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토론

독서 최종 보고서(책타포)

2018년 1월 29일 2481

김채원 : 장에서 도리언 그레이와 바질 홀워드, 헨리 워튼 경, 세 사람의 만남이 시작되고 바질의 우려대로 헨리경은 순수한 도리언 그레이에게 영향을 끼치기 시작한다. 그러다 도리언 그레이는 시빌 베인과 사랑에 빠지게 되어 결혼을 약속하게 된다. 순수한 청년인 도리언 그레이가 헨리경의 악영향으로 망가지게 될 것임을 예고하듯 위태위태해 보였다. 도리언 그레이는 결혼을 약속한 시빌을 바질과 헨리경에게 보여주기 위해 극장으로 가게된다. 그러나 한순간에 마음이 식어버린 그는 시빌이 아니라 연극 배역 속의 그녀를 사랑했던 것임을 깨닫게 된다. 결국 결혼 약속을 취소하게 된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와 다시 본 초상화는 잔인한 표정으로 변해있었다. 반성하려는 기미가 보였으나, 그녀가 자살을 하게 되고 헨리경의 속삭임에 결국 도리언은 초상화에게 악과 양심을 전부 짊어지게 하고 자신은 쾌락을 추구하게 된다. 책을 읽으며 위태위태해 보였던 도리언 그레이는 결국 그렇게 양심과 선을 버리고 악해지게 되는 것인가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11장부터는 8년의 시간이 흐르게 된다. 17살의 순박했던 그는 사라지고 25살을 넘기며 그는 몇 가지에 더욱 몰두하게 된다. 그리고 이상한 소문들과 악평들이 돌기 시작한다. 그러고도 다시 13년의 세월이 흘러 38살이 된다. 우연히 화가 바질을 다시 만나게 된 도리언은 예전의 그 초상화를 다시 보고 싶다는 요구에 음산한 계산으로 그를 위층으로 데려간다. 결국 도리언 그레이는 바질을 살인하게 된다. 거기에 캠벨을 불러 사체 유기까지 하는 악의 절정에 달하게 된다. 결국은 바닥의 바닥까지 내려가 막장의 삶을 살게 되는 도리언을 보며 더 이상 동정심도 안타까운 마음도 들지 않았던 것 같다. 그저 추해 보이고 악해 보일 뿐이었다. 그러다 시빌의 남동생에게 살해될지도 모른다는 극심한 공포까지 들게 되고, 헨리경이 했던 말을 곰곰이 되씹으며 자신의 순수했던 옛 시절을 그리워하게 된다. 결국 나이프를 들고 초상화 앞으로 다가가 그림을 찌르게 된다. 그러나 비명이 울리고 사람들이 본 도리언 그레이의 모습은 늙어 칼에 찔려 죽은 그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의 초상화는 여전히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아있었다. 악해진 도리언의 모습을 보며 그 끝이 어떻게 될 것인가 많이 궁금했는데, 내 마음에 드는 결말이었던 것 같다. 결국 선한 모습은 모두 잃고 악해진 그는 자신 스스로를 죽이게 되며 비극적이지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외모지상주의가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요즘 현대인들에게도 추천할만한 좋은 책인 것 같다. 자세하게 묘사하는 글의 문체는 내가 선호하는 글의 서술 방식은 아니었지만, 이 책이 고전명작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느낄 수 있었다. 생각보다 굉장히 철학적이었고, 인간의 내면에 대해서도 잘 표현한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만약 누군가 선함과 악함 사이에서 갈등하고 흔들리고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결국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화는 자신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과 같았던 것 같다. 순수했던 자신의 모습을 잃어가면서도 부정하고 숨기려고 하던 그는 결국 현실과 마주했을 때 자신의 본모습을 감당하지 못하고 자살하게 되는 끝을 맺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우리주변에도 생각보다 많은 도리언 그레이와 같은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독서클럽 활동을 통해 방학동안 철학적인 책을 읽게 되어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박하영 : 읽으면서 아직 헨리경에 대해 아는 것이 적지만 부정적인 생각이 많이 들었다. 여성에 대해 비하발언적인 뉘앙스의 말을 많이 하고 부도덕한 면모를 보여서 해리를 따라다니는 그레이를 말리고 싶었다. 그레이가 베일이 연극을 망쳤을 때 친구들 앞에서 자신을 창피하게 했다고 화를 내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연극을 망친 것은 베일이 스스로에게 더 화가 나는 일이다. 그런데 그레이가 화를 내서 베일을 정말 좋아하는게 맞나 생각이 들었다. 그레이는 베일의 죽음에도 타락을 멈추지 못했다. 자신이 젊음을 유지한다는 사실을 이용해 베인의 동생을 속이기 까지 했다. 일말의 양심도 없구나 생각했다. 그레이는 결국 그림을 찢어버렸고 추악한 모습으로 죽고 말았다. 자신의 잘못을 모르고 남 탓만 하는 모습을 보며 양심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나쁜 행동을 할 때뿐만 아니라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게 돕는 것도 양심의 기능인 것 같다. 남 탓이나 상황 탓을 하기 보다는 스스로를 돌아보도록 하자.

