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주일 (최진영 소설) - 상상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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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최진영 소설)

일주일 (최진영 소설)

최진영자음과모음2021년 9월 1일
김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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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생각없이 읽었다가 많은 생각을 하게 된 <일주일>이다. 우리 사회가 숨기거나, 숨겼지만 결국 드러나는 이야기에 주목하고 있다. 청소년의 불행, 과연 이것은 누가 만들어낸 것일까? 불행은 누구에게나 오지만 자의보다는 타의적이다. 나를 둘러싼 모든 상황이 나에게 공격적인 것만 같고, 나를 향해 비난하는 것 같고, 나를 억압하는 것 같은 때. 그러한 때를 우리는 불행하다고 한다. 어쩌면 나의 탓은 하나도 없을 수 있다. 그러나 그 불행을 감내하는 것은 오직 나의 몫이 된다. <일주일>에서는 불행의 책임을 스스로 져야만 하는 청소년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울고 있는 어린이를 바라보면 어린이는 점점 ‘소’라는 글자에 겹쳐졌다. ‘소’를 닮은 어린이는 자라서 열아홉 살이 되었고 혼자 울 때 이제 나는 ‘서’라는 글자와 비슷한 것 같다.’ (14쪽)

<일주일>에서 다루는 특성화고의 실습은 마치 선심 쓰듯 부당함을 강요하는 어른들의 무대이다. 청소년이라 아무것도 모른다는 둥, 원래 이런 것이라는 둥, 감사함을 모르는 애들이 많아졌다는 둥 사실과는 별개로 제멋대로 판단하는 어른이 판을 친다. 어른이니까 믿었고 어른이라서 따랐지만 그에 대한 책임은 아이러니하게도 청소년이 지게 된다. 홀로 서야한다는 의무감으로 자라나는 청소년들은 ‘어른’의 무게를 지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지만 정작 어른들은 책임을 미루기만 하는 웃긴 상황이 펼쳐지는 것이다. 혼자 울면서도 체념하고 홀로 서야하는 어른의 탈을 쓴 청소년이 될 것인지, 부당함에 맞서고 사회에서 차츰 소외되는 청소년이 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누구에게든 너무 가혹한 현실이다. 

죽음과 상처가 분명하지만 누구도 이에 주목하거나 책임을 지지 않는 사회에 대해 가시지 않는 의문을 넣어두고 애매한 웃음(37쪽)으로 청소년의 짧은 끈기와 이기심과 불성실함에 동의해야 하는 현실. 어른들의 어리석고 이기적인, 오직 ’내가 맞다‘고 주장하는 질문이 던지는 동아줄을 잡을 수 밖에 없는 현실. 

이러한 현실이 현 사회의 현 주소라는 것이 씁쓸하다. 

‘나는 아니겠지’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나도 똑같은 사람인 때가 있었음을 깨달았다. 고충을 토로하는 이들에게 함부로 ‘버티라’고 말하던 어느 날의 내가 있었음을 잊고 있었다. 버티고 버텨서 이겨내라, 돌아오는 것은 지는 것과 다름없다는 말이 ‘돌아와달라’는 애원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사회를 살아가야할 창창한 청소년들에게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응원해야 할 것이다. 그들을 잃고 후회하지 않도록, 미뤘던 책임이 배로 돌아오지 않도록 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