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의 서재

서은경의 서재(크리에이티브인문학부 교수)

2022년 4월 7일 240

서은경(크리에이티브인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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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까지 읽었던 책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무엇인가요?
    『갈매기의 꿈(Jonathan Livingston Seagull)』 , 리처드 바크

    나에게 가장 기억에 남은 책은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나의 어린 시절마다 좋아하고 기억하고 싶은 책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도 나의 가슴을 강하게 강타한 책은 바로 대학시절에 읽은 ‘갈매기의 꿈’이다. 이 책은 70년대 그 당시를 지배한 가치에 반항하던, 그리고 ‘자유’를 선망하고 힘껏 외치던 젊은이들의 필독서와 같은 책이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난 후, 조나단이 외친 ‘자유’라는 이슈가 나를 강타했다기보다는, 그 당시 중심이 아닌 언저리에서 어슬렁거리면서 대학시절을 보내고 있었던 나에게 ‘너의 꿈은 무엇이고 신념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나를 강타했다. 나의 대학 2~3학년 시절은 사회적으로는 상당히 불안정한 상태였고, 대학의 문은 굳건히 닫혀 있어서 대학생이지만 대학 캠퍼스가 아닌 어디 앉을 수 있는 작은 공간에서 우리가 만들 꿈과 사회를 논하였던 시절이었다. 이때 이 책은 나에게 나의 꿈이 무엇이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들었고 또 노력의 결실이 어디선가 나타날 것이라는 희망을 던져주었다. 그때부터 나는 나의 꿈을 향해 한발자국씩 노력하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이 책은 나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어느새 40여년이 흐른 지금 보니, 작가가 던진 화두, “이상을 추구하며 남과 다르게 살 용기가 있는가?” “항상 새로운 것을 도전하기 위해 끝없이 노력할 수 있는가?” “나의 성취를 아낌없이 남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는가?”는 대학 시절의 한 번의 고민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나를 돌아보고 채찍질하면서 인생 마지막까지 가져가야 하는 메시지인 것 같다. 내 삶 옆에서 이 책의 감흥과 나에게 준 메시지를 항상 기억하고 같이 가지 못한 것이 아쉽기는 하나, 한편으로는 늦지 않았다는 생각도 든다.
  • 한성의 청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나요?
    『지리의 힘(Prisoners of Geography)』 , 팀 마샬

    중국, 미국, 서유럽, 러시아, 한국과 일본,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중동, 인도와 파키스탄, 북극 등 전 세계 10개 지역을 뽑아 각국의 물리적 지형이 정치적 현실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집중적으로 파헤친 책이다.


    현재 당면하고 있는 국제적인 갈등의 양상을 진단하며 그 뿌리가 되는 지리적 조건과 과거의 역사를 구체적으로 보여주어서 흥미롭다. 아울러 다가올 미래도 지정학적 관점으로 조망하였는데 어느 정도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외부 사회와 동떨어져 살 수 없는 현재, ‘세계는 하나’라는 글로벌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이 정도의 상식을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여 추천한다. 특히 이 책은 너무 편향되지 않고 국가적 상황을 알맞게 그리고 너무 어렵지 않게 설명하고 있고, 어떤 경우에는 지리학적 분석이 아쉬울 때도 있지만, 지금의 급변하는 세계정치에 대한 혜안을 가질 수 있게 하는 상식서(常識書)라 볼 수 있다.

    『팩트풀니스(Factfullness)』 , 한스 로슬링

    빌 게이츠가 대학원 졸업생에게 선물한 책이라 하여 유명한 책이다. 작가는 우리가 10가지의 본능(간극, 부정, 직선, 공포, 크기, 일반화, 운명, 단일관점, 비난, 다급함)으로 인하여 생긴 오해와 편견으로 휩싸여 있음을 객관적인 수치와 자료를 통하여 보여주고 있다. 제시된 수치를 보면서 “왜 나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지?” 또는 “세상은 변하고 있는데 나의 인식은 하나도 변하지 않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한 책이다.