이보나 : 책을 읽기 전에 오스카와일드의 서문이 인상이 깊었다. ‘예술가는 아름다운 것들을 만들어 내는 사람이다. 예술은 드러내고 작가는 감춘다. 그것이 예술의 목적이다.’ 라는 말이 어려웠다. 책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동성애와 같은 내용이라 낯설어 조금 당황스러웠다. 90페이지에서 헨리 경은 도리언의 모습을 지켜 보며 도리언을 꽃의 비유하고 ‘그의 이 은밀한 은신처에서 슬금슬금 기어 나오고, 그러는 중에 이 과 만나게 된 것이 아닌가.’하고 말하는 장면이 헨리경의 심리를 잘 나타낸 것 같다. 171페이지에서 ‘어떤 일에 대해서 누구도 말을 안 하면 그 일은 일어나지 않은 것과 다름없어요. 해리 말대로, 어떤 일에 대해 사람들이 자꾸 말을 하면 그 일에 현실감이 더해지잖아요.’ 라는 말을 보고 현실 속 이야기들이 떠올랐다. 일어나지 않는 거짓들이 이야기를 타고 ‘~카더라’하고 수면 위로 들어나거나 암묵적으로 아무도 말하지 않아 묻혀지는 일들이 떠올랐다. 책을 읽던 초반에도 생각했지만 책에서 비유를 할 때 문장들이 굉장히 화려하고 예쁘다는 생각을 하였다. ‘새빨갛게 달궈진 금속판’으로 창틀을 비유하거나 하늘을 ‘색 바랜 장미꽃’으로 비유하는 것이 예쁘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은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을 추하게 나타낸 책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맨 처음 나왔던 작가의 서문을 다시 읽었을 때, 처음 읽었을 때보다 어느 정도 이해가 갔다. ‘아름다운 사물에서 추한 의미를 찾아내는 사람은 아무런 매력 없이 타락한 인물이다. 그것은 잘못된 일이다.’ 아름다움을 욕망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윤주영 : 첫 몇 장을 읽는데 진짜 당혹스럽다. 문장에 어찌나 미사 여구가 많은지 하고 싶은 말의 본질이 뭔지 모르게 앞뒤로 문장을 꾸며서 읽히지가 않는다. 책 읽는 것도 오랜만인데 속도가 붙지도 않고 아휴 .. 힘들다 책 읽기.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 나도 도리안이 가진 초상을 갖고 싶다. 영원히 아름답다니 도리안이 부럽다. 거의 절반 읽었는데 책이 굉장히 퇴폐(?)적이다.모임에서 알게 되었는데 오스카 와일드라는 작가가 동성애자였단걸 알게 되었다. 어쩐지 동성애를 다루는듯한 느낌이 들었었는데 이 때문이었구나. 내가 만약에 도리안이라면 외적인 아름다움을 위해 영혼을 팔았을까? 대답이 쉽게 나오지 않는다. ‘아! 젊을 때 당신의 젊음을 깨달으시오. 쓸데없는 것에 귀 기울이거나 희망 없는 실패를 만회하려 발버둥치거나, 아니면 무지한 사람들, 평범한 사람들, 저속한 사람들에게 당신의 삶을 내주면서 당신의 황금시절을 헛되이 낭비하지 마시오. 당신의 삶을 사시오! 당신 안에 있는 경이로운 삶을 살란 말이오! 무엇 하나 잃지 마시오. 항상 새로운 감동을 찾아 나서시오.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마시오.’이 책을 다 읽고 가장 감명 깊었던 부분이다. 늙지 않는 삶, 젊음을 유지하고자 욕심을 부리고, 악마에게 영혼을 넘기고 살아가는 사람의 최후. 외적인 아름다움을 위해서 영혼을 판 주인공은 결국 내적인 아름다움을 죽음에 이르게 하였다. 방학할 때 마다 책 한 권은 꼭 읽자는 나의 다짐은 매번 실패했다. 그런 나에게 독서클럽은 아주 효과적인 프로그램이었다. 내가 책 한 권을 다 읽다니! 대학 와서 책 한 권을 다 읽는 진득함은 처음이다. 대단해 나 자신.

황효정 : 화가 바질은 꽃미남 도리언의 초상화를 그린다. 도리언은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에 반해 초상화처럼 아름다운 모습을 영원히 간직할 수 있다면 영혼이라도 주겠다고 말하게 된다. 이 장면에서 아름다움과 젊음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도리언의 마음에 공감이 많이 갔다. 소원이 이루어졌는지 도리언은 10여년의 세월이 흘러도 늙지도 않고 아름다움을 유지한다. 대신 초상화가 추하게 늙어간다. 도리언은 자신의 얼굴이 변하지 않게 되면서 이중적인 삶을 살아가며 타락해간다. 인간의 욕심은 정말 끝도 없는 것 같다. 한가지에 집착 하게 되면 더욱 더. 결국 자신의 초상화를 칼로 찌르는데 자신의 가슴에 칼을 꽂고 죽는다. 도리언이 죽자 초상화는 다시 원래의 아름다운 모습이 되고 도리언은 추하게 늙은 모습으로 남는다. 도리언이 안타깝기도 하면서 공감이 되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려는 욕심을 부린 도리언이 잘됬다고 모순적인 감정들이 들었다. 노화는 자연의 섭리다. 하지만 ‘늙는다’와 ‘아름답지 않다’는 동의어가 아니다. 우리는 종종 이 둘을 혼동하여 인위적인 방법으로 노화를 늦추려 한다. 예쁘게 보이기 위해 시술을 하는 사람들을 비난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살아온 세월이 드러나는 ‘나의 얼굴’을 갖고 있는 것도 아름답지 않을까. 독서클럽을 하면서 평소에 요런 저런 핑계로 잘 읽지 않았을 책을 주차 별로 목적을 갖고 읽으니까 효과적으로 독서를 할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