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2018년 5월 8일 화요일 오후 3시에 한성대학교 낙산관 대강당에서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의 저자인 유현준 교수님께서 오셨다. 이 강연은 학술정보관 ‘저자와의 만남’ 프로그램을 통하여 알게 되었고 유현준 교수님께서는 평소에 다양한 예능교양 프로그램에서 얼굴을 본 적이 있어서 이 프로그램을 한다고 했을 때 바로 신청하게 되었다. 유현준 교수님께서 책에 대한 소개를 간단히 해 주셨는데 아주 흥미로운 점이 많았다. 그래서 책을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걷고 싶은 거리에 대하여, 왜 현대 도시들은 아름답지 않은지에 대하여, 뉴욕의 건축물에 관하여, 강남과 강북의 도로과 건축에 관하여, 서울의 공원에 관하여 인문학적 시선으로 풀어낸다.
유현준 교수님은 건축대학 교수로 계시면서 건축물에 대하여 일반인들이 알기 쉽게 알려주신다. 사실 건축이라 하면 나와는 아주 완벽히 동떨어진 것이라 생각했었다. 건축은 공학을 전공하거나 디자인을 전공한 사람들이 그 분야와 관련된 생각과 시각으로 실행하는 것으로 생각했었다. 나는 인문학적 소양이 다른 분야보다 조금 더 뛰어나다고 생각했고, 전혀 디자인이나 공학에는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건축에도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빌딩 숲에서 살고 있다. 서울은 공간에 대하여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시 중 하나로 꼽히는 도시이다. 따라서 사람들이 효율적이고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건축물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서울의 높은 고층 건물들을 보면서 아름답다고 생각한 적은 많이 없는 것 같다. 어찌 보면 서울과 도쿄, 뉴욕의 건물들은 비슷한 구조로 되어 있다. 이런 현상을 이 책에서도 지적하고 있다. 사람은 자연과 같이 살아갈 때 가장 행복할 수 있다고 한다. 나도 이런 필자의 생각과 적극적으로 동의한다.
나는 어렸을 적 제주도에서 자랐다. 제주도에서 그래도 가장 발전했다는 제주시에 살았지만, 그래도 항상 바다와 산을 앞뒤로 두고 살았다. 따라서 집에서 심심하면 그냥 바라에 가는 거고, 그것도 질렸다, 그러면 오름을 올라가는 게 일상이었다. 커다란 공원은 없었지만, 어디든지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은 충분하게 제공되어 있었다. 가끔 엄마에게 혼나서 집에 들어가기 싫을 때면 밤늦게까지 동내 놀이터로 친구를 불러내어 같이 놀곤 했다. 하지만 서울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서울은 확실히 더 웅장했다. 큰 건물들과 널찍한 도로들이 줄지어 있는 모습은 참 멋있었다. 하지만 마음대로 나가서 놀 수 있는 공간이 없었다. 서울은 공원이 많다고 하지만 그나마도 큰 공원이 아니라 산책할 수 있는 산책로를 만들어 놓은 것이기에 마음대로 뛰어놀거나 마음대로 소풍을 갈 수 있는 곳은 집에서 멀었다. 서울 생활을 하면서 확실히 아주 자유롭지 못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는 나이가 많이 차이나는 남동생이 있다. 동생은 어릴 적부터 서울에서 생활하였기에 서울 생활에 익숙하다. 그래서 항상 친구들과 놀러 갈 때면 상업적인 곳을 간다. 놀 거리가 발달한 곳을 주로 많이 놀러 간다. 하지만 그것도 마음대로 가는 것이 아니고 약속을 잡아야 한다. 확실히 심심할 때 밖에 나가기만 해도 놀 거리가 풍부했던 나의 어릴 적 생활과는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건축물은 계속 발전한다. 인구는 증가하지만, 토지는 한정되어 있으니 건물은 하늘을 향하여 올라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인간은 하늘과 땅과 산과 바다와 소통하며 살아가야 행복감을 느낀다. 건축물들이 단순히 효율성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인간과의 소통도 염두에 둬야 하는 시점이 도래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