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의 서재

이유리의 서재(『브로콜리 펀치』의 저자)

2023년 12월 7일 146

이유리의 서재(『브로콜리 펀치』의 저자)

  • 지금까지 읽었던 책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무엇인가요?
    아!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정말 어려운 질문이군요. 여러 권의 책 제목을 썼다가 지웠어요. 결국 마지막에 남은 책은 『헤르타 뮐러의『저지대』네요. 소설이지만 시에 가깝다고 느껴질 만큼 아름다운,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정말 건조하고도 무감한 문체로 이루어진 소설이에요. 활자로 된 아름다움을 느끼고 싶을 때 저는 이 책을 다시 꺼내 읽곤 합니다. 
  • 한성의 청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나요?
    『맛』 , 로알드 달

    평소 책을 읽는 습관까지는 없어도 한번쯤은 정말 재미있는 책을 읽어보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로알드 달의 <맛>이라는 단편집을 추천해요. 짧고 재기발랄한 단편들을 모아둔 책인데 가벼운 마음으로 집어들기 아주 좋답니다. 게다가 한 편 한 편이 정말 재미있어서 아마 손에서 놓지 못하게 되실 거예요. 스릴, 서스펜스, 재미, 반전, 아무튼 재미있는 건 다 들어있는 좋은 책입니다.
  • 지금 읽고 있는 책은 무엇인가요?
    『레티파크』 , 유디트 헤르만

    유디트 헤르만의 <레티파크>를 구매해 읽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하는 작가인데 12년만에 새 번역 작품이 출간돼서 기뻐하고 있습니다. 사실적이고 섬세하지만 건조하고 언뜻 무감해 보이기도 하는 문체를 좋아하신다면 유디트 헤르만의 장편소설 <알리스>, 혹은 단편소설집 <여름 별장, 그 후>를 읽어 보시면 만족스러우실 거예요.

  • 삶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
    독서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제가 좋아하는 만화책인 <허니와 클로버>에 이런 말이 나와요. 삶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상자들이 주어지는데, 그 상자를 하나하나 열어서 그 안의 것들과 일일이 격투하고 맛보고 파악해서 이름표를 붙이고 싶지만 그러기엔 생은 너무 짧다고요. 정말 그래요. 인생은 유한하지만 세계에 즐거운 것은 너무나 많죠. 책을 읽는 건 그 상자들을 직접 부딪혀가며 열어보지 않아도 내용물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 주는 일종의 지름길과도 같다고 생각해요. 책에 나온 경험들을 자신의 것인 듯 몰입하며 따라가다 보면 겪어보지 않은 일들도 겪어 본 것처럼 생각할 수 있으니까요. 집에 편하게 앉아서 온갖 일들을 해보고 다른 사람의 삶을 살아볼 수도 있다니, 독서는 정말 효율적이고 재미있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