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별이지만 빛나고 있어 (소윤 에세이)

 별, 별은 항상 시도때도없이 핵융합반응을 일으키며 빛을 뿜어낸다. 다만, 너무나도 멀리있어 한없이 작게만 보인다. 
 삶에는 특별한게 없어도 빛나는 법이다. 우리 모두 한 번쯤은 찬란한 순간을 보냈었다. 그것이 영원할 수는 없겠지만 다시 한 번 정도는 빛날 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아름답게 빛을 내지못하는 순간, 실패하고 좌절하고 부딪히는 그 순간, 이는 더 빛나기 위한 하나의 발악이다. 반짝거리는 그 사이들이 모여 우리를 이룬다. 어두운 순간이 있기 때문에 밝은 순간이 더 값진 것.
 
 하늘을 가득 메운 별들 중 유독 빛나는 별이 눈에 들어오는 까닭은 작은 별들이 있기 때문이다. 작은 별은 그렇다고 기죽지 않는다. 이들은 서로 다른 곳에서 각자의 위치에서 그저 해야할 일을 하고 있다. 
 실제로 작은 별은 소모에너지가 작아 거대한 별보다 오래 생존한다. 별들은 억겁의 시간을 살다가 결국엔 장대한 빛을 내뿜으며 장렬하게 소멸하고, 다른 존재가 되어버리거나 흩어져버린다. 소멸의 순간에 후회가 없도록 빛을 내는 것.

 밤하늘에 수놓인 작은 별조차도 빛나고 있다.
 

코스모스

<코스모스>는 모두가 꼭 읽어 봤으면 하는 책이다. 이 책은 일반적인 과학 교양서가 아니다. 양질의 지식을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류의 미래를 위한 비전을 제시한다. 칼 세이건이 이러한 비전을 제시하는 이유는, 인간이 지식 문명을 자멸시킨 경험이 고대에도 있었기 때문이다. 지식 문명이 사라졌던 시기를 암흑시대라고 부르기도 한다. 오늘날 한번 더 전쟁 등의 이유로 문명이 파괴된다면, 복구하지 못할 정도로 손상될 것이다. 우리는 인류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인류사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에 살고 있는 것이다700페이지가 넘는 이 두꺼운 책은, 과학뿐만 아니라 풍부한 인문학 지식도 담고 있다. 이미 고전의 반열에 오른 책이며, 교양서로서 매우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방대한 분량에도 구성이 잘 짜여 있어 부드럽게 읽을 수 있었다. 이제 이 책을 읽고 좋았던 점 몇 가지를 꼽아보겠다.

