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누구에게나 핀다 (오늘부터 내 삶을 바꾸는 자기 확신 에세이)
처음 이 책을 만나게 된 건 단골 미용실의 책장에서였다. 그 책장은 자기 계발에 관련된 책들이 많이 놓여져 있는 곳이었는데, 그 중에서도 ‘꽃은 누구에게나 핀다’라는 제목에 끌려 펼쳐보게 되었다. 정확히 말하면 표지에 써 있는 “당신의 때는 반드시 옵니다”라는 문구가 마음에 꽂혔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책을 처음 만났을 당시, 나는 대학교 마지막 학기인 4학년 2학기를 목전에 둔 여름방학을 보내고 있었고, 중요한 시기가 코앞인데 아무런 준비도, 능력도 없는 것 같은 내 자신과 내 자신의 미래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던 중이었다. 이런 나에게 당신의 때는 반드시 온다는 문구는 위로가 되기도 하고, 호기심이 생기기도 하는 말이었다. 그리고 펼친 책의 프롤로그에서 나는 현재의 나를 대변해주는 한 문장을 만났다.
하지만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었다.
부끄럽지만 고백하자면, 나는 현실도피가 주특기였다. 마음속에 불편감과 불안함이 스멀스멀 올라올때면 나는 숨어들어 그것들을 못 본 척했다. 하지만 절대 그 도피는 문제를 해결해주지도, 그렇다고 내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주지도 않았다. 딱 나의 마음을 표현해주는 문장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당신이 살아온 그 어떤 날도 틀리지 않았으며, 가장 아름다운 때, 가장 아름답게 피어날 당신을 응원한다고 말해주었다. 비록 이후에 있는 약속 때문에 다 읽지 못하고 미용실에서 나와 그 이후로도 다시 이 책을 펼쳐들기까지 한 달이 걸렸지만, 이 책의 첫 인상은 꽤 강렬하게 나에게 남아있었다.
그리고 개강이 코 앞에 닥친 8월 말, 나는 학교의 전자책도서관에서 이 책을 빌렸다. 한 번도 열심히 살아본 것 같지 않아 이번만큼은 내가 만족할만큼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엄마에게 다짐한 직후였다. 열심히 사는 삶에 책 읽는 습관을 더하고 싶어 아침마다 조금씩이라도 책을 읽어보자 결심한 나는 첫 책으로 이 <꽃은 누구에게나 핀다>라는 책을 선택했다.
이 책은 참 신기한게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고민들을 정확하게 짚어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걸 보면서 나를 끊임없이 괴롭히던 이 고민들이 참 많은 사람들이 겪어 온, 그리고 겪고 있을 보편적인 고민들이구나를 느끼게 되었다. 그러자 한결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았다. 그렇다는 건 분명 해결방법이 존재한다는 의미니까. 그리고 이 책은 실제로 나를 고질적으로 괴롭히던 고민들을 꽤 많이 해결해주었다.
다음은 내가 이 책을 통하여 해결한 마음 속 고민들을 정리해 본 것이다.
인간관계
1) 인간관계에 있어 부정적인 생각을 먼저 하게 된다
2) 사람들의 말에 쉽게 상처를 받고 움츠러든다
3) 사람들의 시선을 과하게 의식한다
어린 시절 사람과의 관계에서 겪었던 어려움 때문에 위와 같은 고민을 늘 지니고 있던 나에게 이 책은 스스로 아픔을 겪은 사람들은 타인의 아픔에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는 위로를 건네었다. 또 ‘세상에는 삶을 대하는 기본적인 태도가 비관적이고 부정적인 사람이 있고, 그중에는 그 생각을 여과없이 말로 전달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사실 이 문장은 읽는 것만으로도 내게 위로가 되었는데, 지금까지 나를 상처주었던 말들이 결국은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 던진 사소한 말뿐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위로들 뿐만 아니라 내가 다른 사람에게 다정해야 다정한 사람들이 주변에 많아진다는 말을 통해 나 또한 인간관계에서 어떻게 행동했는가도 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사람들이 던진 말이 나를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기 위한 말인지, 아니면 그저 비관적인 사람들이 던지는 돌멩이인지를 잘 구분하여 쓸데없는 상처를 마음 속에 쌓지 않기로 결심했다. 또 한, 과거의 상처에 얽매이지 않고, 그 상처가 나에게 부여한 타인의 아픔에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잘 사용하여 내 옆에 있어주는 사람들에게 더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 라틴어로 ‘현재를 즐기며 산다’는 이 말은 매 순간의 느낌을 놓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카르페 디엠 하길 바란다. 자신을 힘들게 했던 과거의 사건들로 아파하기보다는, 다가오는 미래에 대한 걱정과 불안으로 긴장하기보다는, 현재 자신에게 주어진 것들에 감사하기를.”
