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야매 득도 에세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무언가를 포기해본 적이 있었을까? 항상‘거의 다 되었는데’,‘이것만 하면 성공인데’라는 생각들을 떨쳐내지 못하여 포기하지 않았고 그로 인하여 실패를 경험하고는 했었다. 아니, 포기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열심히 해보자는 욕심에 눈이 멀어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사회의 진입할 나이 스무 살이 된 나에게는 포기할 줄 아는 능력, 즉 용기가 필요했고 그 순간 내 눈에「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가 들어왔다. 제목만 봤는데도 나에게 용기를 주었고 이 책을 통해 여러 가지를 깨달을 수 있겠다 생각이 들어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노력은 인생의 동반자? 배신자?
요즘 들어서 에세이가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그래서인지 최근에 에세이를 많이 읽게 되었는데 작가들은 항상 삶에서 중요한 것은 실패를 경험하며 성장하는 노력이라고 말한다. 작가의 삶에 빗대어 이야기할 뿐이지 사실 같은 의미의 말들을 다른 말로 풀어놓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에세이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의 책들에서도 노력은 인생에 있어 동반자라고 말한다. 그렇게 정신교육을 받은 우리는 모든 일에 열심히 하며 성공하기 위하여 노력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노력은 항상 우리를 배신한다고 한다. 처음에는 책이 너무 부정적이라고만 생각했는데 한 글자씩 읽다 보니 작가는 현실적인 말들로 위로를 해주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는 노력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을 시기하고 질투하게 된다. 쉽게 말해 나보다 적은 노력으로 나보다 더 성공한 사람들을 비난한다는 것이다. 책의 구절 중‘열심히 노력했다고 반드시 보상받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열심히 안 했다고 아무런 보상이 없는 것도 아니다.’라는 구절이 있다. 즉 나의 노력이 부족했던 것이 아니라 노력은 항상 우리를 배신하고 공평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 구절은 현실적인 말로 큰 위로를 주었다.
포기해서 경주 밖으로 나가자!
우리 사회는 게임, 공부, 일 등 모든 것에서 경쟁하는 경쟁 사회이다. 무조건 승자와 패자를 정하고 그런 다음에는 또 새로운 경쟁이 시작되는 그런 사회이다. 이런 세상에서 살다 보니 항상 패배를 경험하고 승리한 사람들에게 상대적인 패배감을 느끼며 살아간다. 무슨 경주인지 알지도 못하는 경주에서 승리하려고 애를 쓰며 노력한다.
‘지금의 나는 성적을 낼 필요가 없다. 이제 나는 경주 바깥의 사람이니까. 나는 더 이상 그들의 경쟁자가 아닌 것이다.’라는 구절이 있다. 우리는 알지도 못하는 경주에서 애를 쓰며 상대적 패배감 속에 스스로 가두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즉 내가 나를 경쟁 속에서 피폐하게 만들고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경주 밖으로 나가 무한의 경주 속에서 벗어남으로써 패배감을 느낄 일조차 차단할 수 있다.
길은 절대 하나가 아니니까.
나는 그동안 한 가지 길을 고집하며 절대 포기하지 않으려고 했다. 이렇게 끝까지 하다보면 언젠간 나에게 보상이 주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실패를 경험하면서도 집착하였고 스스로를 굴레 안에 가두었었다.‘세상에는 많은 길이 있다. 어떤 길을 고집한다는 것은 나머지 길들을 포기하고 있다는 이야기와 같다.’라는 구절이 있다. 이 구절은 포기하지 말라는 말이 잔혹한 말이라는 의미이다. 즉 괴로움이 느껴지면 과감히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 목표를 포기할 수 없어서 목숨을 끊는 등의 비극을 만들어내서는 안 된다.
주식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은‘손절매’라고 한다. 더 큰 손해를 막기 위해 실패를 인정하고 파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기술이라고 한다.‘콩코드의 오류’에서처럼 그동안 투자했던 시간, 노력, 돈 등의 매몰 비용에 집착하여 더 큰 손해를 경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항상 여러 가지기 때문에 나를 괴롭게 한다면 포기하자. 포기해도 괜찮다. 아니, 포기해야 행복해진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
아르바이트를 하고 퇴근한 후나 학업을 마치고 집에 도착하면 항상 잠자는 시간이 아까웠다. 그렇다고 늦게 자기에는 다음 날의 피곤함이 나를 힘들게 할 것을 알았기에 늦게 잘 수는 없었다. 결국 나에게 주어진 자유시간은 잠에 들기 전 3시간 정도였다. 이 3시간동안 나는 시간을 알차게 쓰기 위해 이 책의 작가처럼 영화를 보거나 쇼핑을 하는 등 무엇인가를 했어야 했다. 반복되는 일상이 지루하여 다른 무언가를 원하더라도 시간이 부족했고 이렇게 해야 시간을 알차게 보낸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잠에 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학이 되었고 나는 일주일의 반 이상을 자유롭게 보낼 수 있었다. 무엇을 하며 보낼지,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일지 생각을 해보았지만 떠오르지 않았다. 처음에는 주어진 자유가 아까워 여행, 게임 등 무엇이라도 해보고 싶었지만 그 무엇도 흥미가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다. 나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을 하고 싶어하는 것이었다.‘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를 통해 나는 나의 자유를 마음껏 누릴 수 있었던 것이었다. 자유란 쉬는 시간에 비싼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것, 비싼 호텔에서 하루를 쉬는 것, 해외여행을 가는 것 등 그 무엇도 아니라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쉬다(休)’의 의미는 나무에 기대어 모든 일을 중단하는 것으로 절대 뒤처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에서 가장 불행해지는 방법
우리 사회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중시하고 판단을 따르는‘타의적 사고’를 만들었다. 무엇을 하게 되어도 다른 사람들과 경쟁하고 비교해가며 나 자신을 불쌍한 사람을 만드는 사회.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당장 옆에 있는 친구와 나를 비교하여 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비교는 나를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으로 만드는 방법 중 실패가 없는 최고의 방법이다. 다른 사람과 다른 삶을 살아가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다르다고 실망하고 실패했다고 생각을 들게 하기 때문이다. 나와 가까운, 나와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과 비교하며 나의 성취와 행복의 크기를 평가하는 것은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드는 멍청한 짓이다.
이 책은 다른 책들과 달리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위로의 말들을 담은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상황과 경험을 토대로 우리 사회와 그 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의 삶을 비판하며 어떻게 행복을 찾아야 할 지 조언해주고 늦지 않았다고 위로해준다. 작가와 나는 20살이 더 차이가 나지만 작가의 삶을 공감할 수 있었고 나의 삶의 방향을 정할 수 있었다. 현재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혹은 항상 실패만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인생의 길잡이가 되어줄 책이라고 생각한다. 나와 같은 사회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을 할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사회의 굴레에서 벗어나 행복을 찾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