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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시대, 인간의 일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야 할 이들을 위한 안내서)

로봇 시대, 인간의 일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야 할 이들을 위한 안내서)

구본권어크로스2015년 11월 20일
최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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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지침서라고 할 수 있다.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인공 지능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데, 앞으로 로봇 시대가 다가왔을 때 우리가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들을 던져준다.
  예전에 학술정보관의 독서 프로그램으로 이 책을 알게 되었다. 선생님께서는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며, 앞으로 사라질 직업 등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때 강의를 감명 깊게 들어 독서 클럽의 주제 도서로 정하게 되었다.

 

   이 책은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저자의 생각과 많은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의 가장 좋았던 점은 한 쪽으로 편향된 시각이 아닌 양 측 모두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생각할 거리가 많고, 토론할 거리가 많아서 좋았다. 덕분에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으로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나는 로봇 시대가 다가올 것에 대해 그렇게 긍정적인 입장은 아닌 것 같다. 과학이 발전하면서 기술을 소유한 사람에 의해 지배될 수도, 또 소수의 사람에 의해 악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장 관심 있게 읽었던 주제는 무인자동차와 자동 번역, 로봇과의 연애였다. 아무래도 가장 실생활에 밀접하다고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무인자동차를 그저 TV에서 보듯이 운전자는 쉬고, 자동으로 주행을 해주는 그런 것을 생각했었다. 그런데, 앞으로 다가올 무인자동차는 운전자 자체가 없다고 해서 놀랐었다. 사실 놀랄 것도 없는 게, 미래의 과학 발전은 정말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나는 원래 사람이 운전하는 자동차가 얼마나 사고도 많이 나고 위험하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에 자율주행차에 대해 대찬성하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친구들과 토론을 해보면서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자율주행차의 사고에 대해 깊게 고민해보게 되었다. 사고의 가능성이 있을 때, 과연 누구를 죽일까에 대한 문제는 사람마다 주장이 많이 달라질 것이다. 심지어 그 사고는 누가 책임지게 되는 것인가? 나는 이것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예전에 자신의 아이와 기차에 탄 승객들 사이에서 누구를 죽일지 고민하는 철도 관리자에 대한 이야기가 떠올랐다. 직관이 아닌 오로지 알고리즘에 의해 피해자가 결정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끔찍한 일이다. 또한 이를 악용하는 일이 생기면 절대 안 될 것이다. 책에서는 자율주행차의 장점을 설명하면서도 그 위험성과 도덕성 논란을 이야기해준다. 책을 읽기 전에는 당연히 자율주행차가 사람의 운전보다 안전하다고 생각했는데, 사고가 날 시 알고리즘에 의해 결정된다는 도덕성 논란을 보았을 때 생각이 조금 바뀌기도 했다. 해킹의 위험이 있기도 하고, 어린이와 노약자, 여성 중 누구에게 피해를 입힐지에 대한 딜레마는 데이터 과학자가 많아져서 소비자의 선택에 맡겨야 하지 않을까?

   자동 번역 시대에 대한 이야기도 매우 흥미로웠다. 초등학교, 아니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사람들은 영어를 배운다. 자동 번역 시대가 온다면 우리는 영어를 배우지 않아도 될지도 모른다. 생각만 해도 얼마나 좋은가?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이전에 번호를 모두 외우고 다녔지만 이제는 긴급 상황에만 대비해 특정 번호 몇 개만 외우면 된다. 이처럼 영어도 기계에 의존하지 못하는 배터리가 바닥났거나 하는 등의 상황만을 대비해 최소한의 회화만 알고 있으면 될 것이다. 비록 성별에 따라, 나이에 따라, 또한 국적에 따라 발화하는 습관이나 은어 등의 번역 논란도 있겠지만, 우리 사회에서 SNS를 빼놓고 살 수 없는 지금에서 인터넷의 방대한 말뭉치 데이터를 기계가 스스로 학습하는 머신 러닝의 심화 신경망 알고리즘을 통해 유행어, 은어, 속어까지도 실시간 업데이트될 것이다. 외국어 공부는 정말 그 문화에 대해 공부하고 싶을 때만 필요하게 될 것이다!

   예전에 ‘HER’이라는 영화를 감명 깊게 보았었다. 인공 지능과의 연애라니 정말 신선한 소재가 아닌가? 영화를 볼 당시에는 형체도 없는 인공 지능 시스템과 연애를 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훗날 정말 인간과 똑같이 생긴 로봇이 발명되고, 회색 인간아웃팅처럼 서로가 서로를 구분하지 못할 때가 오면? 아마 나는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어린 왕자에서 사막여우가 어린 왕자에게 네 장미꽃을 그렇게 소중하게 만든 것은 그 꽃을 위해 네가 들인 시간이란다라고 말한 것을 인용하며 로봇에 대한 애착 감정은 상대의 반응이 얼마나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냐 못지않게 내가 얼마나 그 대상에 주의와 감정을 기울였느냐에 따라 달려있다고 한다. 로봇과 정말 함께하는 시간이 많고, 그에 대해 많이 의존하게 되면 그와 사랑에 빠지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어릴 때 아끼던 인형이 터져서 더 이상 안고 자지 못할 때의 슬픔 같은 것도 사랑 아닐까? 하지만 이는 정말 인간과 같은 로봇에 대한 이야기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책에서는 인간에 의해 알고리즘 된 로봇은 인간에게 좋은 감정만을 제공하도록 설계될 것이라고 한다. 자신의 기분에 다 맞춰주고 순종하는 로봇과 지내던 사람이 실제 사람을 대한다면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것에 대해 적응하지 못한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지도 모른다.

   책의 마지막 장에서 저자는 미래는 통제와 예측의 대상이 아닌 학습을 통해 이해하고 대비해야 할 대상이라며, 디지털 세상에선 영어나 운전 기술처럼 코딩 능력을 필수로 익혀야 한다는 코딩 교육 주장론자의 이야기를 했다. 기술에 눈 뜬 사람이 악용할 가능성이 있을 것 같아 불안하면서도, 하지만 데이터 과학자들이 부족한 현 상황에서 코딩에 접근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관심 있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고, 그 관심에서 시작해 직업이 될 사람도 많아질 것이다. 이렇게 데이터 과학자들이 점점 많아져서 오히려 정말 로봇 시대가 왔을 때 이러한 사람들에 의한 다양한 알고리즘을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지금의 국영수처럼 필수과목보다는 중고등학교의 보건 교육처럼 성적 외 과목으로 가르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또한, 사람들이 코딩을 왜 공부해야 하는지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가르쳐주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인공 지능과 로봇은 많은 편리함을 가져다주겠지만 모든 것에는 그 이면을 알아야 한다. 편의에 대비하는 위험을 인지하고, 데이터 과학자들이 많아져서 그를 견제할 사람들이 많아져야 할 것이다. 이 책과 독서 클럽 토론을 통해서 다양한 의견을 많이 접해보았고, 편향적인 시각이 아닌 다양한 생각으로 세상을 볼 수 있는 시각이 생긴 것 같아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