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신 (토크계의 전설 래리 킹에게 배우는 말하기의 모든 것)
박소희
코로나로 인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떨어져 낯선 사람과의 대화가 부담스럽고, 가령 이어지더라도 숨막히고 어색한 분위기에 제대로 된 교류가 되지 않을 때가 많다. 복학을 하고 느낀 것은,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거는 것 보다 ‘어떻게 그 사람들과 대화를 자연스럽게 이어나갈 수 있느냐’ 였다.
1년을 쉬고 복학한 이후 팀플을 포함해 여러 활동을 하였지만 이상하게도 말을 하면 할수록 자신감이 없어졌다. 겉으로는 웃으며 말을 걸지만, 속으로는 ‘내가 하는 이 말이 저 사람한테는 시시하게 느껴져서, 더 이상 대화를 하기 싫은 걸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대화가 잠시 끊긴 그 중간의 미묘한 어색함이 …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간지러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게 커뮤니케이션 관련 능력에 문제가 생겼나 싶어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래리 킹’이라는 사람은 토크 관련 분야에서 무지하기 짝이 없는 데에도 불구하고 누군지 알 수 있었다. 또한 토크쇼의 특성 상 게스트의 신분 자체가 굉장히 대하기 어려울 뿐더러(유명 연예인 등), 보통 낯선 사람과 대화의 물꼬를 트고 이어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대화에 있어서 ‘자신감’, ‘진실함’, 그리고 ‘잘 들어주는 것’을 중요한 요소라고 말하고 있다. 즉, ‘말하는 태도’에 대한 스스로의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언급한다. 특히 나는 이 요소들 중 ‘진실함’이라는 것이 내게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남을 대할 때 가면을 쓰고 이야기를 한다면, 그 상대방도 그만큼의 거리감을 느끼고 수비적으로 나올 것이다. 물론 정도 없는 거리감을 불편하게 여길 수 있으니 그것을 조절하는 것 또한 스킬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최근 만나는 낯선 사람들에게는 ‘내 얘기’를 일절 꺼내지 않았다. 소위 말하는 TMI로 받아들여질까 두려워서 그저 ‘오늘 식사는 하셨어요?’ 라던가, ‘취미로 무엇을 하세요?’ 정도의 이야기를 꺼낼 뿐이었다. 당연히 그런 이야기의 주제는 금새 동이 난다.
그리고 저자가 소개해준 대화의 스킬 중, ‘IF 가정법 질문’ 이라는 것이 참 신선하게 다가왔다. 서두를 ‘만약’으로 시작하여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 같나요?’라고 되묻는 질문이었다. 이것이라면 시시하고 단답으로 나올 수 밖에 없는 질문이 아닌 그 사람의 생각을 온전히 알 수 있으면서 대화를 길게 이끌고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외에는 대화가 아니더라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지켜야 하는 필수 소양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후반부에서는 1:1 대화가 아닌 청중을 대상으로 하는 ‘발표’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기 때문에 비중있게 읽지는 않았다.
책의 템포가 너무 길지 않으면서 용어가 어렵지 않고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했기 때문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또한 상황에 맞지 않게 사용했다간 ‘연예를 책으로 배웠어요.’라는 느낌이 되어버릴 수 있으니 저자가 말하는자 하는 바를 자신의 것으로 체득하는 것이 우선적인 목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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