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토론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2018년 1월 29일 2420

도서명: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팀명: 마음의 양식
팀원: 정하얀, 이하연, 이희영

[줄거리]
개풍 박적골에서 풍성한 자연과 벗하며 야생의 시기를 보낸 ‘나’는 일곱 살 때 엄마를 따라 서울로 와서 가난한 동네 현저동에 자리를 잡는다. 엄마의 대단한 교육열로 인해 주소를 속여 가며 명문 초등학교에 입학하지만, ‘나’에게 서울 생활은 새콤한 싱아를 먹지 못해 속이 울렁거리는 것과 같다.
광복 즈음 오빠가 취직하면서 살림은 피지만, 엄마는 자식들이 업신여김을 당할까 봐 삯바느질을 계속하여 결국 서울에 집을 장만한다. 1950년 ‘나’는 서울대에 입학하지만 그해 전쟁이 발발하고 가정의 안정과 평화는 무참히 깨져 버린다. 의용군으로 끌려간 오빠가 만신창이가 되어 돌아오고 식구들은 피난을 포기한 채 현저동에서 불안한 나날을 보낸다. 벌레와 같은 고통의 시간을 돌아보며 ‘나’는 글을 써 이 시대를 증언하리라는 생각을 한다.

[매주 토론 내용]
-1. 야성의 시기 ~ 3. 문 밖에서

첫 번째 모임에서 읽은 내용은 주인공이 시골 생활을 끝내고 서울로 올라와 서울에 막 적응하기 시작할 때이다. 우리는 각자 인상 깊었던 부분에 대해 생각을 나누었다.

정하얀: 어머니가 왜 악착같이 아들과 딸을 시골이 아닌 서울에서 키우길 원했는지 이해가 된다. 어머니가 시골의 무지로 인해 손을 써보지도 못한 채 일찍이 남편을 여의고 혼자 아이들을 키우고 고생하면서 시골에 대한 반 감정이 생기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아픈 과거를 지낸 시골이라는 공간에서 자식들마저 망가지게 두고 싶지 않았던 어머니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갔다. 어머니가 서울에서 주인공을 키우고 싶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아버지 없이 자랐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딸이지만 서울까지 가서 교육을 시키며 성공시키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이하연: 이 부분에서 할머니와 떨어져야 하는 부분이 가장 인상 깊었다. 만약 본인이 주인공이라면 익숙하고 정들었던 시골과 이별해야 함이 무척 슬프고 어머니를 원망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할아버지가 동풍으로 아팠을 때 담뱃불을 붙여주는 부분에서 웃기면서도 안쓰러운 감정이 들었다. 할아버지는 불도 못 붙이는 어린 손녀를 보며 예뻐하면서도 떠나보내기 싫으셨으리라.

이희영: 서울에 가서 어머니와 살 때 주인공이 알던 어머니와 다른 모습을 보였을 때 주인공이 느낀 심정이 공감되었다. 주인공이 어머니가 집주인의 눈치를 보며 집주인 자식과는 어울리지 않도록 야단을 내는 모습, 물장수에게 극진한 대접을 해주는 모습 등, 그렇게 강해 보이는 어머니가 서울에서는 약하면서도 굽혀 들어가는 모습을 보니 주인공은 어린 나이지만 세상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다음에 읽을 차례는 주인공이 국민학교에 입학할 때이다. 본격적으로 주인공이 서울에서의 생활을 하며 어떤 것을 직접적으로 느낄지 기대된다.

-4. 동무 없는 아이 ~ 6. 할아버지와 할머니
두 번째 모임에서는 주인공이 서울로 올라와서 본격적으로 서울생활을 시작하게 되면서 느끼는 감정과 당시 일상과 학교생활에서도 느껴지는 일본의 압박상황에 대해 토론을 진행해보았다.

정하얀: 일본이 우리나라를 점령했을 때의 시대상황이 이 책에서는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특히 주인공의 학교생활에서 이를 많이 접할 수 있었다. 창씨개명을 강요하는 것은 물론이고, 인사부터 수업까지 일본인 선생님이 일본어를 가르쳤다. 이러한 사소한 잔해들이 우리의 시대상황의 아픔을 덤덤하게 표현하는 듯해 더욱 안타까웠다. 그러나 무엇보다 안타까웠던 것은 주인공의 태도이다. 일본식의 생활방식을 막연하게 동경하고 조선인이 조선말을 할 줄 아는 것을 오히려 귀찮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등의 글쓴이의 모습이 우리의 뼈저린 과거를 자각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 어느 정도 이해는 가지만 마음속의 씁쓸함을 금치 못했다.

