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파피용 (Le Papillon Des Etoiles) - 상상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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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피용 (Le Papillon Des Etoiles)

파피용 (Le Papillon Des Etoiles)

베르나르 베르베르열린책들2013년 5월 30일
이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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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피용의 시작은 영화와 같은 느낌을 받았다. 아무런 배경설명 없이 아름다운 여성을 묘사하기 시작한다. 나는 이 책이 무슨 내용을 말하는 지조차 깨닫지 못하고 작가의 의도에 따라 인물의 생김새와 느낌을 상상하며 읽기 시작했다. 처음 이 여성의 묘사를 시작할 때에는 바람같이 맑고 순수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설명이 끝에 다다르자 방탕한 생활을 즐겼었다는 말이 전에 받은 느낌을 무너트리고 말았다. 하지만 내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 이 책에 더 흥미를 느끼게 되었고, 베르나르 베르베르라는 작가의 전개 방법과 그 전개 내용에 매력을 알게 된 것 같았다. 이 여성의 이름은 엘리자베트인데 이름을 보았을 땐 익숙한 그 이름이 머릿속에 먼저 새겨져 있어서인지 엘리자베스 여왕이 생각이 났다. 대중들이 많이 알고 있는 이 이름을 사용한 것은 이 여성이 여왕과 같은 고격한 존재라고 알려주고 싶단 건지도 모를 것이라 생각했다. 끝까지 읽어 보았을 때 파피용은 인물의 이름에 암ㄴㅎ은 의미를 두고 썼다고 보았는데, 아직까지 엘리자베트라는 이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의문이다. 다음 인물로는 공상가 이브가 있다. 이브는 내가 매우 싫어하는 성격의 소유자이다. 남들에게 피해주면서 정작 그것에 대한 책임도 못 지는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성격을 소유하고 있다. 교통사고로 엘리자베트의 몸을 재기불능으로 만들고서 그저 죄책감에 시달리다 과거 아버지의 설계를 우연히 발견하고서 이것으로 그녀를 도울 수 있겠어라고 합리화를 하며 자신의 마음만을 편하게 하고 그녀의 고통을 이해해보려 노력하지 않은 것 같다. 책에는 그녀를 배려해주는 모습이라는 듯 많이 반성하고 있는 것처럼 나오지만 그것은 오히려 최소한의 예의인데 왜 부각시켜 마치 이브가 크게 반성하고 있는 것처럼 나타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는 엘리자베트 몸을 고치기 위한 시도 보단 자신의 공상적인 생각의 실현을 추구하다 엉겁결에 톱니바퀴가 맞아 떨어졌다고 보인다. 하지만 얄밉게도 파피용의 이야기는 공상가 이브가 주축이 되어 진행된다. 그가 구상한 말도 안 되는 설계는 현실에서 실현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 독자에게 궁금증을 일으킬 것이라 생각된다. 이것을 실현 시키려 지금의 현존하는 모든 과학자의 머리를 맞대었다고 생각하여도 그 결과는 불가능에 가까웠을 것이다. 그래서 파피용 호를 완성시키는 과정이 더 흥미롭게 느껴졌다. 최악의 장면은 엘리자베트를 설득하러간 사틴의 모습이다. 사틴은 엘리자베트를 파피용호의 항해사로 고용하려 하지만 이미 자신의 전부였던 것을 잃은 엘리자베트는 그럴 의욕이 없었다. 그러나 사틴은 설득의 방법으로 충격요법을 사용하는 데 그 수단이 힘없는 어린아이를 괴롭히거나 노인을 농락하는 정도의 수준이라, 사틴의 행동은 눈살을 찌푸리게 할 만큼 유치하고 잔인했다. 그러나 그런 사틴의 행동에 영향을 받은 엘리자베트는 파피용의 항해사 직을 받기로 결심하고 파피용 호를 제작하고 있는 연구소에 발을 딛는다. 그녀의 상황에서 이 행동이 얼마만큼의 용기가 필요하고 자신의 감정에 대한 절제가 요구되었는지 나는 대략적인 상상만 가능할 뿐이었다. 엘리자베트가 제작 현장에 투입되면서 파피용 호에 대한 설계는 좀 더 구체적으로 이루어진다. 파피용 호의 대략적인 설계는 우주에서 파피용 호가 빛을 받으면 그 빛 에너지를 축적하여 지구에선 생각도 못할 빠른 속도로 갈 수 있다는 동력부분과 파피용호 중심에 있는 원통이 회전하여 지구에서와 비슷한 중력을 생성할 수 있어 파피용 호의 사람들의 생활을 편의하게 하는 내적 부분으로 크게 나우어 볼 수 있는데 이 중 내적 부분에서 원통이 회전하면 어떻게 중력을 만들어 내는 지 원리를 자세히 알고 싶었지만 구체적 설명이 없어 아쉬웠다. 인물들의 노력 끝에 파피용 호는 완성되지만, 시험조차 거치지 못하고 파피용 호는 그것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세력들에 의해 급하게 출발하게 된다. 이때 이브가 고양이를 두고 오는 것이나 추워서 엔진이 얼었다는 부분이 너무 현실적이지 않고 그저 긴장 요소를 넣으려는 것 같았다. 우주로 나와 이브는 엘리자베트와 사랑을 나누게 되는데 그를 용서한 엘리자베스의 넓은 마음이 약간은 괴리감이 느껴졌다. 사실 그 과정이 부자연스러운 점 그리고 자신의 인생을 망치는 남자를 용서해 주는 것이 책으로 보기에는 너무 짧게 느껴졌던 점이 이유인 것 같다. 엘리자베스는 그 과정에서 아이를 가지게 되고 이 아이는 지구인과 같지 않은 상황, 평화로운 환경을 만들어 주려 노력한다. 하지만 우주선 안에서 사람들의 이기심과 욕망을 가둘 수 있는 방안을 고안하지 못한 탓에 사람들은 계속해서 갈등을 만들어 내고 폭동을 일으키기도 한다. 결국 파피용호는 폭동이 거듭된 채로 파멸을 겪다가 목표 행성에 도착하게 된다. 그 중 한 명의 남자와 여자만이 행성에 발을 딛게 된다. 파피용의 결말은 결국 다른 지구를 찾아 떠나는 지구인들이 그 안에서 이기심과 욕망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되어 몇 번을 걸쳐 다른 행성을 찾아오고 그 곳에 지구라고 이름 붙였을지 모른다는 의문을 남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일부로 아담과 이브 사탄의 이야기를 인용하여서 파피용의 결말에 닿은 그 행성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일지 모르고 결말 내용과 같이 아담의 갈비뼈에서 이브가 생겨났을지 모른다고 표현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우리 인간의 근원에 대해 다시금 흥미로운 재해석 또는 가설을 만들었을 뿐 아니라 인간의 이기심을 비판하였다. 다만 아쉬운 점은 파피용호 안에서의 천년이란 시간이 이브와 엘리자베트의 죽음 이후로는 전개가 단 시간에 이루어진 것이다. 물론 그 줄거리를 다 기술한다면 자칫 지루해 질 수 있지만,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계속되는 폭동으로 내부의 빛도 매우 희미하고 생존자 또한 얼마 되지 않는 다는 것을 표현하기에는 너무 많은 것을 건너뛰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인간이 지구에서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가?를 한번쯤 생각해보았다면 매우 흥미로운 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