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나 드라마 등 여러 콘텐츠를 시청할 때 10초 뛰어넘기를 하거나 재생 속도를 1.5로 해놓고 보는 경향이 강해지고 그게 현재 어떠한 현상으로 나타나는지를 책에서 다루고 있다. 또한, 빨리감기라는 소비 트렌드를 소비자들은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영화 제작자와 배급사와 같은 공급자들은 어떤 변화를 꾀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자세히 다루고 있다.
평소에 영상 콘텐츠들을 소비할 때 빨리 감기를 해서 보는 편인데, 보통은 아무 생각 없이 반복적으로 넘기는 편이고 굳이 이유를 생각해보자면 지루한 내용이나 오글거리는 부분이 있을 때마다 넘기는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영화나 드라마의 경우에는 영상의 길이나 장면에 구애받지 않고 정석대로 보는 것 같다. 책에 서술된 대로 대화에 참여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빨리 감기를 해서 본다기보다 온전히 자기만족을 위해 그런 행동을 한다. 또한, 이처럼 빨리 감기를 해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이 영화를 온전히 해석하는 데에 있어 문제가 되고, 창작자들의 창작 욕구를 떨어뜨린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지만 정형화된 틀 안에 갇혀서 영화를 보는 것에 탈피해 새로운 관점으로 영화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는 좋은 기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
디지털 기기의 발달이 새로운 미디어 콘텐츠들의 발달을 이끌기 때문에, vr이나 메타버스와 같은 신개념 기기들이 사람들 사이에 자리잡고 보편화된다면 ‘직접 체험’이라는 영상 콘텐츠들의 패러다임을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옥스포드, 천년의 가르침“은 신념, 학습, 용기, 대화, 결단, 애정, 운명 이라는 우리의 일상과 인생에 대한 철학을 중요한 7가지 키워드 별로 구분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옥스퍼드 대학에서 수업하면서 성장해 가는 작가의 경험과 고뇌를 통해 밝은 인생론을 확립하고 스스로 재능을 발견해 가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짧은 명언과 같은 소제목으로 주제를 나누고 하이라이트 되어 있는 강조어구 등의 책 구성은 읽기 쉬웠고 전달력도 강했다. 작가는 교육과 학문의 중요성을 다루며 개인의 능력을 개발하고 사회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인재로 성장할 것을 강조한다. 천년에 걸친 옥스퍼드 대학의 역사와 그 시간 동안 전해 내려온 가르침과 지혜는 과거, 현재, 미래를 연결하고 이해하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경험을 역사적 인물의 명언과 연결하여 인생의 가치와 목표를 찾는 과정을 설명하고 개인의 역량을 발휘하고 행복을 추구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삶이 힘들고 지칠 때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너무 철학적이지도 않고 너무 진부하지도 않는 내용으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인생 교과서, 자기 계발서와 같은 책이다.
“경주는 꼭 빠른 자가 이긴다는 보장이 없고, 싸움은 꼭 강한 자가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 – 영국속담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은 제목이 직관적이고, 제목만 봐도 내용이 예상될 수 있을 만큼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 가성비의 시대가 불러온 콘텐츠 트렌드의 거대한 변화를 보여주는 책이다. 우선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본 적이 있냐는 질문이 들어오면 정말 수도 없이 많다고 답할 수 있을 만큼, 영화를 넷플릭스, 웨이브 등의 OTT 플랫폼에서 정말 거의 볼 때마다 빨리 감기 버튼, 10초 건너뛰기 등을 많이 했다. 하지만 팀토의를 하면서도 빨리 감기를 한 이유에 대해서는 경험을 돌이켜서 생각해보면 사실 아무 생각없이 넘겼다고 생각했고, 빨리 결말을 보고 싶어서, 이 내용은 뭔가 지루해서 등의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 또한 책에서는 다양한 일반인들의 견해 또한 인터뷰 형식으로 제공하면서 저는 이런 이유에서 빨리 감기를 사용합니다. 등의 말을 하는데 책의 내용이 일본인들의 말을 변역한 것이어서 그런지 우리나라 문화에 비추어서 볼 때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었지만,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이걸 보지 않으면 이야기를 참여할 수 없을 것 같아서의 의견이었는데 이야기를 끼지 못한다고 빨리 감기를 했던 적이 없었기 때문에 공감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또한 리퀴드 문화같은 기존의 솔리드 문화, 고체 문화에서 벗어나서 짧게 제공되는 숏폼 같은 다양하게 그 영화의 감독을 좋아서, 내가 너무 좋아하는 장르만의 영화를 보는 것이 아니라 정말 다양하게 보는 등의 문화로 바뀌었다는 점에서 우리가 당연히 받아들였던 변화가 리퀴드 문화였다는 것을 집어주는 내용이었다. 책에서는 이 리퀴드 문화가 코어팬들에게 양질의 정보를 전달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안좋은 점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제작자 측에서 제공해주어야하는 것이 부담되고, 어쩌면 이렇게 제공해주는 것이 마치 당연한 것처럼 되었기 때문에 내가 열심히해서 제공해주는 건데도 당연히 해줘야지.라는 문화에 억울함은 있을 수 있겠지만, 양질의 내용을 제공하지 못하는데에 있어서 문제점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정말 내 생활의 습관을 돌아보고, 생각해보지 않았던 오히려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것들을 생각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영화를 많이 보고, 우리의 영상 소비 문화가 어떠한지 생각해보고, 다른 사람들의 인터뷰 형식의 내용을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이 책은 주지적으로 읽어볼 만큼 애정하는 책이다.
