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토론

허삼관 매혈기

2018년 1월 28일 6481

도서명 : 허삼관 매혈기

팀 명 : 독토리

팀 원 : 이경선(지정15), 정경은(지정15), 노서영(문정16), 이현주(문정16), 김현진(크레이티브 인문학부17), 조항규(크레이티브 인문학부17), 허채빈(크레이티브 인문학부17)

일 시 : 2018. 1. 5 ~ 1. 22 (1~4 주차)

[책의 줄거리]

가족을 위해 피를 파는 한 남자의 중국 문화대혁명 당시의 고단한 삶을 특유의 풍자와 해학으로 담아내고 있다. 한평생 피를 팔아 가족을 위기에서 구해낸 속 깊은 아버지 허삼관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로, 삶의 고단함과 슬픔을 능청스럽게 껴안는 익살과 해학 그리고 그 뒤에 자리한 인간에 대한 속 깊은 애정을 만날 수 있다.

[주차별 토론주제]
1주차 (01~03) : 책을 선택하는 기준과 이 책을 선정하게 된 이유
2주차 (04~06) : 책의 배경과 그 등장인물
3주차 (07~11) : 영화와 원작소설 비교해보기
4주차 (12~14) : 소설 전반적인 감상평을 바탕으로 소설을 각색해보고 작가의 생각 읽기

[팀별 독서토론 내용 ]

01) 조원들끼리 상의 후 ‘허삼관 매혈기’란 소설을 선택하게 되었는데 책 선정 후 당시 어떠한 생각, 느낌이 들었는가?

경선: 허삼관이란 영화가 있다는 것을 먼저 알고 있었지만 기회가 없어 당시에 이 영화를 보지 못했었다. 하지만 이번 방학 때 독서클럽을 하게 되었고 이 기회에 책으로라도 보고 싶어서 허삼관 매혈기를 조원들에게 추천하게 되었다. 내용은 어렴풋이 알고 있으나 결말은 아예 모르기 때문에 허삼관의 아들 일락이는 어떻게 되는지 등 결말이 궁금해졌었다.

경은: 나도 허삼관이란 영화를 먼저 봤었었다. 하지만 영화를 본지 꽤 되어 자세한 내용은 기억이 안 나는 상태로 책을 일게 되었다. 또한 책을 더 재밌있게 읽기 위해서 후기나 줄거리를 따라 찾아보지 않았다. 책이 선정되고 읽으면서 책의 줄거리는 물론 영화의 내용도 다 떠오르게 되었고, 책과 영화와 책의 줄거리를 동시에 생각하며 읽어서 좋았다.

현주: 조원들끼리 투표 후 허삼관 매혈기란 책이 선정 되었을 때 솔직한 심정으로는 별로 읽고 싶지 않다 라는 생각이 들어 흥미가 없었다. 코믹하고 현실성 없는 내용을 선호하지만 이 책은 이 시대상이 드러나고 아픔도 보여질 것이라 예상되어 보기를 꺼려했다. 하지만 선배들, 친구들 모두가 추천해주기도 하여 서서히 흥미가 생겼고. 또한 책을 읽다 보니 영화까지 궁금해졌다. 따라서 지금은 그때와는 다르게 이 책이 좋아졌다.

항규: 나도 토론을 해야 하니까 소설보다는 사회과학 서적을 선택하고 싶었고 총균쇠라는 책을 추천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니 피를 매개체로 종교적으로 혹은 도시사람들과 시골사람들이 충돌하는 모습이나 그런 인식차이를 두는 게 흥미롭단 생각이 들었다. 당시의 중국의 사회상이나 그런 것들이 잘 녹아있어 몇 시간 만에 다 읽게 되었고 재밌었다.

서영: 한성권장도서 중에서 책을 고를 때 나한텐 눈에 띄지 않는 도서 중 하나였다. 막상 정해진 후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책소개나 줄거리를 읽어보니 스토리도 흥미롭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름이 중국느낌이 있어서 무협기 여행소설인가? 라는 생각도 들었는데 알고보니 마을의 일상적인 이야기라 무겁지 않고 재미있게 읽었다.

현진: 영화로 본 작품을 책으로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었다. 읽어보면서 그 당시 사회상의 문제들도 이해하기 쉽고 재밌게 잘 풀어낸 것 같아서 어렵지 않게 잘 읽었다.

채빈: 허삼관 매혈기를 아예 읽어본 적이 없다. 그냥 막연하게 영화로 봤으니까 책으로는 안 읽어봐도 되겠지. 나중에 언제 한번 읽어봐야지 생각만하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읽고 싶은 책을 읽게 되어 좋았다. 영화로 봤던 작품의 원작을 읽어볼 수 있다는 데에 의미를 두었다.

02) ‘허삼관 매혈기’란 책 제목을 봤을 때 처음 든 생각이 따로 있었는가?

채빈: 나와 같은 허씨가 주인공으로 느껴서 반가웠다. 매혈기라는 단어, 한자의 의미를 몰라 피를 사고 판다는 생각을 못했다. 영화를 먼저 봐서 매혈기의 뜻을 추리할 수 있었지만 아무것도 모른 상태였다면 난 책의 제목에 담긴 의미를 몰랐을 것 같다.

경선: 중국소설이라 어려울 줄 알았다. 왜냐하면 외국 서적 같은 경우 번역이 어색하거나 그 나라의 감성, 분위기가 자신과 안 맞는 경우 책을 읽는 데에 어려움이 있다. 또한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단어가 많을 것 같아서 재미없을 것 같은 느낌을 받긴 했다. 하지만 막상 읽어보니 번역도 정말 잘 되어있고. 이해 안 되는 부분도 없었고 책의 전체적인 내용도 쉽게 풀어져 있어 좋았다.