우선 , 책이 읽기 편하다는 점이다. 이 책은 다큐멘터리를 책으로 옮긴 것이다. 즉, 일반 대중을 독자로 설정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과학 지식이 없는 나도 충분히 저자의 논의를 따라갈 수 있었다. 또한 문체가 문학적이고 구어적이라는 점이 읽기 편하게 해준다. 글이 철학서 처럼 딱딱하지 않고 유려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앤 드루얀을 위하여, 공간의 광막함과 시간의 영겁에서 행성 하나와 찰나의 순간을 앤과 공유할 수 있었음은 나에게는 하나의 기쁨이었다.”가 있다. 내가 지금까지 읽어 본 학술 서적들은 대부분 불친절했는데, 이 책은 아니었다. 이러한 점 덕분에, 마치 소설을 읽는 것처럼 몰입하며 즐길 수 있었다. 나는 이 책을 읽은 후 “비문학도 이렇게 재미있게 쓸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훗날 나의 경험과 지식을 세이건 처럼 써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과학 지식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도 충분히 읽을 수 있으니 꼭 도전해봤으면 좋겠다.
우주적 관점에서, 인간이 어떤 위치에 존재하며 어떤 의미를 갖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인류는 오랜 시간 동안 지구를 중심으로 세계를 이해했다. 그 생각이 깨진 이후에도 사람은 자신을 중심으로 세상을 이해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현상은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지구를 지배하고 있고, 지구 밖의 세계에 대한 지식은 한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나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인간 중심의 사고를 했던 것 같다. 하지만 끝이 존재하지 않는 우주에서, 우리는 찰나에 머물다가 사라지는 존재일 뿐이다. 우주의 관점으로 보면 우리는 너무나도 작은 존재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인간과 지구’는 우주에서 유일무이한 존재다. 우주를 샅샅히 뒤져봐도 우리 인간과 같은 생명체는 찾아볼 수 없을 것이며, 지구와 유사하게 생긴 행성을 찾는 것도 힘들 것이다. 즉, 우주에서 인간은 작지만 소중한 존재라는 것이다.
서론에서, 우리는 문명을 보존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살고 있다고 언급했다. 어떻게 보존할 수 있을까? 칼 세이건은 우리가 지구공동체를 이루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존의 국가 단위 공동체에서 벗어나, 행성 단위로 모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자멸(핵전쟁 등)의 위기에서 벗어나야만 다음 단계의 문명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한다. 나는 이 말에 매우 동의한다. 핵전쟁이 일어난다면 인류의 역사, 지구의 역사는 전부 소멸할 것이기 때문이다. 운 좋게 일부가 살아남았다고 해도, 지금까지의 지구와 인간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지구공동체를 이룬다는 것은 끔찍하게 어려운 일이다. 현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북한, 이외의 분쟁들을 생각하면 평화는 그저 막연한 꿈만 같다. 공동체를 이루는 과정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희생될 것이다. 그러나 언젠가는 이루어내야할 과제이기도 하다. 나는 이것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난다면, 평화도 점차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는 인류의 운명에 대해 인식하고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이 책은 몇 번이고 다시 읽을 것 같다. 마음 같아서는 5번 넘게 반복해서 읽어보고 싶지만, 분량이 묵직한 나머지 용기가 나지 않는다. 이 책이 양서를 넘어서 고전인 것은 확실하다고 느꼈다. 나의 생각이 크게 바뀌는 데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다. 또한 생명의 공허함과 불확실성에서 갈피를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준 책이다. 나는 과학을 몰라서 연구를 할 수는 없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여, 어떤 방식으로든 문명의 발전과 보존에 힘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편한 편의점

베스트셀러라고 되어있어서 이 책을 집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서울역의 볼품없던 노숙자가 한 여사의 도움을 받아 편의점에 야간 알바로 취업하게 되고 난 후, 각자의 마음의 상처를 가지고 있는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그 상처를 치유해주는 힐러 역할을 하는 노숙자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저는 평소에 마음이 따듯해지는 말을 들으면 속이 울렁거리고 손이 오그라들어서 주위 사람들에게 감동적인 말을 잘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난 후 이 책의 주인공인 “독고” 처럼 다른 사람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주는 힐러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독고”씨는 항상 손님들에게 친절하고 손님들의 마음의 상처를 빠르게 캐치하여 따뜻한 위로의 말을 전하면서 처음에는 그의 덩치와 더듬거리는 말투를 보고 손님들이 “독고”씨를 보고 불편하다며 불편한 편의점이라고 생각했지만, 그의 진심어린 마음을 알고난 후부터는 이 편의점의 단골이 되는 그런 따뜻한 소설입니다.
이 책의 특징으로는 실제 지명과 현재의 코로나 상황 등을 다루고 있어서 몰입감이 엄청납니다. 지하철에서 등하교를 하며 이 책을 읽었는데 이 책을 읽는 동안은 마치 제가 지하철을 타고 있는 것이 아닌 이 책 속의 장소인 용산구 청파동에 있는 것처럼 느껴져서 이 책을 보다가 한성대입구역을 종종 놓친 적 도 있습니다.
이 책에서 주인공인 “독고”씨가 만나는 가상의 인물들은 영화 속에 나오는 주인공이나 소년 만화 주인공처럼 특이한 상처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 가장의 무게, 가족 사이의 갈등, 불효자로 인해 스트레스 받는 어머니 등과 같이 현실적인 갈등 요소를 가지고 있어서 공감하며 읽을 수 있어서 좀 더 재밌었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평소에 책을 매우 싫어하거나, 소설책에 대한 편견이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저도 원래 소설책을 안 좋아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난 후 다양한 소설책들을 읽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보건교사 안은영 (정세랑 장편소설,특별판)

 신선한 감각과 톡톡튀는 상상력, 여러가지 메타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런 것을 모른 채 감상해도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었다. 언제부터인지 나는 소설에서 의미를 찾으려고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야기를 감상하는 본질은, 그저 그것을 보는 것이 즐거워서가 아니었나?
 이 소설이 그 본질에 가장 적합한 소설같다. 이 소설은 말 그대로 정말 재미있다. 

