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 상상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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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정재승어크로스2020년 7월 7일
전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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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정재승은 우리 시대 가장 주목할 만한 과학자로 뇌를 연구하는 물리학자인 그는 KAIST 물리학과에서 학부를 졸업하고 박사과정을 마쳤다. 복잡계 물리학을 전공하고 이를 치매환자의 대뇌모델링에 적용한 논문으로 이론신경과학 분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자연과학을 넘어 인문학과 사회과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인간사회에 대한 유쾌한 글쓰기로 과학적 통찰력을 제공하고 있다. ‘정재승의 과학콘서트는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악장마다 5개의 과학주제를 갖고 누구나 쉽고 편하게 이해 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있. 나는 각 악장 중에서 특히 나에게 관심이 있었던 1가지씩의 주제에 대해 설명하고 감상을 쓰도록 하겠다.

1악장은 케빈 베이컨 게임, 머피의 법칙, 어리석은 통계학, 웃음의 사회학, 아인슈타인의 뇌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중에서도 머피의 법칙이 내 관심을 끌었다. 나도 생활하면서 경험한 내용들이 책에 많이 적혀 있기 때문이었는데 머피의 법칙이란 잘될 수도 있고 잘못될 수도 있는 일은 반드시 잘못된다는 것이다. 이 법칙을 과학적으로 증명한 사람은 영국의 로버트 매슈스로 버터 바른 토스트에 관한 것이 있다. 로버트 매슈스가 약간의 수학으로 증명했던 머피의 법칙들은 결국은 재수의 문제가 아니라 과학의 영역이었다는 저자의 설명은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2악장은 잭슨 폴록, 아프리카 문화, 프랙털 음악, 지프의 법칙, 심장의 생리학으로 구성되어 있다각 주제들 모두 흥미로웠지만 그 중에도 심장의 생리학이 특히 관심이 갔는데 이 주제는 지금까지 내가 편협하게 알고 있었던 상식 아닌 상식을 깨주는 내용이 담겨 있어 매우 흥미로웠던 부분이다. 이 주제는 심장뿐만 아니라 우리 생명체는 질서 정연한 방식으로 규칙적인 운동을 수행하는 정적인 시스템이 아니라 불규칙적이지만 유연하고 역동적인 상태를 통해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 하는 역동적인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이제 심장박동은 규칙 적이다라는 상식은 과감히 던져버리자. 그리고 기억해 두자. 규칙적으로 뛰는 심장박동 소리, 그것은 우리의 생명을 영원한 안식처로 이끄는 죽음의 진혼곡과 같다는 것을

3악장은 자본주의의 심리학, 복잡계 경제학, 금융 공학, 교통의 물리학, 브라질 땅콩 효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중에 자본주의 심리학은 지금까지 내가 무심하게 지나치며 보았던 백화점 매점에 진열된 물건들 또는 내가 좋아하는 패스트푸드 매장 안에 숨겨진 여러 가지 몰랐 던 사실들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어 무척 관심이 가는 주제였다. 고객의 쇼핑 패턴을 연구하기 시작한 이른바 쇼핑의 과학이라 불리는 이 분야는 기본적으로 소비자의 심리를 파악해서 좋은 판매 전략을 세우고 매장 설계와 진열에 이를 응용하자는 것이지 소비자의 심리를 파악해서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것이 아니다.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것이 아니다.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좋은 판매 전략이 아니냐고 되묻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것은 순진한 생각이다. 소비자를 위한 서비스와 판매 촉진을 위한 서비스가 대치할 때 과연 그 제공자들은 무엇을 따를까? 고객을 위한 설계와 이윤을 위한 설계가 정면으로 대치할 때 가게

주인은 반드시 이윤을 택하게 마련이다. 백화점도 마찬가지다. 이것이 쇼핑의 과학이다. 손님이 왕이라고? 손님은 주머니에서 돈이 지불되기 전까지만 왕이다. 백화점의 복잡한 미로에서 잠시 정신을 잃는 사이, 오늘도 수십만 명의 왕들은 그곳에서 돈을 잃는다

4악장은 소음의 심리학, 소음 공명, 사이보그 공학, 크리스마스 물리학, 수의 물리학으로 되어 있고 이중에 박수의 물리학은 반딧불이의 반짝거림, 귀뚜라미들의 울음소리 그리고 청중들의 박수 속에도 과학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로 알게 되어 매우 흥미로웠던 부분이다. 앞에서 나열한 일정한 각 소리의 현상을 저자는 동기화현상 또는 위상동기로 설명하고 있는데 우리가 치는 박수에도 동기화된 박수가 여러 차례 되풀이 되는데 박수에는 열정적인 감정이 실려 있으며, 박자를 맞춰 치는 박수에는 다른 청중들과 하나 됨을 느끼게 하는 편안함이 있다고 설명하면서 동기화현상을 쉽게 설명하고 있다이 책은 그동안 내게는 너무 어렵게만 느껴졌던 과학이라는 학문을 누구나 쉽고 편하게 접근 할 수 있다는 학문으로 접합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책속에 담겨진 여러 과학적 주제와 현상들은 그 용어자체부터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저자의 명쾌하고 자연과학을 넘어 인문학과 사회과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한 자세한 설명은 마치 각 주제를 악장으로 표현 한 저자의 의도대로 한편의 훌륭한 교향악을 듣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