서영: 특별히 선호하는 장르는 없으나 교훈적인 내용을 주는 소설을 좋아한다. 스토리가 재밌으면 물론 좋지만 마지막에 나에게 교훈을 주거나 와 닿는 게 있으면 책이 더 재밌고 좋다.

현진: 추리소설을 선호한다. 경은선배가 말했지만 선배와는 다르게 소설을 꼼꼼하게 읽게 되는 점이 좋다.

채빈: 장르라고 표현하기는 애매하지만 현주선배와 비슷하게 현실감 없는 소설을 읽는 것을 즐긴다. 소설의 매력은 상상하며 읽는 것이기 때문에 나의 상상력을 가장 극대화 할 수 있는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내가 주인공이 되볼 수 있는 현실감 없는 스토리를 좋아한다.

03) 책을 선정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현진: 장르 안에서 선호하는 작가에 따라 책을 선정한다.

현주: 장르를 정하고 작가를 따라간다, 심리서나 자기개발서를 선호한다.

항규: 작가를 따라간다. 작가마다의 문체를 좋아한다. 재밌어서 읽게 된 책에서 작가를 따라가게 된다.

채빈: 베스트셀러를 읽어보려고 노력하고 친구들에게서 책 추천을 많이 받는다. SNS상에서 접한 책들을 읽기도 한다.

경선: 자기개발서 중에서 작가가 자신의 말이 맞다는 것을 강요하는 책은 선정하지 않는다.

경은: 작가를 따라가는 편은 아니다. 공지영 소설에 꽂힌 적이 있긴 했으나 특정한 작가를 팠던 적은 없다.

서영: 베스트셀러나 추천을 받아서 읽거나 꽂혀서 읽게 된다. 여러 작가를 많이 접해보는 편이다.

04) 과거 배경이기 때문에 책을 읽으면서 흥미로웠던 점은 무엇인가?

채빈: 피를 뽑을 때 혀를 보고 위장상태를 판단하고 눈만 보고 피를 바로 뽑는 것이 놀라웠다. 현재는 헌혈을 하기 위해 조금 더 위생적이고 세분화 된 거에 비해 과거는 열악했던 것 같다. 혈액형을 감별하고 분류하는 기준이 궁금하기도 했다. 피는 힘이라고 보고 힘을 돈이라고 봤던 점과 허옥란은 아들 세 명을 낳은 반면 하소용 아내는 딸 두 명을 나아 허옥란이 기세등등한 것을 보아 과거에서부터 남아선호사상이 계속 존재했다는 점이 안타까웠다.

경선: 피 감별하는 혈두가 너무 대충하는 점이 신기했다. 뇌물을 받기도 하고 인맥으로 피를 뽑는 것을 보고 약간 이해되지 않을 때도 있었다. 우리나라의 과거의 경우 집안인을 주로 여성이 했으나 이 소설의 배경인 중국에선 남성이 집안일을 하는 점을 보며 인상적이었다.

경은: 화폐의 단위로 과거의 배경을 알 수 있었다. 화폐의 단위나 현재의 화폐가치와 비교해 볼 때 흥미로웠다. 허옥란이 일락이를 잘 챙겨주지 못했던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웠다.

현주: 허삼관이 허옥란에게 먹을 것을 사주는 부분에서 현재의 한국의 사상과는 달라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맛있는 걸 사준 후에 바로 결혼으로 이어지는 것이 상식적으로 와 닿지 않았다. 또한 소설 중후반에 나오는 문화대혁명이 특이했다. 문화대혁명을 잘 알지 못했는데 허옥란이 패를 쓰고 비난당하는 모습을 보고 문화대혁명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항규: 중국의 유교사상이 시골로 갈수록 고리타분하지 않았던 점이 신기했다. 도시, 즉 성안의 사람들은 피를 파는 것을 부정적으로 생각했다. 유교사상으로 인해 부모가 준 신체를 훼손할 수 없는 가르침을 받았기 때문이다. 성안사람인 허옥란도 허삼관에게 부모가 준 피를 팔면 안 된다고 한 부분에서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근룡이, 허삼관 같은 시골 사람들은 이 가르침을 중요시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서영: 문화대혁명때 허옥란만 고초를 겪었던 점이 어이가 없었다. 허옥란의 잘못에 소문이 붙어 거짓말도 사실처럼 부풀려졌을 땐 마음이 아팠다. 또한 성별의 따른 차별을 개인적으로 느낀 것 같다. 다른 남자들도 죄가 계속 나오는데 여자 혼자만 나와서 벌 받는 모습이 보기 안 좋았다. 예를 들면 허삼관도 임분방이랑 사건이 있었는데 그에 비해 허옥란한테만 하소용과 있었던 일로 너무 질타 받는 것이 안타까웠다.

현진: 팀원들이 많이 말했듯이 나도 문화대혁명 때 허옥란이 끌려가 고초를 당한 것도 놀랐다. 확실하지도 않은 일로 머리를 강제로 반만 밀리는 수치를 당하고 그 후에도 계속해서 비판받는 모습을 보고 걱정되기도 했고 또 한 번 놀랐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자보로 처벌 받는 부분도 어이없었다. 그 자보가 사실인지 아닌지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정확한 증거가 아닌 심증으로 처벌을 한다는 것이 너무 억울했다.

05) 애정 가는 등장인물이 있다면 누구인가? 반대로 싫었던 사람이 있다면 누구인가?

경선: 애정가는 등장인물은 노젓는 형제들인 래희, 래순이다. 허삼관이 거짓말을 하고 형제의 배를 탔는데도 불구하고 이 형제들은 착해서 오히려 허삼관을 도와주고 피도 나눠주는 모습을 보면서 착해서 좋았다. 각박한 사회에서 온정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싫었던 인물은 이락이었다. 이락이를 부정적으로 느낀 이유는 너무 눈치가 없었기 때문이다. 엄마인 허옥란이 곤란한 상황에서 눈치 없이 질문을 할 땐 정말 답답했다.