카스테라

 처음보는 글이었다.  황당하게 느껴지는 이야기를 읽다가 어느새 작가의 상상력에 감탄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리고 흥미롭게 시작한 이야기의 끝에서 삶의 처연함과 쓸쓸함을 느끼며 눈물을 훔치게 되었다. 지금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과, 더 이상 볼수 없는 소중했던 사람들이 떠올랐다. 미안함과 감사함, 그리고 슬픔이 느껴졌다. 이상하다. 정말 이상한 소설이다. 그래서 좋다. 
 나는 이런 글을 난생 처음 읽어 보았다. 

쓸 만한 인간 (박정민 산문집)

 하루키의 에세이를 읽듯이 술술 읽게 되었다. 사람 자체가 매력적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글도 참 매력적이었다. 다 읽고 난 후 왠지 모르게 박정민이라는 사람과 친해진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누군가에 대해서 알려면 그 사람 읽고 쓰는 글을 보아라’ 라는 말이 있다. 배우 박정민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저주토끼 (정보라 소설집)

 이 책은 현실과 동떨어진 설정을 가져와서, 인간의 본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그런데 그것이 오히려 더 현실적으로 다가 왔다. 아마도 리얼리티라는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창조한 현실을 믿게끔 하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여러가지 단편집으로 구성된 이야기를 통해서, 어쩌면 내가 될지도 모르는 추악한 인간의 얼굴들을 보았다.

시작의 기술 (침대에 누워 걱정만 하는 게으른 완벽주의자를 위한 7가지 무기)

 자기계발서가 넘쳐나는 시대이다. 뻔하디 뻔한 말들을 담은 책들도 있고, 허황된 거짓을 담은 책들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이 책은 활자 낭비에 불가한 그런 책들과는 결이 다르다.
이 책은 말한다. 그냥 하라고. 핑계 대지 말고 그냥 잘하기를 원하는 그 일을 하라고 말이다.
사실 무언가를 잘하고 싶다면 방법은 간단하다. 우리도 모두 알고 있다. 그냥 그것을 하면 된다. 축구를 잘하고 싶으면 축구를 연습 하면 되고,
그림을 잘 그리고 싶으면 그림을 그리면 된다. 

 그렇게 뭐든지 쉽게 얻으려는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한 야비한 자기계발서들 속에서 이 책은 진실을 말하고 있다.
책을 덮고, 그냥 그 행동을 하라고 말이다.  
   

살고 싶다는 농담 (허지웅 에세이)

   TV 강연프로에 나온 허지웅 작가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 만약에 내가 엉터리 같은 말을 하며 좋은 어른은 커녕 바보같은 어른이 되어간다면 
내 뒤통수를 때려줘라”. 
 나는 그를 잘 모르지만 적어도  이 책을 근거로는 그의 뒤통수를  때릴 수는 없을 것이다. 그만큼 이 책에는 들으나 마나한 달콤한 말들이 아니라, 젊은 세대를 연민하는 기성세대의 따뜻한 마음과, 삶을 버텨내기 위한 현실적인 조언들로 가득하다. 
 아마도 그것은 죽음이라는 관문을 통과하기 직전까지 나아갔던 자가  치열하게 견디며, 몸소 체험한 끝에 다다른 지혜일 것이다. 
 그렇게 나는 허지웅이라는 좋은 어른을 발견했다. 