강박
고등학교 시절부터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는 것은 나에게 늘 너무나 커다란 산이었다. 그 일이 크든 작든, 그게 내 마음에 쏙 들 정도로 완벽해야한다는 강박에 시도조차 하지 못하거나 어렵게 시도를 했더라도 결과가 마음에 안 드는 순간 손을 놓아버려 흐지부지 되어버렸다. 혹은 완벽하게 해내려고 하다가 정작 중요한 것을 놓쳐 좋지 않은 결과를 얻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수능 공부였다. 나는 무언가를 공부할 때 내가 그 개념을 완벽하게 다 알고 있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래서 수학, 과학 과목의 개념을 한 노트에 완벽하게 정리를 했지만, 정작 문제를 많이 풀어보지 않아 좋은 성적을 얻지 못했다. 수학과 과학은 개념을 아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개념을 실제 문제에 적용해보는 연습이 더 중요한 것인데 강박에 사로잡혀 중요한 점을 놓치고 말았던 것이다.
대학에 올라와 TIL이란 것을 작성하게 되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Today I Learned라고 하여 내가 오늘 배운 내용을 정리해서 블로그에 올리는 작업인데, 완벽하게 작성하지 못하면 올리면 안될 것 같아 매일매일 써야하는 TIL이 며칠씩 밀리기 일쑤였다.
하지만 4학년 2학기가 되어 더이상 TIL 작성을 미루면 안될 것 같은 때가 왔을 때, 일단 올리고보자라는 마음이 들어 매일 백준 3문제씩을 풀고, 다 풀면 완벽하진 않더라도 TIL을 업로드했다. 그리고 추가할 내용이 생기면 포스트를 수정하는 방식으로 방법을 바꿨다. 그러다보니 완벽하진 않아도 매일 TIL을 올리는 것이 가능해졌다.
그런데 이런 변화를 맞이하면서도 이게 맞는 걸까 하는 불안감과 불만족스러움을 떨치지 못했다. 이때, 책에서 이러한 불만족스러움은 ‘성취를 향한 끝없는 욕망’에서 기인하는 것이라는 관점을 내게 제시했다. 이건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관점이라 내게는 정말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 우리는 편안한 상태를 벗어나 두려움을 감내하고 배울 때만 성장할 수 있다.
- 용기를 내어, 현재에 안주함으로써 생기는 ‘불만’을 선택하기보다, 변화를 선택함으로써 생기는 ‘불안’을 선택하기를 바란다.
- 완벽한 시기는 존재하지 않으며, 사람은 ‘완벽’이 아니라 ‘완성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두고 사는 것이 중요하다
위와 같은 저자의 관점을 내 삶에 적용하니, 불안한 마음이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더 이상 불만족스럽지는 않았다. 책에서 저자가 말한대로, 시작의 가치는 시작 자체로 이미 충분하니까.
이외에도 책에서 나는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내가 가지고 있는 안 좋은 습관에 대해서도 힌트를 얻을 수 있었는데, 바로 너무 많은 것을 한 번에 하려고 한다는 것이었다. 저자는 몰입에 실패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균형 잡힌 삶을 살고 싶어한다면서 회사에서는 집안일을 생각하고, 집안일을 하면서는 회사 걱정을 하는 사람을 예로 들었다. 이 예를 본 순간 와 딱 나잖아 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수업을 들으면서는 내가 하지 못한 다른 공부들을 걱정했고, 다른 공부들을 할 때면, 수업의 내용을 내가 제대로 흡수했나를 걱정했다. 그리고 아침에 책을 읽는 습관을 들일려고 할 때 이 습관 외에도 운동하기, 방청소하기 등등 많은 습관들도 추가로 계획을 세웠었는데, 이 역시 습관 형성 실패의 지름길이라고 저자는 말했다.