사람의 말에서 상처 받을 때나, 내가 혹여 누군가에게 상처주듯 말하여 죄책감이 들 때, 인간관계에 지쳤을 때 마음을 다잡기 위해서 책장을 넘기곤 한다.
그럴때면, 읽을 때마다 내가 들고 밑줄을 쳐둔 페이지가 곳곳에 있다. 그 당시 아주 아꼈지만, 지금은 잃어버린 펜부터 그냥 연필 자국까지 다양하다. 때론, 그 페이지가 나를 또 한 번 생각하게 만들고 어떤 페이지는 그렇지 않고 지나가는 부분들도 있다. 그럴때마다 나를 또 움찔하게 만드는, 그래서 많이 펼쳐보았던 부분의 말들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말의 무덤, 언총
언총은 한 마디로 침묵의 상징이다.
함부로 남을 비난하는 말을 한데 모아 구덩이에 파붇는 것이다. 말 장례를 치른 셈이다.
“어떤 말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말하느냐가 중요하고, 어떻게 말하느냐보다 때론 어떤 말을 하지 않으냐가 중요한 법이다.” -p.30
언총을 지키려고 노력하면서부터, 말을 하기 전 한 번 더 생각하고, 하지 않으려는 노력을 통해 실제로 사람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는데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었다.
특히, 어떻게 말하느냐보다 어떤 말을 하지 않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은 가슴 깊이 세기며 대화를 할 때 생대방을 생각하며 말하는 습관이 생겼다.
분노를 대하는 방법
어쩌면 활활 타오르는 분노는 애당초 내 것이 아니라 내가 싫어하는 사람에게서 잠시 빌려온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격한 감정이 날 망가트리지 않도록 마음속에 작은 문 하나쯤 열어 놓고 살아야겠다. 분노가 스스로 들락날락하도록, 내게서 쉬이 달아날 수 있도록.” -p.23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나를 유지하는 것이 정말 어른의 행동이라고 이 책을 읽었던 17의 나는 생각했었다. 그런데 지금의 나는 그렇지 못하고 내 감정을 드러낼 때가 많다. 나를 화나게 한 장본인 앞에서는 평점심을 유지하지만, 친한 친구들을 만날 때, 내가 화나갔던 그 순간으로 돌아가 하소연을 하곤 한다. 나를 화나게 한 사람에겐 조용하고, 소중한 사람에겐 화를 내는 모습을 보여주는 내 자신이 싫을 때가 종종 있다. 격한 감정이 나와 내 소중한 사람과의 관계를 망가트리지 않도록 작은 문을 여는 방법을 찾아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한 번 더 읽어보길 권한다. 처음 읽었을 때 내 언어습관을 한 번더 되돌아보게 된 그 장면에서 한 번더 움찔할 때가 있을 것이다. 그걸로도 이 책을 다시 읽어보는 의미는 충분하다.
제목만 보고 의학 인문학인 줄 모르고 책에 접근하게 되었지만, 우연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정말 좋은 책이었다. 병이나 증후군을 대하는 나의 사고방식이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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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국문 제목은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의 이야기는 굉장히 흥미롭다. 주인공을 P선생이라고 책에서 지칭하는데, P선생이 장갑을 인식하지 못한 채 장갑에 대해서 설명하는 장면이 있다. 우리는 장갑을 장갑이라고 말하지만 그는 달랐다. 그리고 장갑을 인지하지 못한 P선생의 표현은 창의적이다. 그리고 표현을 할 수 있음에도 장갑이라고 유추하지 못하고 의사가 장갑이라고 알려주자 P선생은 놀라워한다.
