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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

조너선 사프란 포어민음사2011년 9월 23일
최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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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

“우리들 대부분은 우리 식탁에 정확히 어떤 고기가 오르는지, 또는 고기를 올리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굳이 떠올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이 책은 육식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글은 아니다. 자신의 입장을 독자들에게 관철하기 위한 글이 아니며, 독자들에게 강요하지도 않는다. 단지 우리가 먹는 동물들에 관해 설명하고 있을 뿐이다. 누군가의 말을 빌리면, 육식에도 나름대로 합리적인 이유가 따른다. 이 책에는 그런 의견에 관한 글도 실려 있다. 동물의 세계에서도 어떤 종은 다른 종을 잡아먹는다. 육식이 부자연스러운 형태의 식습관이라는 주장에 대한 반박이다.

 그러나 인간만이 행하는 공장식 축산이 비윤리적이며 잔인하다는 사실에는 누구나 공감한다.

 책을 읽으며 알게 된 새로운 사실이 많았지만 그중에서도 인상 깊었던 것은 ‘부수 어획’이다. 이 책에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지만, 해양과학용어사전의 설명에 따라 요약하자면 부수어획이란 어획 대상 목표종에 부수적으로 어획되는 어획물의 일부를 일컫는다. 우리는 소, 돼지, 닭들이 얼마나 잔인하게 다루어지는지 논하면서도 물고기들의 사정은 잘 헤아리지 않는 듯 하다. 생선 한 마리가 우리 식탁에 오르기 위해서는 다른 수십 종의 물고기들도 죽음을 맞는다. 이 책에 따르면 참치를 잡기 위해 물고기 145종이 아무 이유 없이 죽는다. “상에 차려지는 초밥 한 접시를 생각해 보라. 그러나 이 접시에는 초밥 한 접시를 내기 위해 죽은 그 모든 동물도 담겨져 있다. 접시의 길이는 1.5미터까지 늘어나야 할지도 모른다.” 라는 구절을 통해 더 실감 나게 느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장식 축산과 유전자 변형 식품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이유, 그 이유는 역시 ‘돈’ 이다. 우리가 현재 가축을 다루는 방법들은 간편하며, 돈을 절약할 수 있다. 가축에 윤리 같은 것을 따진다면 ‘돈’은 포기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기꺼이 감수할 사람들이 얼마나 되겠는가?

 이 책을 읽으며 공장식 축산에 대해 하나하나 알게 되었다. 공장식 축산은 환경 오염, 온실 가스 배출, 감염균 확산 등 세상의 많은 것들에 영향을 준다. 전 세계 인간에게 쓰이는 항생제의 10배가 가축들에게 투여되며 이에 대한 내성은 꾸준히 늘어가고, 인간은 그것을 고스란히 먹고 있다. 동물들에 가해지는 비윤리적인 취급들은 너무 다양하고 그 방법들이 놀라울 정도로 획기적이고 잔인하며 충격적이다.

 우리가 단지 그렇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동물을 학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그에 대한 사람들의 입장은 여러 가지다. 채식주의를 결심할 수도 있고, 이 모든 사실을 인정하지만 고기가 맛있기 때문에 육식을 포기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나는 채식주의자는 아니다. 앞으로 내가 어떤 음식을 먹을지에 대한 결정은 바뀔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정말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먹은 수 없이 많은 동물들과 그것들이 내게 오기까지의 과정을 떠올리며, 내가 여태까지 애써 그것을 외면하고 모르는 척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