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맨의 죽음 (범우 희곡선 1)
우연히 ‘아서 밀러‘라는 연극작가를 알게 되었다. 그 작가가 쓴 작품 중 ‘세일즈맨의 죽음‘이라는 작품이 있는데 제목이 워낙 특이해서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연극 대본이다. 일반소설이 아닌 연극 대본으로 이루어진 책이라서 이해하는게 조금 어려웠다. 또한 주인공인 세일즈맨 ‘윌리 로먼‘이 자주 머릿속으로 과거와 현재를 왔다 갔다 한다는 점 또한 이 작품을 이해하기가 어렵게 만들었다. 그렇지만 2번 반복해서 읽으니 주인공들의 심리와 사건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었다.
‘아서 밀러‘의 작품은 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 이후 서민들의 삶을 그린 작품이 많다. 그중에서도 이 작품은 아메리칸 드림으로 인한 물질만능주의가 어떻게 한 가정을 몰락시키는가에 초점을 맞추었다. 주인공인 윌리 로먼은 돈을 많이 벌고 유명해져서 자신의 장례식장에 많은 사람이 와서 추모해주기를 바라는 인물이다. 그는 첫째 아들인 비프가 유명한 미식축구선수로 성공하길 바라는 마음에 도둑질을 해도, 학교에서 F를 받아도 신경을 안 쓴다. 둘째 아들 해피는 형처럼 잘하는 것이 없으니 윌리는 해피에게 무관심하다. 그러다 대공황 이후 세일즈맨으로 먹고살기가 힘들어지고 비프도 이도 저도 아닌 신세가 된다. 그러면서 윌리는 비프를 원망하고 마지막까지 비프가 원하는 것은 모른 체 비프의 세상성공만을 바란다. 결국 윌리는 자신의 생명 보험금이 있으면 비프가 행복해질것이라 믿고 자살하게 된다.
이 작품은 1930년대 미국의 시대 상황을 잘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가족 문제가 이 시대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리고 느꼈다. 지금도 부모세대에서는 자식들이 세상 적으로 성공하기만을 바라며 거짓을 행하고 공부를 안 해도 다 받아주는 경우가 있다. 최근에 있었던 사건 중에 ‘쌍둥이 자매 전교 1등 사건‘을 보면 알 수 있다. 아버지가 자녀들의 성공을 위해 거짓을 행하였다고 의심받고 있다. 사실 어찌 보면 이런 것도 다 부모의 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식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그런 행위를 한 게 아닌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행위가 정당화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윌리가 비프의 성공을 위해서 잘못을 모른 척 한 것은 결국 나중에 비프가 사회생활을 하는데 큰 걸림돌이 되게 만든다. 자꾸 부모가 자식과 자신을 동일시 하므로 중간의 과정이 어떻든 간 데 내가 원하는 대로 성공하고 잘되기를 바란다.
윌리도 비프가 진짜 하고싶은것이 물어보지 않고 자신의 생각대로 ‘비프는 이런 것을 좋아할 거야‘라고 넘겨짚고 행동한다. 따라서 부모는 자식을 자신과 다른 하나의 인간으로 대해 줄 필요가 있다. 또한 자식의 입장으로서 부모의 말이 100% 옳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부모와 자식은 다른 세대에서 자신의 청춘을 보낼 것이다. 부모의 의견은 소중하게 듣되, 지혜를 가지고 부모의 말씀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능력도 필요할 것이다.
이 책을 읽고 결과적으로 가족공동체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충분한 관심을 가지되, 각자가 하나의 개인이라는 점을 잃지 말고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