지구 끝의 온실 (김초엽 장편소설)

며칠 전 식물세밀화가 이소영의 칼럼에서 “2019년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의 식물학 연구팀에서 식물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인간이 감지할 수 없는 미세한 소리를 낸다는 것을 증명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우리의 성대나 청각기관과는 다르지만 식물도 그들만의 활동을 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기관이 감지할 수 없는 영역, 그곳에서 그들은 살아 숨쉰다. 
우리는 아무리 노력해도 인간의 관점에서 백퍼센트 탈피할 수 없고 완전한 탈피가 꼭 필요하다고 말할 수 없지만 자연의 입장에 서서 지구의 사건들을 바라본다는 것은 정말 의미있는 일이다. 여기 그 귀중한 시선을 심어주는 책이 있다.
<지구 끝의 온실>은 일명 더스트 시대를 맞닥뜨린 2050년대와 더스트 종식 후 그 시대를 파헤치는 2129년 식물학자 아영의 이야기로 두 시대를 번갈아 통과한다. 
2050년대, 더스트 물질이 퍼진 지구에서 내성종이 아닌 사람들은 살아남을 수 없기에 생존자들은 돔 시티를 찾아헤맨다.
나오미는 강한 내성종이었지만 아마라는 더스트에 취약했다. 두 자매는 여러 돔 시티를 배회하며 영양캡슐을 챙기고 위협자들로부터 숨어 다녔다. 그러다가 호버카(자동차같은 미래의 이동수단)와 맞바꾸어 한 좌표를 얻게 되고 ‘프림 빌리지’에 도착한다.
마을과 학교가 유지되고 유리 온실 속에서는 약간의 식물이 재배 되었기에 멸종으로 치닫는 황폐한 이 땅에서 프림 빌리지는 천국과도 같은 곳이었다. 그러나 돔 안이나 밖 모두 영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한정된 자원과 식량, 불안정한 개인은 충족을 위해 싸워 와해되기 마련이기에. 
결국 프림 빌리지도 외부의 공격으로 인해 뿔뿔히 흩어지게 된다.
프림 빌리지의 관리자로 여겨지는 지수는 각지로 떠나는 사람들에게 더스트로부터 보호해줄 식물 모스바나 씨앗을 건넨다. 씨앗을 심어서 각자가 있는 곳에 프림 빌리지를 만들자고, 언젠가는 다시 만나자고 말한다. 정말 가능한 일인지, 흩어진 사람들이 살아 남을 수는 있을지, 그렇다하더라도 모두가 같은 마음인지 알 수는 없지만.
거슬러 올라와 현재 2129년도, 더스트생태연구센터 연구원인 아영은 강원도 해월에서 유해 잡초가 이상 증식한다는 뉴스를 접한다. 이 식물에서 푸른 빛이 나온다는 제보를 듣고 어릴 적 이웃 할머니 이희수가 말해주었던 푸른 빛의 식물과 관련이 있음을 직감한 아영은 나오미를 만나 더스트폴과 그 직후의 이야기들을 듣게 된다. 프림 빌리지에 대한 이야기, 온실을 관리하던 레이첼과 지수의 이야기, 프림 빌리지를 떠난 이후 모스바나를 심었던 이야기를 들었다. 
나오미의 증언을 토대로 모스바나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고 이희수씨가 지수와 동일인물인 것도, 프림 빌리지에서 흩어진 사람들이 모스바나를 심어서 더스트 1차 종식의 흔적이 있었다는 것도 알게됐다. 
마지막까지 지수가 자신을 떠날까봐 감췄왔던 모스바나 씨앗을 내어주기까지 레이첼의 마음은 어땠을까.
소중했던 프림 빌리지를 떠나야했던 자매가 모스바나를 심고 알렸지만 차가운 비웃음을 샀던 순간마다 얼마나 허무했을까.
그러나 작은 선택과 행동이 지구를 구했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사람들은 여전히 모스바나의 가치를 진심으로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모스바나는 생존하고 번성했으며 환경에 맞춰 변화했다. 인간이 바라는 완벽한 기술로 행해진 처방이 아닐지라도 그만의 방식으로 지구를 지켰으며,
그 사실을 믿고 묵묵히 견뎌온 사람들이 존재한다. 지금도 그런 존재들이 지구 끝에서 지구를 받치고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