긴 이유는 영국이 인도를 식민지로 삼았던 시절, 인도 땅이 가져 주는 경제적 가치보다 셰익스피어와 같은 작가, 예술가들이 가져다주는 정신적, 문화적 가치가 더 크다고 주장하기 위해서였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나의 학교생활에 있어 상당히 많은 도움을 주었다. 학교 내에서 뮤지컬, 연극과 같은 공연을 준비하면서 셰익스피어의 인물 설정이나 시나리오 등이 크게 영향을 끼쳤다. 몇 백 년 전에 쓰인 그의 작품은 현세대까지 관통할 인간관계의 갈등, 인간 내면에 있는 욕망 등을 한계까지 끌어 올렸다. 그의 작품관은 직접 공연 시나리오를 쓰는데 적지 않은 도움을 주곤 했다.
또한 영미문학을 전공하고 있는 나에게 셰익스피어는 꼭 배워야할 영미 권을 대표하는 인물 중 한명이었다. 2학년이 되어 본격적으로 영문학을 배우기 전 책을 읽고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분석하고 생각할 시간을 갖게 되어 영미권의 문화, 문학 등을 어떻게 공부해야 될지 알 수 있게 됐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이다 보니 작품을 읽는 내내 비참한 내용이 흐르고, 우울하고 부정적인 감정만이 들곤 했다. ‘고네릴과 리건은 왜 자신에게 큰 땅의 절반을 남겨 준 아버지 리어왕에게 저리도 매정하게 대하는 걸까.’ ‘이아고는 도대체 뭐 때문에 오셀로에게 저렇게 까지 해서 의심의 싹을 틔우게 하는 걸까.’ 읽는 내내 혼자서도 생각해보고, 같이 활동한 친구들과도 논의해보고 했지만 답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비극 내에서는 부와 권력 앞에서는 혈육도 하나의 족쇄일 뿐이고, 단순한 악 앞에서는 그 어떤 것도 이유가 될 수 있으며, 될 수 없기도 하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행동들이었지만, 감히 어떻게 복잡하고 심오한 인간 본연의 감정을 책 한 권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
확실히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내용이 심오하며 방대하기에 어디 가서 심심풀이로 읽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그러나 이렇게 같이 읽을 사람을 구하고, 클럽을 구성해 이 어려운 책을 하나하나 분석하며 토론하니 쉽게 풀어가며 읽을 수 있었다. 내가 지금이 아니면 언제 또 이런 책을 읽어볼까. 싶기도 하곤 했다. 시대를 통틀어 최고의 작가라 불리는 셰익스피어의 감성과 가치관이 담긴 책 한 권을 읽으니 견문도 넓혀진 것 같고 감회도 새롭고 그렇다.

최세령: 총 4주 동안 친구들과 함께 모여 독서토론을 했다. 사실 방학에 시간이 많이 있었지만 5명의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맞추고 모였다는 것이 정말 좋았다. 그리고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을 햄릿 부분만 자세하게 알고 있었는데 ‘리어 왕’, ‘멕베스’, ‘오셀로’의 부분까지 책을 읽고 심지어 토론까지 해서 뜻 깊은 시간이었다. 특히,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을 통해 인간이란 존재는 그 상황 안에서 달라지고 자신이 했던 행동들을 후회하는 모습을 봤다. 이 활동으로 인해 인간의 모습에 대해 많은 것을 느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의 생각과 다른 친구들하고 같이 토론을 하며 독서클럽 덕분에 알찬 방학을 보낸 것 같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또 이 멤버들과 함께하고 싶다. 그때는 유명한 책보다는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책의 내용으로 독서토론을 하고 싶다.

허혜정: 평소 책을 많이 읽을 기회가 없었는데 독서클럽이라는 좋은 프로그램을 통해 책을 읽게 되어서 좋았다. 그리고 나는 셰익스피어라는 작가는 알고 있었지만 어떤 글을 쓴지는 몰랐는데 셰익스피어의 소설을 읽은 후 ,왜 그가 지금까지도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는지 알았다. 그리고 나는 원래 해피엔딩을 되게 좋아하고 결말이 비극적이거나 세드엔딩인 건 피하려고 하는 성향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4대 비극을 읽고 모든 게 비극인 결말을 보며 ‘결말이 비극이면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많은 교훈을 줄 수 있구나’하고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