한 번에 하나씩. 몰입의 상태로 들어갈 때는 대상을 명확히 한 후 1초도 쉬지 않고 그 대상에 온전히 집중하는 결단이 필요. 나쁜 습관을 근절할 때는 나쁜 습관을 대신할 대체 습관까지 함께 생각할 것.
이게 이 책으로부터 배운 소중한 깨달음이다.
도전
위에서 말했던 인간관계에서 겪은 어려움은 단순히 사람과의 관계에서만 문제를 발생시킨 것이 아니라 나의 학업에서도 문제를 발생시켰다. 누군가에게 평가 받는 것이 두렵고, 내가 해내지 못할까봐, 나의 부족함을 들킬까봐 나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들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일을 거의 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그러다보니 새로운 경험들을 해보지 못한 것 같은 아쉬움도 들고, 스스로 다른 사람에 비해 뒤처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더 위축되어버리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이 책은 그런 나를 위해 고정 마인드셋이라는 개념을 소개해주었다. 나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가 가진 능력과 자질을 평가받고 심판받는다고 생각하는 고정 마인드셋에 사로잡혀 살고, 우리는 이 고정 마인드셋을 ‘성장 마인드셋’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참여했던 프로젝트에서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다고 느꼈을 때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하며 극복했다고 한다.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자. 기여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 말고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는 만큼 남들 잘 때 더 치열하게 준비하자. 이 기회를 통해 나보다 더 많이 알고 있는 실력이 탁월한 동료나 선배들에게 배우자. 토론이 끝나면 내가 맡아서 정리하고, 발표만큼은 기여할 수 있으니 내가 자주 하겠다고 하자. 발표하기로 한 내용은 눈 감고도 읊을 수 있을 정도로 내 것으로 소화해 내서 유창하게 발표하자.”
나도 생각해보니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었다. 나보다 실력이 더 뛰어난 사람들과 운좋게 팀 프로젝트를 하게 되었을 때, 그 간극을 메꾸기 위해서 더 열성적으로 정보를 찾아보고, 자잘한 일들은 내가 맡아서 하고, 발표도 완벽하게 하기 위해 열심히 연습했었던 기억이 내게도 존재했던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성장 마인드셋이라는 게 생각보다 어려운 개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그럼에도 사람들의 부정적인 평가가 두려운 내게 저자는 이런 위로를 주었다.
“아울러, 그러한 사람들 사이에서 혹평을 받았다면 감정 소비 대신, 발전과 성장의 기회로 멋지게 활용할 수 있기를 응원한다.”
비교
눈 깜짝할 사이에 20대 중반이 되고나니 나도 모르게 비교가 일상이 되어가고 있었다. 나는 아직도 마음이 고등학교 졸업에 머물러 있는 것 같은데 동갑인 사람도, 나보다 어린 사람도, 나에 비해 한참은 앞서 달려나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에 불안감도 들고, 내가 지금까지 해온게 무엇일까 하는 공허함도 들었다.
이때 이 책은 비교는 반가운 ‘자극’이라는 관점을 제시한다. 즉 우리는 이 비교라는 마음을 ‘나의 열정과 욕구가 무엇에 반응하는지’를 알려주는 시그널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편으론 내가 누군가와 나 스스로를 비교할 때마다 그 열등감을 누르기 위해 스스로에게 걸었던 주문같은 말을 책에서 해주기도 했다. 바로 내가 부러워하는 그 사람은 그 일을 해내기 위해 이미 오랜 시간 쌓아온 노력들이 있고,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은 내가 그걸 부러워하는 건 욕심이라는 생각이다.