경은: 내가 애정을 느낀 등장인물은 일락이와 삼락이이다. 일락이가 13살 때부터 친아빠가 누군지 모른 채로 자란 것이 측은했다. 일락이가 하소용한테 가서 친아빠라고 말하고 국수를 못 먹어서 혼자 길거리를 헤맬 때 마음이 아팠다. 13살은 정말 어린나이인데 자신의 정체성, 가정의 혼란을 혼자서 견디는 모습에 동정심이 생겼다. 삼락이는 허삼관 가족들 중에서 가장 철이 없었지만 그 대신 순수한 매력을 꾸밈없이 보여줘서 좋았다. 반대로 싫었던 인물은 허옥란이다. 일락이는 자신의 친아빠가 누군지도 정확히 모르는 상황에서 허옥란은 친엄마임에도 불구하고 일락이를 따뜻하게 보살피지 않는 것과 모성애가 잘 안느껴지는 모습이 싫었다.

현주: 나에겐 허옥란이 가장 애정가는 인물이다. 소설 속에서 가장 성장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서 감동적이었다. 초반에는 옥란이가 철없는 모습도 많이 보였다. 하지만 힘든 고초를 겪으며 항상 가족들을 먼저 생각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잘 보여준 것 같다. 쌀은 계속 모아놓아 그걸로 가족들이 먹고 살아가는 것이 인상 깊었고 남들이 자신을 비하하는 일들도 많지만 꿋꿋이 삶의 의지를 잃지 않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마음에 들지 않던 인물은 하소용이다. 허삼관 가족에게 나쁜 영향만 끼쳤기 때문이다. 그의 허무한 죽음도 맘에 들지 않는다.

항규: 난 근룡이와 방씨가 좋다. 스토리상 엄청나게 영향을 끼친 인물은 아니지만 허삼관이 그들을 만났을 때 처음 끌린 사람들이기 때문에 내 눈에 띄었다. 허삼관이 처음 보고 의지할 수 있었던 인물들이란 점이 마음에 들었다. 싫었던 인물은 이혈두가 싫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도 가장 악한 유형의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부패한 탐관오리 같고 권력욕과 재물의 욕심이 많다.

서영: 애정가는 등장인물로는 일락이와 허삼관이 좋다. 사실 처음에 허삼관은 자식과 아내에게 상처를 주는 모습을 보고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계속 책을 읽다보니 딱 현실에서의 아버지 같은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좋았다. 일락이는 어릴 때부터 안 좋은 말을 자주 듣고 살고, 주위 사람들의 부정적 시선을 받는 등 그 나이 대에 감당할 수 없는 일을 당하는 것을 보고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싫어하는 등장인물은 하소용이다. 앞에 팀원들이 말한 이유와 같다. 허삼관 가족에게 너무 많은 죄를 저질렀다.

현진: 난 삼락이가 좋다. 문화대혁명 때 허옥란이 고초를 겪을 때 일락이와 이락이는 엄마라고 부르지도 않지만 삼락이만 혼자 유일하게 엄마라고 불러주는 것을 보고 정이 많은 아이 같아 애정이 간다. 싫어한느 인물은 하소용의 부인이 정말 싫다. 나중에 하소용이 위독할 때 찾아와서 부탁하는 모습이 너무 싫었다. 그 전까지는 일락이를 대놓고 무시했으면서 필요할 때만 찾는 것을 보고 이기적이고 염치없단 생각이 들었다.

채빈: 난 대장장이 방씨에게 애정이 간다. 허삼관의 아들인 일락이가 방씨의 아들 머리를 깼었을 때 방씨의 의리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나 같으면 당장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평생 연을 끊었을 것이다. 하지만 대장장이 방씨는 나중에 일락이가 아플 때 허삼관에게 선뜻 돈을 빌려주며 이것밖에 없다고 미안하다고 보는 모습이 좋았고 인상 깊었다. 싫었던 인물은 혈두이다. 난 개인적으로 강한 사람한테 약하고 약한 사람한테 강한 사람을 싫어하는데 혈두가 딱 이런 탐욕적이고 이기적인 인물이라 싫었다.

06) 허삼관은 아버지로서 어떤 존재로 생각 되는가?

채빈: 난 항상 사람은 완벽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에게 허삼관은 완벽하지 않은 싫지 않은 미운 아버지이다. 가끔 아들들을 생각해주는 모습을 보며 좋은 아버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옥수수 죽을 먹었던 가뭄 시절에 설탕 넣은 죽을 아들들에게 양보하기도하고, 상상으로라도 맛있는 것을 먹이고 싶어 하는 가장의 모습을 느꼈다. 또한 일락이에게 나중에 국수를 사줄 때도 짠했다.

경선: 아버지로서는 자신의 역할을 잘 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허삼관이 일락이를 자기 자식이라 생각이 안들 때 일락이 에게 뭐라 하는 부분은 물론 일락이 에게 상처를 줄 수 있지만 어떻게 생각해보면 일락이를 아들이라 생각하는 마음이 계속 한 곳에 자리 잡은 것이라 생각했고, 일락이를 위해 자신의 피를 거리낌 없이 파는 등 자신의 역할은 충분히 해낸 것 같다.

경은: 아버지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일락이가 아플 때 피를 계속 파는 모습, 가족을 위해서만 피를 판 모습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인상 깊었던 점은 허삼관이 이락이를 위해 이락이의 생산대장을 대접하려고 피를 팔고 안 좋은 몸 상태로 술을 마셔가면서 까지 아들을 생각하는 모습이 가정적이라 느껴졌다.

현주: 처음에 일락이의 정체성에 의구심을 가질 땐 밉단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나 같아도 9년 동안 키운 자식이 내 자식이 아니라 생각하면 억울했을 것이다. 하지만 일락이가 아플 때 헌신하는 모습, 고구마 사먹으라고 챙겨주는 모습 등 인간적인 면모를 보아 좋은 아버지라 느꼈다.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나중에 일락이를 자신의 아들로 인정할 때 한 없이 퍼주는 모습이 좋았다.

