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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기원 (인간의 행복은 어디서 오는가,생존과 번식 행복은 진화의 산물이다)

행복의 기원 (인간의 행복은 어디서 오는가,생존과 번식 행복은 진화의 산물이다)

서은국21세기북스2014년 5월 22일
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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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단지, 생존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정신적 도구일 뿐이다.

정서의 본질적 관심사는 행복이 아닌 ‘생존’이다.

 사람들은 보통 행복한 삶이 가장 좋은 삶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나 또한 행복이 최고의 선이라고, 추구해야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그러나 왜 행복한 삶을 살아야 하고, 왜 행복을 추구하는지에 대한 질문은 없었다. 그냥 좋으니까 행복은 좋은 거니까 라고 생각했다.

 

 이 책은 행복에 대해 WHY 라는 관점으로 접근한다. 인간은 왜 행복을 느끼고, 왜 행복하고 싶을까? 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인간에게 행복은 무엇이란 말인가?

 

 인간이 행복감을 느끼고 그토록 행복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한 왜 행복한 감정은 오래가지 못할까? 행복감과 관련 있는 감정들을 떠올려 보자. 기분 좋음, 감동, 짜릿함, 통쾌함, 속이 뻥 뚫리는 것만 같은 성취감 등은 찰나의 순간에 우리 마음 속에 전율을 일으키고선 이내 모습을 감춘다. 새 노트북을 사도, 최신형 스마트폰을 갖고, 원하는 옷을 손에 넣어도 그 만족감은 길어봤자 3일도 못간다. 그리곤 다시 우리는 행복을 찾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쾌락이 짧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적응과 관련이 깊다. 리셋(reset)과정이 없다면 우린 매일 살아갈 수 없을 것이다.

 장시간 마라톤을 하면서 목이 타고, 뜨거운 햇살에 살이 그을려진 온 몸이 물을 갈구할 때 누군가 옆에서 우연히 물을 내어준다면 어떨까? 행복은 괴로운 감정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행복의 달콤함을 간절히 원할 때 가끔씩 찾아오곤 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우리가 좋아하는 것들과 최대한 가깝게, 그리고 자주 접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길 원한다.

 

 책에 따르면 이 모든 것의 원인은 바로 ‘생존’이다. 인간은 ‘생존’을 위해 행복감을 느끼며, 행복이 짧게 지속되는 것 또한 인간의 ‘생존’을 위해서다. 행복감이 있으면 다음 날을 살아가는 데 커다란 동기부여가 되며, 행복은 빠르게 사라져야 또 일어나 행복을 향한 여정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또한 생존과 가장 밀접한, 죽을 것만 같을 때에 생존에 도움이 되는 일이 발생할 때 행복의 쾌락이 극대화 된다고 한다. 예를 들면, 피곤에 찌든 하루를 마치고 뜨뜬한 온도로 데워져 있는 욕실에 몸을 담글 때, 너무나도 배고팠는데 내가 좋아하는 맛집에 가서 상상하던 음식을 입안 가득 담았을 때 등의 순간이 쾌락이 제일 크다는 것이다. 

 

 진화인류학을 공부하는 저자는, 북한산에 관광을 가거나 문화생활을 하는 등의 활동 또한 그 근본이 ‘생존’이라고 한다. 또한 생존과 직결되는 ‘번식’에 대해서도 설명을 하는데, 그 중 피카소의 얘기가 나온다. 피카소의 예술 작품 중 가장 높은 평을 받는 작품들은 거의 피카소가 ‘아름다운 여인’을 만날 때 였다고 한다.

 

 세계적인 거장들의 뛰어난 예술적 감각, 유머감각이 뛰어난 사람의 재치 있는 조크(joke) 등의 모든 것들이 자신의 ‘번식’할 수 있는 확률을 높이기 위한 행위라는 것이다. 완전히 동의하기는 어렵겠지만, 이성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은 생각보다 엄청난 동기부여가 된다는 건 사실이다. 이러한 요인들이 그들의 예술적 혼에 열정의 불을 지폈을 수도 있을 수도 있으니.

행복은 기쁨의 강도가 아니라 빈도다. Happiness is the frequency, not the intensity, of positive affect.

 책의 후반부에 가면,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나름의 지침이 등장한다. 앞에서 행복의 원인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했다면, 이제는 적용할 차례인 것이다. 행복은 크든 작든 금방 사라지는 건 변함이 없다. 따라서 저자는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사건(event)을 최대한 가까이 두고 자주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하라고 조언한다.

뇌의 원래 용도는 연애를 하고 친구를 사귀는 것이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생존과 직결되는 ‘사람’이다. 뇌는 이것을 찾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렇다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사건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좋아하는 사람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시간을 보내는 것. 저자는 행복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강조한다. 인간의 뇌가 음식을 먹을 때, 사람들과 대화하고 이성과 손잡고 연애할 때 가장 큰 행복감을 느끼게끔 설계되어 있으니까 너무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다는 뜻이다.

 

 

 

읽고나서 끄적이는 몇 줄


가장 빈곤한 인생은 곁에 사람이 없는 인생이다. 사람이 없다면 천국조차 갈 곳이 못된다.

 위에 구절은 책의 막바지에 등장한다. 맞는 말이라고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지만, ‘이러기가 어디 쉽나?’라는 생각도 든다. 나의 경우 일과가 끝나고 동네에 오면 5시고 친구를 만나기엔 몸과 정신이 피곤해서 요즘은 보통 혼자서 카페에 가곤 한다. 심지어 해야 할 공부마저 산더미다. 친구를 만나 맛있는 음식을 먹고 대화를 나누고 같이 피시방에 가서 게임도 하면 참 행복하겠지만 말이다. (가끔씩 그런다.)

 

 사람이 풍요로운 인생이 진정 행복으로 가는 인생이라지만, 나에겐 너무 어려운 말인 것 같다. 기브 앤 테이크라고, 누군가가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사랑을 주려면 나 또한 그들에게 사랑을 주고 소통해야 한다. 하지만 난 굉장히 속도 좁고 마음의 그릇도 작아서 내가 힘들거나 고민이 있으면 누군가를 챙겨주거나 먼저 연락하지 않는다. 

 

 요즘 내 카카오톡을 보면 어떤 상황인지 바로 알 수 있다. 대화가 오고가는 채팅방이 없다. 가족끼리 하는 가족 채팅방 빼곤 정말이지 메시지가 와 있다는 알림이나 그런 게 전혀 없다. 왜 그런지 알면서도 그저 귀찮고 힘들고 하는 마음에 손 놓고 방관하고 있다.

 

 내가 먼저 말을 건네기도 귀찮고, 그렇다고 누가 선뜻 만나자고 해도 꺼려지는 요즘이다. 스스로가 요즘 많이 다운되어 있다는 걸 알면서도 행복으로 가는 열쇠에 대한 좋은 책을 만나도 여전히 제자리 걸음인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