이하연: 시골에서 서울로 상경하여 할머니와 할아버지와도 이별을 하게 된 주인공이 할아버지를 여읜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할아버지는 주인공의 유년시절의 대부분의 추억을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정도로 비중이 큰 존재로서 책에 비춰진다. 할아버지의 모습은 이제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는 텅 빈 사랑채의 모습과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할아버지의 자잘한 기억들까지 기억하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애정을 느낄 수 있었고, 할아버지를 여읜 후 할머니와의 재회장면은 가슴 한 부분을 시큼하게 하였다. 주인공의 유년시절은 할머니와 할아버지와 뗄래야 뗄 수가 없는 추억인 듯 했고 이러한 모습들이 부럽기도 했고 신기하기도 하였다.

이희영: 주인공이 엄마의 반강제적인 서울로의 이사로 시골 그리고 할아버지 할머니와도 떨어지게 되면서 주인공이 서울에 대한 반감을 가지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집 주소도 서울 문안으로 속여가면서 엄마가 원하는 학교에 입학하여 서울 아이들 속에서 소외감과 박탈감을 느끼는 모습이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토론에서는 당시 시대상황으로 인한 잔해들을 이해해보고 주인공의 심경변화에 대해 감정이입을 해보는 것을 중점으로 토론을 진행해 보았다. 다음 토론에는 시대상황과 주인공의 감정이 어떻게 변화되어갈 것인지 주목해보아야 할 것이다.

-7. 오빠와 엄마 ~ 9. 패대기쳐진 문패
3번째 모임에서는 일본에게서 해방을 맞이했지만 남과 북이 나누어지고 분단된 상황에서 주인공이 서울대학교에 입학하게 되는데 그것도 잠시 6.25라는 비극을 맛보게 되면서 시대상황을 짐작하며 토론을 진행하였다.

정하얀: : 이 소설은 전쟁이 사람들의 마음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를 잘 보여주는 것 같다. 누가 점령하느냐에 따라 박쥐처럼 변덕스러워야 하는 사람들과 전쟁이 얼마나 사람을 비겁하고 야박하게 만들었는지 잘 보여주고 있었다. 전쟁으로 인해 사람들 간에 의리와 믿음을 파괴되며 모함으로 치를 떨어야 했다. 을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갑의 위치의 사람들에게 비굴해져야만 살아갈 수 있는 모습들을 시대상황에 비추어 생각해 보니, 어찌 보면 인간의 생존 본능이라면 당연하게 일어날 수 있는 사회적 문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현대사회에서도 나타나는 사회적 문제와 비슷한 것 같아 본성에 잠식되어가는 인간의 이성이 하찮게 보이기도 하였다.

이하연: 오빠는 의용군으로 인민군들에게 끌려가며 이웃사람들에게 빨갱이 집으로 취급당하며 온갖 수모를 겪는다. 작은 외숙모는 간신히 살아나왔지만 작은 아버지는 처형당하는 모습을 보고 같은 민족이 서로 죽고 죽이는 상잔의 비극 같다고 느꼈다. 중공군의 개입으로 결국 1월 4일에는 남한 정부가 서울에서 후퇴를 하면서 주인공의 가족은 피란을 가야만 했었는데 아직 오빠가 돌아오지 못해 혼자서라도 떠나라고 하시는 엄마의 모습을 볼 때 주인공이 혼자서 가족과 떨어져야하는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지 짐작할 수 있었다.

이희영: 다행히 오빠가 돌아왔지만 기쁨도 잠시 그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많이 변해있었고 마치 지금 우리 사회가 변해가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주인공 가족은 가짜 피란을 떠나기로 하며 처음 살던 현저동으로 가게 되는데 이 소설에서 현저동은 마치 주인공 가족들에게 있어서 애증의 존재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벗어나고 싶어 하는 공간이지만 결국 돌아오게 되는 가족들의 보금자리라는 느낌을 받았다. 마지막에 주인공은 이 모든 것을 기록하게 되리라는 것을 이야기하는데, 이것이 이 소설이 나오게 되는 것에 대한 복선이 아닐까 싶다.

