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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은 여름 (김애란 소설)

바깥은 여름 (김애란 소설)

김애란문학동네2017년 6월 28일
Joshu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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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무게를 잴 수 있을까?
  세상에는 너무도 많은 슬픔이 있지만 그 중 하나도 똑같은 슬픔이 없다. 슬픔의 깊이, 무게, 이유 그리고 그에 담긴 사연 모두 다르다. ‘바깥은 여름’에는 7가지 서로 다른 슬픔들이 담겨 있다. 때문에 이 책은 빨리 읽으려 하기 보다는 한 단원, 한단원 천천히 그 속에 담긴 묵직한 감정을 음미하며 읽어 볼 것을 추천한다. 실로 나는 이 책을 주로 출퇴근길에 읽었는데 각 장이 길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한번도 한 단원 이상을 연이어 읽어본 적이 없다. 처음에는 가슴이 너무 먹먹해져 더 이상 읽을 수 없었고, 그 다음에는 소설 속의 이름들에게 애도를 표하는 마음을 가지며 한 단원의 슬픔을 읽은 후에는 다음을 읽기까지 시간을 두었다.
 
[입동]
  봄은 참 아름답다. 추위가 사그라들고 따사로운 햇빛이 언 땅을 녹이며 녹은 그 땅에는 어여쁜 꽃이 핀다. 그런 봄을 채 다섯 번도 못 느껴본 아이가 유치원에서 찰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아이를 떠나보내고도 가장으로서 생계를 유지해야했던 아빠와 정상적인 삶을 되찾기 위해 무던히 노력해야 했던 아이 엄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빠는 보험회사 직원이다. 동네 사람들은 애아빠가 보험회사 직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손가락질을 하고 뒤에서 소문을 만들어낸다. 아이 엄마가 마트에 가서 장을 보려하면 “애 잃은 여자는 저렇게 입고 다니는구나”, “애 잃은 여자는 마트에서 시식도 하는구나” 와 같은 시선을 보낸다. 아이를 잃어 이미 깊은 슬픔의 바다 속에 잠겨있는 젊은 부모를 사람들은 다시 수면 위로 나올 수도 없게 묵직한 돌덩이를 던져든다.
[노찬성과 에반]
  찬성이는 최근에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잃었다. 늙은 할머니는 고속도로 졸음 휴게소에서 커피를 팔거나 휴게소에서 음식을 팔며 간신히 손자를 키우며 생계를 유지한다. 아이는 또래 아이답지 않게 철이 일찍들어 친구들이 다 갖고 있는 스마트폰을 사달라며 응석을 부리지도 않고 혼자 있는 시간에도 민폐를 끼치지 않게 조용히 지낸다. 그러던 찬성은 버려진 늙은 유기견에게 정을 주게 되고 그에게 에반이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그러나 늙은 에반은 곧 암에 걸리게 되고 어린 찬성은 의사의 말에 따라 에반에게 가장 편한 선물인 ‘안락사’라는 것을 주려 한다. 무엇인지도 잘 모르지만 매일 고통스러워 하는 에반이 더 이상 아프지 않을 거라는 ‘안락사’ 수술을 위해 전단지를 돌리며 돈을 번다. 어느새 십만원이 조금 넘는, 그러나 어린 찬성이에게는 그동안 만져보지 못했던 큰 돈이 생긴다. 곧장 에반의 수술을 시켜주려던 찬성은 예기치 못하게 수술을 곧장 하지 못하게 되고 그 사이 다른 유혹에 휩쓸린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버텨주며 기다려줄 것 같았던 에반은 어린 찬성이 다른 유혹에서 빠져나와 다시 돈을 모을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았다.
 위의 이야기들은 가장 앞에 나오는 두 이야기다. 책을 끝까지 읽을 때 까지도 처음에 느낀 신선한 충격과 슬픔의 여운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김애란 작가의 소설을 처음 읽어 보았는데 그녀만의 애상적인 소설을 사랑하게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