    사실이 아닌데, 사실로 받아들이면서 생겨나는 문제가 이제 사회문제로 확산하는 요즘, ‘내가 색안경 끼고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않은지’, ‘이 사실을 내가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맞는지’를 스스로 타진하게 만드는 책이다. 마지막으로 작가가 제시한 팩트를 살펴보니 ‘세상은 정말 괜찮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다.
  • 지금 읽고 있는 책은 무엇인가요?
    『그 겨울의 일주일(a week in winter)』 , 메이브 빈치

    지난겨울에 “그 겨울의 일주일”을 읽었다. 타계한 작가 사후에 발표된 책으로 내가 2019년 12월 아일랜드 여행을 다녀온 후 코로나19로 인하여 해외여행을 못 하는 아쉬움을 달래기 위하여 가장 최근에 한 여행의 추억을 곱씹어 볼 생각으로 고른 책이다.


    플롯이 정교하고 스토리 진행이 빠르게 되는 베스트셀러 책과는 다르게 잔잔한 물결과 같은 책이었지만, 그 안에서 인간애와 따듯함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특히 이야기의 주인공인 작은 호텔 투숙객이 우리가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어서 좋았고, 그들이 가진 고민들이 의외의 일이 생기면서 해결되거나 아니면 맞닥뜨려서 흘러가게 하는 이야기 전개도 평범하여 좋았다.


    그렇지만, 어떠한 인생도 항상 나쁠 수만도 없고 좋을 수만도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 번 느끼게 한 책이다. 이것이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미소를 짓게 된 이유이다. 그리고 외국의 작은 마을에 위치한 작은 호텔에서 한가롭게 여유를 부리며 내가 좋아하는 책을 읽는 나를 상상할 수 있어서 좋았다.

    『섬에 있는 서점(The Stored Life of A. J. Fikry)』 , 개브리얼 제빈

    가장 최근에 읽은 책은 올해 3월에 읽은 “섬에 있는 서점”이다. 쓰나미처럼 몰려왔던 일을 끝내고 그 후유증을 달래기 위해 선택한 책이다. 또한 사서이며 서평가인 내 친구가 권한 책이고 미국도서관 사서 추천 1위 책이기도 하지만, 제목(한글 번역 제목)에 이끌려서 선택한 책이다.


    사실 서점과 책에 관한 내용인가 하였는데 물론 모티브는 서점과 책이었지만, 한 사람의 인생사를 보여주는 내용이 담긴 책이다. ‘모든 인생은 서로에게 매우 큰 의미로 연결되어 있다’라는 시사점을 나에게 잔잔하게 그러나 밀도 있게 전달해주었다. 그리고 책을 읽는 내내, 다양한 책에 대한 한 두 줄의 저자논평을 책 곳곳에서 발견(?)하면서, 나는 작가의 광범위한 독서량과 혜안을 알 수 있었고 이점이 그냥 부럽기만 하였다.


    마지막으로 301쪽에 저자(주인공)의 귀납적인 외침인, “우리는 혼자라서 책을 읽는다. 책을 읽으면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글귀는 이제 내가 좋아하는 글귀로 삼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삶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
    독서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나와의 대화를 이끌어 내는 힘

    요즘 들어 주어진 업무와 씨름하느라 바쁜 나에게 던져진 “독서가 왜 필요한 가”라는 질문은 나를 업무의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오게 했고 아무 일 하지 않고 생각의 늪으로 빠져들게 한 질문이었다. 그 결과,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하기 전에 나는 나에 대한 성찰부터 시작하게 되었다. 즉 막연히 나는 책 읽기를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나에게 독서는 무슨 의미일까?, 삶 속에서의 독서가 주는 가치는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깊게 해보지는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나는 며칠 동안 ‘독서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였고 그 답을 찾기는 쉽지는 않았다. 마침내 나는 책을 읽으면서 감동 받은 장면에서, 또는 작가의 소리를 느낄 때, 나는 그때마다 나의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나와의 대화를 하고 있음을, 즉 나와 나 자신과 교류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즉 작가들이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던지는 다양한 메시지에 나는 생각하게 되고 긍정이든 부정이든 나의 의견이 도출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여행과 관련된 책을 읽으면 여행계획을 혼자 하고 있고, 로맨스소설을 읽으면서 설레었고, 그리고 추리소설을 읽으면 나는 추리를 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나는 나와 교류하고 있었고 나를 돌이켜서 보고 나에게 다짐이든 질책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독서는 나라면 어땠을까 하며 상상하는 즐거움, 흐뭇함이나 짜릿함이 전달되는 즐거움, 등등의 읽는 즐거움을 주는 것과 동시에, 나와 대화를 하게 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해주는 것 같다. 그리고 나를 보게 한다. 이러한 점이 삶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 독서가 필요한 이유라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