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사회
제목 :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처방전, 여유
“자기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가?” 라는 질문에 자신 있게 그렇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많을까? 이 질문은 『피로 사회』를 읽은 후 역설적으로 다가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해 성과사회 속에서 경쟁한다. 이 경쟁 속에서 자신의 에너지를 지나치게 소진하고 스스로를 피로 속에 빠뜨린다. 사회가 요구하는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는 서로와의 경쟁 속에서 살아가면서 내적인 병을 얻게 된다.
저자는 경쟁 속에서 자신을 착취하면서 생기게 되는 정신질환을 인식시켜준다. 현대사회는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주어 무엇인가를 못하면 사회 속에서 살아갈 수 없다는 불안감을 조장한다. 긍정성의 과잉으로 생긴 불안감을 극복하기 위해 사람들은 스스로를 노예처럼 노동시킨다. 자기 스스로가 주체와 객체가 되어 노동시킴으로써 사람들은 신경성 폭력을 가지게 된다. 피로가 누적이 되어 폭력이 되고 공동의 삶, 친밀함을 파괴하게 된다.
이 점은 나에게도 적용되고 있는 것 같다. 비록 내가 직장을 다니는 것은 아니지만, 고등학교 시절을 수험생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학교수업, 학원 수업, 인터넷 강의를 모두 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쫓기며 보냈었다. 많은 것을 해야 한다는 불안감, 주변에서는 다른 사람들도 다한다, 할 수 있다는 인식을 나에게 항상 각인시켜 주었다. 이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생긴 짜증을 나와 가장 가까이 지내는 가족들에게 내었다. 내가 짜증을 내는 이유를 모르는 가족들은 답답해하시며 혼을 내셨다. 성적이 우선인 학교라는 사회 안에서 그에 대한 압박감을 가지게 되었다. 이 압박감으로 신경성 폭력이 생기게 되었으며, 이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악화시키고 있다. 그리고 대학생이 된 지금도 꿈을 위해 단계적인 도약을 준비하지 못하고 과제, 팀 활동, 발표 준비 등으로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해야 한다며 불안해하고 마음의 혼란을 겪고 있다. 이것 또한 학업에 관련된 성적을 우선시하기에 나타나는 현상인 것이다. 과제해야 한다, 팀별 모임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바쁘다며 오랜 친구들과의 만남을 미루었던 적이 종종 있었다. 학점을 중시하는 학교라는 사회 안에서 그 기준에 맞추어 가다보니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관계를 소홀히 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우리가 자신의 개성을 포기하는 현상을 방증하고 있다. 성과만을 중시하는 획일화 된 개인들을 따라만 가지 말고 여유를 가지고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저자는 눈을 통해 사색하는 것이 정신성을 갖추기 위한 최초의 예비 교육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피로 사회가 우리에게 주는 상황에 즉각적으로 반응하여 안절부절못하며 과잉활동을 하지 않고 주체적으로 활동하는 힘을 함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업과 다양한 정보를 처리하는 것에 초점을 두는 과잉주의에서 벗어나 평정심을 가지고 스트레스 받고 있는 우리의 정신을 다독여 주어야 한다. 사회가 요구하는 대로 성과를 만들려고 안절부절못하기보다 사색을 통해 자신을 제 3자적 입장에서 볼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인간 본연의 삶을 사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우리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고자 경쟁사회, 성과사회 속에서 어려움을 버텨 내고 있지만 이것은 오히려 자기 자신에게 독이 되는 행위인 것 같다. 결과에 집착하고 복종적, 수동적인 주체인 사회 구성원이 되지 말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자신을 사색하며 본연의 나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개인들이 되어야 한다. 느린 삶, 사색적인 삶에서 주체적인 사회 구성원으로 거듭난 자신의 모습을 느끼며 발견 할 수 있을 때, “자기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가?” 라는 질문에 자신 있게 “그렇다”라고 답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