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모모 (: Momo(1973)) - 상상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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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 (: Momo(1973))

모모 (: Momo(1973))

미하엘 엔데비룡소1999년 2월 9일
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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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사람들에 비해 요즘사람들은 여유가 없습니다. 오히려 옛날보다 수명도 길어졌고, 그만큼 주어진 시간도 많아졌는데 왜 이렇게 바쁘게 살아가는 걸까요? 아이들의 모습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제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만 하더라도 학교가 끝나면 친구들과 컵 떡볶이를 사먹고, 놀이터에서 하루 종일 놀다가 저녁에 엄마가 부르시면 그제야 집에 들어가곤 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 초등학생들의 모습은 마치 학원에 다니는 기계 같습니다. 시간에 쫒기며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모두들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것이라 합니다. 하지만 정작 현재의 행복을 놓치고 있지는 않나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모모의 이야기에서도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점차 변해갑니다. 모모는 허름해진 원형극장 한 구석에 살고 있는 고아 소녀입니다. 마을사람들은 이런 모모를 가엾이 여겨 같이 집도 꾸며주고, 음식도 나누어주곤 했었습니다. 그리고 모모와 이야기하는 것을 즐겼지요. 이렇게 인정도 많고, 여유 넘치던 사람들이 회색의 모습을 한 누군가를 만나게 되면서 사건이 시작됩니다. 그 이후에 마을 사람들은 시간을 절약한다는 목적으로 바삐 살아가지만, 결국 그들은 회색신사들에게 시간을 빼앗길 뿐 점차 여유를 잃어갑니다. 모모를 매일매일 찾아오던 마을 사람들은 모모에게 쓰는 시간도 아끼게 되고, 결국 모모는 혼자 남게 됩니다. 회색신사들은 모모에게도 접근을 했지만, 실패를 하게 되고, 자신들에게 방해꾼이 된다고 판단하여 모모를 처리하기로 결정합니다. 하지만 모모는 거북이의 도움으로 시간 관리자인 호라 박사를 만나 회색신사들을 모두 없애고, 사람들에게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아 줍니다. 모모의 도움으로 사람들은 여유를 되찾게 됩니다.

이곳에 나오는 아이들은 처음에는 모모와 같이 회색신사들을 무찌르려 노력했지만, 결국 회색신사의 수족이 된 어른들의 전략 하에 탁아소에서 미래를 위해 도움이 될 무언가를 배웁니다. 이 모습에서 저는 예전과는 다른 현재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뛰노는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합니다. 그럴 시간에 하나라도 더 배워서 머릿속에 무엇인가를 남겨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노는 시간을 아껴 머리에 무엇인가를 남길지는 모르지만, 모모의 친구들처럼 아이들의 마음속은 점차 쓸쓸해 질 것입니다. 모모의 친구들도 허름한 원형극장에서 놀던 때를 항상 그리워했었습니다. 아이들 뿐 만이 아닙니다. 마을사람들도 모모네 집에 가서 이야기를 하던 시간들을 떠올립니다. 결국 모두가 여유를 바라지만 이유 없이 그들은 항상 시간에 쫓깁니다.

저는 모모의 친구 중 기기라는 관광안내원의 이야기를 통해 왜 사람들이 모모를 그리워하면서도 돌아오지 않는지 깨달았습니다. 기기는 관광객들을 상대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냈고, 모모에게 매일 찾아가 새로운 이야기들을 해주곤 하였습니다. 하지만 회색신사들의 계획으로 기기는 유명해 졌고, 관광안내원기기가 아닌 이야기꾼 기롤라모가 되었습니다. 옛날에는 모모와 같이 시간 도둑인 회색신사들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노력했던 기기는 너무 바빠져서 모모가 찾아와도 이야기를 나눌 수 없어졌습니다. 기기가 다시 모모의 곁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이유는 부와 명성 때문이었습니다. 기기는 모모와의 즐거웠던 때가 그리웠지만, 부와 명성을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다시 가난뱅이 관광안내원 기기로 돌아가기에는 너무 잃을 것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서도, 현실에서도 사람들은 부와 명성 때문에 시간에 쫒기며 살아가는 것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회색신사들도 결국 사람들의 마음속에 나온 욕심이라 생각합니다. 모모는 그런 욕심에 물들지 않은 유일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요. 이상적으로 생각하면 모두들 그런 욕심에 물들지 않으리라 생각하겠지만, 사실 그러기는 쉽지 않습니다. 경쟁사회에서 남을 이겨야만 취직을 할 수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의 행복과 여유를 찾기 보다는 미래의 행복을 위해 지금의 시간을 투자해야 하니까요. 이렇게 경쟁의 사회에서 부와 명성을 쫒지 않고, 자신만의 가치를 따라 행복한 삶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이 부럽다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그 사람들은 마치 회색 신사들의 유혹에 빠지지 않는 자유로운 모모의 모습 같습니다. 저는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지며, 삭막한 시간들을 살아가기 보다는, 모모처럼 행복한 시간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또한, 남들이 만들어 놓은 경쟁의 세상을 따라서 가기 보다는 자신의 가치에 따라 행복해 질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