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리뷰

주홍글씨 (문예세계문학선 12)

주홍글씨 (문예세계문학선 12)

나다니엘 호손문예출판사2004년 11월 20일
김보경
좋아요 1
  주홍글씨를 읽고 난 느낀점을 말하기 앞서 줄거리를 말하자면 다음과 같다. 17세기 미국 뉴잉글랜드에서, 간음혐의를 받은 피고 헤스터에 대한 재판이 열린다. 판사들은 헤스터와 간음한 남성이 누구인지를 묻지만, 그녀는 끝까지 답변하지 않는다. 간음을 뜻하는 A라는 낙인을 찍힌 채,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되어서도 그녀는 입을 열지 않았다. 헤스터는 자신도 삯바느질을 해서 딸 펄과 살아가며 가난한 이웃들을 돕기 시작한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그녀의 A자의 의미를 유능한(Able)A라고 생각되어지기도 한다. 딤즈데일은 겉으로는 거룩한 개신교 목사로 행세하지만, 속으로는 죄책감에 시달려 건강이 악화되고 매번 가슴에 손을 올리는 버릇이 생긴다. 전 남편 칠링월스가 돌아와서는, 헤스터를 죄를 짓게 한 사람을 찾겠다 결심한다. 딤즈데일에게서 몇몇 수상한 점을 발견한 칠링월스는 그를 점점 의심하게 된다. 마침내 헤스터와 딤즈데일은 도망하기로 결심하지만, 결국 딤즈데일은 사람들 앞에서 죄를 고백하고 숨을 거둔다
 여러 미국문학 책 중 주홍글씨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호손의 young goodman Brown을 배운 후 그의 작품적 특징 및 시대 배경을 심도 있게 알아보기 위함이었다. 호손의 주홍글씨를 읽으면서 호손의 문학적 특징, 호손의 문학에서의 숲의 의미, 그 시대 청교도의 특징, 주홍글씨에서 다루고 있는 주홍글씨의 의미와 이성과 감정 그리고 죄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따라서 이를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보려한다.
  먼저 호손은 청교도 시대 사람으로 그의 작품에도 청교도와 관련된 요소들이 많이 등장한다. 주 등장인물인 딤즈데일 목사도 청교도를 대표하는 목사이며 이로 인해 헤스터와 그가 저지른 죄를 딤즈데일은 밝히지 못하고 죄책감에 시달리며 살아간다. 그리고 헤스터 또한 공휴일에는 회색옷을 입고 머리를 안에 넣으며 청교도적으로 억압되어진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나온다. 또한 후반부의 뉴잉글랜드 경축일 파트에서 호손은 우울하고 억압된 청교도라고 묘사하기도 한다. 이러한 청교도적인 색체가 글 속에 반영되어 있어 헤스터와 딤즈데일의 죄가 극 중에서는 매우 큰 죄로 인식되고, 헤스터는 주홍글씨를 달고 살아가야하며, 딤즈데일은 죽기 직전 자신의 죄를 고백하기 전까지 목사라는 자신의 위치와 자신 내면의 죄 사이에서 늘 고민하고 죄책감에 시달린다. 이러한 청교도 문화나 이념등이 반영되었기에 호손의 주홍글씨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호손의 문학에서의 숲의 의미는 독특하고 재미가 있는 것 같다. 주홍글씨를 읽기 전 먼저 접하게 된 young goodman Brown에서의 숲은 인간의 내면을 나타낸다. 인간의 내면, 인간의 무의식 속 자유롭고 인간의 악이나 선 등의 모든 감정들이 담긴 공간으로 묘사가 된다. 주홍글씨에서의 숲은 악마를 만나는 공간이기도 했다가 솔직하게 그들의 죄를 고백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했다가 헤스터와 딤즈데일에게 자유와 행복을 주는 공간이기도 한다. 이 중 특히 헤스터와 딤즈데일이 숲에서 만남을 통해 바뀌어가는 숲의 의미가 인상적이었다. 숲이 어두운 존재로 묘사되다가 죄를 숨기고 살아야했던 딤즈데일이 유일하게 자신의 죄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헤스터를 만나며 숲이 밝은 공간으로 묘사된다. 헤스터는 어두운 색의 옷에 머리를 감추고 다니며 여성성을 숨기는 존재로 묘사되어져 왔으나 숲에서 만큼은 자신을 구속했던 주홍글씨를 던져버리고 머리도 푸는 모습이 나온다. 이처럼 딤즈데일과 헤스터에게는 숲이 밝은 의미로 다가올 수도 있음을 느껴 숲의 의미에 흥미를 느꼈다. 그리고 그 후 마녀는 헤스터에게 딤즈데일과 헤스터가 숲 속에서 만났음을 보았다고 말하며 딤즈데일이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다고 말한다. 이처럼 숲은 악마를 만나는 공간이기도 했다가 솔직해질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는 등 여러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주홍글씨를 읽으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는 주홍글씨의 의미와 헤스터와 딤즈데일, 그리고 칠링워드의 죄였다. 먼저 주홍글씨는 헤스터에게 죄를 상기시키고 속죄하라는 청교도적인 의미의 죄의 상징물이었다. 헤스터와 딤즈데일의 죄 속에서 탄생한 펄 또한 헤스터에게 주홍글씨의 의미를 자주 물으며 헤스터가 그 의미를 잊지 못하도록 상기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주홍글씨의 의미가 헤스터가 누구보다 앞장서서 마을 사람들을 돕고 많은 선행을 하면서 유능하다는 의미로 바뀌어가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헤스터와 딤즈데일 그리고 칠링워드의 죄를 살펴보면 객관적으로 볼때의 죄는 간통죄를 저지른 헤스터와 딤즈데일의 죄이다. 그러나 읽으면 읽을수록 객관적으로 눈에 보이는 죄를 저지르지 않은 칠링워드가 더 나빠보이고 그의 행동이 오히려 라고 인식되어진다. 이는 칠링워드는 복수의 칼날을 갈며 점점 악의에 차오르는 모습을 통해 묘사되는데 호손은 칠링워들을 통해 복수등의 악, 이성만을 추구하는 문제를 다루고자 했던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헤스터와 딤즈데일의 대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들의 죄는 서로의 감정에서 일어난 죄이며 이성만을 추구하는 것과는 달라 칠링워드의 죄보다 자신들의 죄가 약하다고 생각해 이야기하는 부분이 나온다