항규: 허삼관이란 인물 자체는 파탄 난 가정에서도 넷째 삼촌 덕에 잘 자랐다고 느꼈고, 어려보이지만 가족들을 챙기는 모습을 볼 때는 정말 멋있었다. 가장이란 기둥이 흔들릴 때에도 잘 이겨내는 강인함을 갖고 것이 인상 깊었고 아버지뿐만 아니라 남자로서도 괜찮았던 사람인 것 같다. 화끈하게 결정력 있는 면도 있고 주변 사람들과도 인연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고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서영: 아버지로서 아들들을 잘 보듬어 주지 못한 모습은 좋게 보이지 않았다. 특히 일락이한테 상처가 됐을 것 같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허삼관이 일락이를 아들로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모습을 보며 사람 자체는 좋은 사람인 것은 맞으나 아버지로서는 좋은 아버지라고 확실히 느끼진 못했다.

현진: 일락이에게 한 행동이나 그런 점들을 봤을 때는 완전 좋은 아버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중에 일락이가 아플 때 병원에 피를 팔고 고생하며 일락이에게 가는 모습이나 다 큰 아들들의 뒷바라지를 하는 모습을 보며 허삼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아버지라고 생각한다.

07) ‘허삼관 매혈기’를 책으로도 읽고 영화도 보고 왔다. 전반적인 스토리는 어떻게 달랐는가?

경선: 내용은 거의 비슷한거 같았다. 하지만 책에서는 강조되었던 포인트들이 없어졌다. 영화로 제작되면서 상업적인 요소들이 많이 가미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경은: 나는 책 ‘허삼관 매혈기’는 중국 문화대혁명 전후의 배경이었는데 영화에서는 한국 배경이었던 점이 많이 아쉬웠다. 그리고 스토리가 알듯 말듯하게 끝까지 가는 게 책에서 묘미였는데 이런 간지러움이 없어서 원작보다는 재미가 덜했다.

현주: 책에서는 허삼관은 피 혈액형에 대해서 하나도 모른다고 나왔지만 영화에서는 자신의 것이 o형이고 허옥란이 o형이라 o형밖에 나올 수 없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고 일락이의 혈액형 검사결과로 상당히 빠른 시점에 일락의 아버지가 밝혀진 점이 아쉬웠다.

항규: 한국을 배경으로 영화를 만들어서 그런지 홍소육 대신에 붕어찜이 등장했고 국수 대신에 만두라는 소재를 사용했다.

서영: 책에서 사건의 분위기가 바뀔 때마다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대사나, 중요한 실마리가 몇가지 빠져서 그 흐름이 책만큼 자연스럽지 못했던 것 같다.

현진: 스토리의 배경이 한국 50년대였음에도 불구하고 하소용 부인의 옷은 너무 현대풍이였고 하소용이 죽을 때 입고 있던 옷 또한 블랙슈트로 시기와 다른 미스를 보여준 것 같다.

채빈: 워작 소설가 스토리 자체는 크게 다른 건 없었지만 결말 부분은 다르게 느껴졌다. 소설에서는 담담하고 담백하게 담아낸 것과 달리 영화에서는 한국판 감성을 이끌어내기 위해 슬프게 유도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허옥란이 신장을 파는 모습에선 억지 감동을 끌어내는 것 같았다.

08 영화에만 있었던 특징은 무엇이 있는가?

경은: 책에서는 중국 문화대혁명 전후의 배경이었으나 하정우 감독이 연출한 영화 속 한국 배경이 특징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영화 속에서는 책에서와는 달리 허옥란이 첫째 일락이를 많이 챙겨주는 모습이 나왔다. 이런 점에서 차이가 났던 것 같다.

채빈: 책과 비슷한 이야기의 흐름으로 진행되지만 허삼관 이라는 캐릭터에 더욱 집중하는 듯하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피’를 파는 것에 집중이 된 가족스토리를 풀어낸 것 같다.

경선: 소설 속 문어체까지 거의 똑같이 사용했으며 허옥란 배역 하지원의 책 읽는 듯 또박또박 대사를 말하는 연기가 극중, 소설 속 허옥란의 캐릭터를 잘 보여준 것 같다.

현주: 허옥란의 모성애라고 생각한다. 책에서는 허옥란이 생각보다 일락이를 감싸거나 모성애를 크게 보여주진 않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영화에서 하지원이 연기한 허옥란은 좀 더 가정적이고 아들의 입장을 헤아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항규: 영화에서만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책에서는 전해지지 않았던 혈두의 허삼관에 대한 걱정이나 연민이었다. 책으로만 봤을 때는 사악할 것만 같았던 외양을 영화에서 물론 행동의 변함은 없지만 배우의 인상이라든가 분위기 때문에 물론 힘을 이용하는 자리이긴하나 의외로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줄 수도 있을 수 있구나 라고 생각했다.

서영: 중국배경을 억지로 한국 배경에 넣어서 그런지 어색한 부분이 많았고, 영화에서 나타난 허삼관의 행실이 책에서 나타난 허삼관의 행실보다 바르게 표현되어 책에서 보여 지는 허삼관 특유의 성격이 잘 표현되지 않아 아쉬웠다.

현진: 역시나 한국배경에서는 많이 벗어난 듯하고 우리가 알던 스토리보다는 허삼관이라는 인물에 집중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09) 영화로 각색되었을 때 가장 잘 표현된 인물과 그 반대는?

경선: 근룡이를 비롯한 방씨아저씨 등 여러 조연들을 잘 살리지 못한 것 같아 아쉬었다. 소설을 읽고 상상한 근룡이는 엄청나게 건장한 청년은 아니었지만 영화 속 근룡이는 생각보다 가벼웠고 이미지가 달랐다.