1.4후퇴의 시작을 배경으로 이 소설은 끝이 나고 그 후로도 전쟁은 계속되었다. 후에 작가는 어떤 생을 살았을까 궁금증이 들며 독서를 마치게 되었다.

10. 암중모색 ~ 12. 찬란한 예감
4번째 모임에서 읽은 부분은 소설의 마지막 부분이다. 해방 후에 가족이 평화를 되찾았지만 6.25가 발발하고 피난을 가지도 못한 채 주인공 식구들은 다시 처음의 현저동에 모습을 숨기게 되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정하얀 : 주인공이 중학생 시절 수업 도중 영화를 보느라 땡땡이를 쳐 선생님이 사는 현저동에 찾아간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현저동은 주인공이 살았던 동네이자 처음으로 서울 살이를 했던 곳이기 때문에 더욱 애착이 갔을 것이다. 현저동에 처음 이사를 갔던 주인공은 아무것도 모르는 순수한 상태인데 소설 마지막 부분에서 현저동으로 간 주인공은 많은 것을 알아버린 모습이었고, 이것이 전쟁이 주는 고통과 피폐함의 잔해들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 주인공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이하연 : 엄마의 고집이 정말 공산주의가 싫어서가 아니라 오빠를 걱정하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오빠를 시골에서부터 도시로 데려와 교육을 시켜 잘 키우고 싶었던 엄마는 오빠가 잘못되는 것을 원치 않았기에 여러 번 이사를 다니면서까지 걱정을 했던 것 같다. 그것은 누구의 어머니든 같은 마음일 것이다. 나와 이희영 학생은 오빠와 엄마의 갈등에 대해 서로 다른 시각을 가졌다.

이희영 : 오빠가 성인이 되었고 스스로 판단할 나이가 되었기에 좋은 일이든 위험한 일이든 본인이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 속 엄마는 자식들을 위해 좋은 것을 해주고 싶어 하고 나쁜 길로 가려고 할 때마다 죽어라 말리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의 입장에서 그것을 보았을 때 만약 지금 그 상황이었다면 각자의 생각을 존중하였을 것이라고 하였다.

이로써 소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를 모두 읽고 의견을 나누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책은 주인공의 일생과 전쟁에 따른 생각, 경험이 잘 드러난 소설이라는 것이 부원들의 공통된 평가이다.

[최종 느낀점]
정하얀: 이 소설을 읽기 전, 제목으로 내용을 예상했을 때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나 도시 생활에 대한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주인공이 전쟁으로 변화하는 모습이나 상처, 경험이 잘 드러나면서 우리의 역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독서 클럽 활동으로 친구들과 자주 만나 토론을 하니 더 깊고 넓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어 좋았다. 또 이러한 기회가 주어진다면 또 참가할 계획이다.

이하연: 어린 시절 이 책을 읽은 경험이 있는데, 그때는 주인공이 순수한 인물로 느껴졌다. 다시 읽어보니 주인공은 엄마나 오빠의 생각에 대해 꿰뚫고 있었고, 전쟁과 도시 생활로 인해 많이 철든 모습이었다. 마치 우리가 성숙하게 자라는 모습을 보는 듯 하였다. 이번 활동을 통해 보았던 책을 다시 읽었을 때 느낌이 새로워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그동안은 따로 책 읽는 시간을 내기 어려웠는데 모임을 가지니 책을 읽는 것 뿐만 아니라 함께 생각도 공유할 수 있어 즐거웠다.

이희영: 평소에 소설을 즐겨 읽는데 주인공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소설은 특히나 지식과 생각을 폭을 넓혀주는 것 같아 좋아한다. 이 소설은 나에게 딱 맞는 소설이었다. 사실을 바탕으로 하여 그 시대를 온전히 느껴볼 수 있었고 상황에 대한 깊은 생각도 할 수 있었다. 독서 클럽이 없는 시간에도 친구들과 카톡과 전화로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할 정도로 이 책에 푹 빠졌었다. 다음에는 평소 읽던 소설 책에서 더 나아가 다른 분야의 책도 도전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