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토론

2020학년도 1학기 독서클럽 최종 보고서 – 책읍다

2020년 6월 5일 975

도서명 :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저자 : 박완서
팀명 : 책읍다
팀장 : 1953118 김은빈
팀원 : 1953116 유시온, 1953117 윤지은 , 1953119 나지원 , 1953121 유지은
지도교수 : 이현정 교수님
일시 : 2020. 04. 21 ~ 2020. 06. 02 (총 4회 진행)

1. 주차별 토론 주제
1주차 주제 : 구시대적 가치관에 맞서는 작가의 어머니 / 책 제목에 숨겨진 의미
2주차 주제 : 서울에 적응하는 작가의 과도기적 모습 / 이 책이 성장소설로서 지닌 가치
3주차 주제 : 볼수없던 면모를 보여주는 오빠의 모습 / 현대와는 매우 다른 과거의 인간관계
4주차 주제 : 모두의 인생을 바꾸는 전쟁의 비참함 / 작가에게 있어서 현저동의 의미

2. 팀원들의 소감문
유시온 : 작년에 이어 이번에도 뜻이 맞는 동기들과 독서클럽을 하게 되었다. 이번 독서클럽에서 의견을 모아 선정한 책은 박완서 작가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였다. 중학교 때 기억 언저리에서 생그러운 풀밭과 그 시대의 암울한 장면을 은은하게 남겨준 책. 남들보다 있어 보이고 싶어서 세계 문학 전집만 고집했던 그 시기에 한국문학의 아름다움을 알 수 있게 해줬던 책이었다. 내용은 거의 잊은 채로 다시 읽어본 이 책은 그때와는 또 다르게 느껴졌다. 나 혼자 읽으며 은근히 지루하다고 느껴졌었는데, 독서클럽을 통해 내용을 나누고,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곁들여 이야기를 나누니 책 내용이 더욱 풍성해짐을 느꼈다. 이번에도 멘토를 맡아주신 이현정 교수님의 해설 또한 큰 도움이 되었다. 한 사람의 인생 일부를 담은 책에 우리 삶의 일부를 더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우리 세대는 어렸을 적에 흙먼지 가득한 철제 놀이터에서 얼음 땡을 하며 놀았지만, 여기서 나오는 ‘나’는 온 동네를 누비며 먹을 것도 구하고, 철없는 장난도 치고 논다. 우리 세대가 놀면서 배우지 못한 자연에 대해 묘사하는 장면을 볼 때마다 왜 그렇게 그리움을 느꼈는지 모르겠다. 아름답고 싱그러운 묘사가 느낌으로 남아 내가 보는 세상도 한껏 싱그럽게 느껴졌으면 좋겠다.

윤지은 : 분명 내가 겪어왔던 어린 시절과는 많이 다른 배경의 소설이지만 어쩐지 모를 공감과 적적한 추억이 느껴졌다. 정해진 분량의 책을 읽고 고개를 들어 세상을 바라보면 언제 와 같은 공간이지만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됨을 매번 느꼈다. 20세기 한국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라면 전쟁과 죽음, 참담함을 다루고 있는 작품(기록)을 많이 접했었는데 ‘그 많던 상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는 20세기 한국을 바탕을 다루고 있는 소설치고는 평화롭게 느껴졌다. 영웅담이 아닌 민간인의 삶을 다뤄 과거 그들의 일상을 살펴볼 수 있던 부분, 전쟁통 속에서도 학교에 다닐 수 있던 나, 박완서 작가님 특유의 객관적이면서도 잔잔한 문장이 그런 느낌을 받게 해준 것 같다. 여러가지 고민해볼 것도 많고 나눌 이야기도 많은 책이지만 갑자기 끊겨버린 듯한 이야기 탓에 책을 다 읽고 나서의 만족감은 적은 것 같다. 만약 책에 관한 토론을 더 하게 된다면 박완서 작가님은 왜 현저동으로 피난을 온 시점에서 이야기를 끊으셨을까에 대한 토론을 나눠보고 싶다.

나지원 : 이 소설을 처음 접했을 땐, 막연한 성장소설인줄 알았다. 하지만 점점 읽을수록 그 시대의 현실과 어두운 면을 사춘기 소녀 입장에서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느꼈던 건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그 시대의 분위기가 많이 달랐었다. 그 시대를 누가 경험하는가에 따라 다르지만, 주인공의 입장에서 봤을때는 일제강점기가 끝난 그 후, 한국전쟁이 일어나기 시작한 시대에 더욱 비참해보였다. 가끔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나 행동이 몇번 있었지만, 주인공의 시점에서 바라보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상황이 이해가 안가는 것 때문에 주인공의 감정에 더욱 잘 대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생각한다. 전체적인 소설의 문체나 분위기가 따뜻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외로움이 느껴졌다.

유지은 : 우리의 생각, 미디어를 통해 배운 것과 진짜 그 당시 현실에 대한 괴리감과 박완서 작가 느꼈을 그 당시의 감정들 내가 똑같이 느꼈던 감정 이것을 바탕으로 더 깊은 얘기를 많이 나눴다. 잠깐의 얘기로 이 책에 관해 그 당시의 사회에 관해 깊게 빠져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었던 기회였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것은 박완서가 느꼈을 감정에 관해서였다. 박완서가 책에 서술한 감정을 나 또한 느꼈던 경험이 있다. 이것은 책의 초월성일 수도 있으며 인간이기에 느꼈을 감정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이것에 대해 정확한 정의를 내릴 수 없었다. 나는 이것이 무엇이었는지 구성원들과 다양한 얘기를 나누고 책을 완독하면서 알게 되었다. 그 혼란스럽고 정이 없었던 시대에 박완서가 왜 그리움을 가지게 되었는지 비로서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렇듯 독서토론을 하면서 나 하나로는 이해하지 못하고 도출해 낼 수 없다고 생각한 것에 모두의 생각을 듣고 내뱉으며 구체화하는 과정을 통해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였다.

김은빈 : 지금까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다룬 책이나 영화를 생각하면 피가 튀기고, 항상 누군가에게 쫓기는 비현실적인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려왔다. 그리고 이 책을 접하고 나서야, 그때도 사람들은 공부를 했고 밥을 먹었으며 결혼을 했다는 지극히 평범한 이미지가 내 머릿속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결국 그렇게 어렵던 시기에도 사람들은 악착같이 버티고 버텨서 살아갔다는 것이다. 내가 지금껏 살아오며 겪은 시련은 이에 비하면 얼마나 작은 장해물인가. 순간의 어려움에 휘청여서 가는 길을 포기하겠다던 과거의 내가 부끄러워지는 순간이다. 내가 책을 읽으며 가장 마음이 아팠던 순간은 그렇게 총명하고 심지곧던 작가의 오빠가 전쟁을 겪은 휴유증으로 인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이 세계는 얼마나 많은 인재들을 전쟁과 가난과 차별로 인해 낭비해 온 것일까? 전세계적으로 혼란스러운 이 상황에서도 우리는 역사를 되돌아보며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고 더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