현주: 내 생각에는 허삼관이 가장 잘 표현된 것 같다. 허삼관을 맡은 하정우의 연기에서 특유의 능청스러움, 뻔뻔함 가장의 모습을 잘 보여줬다. 그리고 또한 허옥란의 모정을 더 돋보이게 잘 표현한 것 같다.

현진: 나는 허삼관이 가장 잘 표현된 것 같았다. 하지만 저 역시 조연들의 비중이 다소 줄어든 것이 아쉬웠다.

채빈: 소설에서 이락이, 삼락이 캐릭터들에게 애정을 많이 느꼈는데 영화 속에서의 이락이, 삼락이의 분량이 너무 적어서 아쉬웠다. 그리고 아이들이 나올 때 생기는 코믹적인 요소들도 잘 살리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웠다.

경은: 허옥란의 일락이를 더욱 챙기는 모습에서 모정이 부각된 것이 오히려 어색했다. 또한 허삼관이 뒷짐을 지고 동네를 거들먹거리며 거니는 모습을 보고 소설 속에서 생각했던 허삼관의 모습과 다른 모습을 보아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서영: 가장 잘 표현된 인물은 일락이인 것 같다. 일락이 사건을 다룰 때 영화와 책의 줄거리가 꽤 달랐는데, 허삼관만을 아버지로 생각하며 따르는 일락이의 모습을 일관되게 표현하였다. 가장 표현이 어색했던 등장인물은 하소용의 부인이다. 소설상에서 하소용 부인은 처음에는 일락이를 부정하고 싫어하는 인물이지만 하소용의 죽음 이후에는 일락이네 가족에게 선의를 베푸는 인물로 그려지는데 영화에서의 하소용 부인은 처음부터 끝까지 쭉 못된 인물로 그려져서 아쉬웠다.

항규: 가장 잘 표현된 인물은 허옥란 이었던 것 같다. 결혼하기 전의 모습과 결혼 후 좀더 성숙해져가는 모습을 잘 담아낸 것 같다. 그리고 잘 표현하지 못했다고 생각되는 인물은 바로 혈두였다. 소설을 읽으면서 상상해왔던 혈두의 모습과 이미지보다는 영화 속 혈두는 오히려 허삼관을 같은 걱정을 해주지면 좀 더 착하고 유하게 표현된 것 같아 어색했다.

10) 영화로 각색하며 아쉬웠던 점이 따로 있는가? 그 이유는?

경선: 소설을 영화로 각색하면서 우리가 생각했던 열린 결말이 아니라 극 초반에 혈액형검사 결과를 통해 친자관계가 확실하게 밝혀진 것이 아쉬웠다.
경은: 허삼관이 일락이가 있는 동대문병원으로 가는데 연출된 피를 팔러 가는 과정이 너무 길게 보여준 것이 아쉬웠다. 장면 하나하나의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현주: 마지막 즈음 내용으로 허삼관이 늦게 와서 허옥란이 일락이의 수술비를 위해 신장을 파는데 이 부분에서 원작과의 스토리가 너무 달랐고, 억지로 감동을 끌어내는 듯한 느낌을 받아서 아쉬웠다.

서영: 소설에 여러 가지 사건이 많았기 때문에 영화에서 그 중에서 몇가지 사건을 골라 중점적으로 다뤘으면 이야기의 전달력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소설에 있는 모든 사건들을 담으려고 하니 장면이 확확 바뀌어 따라가기 힘들었다.

현진: 일락이 극 초반에 하소용의 아들로 단정 지어진 점이 아쉬웠다. 그 이유는 소설에는 끝까지 일락이가 누구의 아들인지 밝혀지지 않고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허삼관이 자신의 아들로 받아들여가는 과정이 인상 깊었기 때문이다.

채빈: 캐릭터를 표현한데에 아쉬움을 느꼈다. 물론 전반적으로 주요 인물들을 원작과 비슷하게 상세하게 그려냈다. 하지만 난 주변 인물들을 표현한데에서 너무 획일화 시킨 것은 아닐까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예를 들어 영화에선 허삼관의 3형제를 포함한 모든 아이들의 머리가 너무 짧고 옷이 남루하였다. 배경이 과거인 점을 너무 강조하여 획일화시킨 느낌이 아쉬웠다.

항규: 영화로 각색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역시나 각각 넘어가는 장면들 간에 충분히 보여줄 수 있고 또 보고 싶었던 개연성의 결여와 각각 캐릭터들의 분량이었다고 생각한다. 재가 좋아하고 애정했던 캐릭터 삼락이를 영화에서는 정말 너무나도 작은 일부의 캐릭터로 보여줘서 그런 점에서 큰 아쉬움을 느꼈다.

11) ‘허삼관 매혈기’를 영화로 봐서 더 좋았던 점은 무엇인가?

현진: 책의 묘사들을 시각적으로 잘 그려낸 것 같아 좋았다. 예를 들어 영화 초반에 허삼관이 처음 근룡이와 피를 팔러가면서 강물을 떠 마시는 모습이 묘사되는데 윗물을 안마시고 중간물에서 물을 푼다. 이 장면은 원작에서도 아랫물과 윗물은 더러우니 중간물을 마셔야된다는 대화를 그대로 표현하여 재미있었다.

현주: 원작에선 허옥란이 꽈배기를 파는 것으로 나오지만 영화에선 허옥란이 강냉이를 팔아서 좋았다. 강냉이는 한국적인 느낌이 든다. 한국 영화이니 만큼 한국의 모습을 나타내고자 한 것 같아서 더 좋았다.

항규: 영화로 봐서 더 좋았던 점은 빠른 전개였다. 책으로 보면 궁금해도 한 장씩 넘겨가며 뒷내용을 궁금해가며 읽어가야 하는데 영화에서는 바로바로 장면이 전개되고 궁금증도 바로바로 시각적으로 해소시켜줬던 점이 좋았던 것 같다.