“누군가의 하이라이트와 나의 비하인드신을 비교하지 않는 것”
이외에도 아무리 생각해도 스스로에게 재능이 없는 것 같아 난 과연 어떤 일을 잘하는 것일까 고민하던 나에게 “재능이 주어지지 않았다고 해도, 가진 것이 별로 없더라도, 그것은 시작점일 뿐이지 당신의 결승점을 결정할 수 없다”라고 말해주었고, 중요한 일을 결정할 때, 반드시 타자의 허락같은 동의가 없으면 결정하기 힘들어하는 점에 대해선 남의 허락을 구하는 건 스스로가 남보다 부족하다고 여기는 것이기에 자신의 결정과 행동에 확신을 가질 것, 그리고 모든 일은 내가 결정해서 한 일이기에 자신의 책임을 과거의 자신에게 지우는 후회는 하지 말 것이라고 응원을 주었다.
그리고 고민을 해결해나가는 것 외에도 나에게 완전히 새로운 관점을 가져다 준 말들도 있었다. 그 중에서 가장 기억남는 것이 바로 “게임은 일종의 ‘새로운 도전’을 해 나가는 과정이다.”라는 문장이었다.
저자는 우리가 실제 도전과 달리 게임에서의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유를 실패에 대한 해석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는 내가 게임에서는 스테이지를 깨지 못했을 때, 왜 깨지 못했는지를 분석하고 다음 번엔 성공하기 위해 캐릭터들을 더 성장시키거나, 혹은 캐릭터 배치를 바꿔보는 등 다양한 변화를 준 뒤 망설임없이 다시 스테이지에 도전하곤 했다. 왜 나는 그걸 실제 삶에서의 도전에 대입할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이 관점을 통해 나는 예전보다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저자는 자신의 꿈을 “죽음 앞에서 ‘많은 사람을 위로하고 돕고, 매일 수고하며 애써왔다’고 말할 수 있는 삶을 사는 것”이라고 했다. 나는 이 문장을 보고 꽤 공감을 했는데 내가 이전에 나는 과연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에 대해 고민을 했을 때, “죽기 전 후회없는 삶이었다고 웃으면서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삶”이 그 답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의 삶을 어떻게 하면 후회가 아닌 행복으로 가득채울 수 있을까에 대해 항상 고민해 왔던 것 같다. 그리고 늘 이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 많은 곳에서 그 답을 구해왔지만 한번도 그 답들이 나의 변화로 이어진 적은 없었다. 하지만 이 책을 접하고부턴 많은 게 달라졌다.
아직도 서투르고, 쉽게 상처받고, 부족함이 많이 느껴지는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그래도 조금씩 변화를 느끼고 있다. 하루하루 쌓여가는 TIL을 볼 때, 망설임 없이 영어 토론을 신청할 때, 아무와도 상의 없이 나만의 고민으로 자격증 시험 원서 접수를 했을 때, 그리고 사실 이 글을 마무리짓고 올릴려고 하는 지금 이 순간에도 불안감을 가지고 있지만 결국 출간하기 버튼을 누르게 될 때, 나는 나의 변화를 느낀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경험했던 마법 같은 순간을 공유해볼까 한다. 전 날 다 해내지 못한 일정 때문에 불안감이 가득한 채로 잠들어 다음날에도 그 불안감을 안고 일어난 날이 있었다. 아침부터 기분이 꿀꿀한 채로 학교에 가서 이 책을 폈을 때, 그날 내가 읽게 된 챕터의 제목이 바로 “오늘의 기분은 행복으로 하자” 였다. 마치 책이 말을 거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책은 골칫거리들로 무심히 아침을 열지 말고, 하루의 첫 생각을 과거에서 그대로 이어받지 말고, ‘오늘 나의 가장 이상적인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를 선명하게 상상하며 하루를 시작하라고 했다. 내 불안감에 대한 조언을 바로 얻은 것이다. 이처럼 나와 같이 끝없는 고민과 불안감을 안고 사시는 분이라면 주저없이 이 책을 읽고, 내가 경험한 마법같은 순간을 꼭 경험해보시길 추천드린다.
꽃은 누구에게나 피는 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