고등학교 1학년 2학기 때 정말 잠깐 국어를 가르치고 떠난 선생님이 계셨다. 선생님이 처음 들어오셔서 자기소개를 마친 뒤 자기가 얼굴은 못 알아보고 목소리를 알아보는데 알아보기 전까지는 반과 이름을 같이 말해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다. 학기말이 되어서 선생님께서 내 이름도 아시고 목소리를 들으면 나인 걸 알았지만 내 얼굴은 모르셨다. 더군다나 마스크로 인해 아예 구분을 못하셨다. 하지만 기억력은 정말 좋으셨다. 헤어지고 2년 뒤 우연히 선생님과 마주쳤는데 목소리를 듣자마자 한 학기만 수업을 하셨던 우리 학급을 기억하고 계셨다. 그 선생님과 만난 일화가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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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코르사코프 증후군, 기억과다증 등 흥미롭게 세상에 대해 더 알아갈 수 있는 내용이 담겨있다. 하지만 용어가 내게는 조금 어려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한 페이지를 이해하고 읽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럼에도 내가 의학 관련 도서를 많이 읽고 단어를 많이 알게 된다면 다시 한 번 꼭 읽고 싶음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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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기간 : 05. 08.~05. 22.
비교 문화론 강의를 하시는 이태주 교수님의 추천으로 읽게 되었다. 여가 시간에 간간이 읽을 계획이었지만 어쩌다 보니 독서 토론도 하게 되었다. 나는 책을 느리게 읽는 편이다. 한자 한자 마음에 새기며 읽어 그런 것 같다. 사실 책을 많이 읽지 않아서 느린 이유도 있다. 독서와 거리가 멀지만, 이런 나라도 때때로 책을 읽으며 큰 감동을 얻은 적 있다. 이 느낌을 명성이 자자한 <총, 균, 쇠>에서도 느낄 수 있길 희망하며 책을 집어 들었다. 하지만 내가 느낄 수 있었던 감정은 오 할 이 답답함, 오 할 이 깨달음 이었던 것 같다. 감동의 물결은 책을 정확하게 이해하기도 벅차서 오지도 않았다. 이 리뷰를 작성하면서 내용 적 오류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책은 한 질문에서 시작된다. “왜 우리 흑인들은 백인들처럼 그런 ‘화물’을 만들지 못한 겁니까?” 이 주제를 관통하는 또 다른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진다. 결국 질문에 대한 깨달음은 책의 끝 장에서 얻을 수 있었다. 질문에 대한 질문이 끊임없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부 질문에 필요한 질문이었기 때문에 빼놓고 읽을 수 없었다. 흑인이 화물을 만들지 못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서로 상호 베타 적이거나 상관관계가 있었다. 자칫하면 딱딱해질 수 있는 내용이지만 중간중간 필자의 경험담이나 여러 은유가 쓰이며 내용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었다. 중에서 개인적으로 손 꼽히는 비유는 ‘안나 카레니나의 법칙’이다. 필자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가축화할 수 있는 동물이 모두 엇비슷한 이유를 설명했다. ‘안나 카레니나의 법칙’이란 톨스토이 저서 <안나 카레니나>에서 비롯된 것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여러 요소를 모두 충족해야 하며 수많은 실패 요인을 피해가야 한다는 설이다. 덕분에 상식을 하나 습득했다.
아주 먼 옛날에는 대부분 농사 짓기에 적합한 장소에 사람들이 모여 살았는데 현대 사회에서는 정반대의 양상을 띠는 것이 재미있다. 현대 사회에서는 도시에 사람이 쏠려 농촌에 사람이 부족하다(대신에 기계가 투입되긴 하지만). 과거에 인류는 번영하기 위해 농촌을 형성했다. 하지만 현대 인류는 번영하기 위해 농촌 보다는 문화 시설이 집약된 도시에 모인다. 사람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변화해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 걸까? 아니면, 생존에 직결된 식량 생산 문제가 해결되어 그 다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 다음 공간에 모인 걸까? 이러한 의문점과 함께 고등학교 문학 선생님께서 “책을 읽으면 깨달음을 줄 것 같지만 사실은 의문점이 더 생긴다.”라고 말했던 기억이 났다. 새로 생긴 의문을 풀기 위해 또다시 새로운 책을 들여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