  이처럼 호손은 계몽주의 사상의 영향을 받아 이성과 지식 등만을 추구하고 이를 내세우는 것보다 감정과 연민 그리고 그들간의 감정 공유와 동정 등을 옳다고 본다. 따라서 그가 살던 시대의 사상적 배경의 영향 등이 작품 속에 담긴 것 같다. 이러한 그의 생각은 딤즈데일이 죽기 전 마지막 연설을 하는 장면에서도 나타난다. 딤즈데일의 연설의 내용은 잘 알아듣기 힘들었어도 그의 몸짓, 억양, 어조, 마음속 깊이 우러나는 반성, 고통의 소리등이 듣는 신도들에게는 큰 울림으로 다가오고 또 이러한 그의 연설이나 행동들로 인해 딤즈데일이 존경받고 존경받아왔다고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칠링워드와 딤즈데일의 대비를 통해 이성과 감정 그 중에 어느 것이 중요한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호손이 주장하는 바처럼 감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간단하게 우리가 맺고 있는 인간관계만 살펴보면 칠링워드처럼 감정의 공유 없이 이성만을 추구한다면 헤스터가 그에게 느낀 감정처럼 진정한 인간관계를 형성하기란 쉽지 않다. 반면 감정의 공유를 통해 진심으로 나의 이야기를 공감해주고 상호간의 배려가 이루어진다면 자연스럽게 신뢰감이 형성되어 끈끈한 인간관계가 형성되기 쉽다. 또한 독거노인 고독사와 같은 감정 공유의 결여로 발생되는 여러 사회적인 문제들도 이성적으로 생각할 뿐 아니라 진정한 공감과 감정의 공유가 이루어진다면 좋은 해결방안이 마련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호손의 주홍글씨를 읽으면서 호손의 문학적 특징과 주홍글씨의 여러 상징들을 생각해 볼 뿐 아니라 이성과 감정, 공감 그리고 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