채빈: 일본풍의 소재들이 잘 표현된 점은 좋았던 것 같다. 원작의 배경은 중국이나 우리나라의 배경을 가져오며 하소용의 부유한 느낌을 일본풍의 소재를 사용한 것 같다.

경선: 내가 좋아했던 캐릭터인 아이들이 영화로 실제 배우들이 표현해주니 좋았다. 나름 상상했던 아이들의 행동이나 말투 성격들이 잘 드러난 것 같았고 특히 일락이의 성숙한 면모를 뚜렷하게 보여줘서 좋았다.

경은: 아이들이 생각보다 훨씬 활달한 모습을 보여줘서 좋았다. 일락이, 이락이, 삼락이 모두 서로 닮아 실제 형제 같은 느낌을 받기도 했다. 배우들의 분량이 아쉽긴 하지만 캐스팅은 정말 모두 좋았던 것 같다.

서영: 소설을 시각화 한 장점을 그대로 갖고 있어서 좋았다. 책으로 볼 때 혼자 생각했었던 등장인물들의 표정이나 행동을 극중에서 배우들로 보니 더 실감나고 배역에 따른 감정 이입도 더 잘됐다.

12) 소설 ‘허삼관 매혈기’의 전반적인 내용에 대한 감상평

채빈: 이 책의 가장 좋았던 점은 가족의 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요즘 뉴스를 틀면 아동학대는 물론 부모가 아이를 죽이는 사건까지 충격적인 소식을 많이 접한다.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가 소원해지는 세상이 왔고 가정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적어졌다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허삼관 매혈기를 통해 다시 한 번 가족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허삼관이 일락이를 위해 목숨을 걸고 희생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우리가족이 아플 때 먼저 나서야겠다고 깨닫기도 하고 평소에 부모님, 나의 언니들에게 잘해야겠다는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다.

서영: 장편소설인 것이 무색할 만큼 스토리의 개연성이 좋고 술술 읽어져 가 한권의 책을 읽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가족애라는, 어떻게 보면 복잡할 수 있는 주제를 능청스러운 성격과 모성애를 소유한 허삼관 허옥란 부부의 방식대로 어렵지 않게 풀어간 것이 재밌었다. 삼형제로 나왔던 일락이와 이락이, 삼락이 또한 그 나이대의 또래 아이들이 생각할 수 있을 만한 행동들과 말들로 읽는 내내 귀여운 요소가 되었다. 한편 소설을 읽는 중 허옥란이 문화대혁명으로 인해 재판에 서게 되고 머리가 밀리는 사건들을 보면서 나에게는 생소했던 중국의 문화대혁명 시절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경은: 허삼관 매혈기에서 가장 인상 깊던 부분은 피를 사고판다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허삼관이 가족에게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수단으로, 그 시대에 돈을 쉽게 벌 수 있는 수단으로 소설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였기 때문이다. 책의 제목인 허삼관 매혈기처럼 총각시절 피를 팔아 허옥란과 결혼을 하여 일락, 이락, 삼락 즉 가족을 위해 마지막까지 피를 팔았고, 자신을 위해 피를 팔아보지 못한 채 마무리되는 모습을 보며 피를 사고판다는 것이 허삼관의 일생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를 나타내 인상 깊었다.

현주: 가볍게 읽힌다는 재치 있는 스토리 전개 안에서 현실적이고 비판적인 내용을 담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소설의 큰 장점인거 같다. 허구의 이야기지만 내가 시대에 태어났더라면 주위에서 실제로 일어 날 수 있는 상황의 내용을 담고 있어 쉽게 감정이입이 되었다. 특히 허삼관이 일락이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풀어내는 장면은 허삼관만의 부성애를 볼 수 있었다. 또한 가족의 정을 주로 스토리를 풀어 가지만 그때의 시대상황에 따라 가족 안에 상황이 영향을 미치는 모습들을 보여 줌으로서 시대에 대한 비판을 잘 반영한 작품이었다.

현진: 허삼관 매혈기는 중국 소설가 위화 작가의 대표작이다. 처음에 책을 읽기 시작하며 주인공 허삼관이 피를 뽑다가 죽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에 책을 술술 읽었다. 책의 내용은 제목 그대로 자신의 피를 돈을 받고 파는 사람의 이야기이다. 주인공인 허삼관이 공장에서 피를 파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피를 팔아 번 돈으로 허옥란과 결혼을 하고 아이 셋을 키우는 전형적인 가족 소설일 수도 있지만 피를 판다는 흥미로운 소재와 허삼관의 첫째아들인 일락이의 출생의 비밀을 독자들이 궁금해 하게 함으로써 소설에 몰입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가족을 먹여살리기 위해 피를 팔아야 했던 한 가장의 이야기를 매력적인 인물들과 함께 빠르게 전개해 나가는 와중에 익살과 해학, 그리고 감동을 놓치지 않은 작가의 면모가 돋보인다.

항규: 허삼관 같은 아버지캐릭터가 재밌었다. 어딜가나 무뚝뚝하고 매정하지만 속으로, 뒤로는 걱정하고 챙겨주는 아버지들이 있다. 이 책에서는 더 익살스럽게 잘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계속해서 아버지의 존재 같은 것에 대한 생각을 해오면서 항상 자상한 모습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해와서 그런지 더욱 관심을 기우렸던것 같다.

경선: ‘혈액’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본인은 붉고, 뜨겁고, 진하고, 살아있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허삼관 매혈기는 이러한 ‘혈액’을 소재로 하여 다양한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제목처럼 주인공 허삼관은 혈액을 팔아 결혼을 하고, 친자식인지, 말 그대로 혈연관계가 맞는지 확인하기도 하고, 그 자식을 위해 또 다시 혈액을 팔기도 한다. 혈액을 소재로 한 이야기들을 전개해가며 그 안에서 저자는 위에서 말했던 혈액이 가진 이미지를 등장인물들의 성격과 등장인물 간의 관계에 잘 녹여냈다고 생각한다. 특히 허삼관이 죽어가는 자식을 위해 목숨을 담보로 몇 번씩이나 혈액을 파는 모습에서 혈액처럼 뜨겁고 진한 부정을 느낄 수 있었다.

