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걸이 (BESTSELLER WORLDBOOK 41)
젊었을 때 순간의 허영심이 부부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들어놓았다는 소설의 줄거리는 처음 이 소설을 읽었을 때 나와는 먼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나는 겉 치장에 신경 쓰는 편도 아니고 허영심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허영심이 조금도 없다고 자부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람들은 마틸다의 허영심을 나무라지만 누구나 가지고 있는 허영심이 마틸다는 좀 더 강할 뿐이라고 생각한다. 요즘에는 마틸다처럼 자신의 분수 이상으로 사치를 부리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고 ‘된장녀‘와 같이 이들을 일컫는 신조어도 탄생했다. 사람들은 이들을 나무라고 욕하기만 할 뿐 왜 이들이 무리하게 자신의 겉모습을 치장하는지에 대해서는 궁금해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들을 이렇게 만든 건 이 시대의 우리가 아닌가 싶다. 겉모습으로 사람을 쉽게 평가하고 차별 대우하는 우리들 말이다. 그러므로 ‘된장녀‘를 ‘된장녀‘라 부르기 전에 우리 자신부터 우리가 그런 태도로 남을 대하지는 않았는지, 또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한다. 사실 나도 외모지상주의적 태도가 잘못되었으며 고쳐져야 한다고 생각해서 스스로 나를 성찰하고 의식적으로 노력하지만 가끔 외적인 부분을 중요시 여길 때가 있다. 물론 첫인상은 3초 안에 판결이 난다고 할 정도로 보는 것은 인간의 오감 중 하나이고 가장 먼저 우리에게 다가오지만 나 또한 꾸준히 외적인 것에 치중하지 않으려는 노력을 할 것이다.
이 책이 인상 깊었던 이유는 순간의 선택이 인생 전반을 바꾸어 놓았다는 점인데 성인이 되면서 내가 선택하고 내가 책임을 지는 일이 많아지게 되었다는 것을 요새 들어 느끼고 있다. 순간의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고 사소해 보이는 선택이라도 그것이 나중에 나에게 어떻게 다가올지 알지 못하므로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고 깨달았다.
또한 마틸다의 남편 루아젤도 꽤나 멋진 남편이라고 생각되었다. 파티를 좋아하는 마틸다를 위해 어렵게 파티 초대권을 구해다 주고 파티에 마땅한 드레스가 없다며 불평을 늘어놓는 아내를 위해 친구들과 사냥을 가기 위해 마련할 권총을 살 돈을 선뜻 내어놓는 모습에서 아내를 위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또한 마틸다의 실수로 잃어버린 목걸이를 갚아나가기 위해 오랜 시간 동안 고생해야 할 것을 알지만 끝까지 마틸다의 곁을 떠나지 않고 함께 고난을 헤쳐나간 점이 굉장히 멋있게 느껴졌다. 만약 나라면 남편의 실수로 나의 청춘을 바쳐야 하는 상황에서 남편 곁을 지킬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이 소설의 묘미라고 할 수 있는 마지막 반전은 나에게 크나큰 충격과 허탈함을 안겨주었다. 목걸이 값을 지불하기 위해 다신 돌아오지 않을 젊었을 시절의 고생은 그 무엇으로도 보상받을 수도 없고 돌릴 수도 없다. 소설에는 나오지 않아 마틸다가 제인에게 진짜 목걸이 값을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으나 받았다고 하더라도 마틸다는 찬란한 젊음이라는 시기를 놓쳐버리고 만 것이다. 고등학생 때는 입시 때문에 느끼지 못하였는지 몰라도 스무 살이 된 지금 나는 나의 스무 살이, 이 젊음이 너무나도 좋다. 나만의 꿈을 꾸고 그 꿈을 위해 열정을 쏟을 수 있고 마음대로 꾸미고 어디든 놀러 다닐 수 있는 건 젊은 시절이기에 더 가치있게 누릴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안 그래도 치장하는 것을 좋아하고 주목받는 것을 좋아하는 마틸다에게는 10년이라는 고생의 세월은 특히나 더 지옥 같았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마틸다의 사정이 너무 안타깝고 마틸다에게 연민의 감정이 더욱 많이 들었다.
나의 스물한 살이 벌써 반이나 지나갔다. 나의 이십 대는 아직 8년하고도 반년이나 남았지만 뭐든지 처음이고 그래서 더욱 풋풋한 스무 살,스물한 살이 이렇게 빠르게 지나가버린 것에 요새 나는 하루하루가 아쉽게만 느껴지는 요즘에 이 책을 읽고 내 젊음을 소중히 여기고 누리며 살아야겠다고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