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의 일 (작은도서관의 광활한 우주를 탐험하고 싶은 당신을 위한 안내서)
양지윤의 ‘사서의 일’은 책의 주인공인 지은이가 작은 도서관의 사서로 처음 임명 받았을 때부터 10년 차 사서가 되기까지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나는 이 책이 사서의 구체적이고 형식적인 일들을 정리하는 것 보다 사서로서 인간적으로 어떤 자세를 가져야할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아 이 책을 고르게 되었다. 학교에서 배우거나 학술지에서 알 수 있는 내용들보다 사람의 경험과 마음에서 나오는 것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주인공인 지은이와 함께 성장하는 듯 한 기분을 느꼈다. 사서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자신감으로 인해 첫 사서 근무에 실망을 한 주인공은 처음 대학교에 와서 전공 기초 수업을 듣고 예상한 것과 달라 내가 올바른 학과를 선택한 것이 맞는지에 대한 고민을 했던 나를 떠올리게 했다. 하지만 몇 년 뒤에 자신의 방식으로 사람냄새가 가득 풍기게 하는 도서관을 만든 주인공을 보며 지금 고민하거나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주인공이 도서관에 방문하는 사람들에 의해 예상치 못한 정보나 교훈을 얻을 때, 이것이 바로 작은 도서관의 순기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도서관은 문헌정보의 공유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책과 정보를 통해서 전혀 연관이 없을 것 같았던 사람들과 이어지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래서 주인공이 삭막했던 도서관을 제 기능을 하도록 만들어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통해 사서가 가져야할 가장 기본적이면서 중요한 자질인 사람이 많이 모이는 도서관을 만드는 자세를 배울 수 있어서 뜻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