13) 소설 속 인물과 사건을 정해 자신이 그 인물이었다면 어떻게 했을지 토의해보자

경선: 내가 만일 허삼관 이었다면 일락이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확실한 이유 없이 심증만 가지고 일락이를 내치지 않았을 것이다.

경은: 내가 만일 하소용이었다면 자신의 집에 딸이 두 명이니 시대적 맥락을 고려해보자면 일락이가 자신의 아들이라고 밝혀지고 찾아왔다면 친자로 받아들였을 것이다.

현주: 내가 만일 허옥란이라면 하소용집에 불을 지르는 것과 같이 무리한 일을 하더라도 억울한 일은 밝혔을 것 같다. 너무 억울해서 혼자 당하지만은 않고 재판이 필요한 사람들은 다 같이 끌어들여 이 제도가 얼마나 불공정한 것인지를 밝혔을 거 같다.

항규: 나는 이 책을 읽기 시작할 때부터 내가 만일 허삼관이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하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읽었다. 처음부터 이 스토리의 줄기이면서 중요한 선택인 ‘매혈’ 자체에 대한 고민을 했다. 당시 도시사람인 허삼관은 사회적 맥락을 그리 중요시 여기지 않으며 ‘매혈’을 빈번하게 했고 그 대가로 받은 돈으로 중대사를 치뤘다. 나는 사실 내가 도시사람 이었다면 아무리 급하고 개방적이라고 해도 공동체의 흐름을 거스르면서까지 ‘매혈’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일락이의 병을 고치기 위해 상해의 큰 병원까지 가는 도중에 계속해서 ‘매혈’을 하는데 스토리적 전략이라고 보고 일락이에 대한 마음이 커 그렇게까지 한 것은 이해가 가나, 돈도 어느 정도 빌렸겠다. 아무리 아비의 마음이라지만 나였다면 후폭풍까지 생각해 다른 수단으로 장기적으로 돈을 수급할 생각을 했을 것이다.

서영: 내가 만일 일락이었으면 마을에 소문이 돌고 허삼관은 친아버지를 찾아가라 그러고 하소용도 자신을 친아들로 받아들이지 않는 상황에서 허삼관을 계속 따라다니지 않고 마음의 상처가 깊어져 갔을 것 같다.

현진: 내가 만일 일락이었다면 사춘기에 그런 깊은 상처를 받고 자신은 어느 곳에서도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존재라는 처지를 보면서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을 것 같다. 자신을 10여년동아 키워준 아버지는 자신의 친부가 아니라 주장하고 자신의 친아버지라 생각되는 인물은 자신을 모른다 하는 상황에서 과연 정상적인 사고를 하고 생활할 수 있을지에 의문이 든다. 또 일락이만 빼놓고 피를 판돈으로 국수를 먹으러 가는 장면에서는 더 이상 그런 대우를 받으면서 살 수 없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채빈: 난 “내가 일락이었으면 어땠을까?”란 상상을 하며 책을 읽었었다. 우선 내가 일락이었다면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도피하고 견디지 못했을 것이다. 나의 진정한 가족은 누구일까? 내 아버지는 누굴까? 만약 둘 다 아빠가 아니라면 난 어디서 살아가고 버텨야할까, 하루하루 원망할 사람을 찾고 남 탓만 하며 세상을 비난했것다. 현재로 대입해보면 현실부적응자라 하면 이해가 빠르다. 내 성격이 부정적일 땐 한없이 부정적이기 때문에 가족의 연을 끊었을지 모른다. 이 후 부정적인 생각에서 빠져나오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난 일락이가 대단하고 생각한다. 일락이는 남들에게 비난을 받아도 이 상황에 분노하지 않고 자신의 생활을 유지해나갔다. 일락이의 성격이 대담하고 현명하다 깨닫게 된 큰 부분이었다. 아버지가 아들이라 인정을 하더라도 난 이 사실을 받아들이는데도 꽤 걸렸을 것이다. 의심하고 한 번 더 되짚어보고 정말일까? 하는 의구심을 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일락이 같은 경우 바로 받아들이는 것을 보고 일락이는 가족에 대한 믿음, 아버지의 사랑을 정말 잘 알고 있구나 하는 부러움마저 느껴졌다.

14) 소설 속 작가의 생각과 의도가 드러난 장면을 찾고 그 이유를 말해보자

경선: 아버지가 나이가 들어 무시당하는 마지막 장면에서 세 아들이 아버지를 무시하는 모습을 보고 효도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채빈: 난 허옥란이 팻말을 쓰고 비난을 받을 때 허삼관에게 자신은 들러리일 뿐이라고 말하는 부분에서 작가의 비판의식을 느꼈다. 또한 소설을 보다보면 딱 한부분에서 문화대혁명이란 단어를 직접적으로 쓴걸 보면 작가가 소설 중 은연하게 이 사실에 대해 비판하고 싶어한게 아닐까싶다. 허옥란이 들러리라 한 부분에서 형식적으로 중하지 않은 일마저도 보여주기 식으로 사람들을 협박하고 겁주는 것을 보고 정말 구시대적인 모습을 봤다. 하지만 이 모습은 아직까지도 사라지지 않고 있어 안타까웠다.

서영: 물을 많이 마시면 몸속에 피가 많아지고 돼지간볶음을 먹으면 피가 돈다고 표현한 장면들이 그 당시의 시대상을 잘 보여준 것 같다.

