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의 서재

지상현의 서재(ICT디자인학부 교수)

2021년 6월 4일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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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까지 읽었던 책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무엇인가요?
    『중국미술전집』, 인민미술출판사, 2015

    『중국미술전집』, 『국보』, 『일본미술사』와 같은 한·중·일의 옛 미술 관련 화집을 좋아합니다.
    ‘책’이라고 해서 꼭 활자 중심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들 화집에는 한국, 중국, 일본의 근세의 작품들도 있지만 길게는 몇 천 년 전의 미술품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삶과 죽음이라는 문제를 크게 의식하지 않고 살다가 10년 전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나서 ‘삶이란 얼마나 유한한가’를 매 순간 절감하며 지내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60여년의 삶이 순식간에 지나갔습니다. 앞으로 남은 인생은 더 빠르게 지나갈 겁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인생이란 참 허망하죠. 이 책 속의 작품들을 보고 있으면 우리의 짧은 삶보다 훨씬 길게 남아 있는 옛사람들의 호흡이나 손길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오래된 작품들을 볼 때마다 인생의 유한함에서 오는 허망함으로부터 조금은 자유로워지고 여유가 생깁니다.더군다나 이들 극동 3국의 옛미술에는 내 마음 속 심연의 무언가를 건드리는 요소들이 있습니다. 흔히들 문화적 원형(Archetype)이라고 하는 것일텐데 이 요소들이 나를 한없이 편안하면서도 어떤 잊혀졌던 감정의 기억을 자극합니다. 결과적으로 삶을 한 발자국 물러나 바라보게 하는 기회를 줍니다.
  • 한성의 청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나요?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 한스-게오르크 호이젤, 비즈니스북스, 2019

    우리 인간은 스스로를 이성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감성적인 존재입니다.


    우리의 삶을 개선시키는 것은 이성이지만 우리가 감성적인 존재라는 것을 완전히 이해했을 때 우리는 이성에 기대할 수 있습니다.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는 뇌과학의 폭넓은 지식으로 인간의 소비심리를 파헤쳐가며 우리가 감성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줄 것입니다.
  • 지금 읽고 있는 책은 무엇인가요?
    『Molecules of emotion』, Candace B. Pert, Scribner Book Company, 1999

    지금 읽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지 모르겠는데 항상 손에 쥐고 있는 책이 『Molecules of emotion』입니다.


    이 책은 감성이 우리의 뇌 속에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중‧고등학교 생물시간에 뉴런 간의 신경 전달은 전기 화학적 반응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배웁니다. 공포감이나 두려움과 같은 부정적인 감성들은 시냅스와 시냅스의 전위 차이에 의해 신속하게 전달이 됩니다. 왜냐하면 얼른 판단하고 반응해야 하니 그렇죠. 반면에 사랑, 만족감 등과 같은 긍정적인 감성들은 급하지 않기 때문에 화학 작용에 의해 천천히 전달됩니다. 제목의 ‘Molecule’은 바로 그 감정을 전달하는 화학물질들을 가리킵니다.제가 심리학 공부를 할 때에는 국내에 신경생리학 분야를 강의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우연히 이 책을 접하고 처음에는 필요한 부분만 읽으려고 했지만 읽다 보니 너무 재미있어서 밑줄 치고 메모해가면서 읽은 책입니다. 읽을 당시에는 신경생리학에 대한 기초가 없어 고생을 많이 했지만 다 읽고 나니 나의 인간관이 새로워지고 정교해진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삶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
    독서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좀 더 나은 생각을 하고 싶거나 사고를 확장하고 싶다면 타인의 생각을 읽어야 합니다.

    중국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남방 사람은 낙타를 생각할 수 없고 북방 사람은 코끼리를 생각할 수 없다」. 본 적이 없으니까 그렇다는 것이겠죠? 또 이런 말도 있습니다. 「이 지구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모든 것은 경험이나 접해본 사실을 딛고 한 발짝 나아가는 것이지, 아무런 기반 없이 홀로 완전히 새로운 경우는 없다는 뜻입니다.


    좀 더 나은 생각을 하고 싶거나 사고를 확장하고 싶다면 타인의 생각을 읽어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의 생각을 모아 만든 정보의 집합체가 바로 책입니다.독서는 좋은 생각과 정보를 접할 수 있고 나를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요즘엔 전자책, 오디오북, 인터넷 자료 등 여러 형태의 책이 넘쳐납니다. 종이책만이 아닌 다양한 독서 채널로 확장한 ‘책읽기’를 추천합니다.

     

    지상현(미래플러스대학 학장/ICT디자인학부 교수)와 학술정보관 서포터즈 변지현(도서관정보문화트랙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