현진: 소설 속에서도 대약진 운동이 시작되며 집안의 모든 물건을 공출하고 마을의 식당에서 공동배급을 시행하지만 가뭄이 오고 더 이상 식당에서 공동배급을 할 수 없게 되자 사람들이 먹을 것이 없어 굶게 되는 장면을 보고 대약진 운동이라는 당시의 시대상과 그 폐해를 잘 보여준 것 같다.

항규: 이 소설 속 ‘혈두’라는 캐릭터를 통해 위화 작가가 생각하는 바를 적나라하게 지적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작중 ‘혈두’는 끊임없이 편의를 봐준다는 무의식중의 조건으로 매혈을 하러온 사람들에게 뇌물 아닌 뇌물을 받는다 그리고 문화대혁명이 일어나 뒤에도 “인민의 것은 받을수 없다” 라고 말하면서 그는 계속에서 뇌물 아닌 뇌물을 받는다. 위화는 이 대목에서 시대, 사회를 고려해보자면 더더욱 비판하기 어려웠던 탐관오리, 고위층을 비난한게 아닌가 싶다.

경은: 하소용의 치료 방법을 알려준 성 서쪽에 사는 진선생을 등장시킴으로서 당시 점이나 주술에 의존하는 시대상을 잘 보여준 것 같다.

현주: 일락이가 심각한 병에 걸린 사건은 국수사건을 통해 일락이를 어렴풋이 진짜 친자식으로 받아드린 허삼관이 완전히 일락이에 대한 마음을 보여준 사건이라고 생각하고 아버지의 대한 사랑을 극대화한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종합 : 후기 및 감상]

경은: 학기 중에 못해본 활동을 방학 때 해보려고 하다 학술정보관에서 주최하는 방중 독서클럽을 알게 되어 친구들과 후배들에게 적극적으로 권유해서 지금의 ‘독토리’를 구성하게 되었다. 독서클럽을 하면서 가장 좋았던 것은 책 한 권을 그저 읽고 마는 것이 아니라 테마를 정해서 다 같이 토론하면서 깊이 있게 책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이었다. 읽으면서 놓쳤던 부분을 친구들의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었고, 내 생각과 비교해볼 수도 있어서 좋은 기회가 되었던 것 같다. 게다가 딱딱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것이 아니라 친구들과 가볍게 수다를 떨듯이 매주 토론을 해서 책의 내용이 더욱 기억에 남는다. 학기 중에 시간이 된다면 한 번 더 해보고 싶다.

현주: 허삼관 매혈기는 올 해 처음 읽은 책이 되었다. 평소라면 읽지 않았을 이 책을 다 같이 읽고 토론 주제를 정해 자신의 생각을 나누며 영화와 비교도 했다. 이 과정을 하면서 나도 모르게 책 속의 주인공에게 감정을 이입하게 되고 어느새 책에 푹 빠져 있는 나를 보았다. 항상 내가 원하는 책을 혼자 읽고 혼자만 생각 했었는데 독서토론이라는 형식의 책읽기는 내가 접해 보지 않은 책이라도 다른 사람과 같이 읽게 되면서 쉽게 책에 마음의 문을 열어주고 더 풍부한 사고를 향유하게 되는 것 같다.

채빈: 난 가족을 소재로 한 책은 언제나 감동적이고 재밌다. 허삼관 매혈기란 책도 마찬가지로 허삼관이 가장으로서 고뇌하고 가족을 사랑하는 모습에서 현실 아버지의 모습을 느꼈다. 요즈음 가족의 정을 느끼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가족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독서클럽의 가장 큰 장점은 하나의 책을 읽고도 다양한 사람들과 다른 견해를 갖고 얘기할 수 있단 점이다. 같은 장면, 같은 등장인물을 보고도 모두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단 사실이 나에게 흥미롭게 다가왔다. 특히 문헌 정보 전공 선배들과 동기들과 함께해서 더 뜻 깊었다. 책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 모인만큼 더 전문적이고 깊게 또 즐겁게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항규: 저는 사실 책 선정에서부터 토론을 하는데 있어 소설을 배제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총,균,쇠 라는 사회서적을 추천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허삼관 매혈기로 독서클럽을 진행하면서 오히려 당시 중국의 맥락을 살필 수 있어 좋았고 영화와 비교해가며 한 토론도 상당히 재미있었습니다. 또한 같은 내용의 책 하나에서 이렇게나 다른 여러 생각들을 들을 수 있었다는 것이 새로웠습니다.

현진: 나는 책을 많이 읽는 편도 아니었기에 방학을 맞아 책을 읽어보고 싶은 마음에 독서클럽을 신청하였다. 이번 독서클럽의 주제도서인 허삼관 매혈기는 영화를 보고 알게 된 책이다. 평소의 독서습관이라면 대충 읽고 넘어갔을 부분들도 독서활동을 준비하며 꼼꼼히 읽어갔다. 이번 독서클럽을 통해  책을 깊이 있게 읽는 법을 배운 것 같아 좋다.

경선: 처음해보는 독서토론인 만큼 설레기도 하고, 방학에 진행되는 터라 나태해질까 걱정도 많이 되었는데, 팀원들 모두 토론에 성실하게 참여해줘서 마지막까지 잘 마칠 수 있었다. 이번 독서토론은 평소 관심 있던 도서를 대상으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며 타인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던 시간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같은 과 후배들과 친해질 수 있어서 좋은 인연도 만들 수 있었다. 독서토론을 통해 겨울방학을 더욱 알차게 보낼 수 있어서 기쁘다.

서영: 책을 읽어야겠다는 막연한 생각만 있었지 항상 시간을 핑계로 읽지 않았는데, 독서클럽에 참여하면서 책을 읽고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토론을 해보는 동안 정말 보람찼고 앞으로도 새로운 책들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어쩌면 쉽게 보냈을 방학이라는 기간 동안 선후배들과 같이 책을 통해 유익한 시간을 만들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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