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역설 (생각은 내가 하고 행동은 뇌가 한다)

나는 1000억을 벌 것이다.


잠재의식과 사고는 정신 작용을 넘어 신진대사에도 깊게 관여하는데, 뇌는 몸과 마음을 연결하는 중심축으로서, 우리의 감정과 에너지 흐름을 조율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뇌를 의지대로 컨트롤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우리가 자주 생각하는 순서대로 일을 처리할 뿐이다. 결국 내가 영어 공부를 자꾸 미루는 것도, 내가 독서나 디자인 작업, 운동을 더 중요하게 여겨서 그런 것이었음을 인지한 순간이었다.

뇌가 에너지를 분배해줬을 뿐인데 기분까지 바뀌는 이유는 우리의 의지가 뇌의 판단에 종속되어있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반복하면 뇌의 생존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내면언어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러면 행동을 실행하는 에너지 예산을 충분히 집행해주고 활력을 만들어줄 것이다. 즉, 미루는 습관은 뇌가 ‘그것은 나의 생존에 중요하지 않아’라고 여기고 있다. 의식적으로 해야 할 것은 행동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통해 뇌를 바꾸는 것이다. 아주 작은 생각의 전환은 뇌의 판단 체계를 바꾸고, 그 변화는 삶에 방향을 바꾸는 거대한 파도를 일으킨다.

개인적으로 입시를 준비하면서 처음에는 구체적인 대학교명을 거론하며 합격 기원하길 바라는 내용으로 기도했다. 입시일이 다가올수록 마음은 조급해지고 불안이 엄습할 때 희망하던 대학 순위는 점차 내려갔다. 그 속에서도 변치 않았던 굳은 의지는 “4년제 인서울 대학에 합격해서 재수는 하지 않을 것이다.” 라는 믿음이었다. 놀랍게도, 결국 모든 일이 내가 믿은 대로 이루어졌고, 지금은 3학년으로서 대학 생활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그 모습을 돌아보면, 생각은 결국 현실이 된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우리는 부자의 뇌를 지녀야만 부자가 될 수 있다.”

사고방식과 신경회로가 현실을 창조한다는 과학적 근거를 가진 주장이다. 신경과학에서는 우리 뇌가 경험과 생각에 따라 변화하고, 심리학에서는 시각화와 자기암시가 실제 행동 패턴의 성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실험이 존재한다. 원하는 모습에 집중하고 ‘성공한 나‘에 대한 확고한 이미지를 그리며 지속적으로 상상하고 몰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만큼 우리가 어떤 삶을 사느냐는 우리가 어떤 생각을 반복하느냐에 달려 있다. 

영화관 기법, TOTE(Test-Operate-Test-Exit)모델, 성과 중심 사고방식과 같이 불필요한 것들을 비우고 원하는 것에만 집중하는 감각을 프로그래밍을 삶의 태도에 적용한다면, 그것만 보이고 들리고 느껴지고 연결되는 당신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다른 모든 것은 포기해도 당신이 성공한 모습에 대한 생각과 상상은 절대 포기하면 안된다.”

책을 덮으니 경제적 자유와 내면의 풍족함을 쌓는 지혜의 문장들이 내게 남았다. 

마음의 여섯 얼굴 (우울, 불안, 분노, 중독, 광기, 그리고 사랑에 관하여)

인류가 삶을 마주할 때 드러나는 보편적인 얼굴과 그  안에 숨겨진 감정의 결을 섬세하게 포착한 책이다. 우울에서 시작해 사랑에 이르기까지- 불안, 분노, 중독, 광기를 거쳐 흐르는 감정의 배열은 단순한 나열이 아니라, 인간이 심리적 고통을 지나 회복과 연결로 나아가는 내면의 여정을 담고 있다.

“해부학적으로 보아도, 뇌에서 감정에 물드는 경로는 자연스럽고 풍성하다.“ 감정은 특정한 하나의 회로에서 탄생하지 않는다. 우울이라는 감정 또한 마찬가지다. 우리는 흔히 우울을 ‘어둡다’, ‘고립되었다‘는 말로 단순화하지만, 뇌 속에서 우울은 고립된 감정이 아니다. 편도체는 과활성화되고, 전두엽의 기능은 저하될 때 뇌는 위협과 불안을 과도하게 감지하면서도 이를 이성적으로 다루지 못한다. 그 결과 사람은 현실보다 더 깊은 상실감과 무력감을 느끼게 된다. 이때 내부에서 끊임없이 ‘연결하고 싶은 욕망’과 ‘두려움’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이 불안정한 감정의 파동은 개인을 넘어, 지금 이 시대를 흔든다. 지금 우리는 ‘불안의 시대’에 살고 있다. 경제는 불확실하고, 관계는 느슨하며, 미래는 지나치게 유동적이다. 소셜미디어는 타인의 일상을 비교하게 만들고, 끊임없는 선택과 경쟁은 사람들로 하여금 늘 ‘무언가 놓치고 있는 듯한 불안’을 안고 살게 만든다. 이 불안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에 만연한 정서의 유행처럼 퍼졌다.

결국 분노와 광기의 문을 열 수 있는지를 조용히 직시하게 만든다.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는 분노를 ‘리비도(욕망 에너지)의 좌절에서 비롯된 공격성’으로 보았다. 억눌린 감정은 무의식에 쌓이고, 그것이 해소되지 못할 때, 자아는 외부 대상에 그 감정을 투사하거나 전이하게 된다. 즉, 원래는 나를 향했던 좌절이 타인을 향한 공격으로 바뀌는 것이다. 분노는 이렇게 나를 보호하려는 심리적 방어기제이자, 억압의 부작용이다.

분노는 결국 감정을 더 이상 품지 못한 자아의 비명이다. 억눌린 감정이 외부로 튀어나오고, 그것조차 제어되지 않을 때 사람은 내면의 허기를 숨기려 중독에 기대게 된다. 그리고 그 끝, 감정이 말로도, 행동으로도 다 표현되지 않을 때 우리는 광기를 마주한다. 더 이상 설명할 수 없는 고통이 언어를 잃고 터져나올 때, 인간은 현실의 틀을 벗어나고 만다. 광기는 무너짐이지만, 어쩌면 가장 절실한 생존의 몸짓일지도 모른다.

이후의 사랑은 상처를 지닌 존재들이 다시 세상과 연결되려는 감정의 회복점이자 출발선이다. 『마음의 여섯 얼굴』은 말한다. 인간은 무너지고도, 다시 사랑을 찾아 나선다고. 사랑은 완전한 상태에서 피어나는 감정이 아니라, 부서진 마음들이 다시 서로를 향해 손을 내밀 때 시작된다. 

사랑은 가장 오래된 감정이지만, 가장 회복적인 감정이기도 하다. 이 책은 그 사랑을 감정의 종착역이 아닌, 다시 감정의 회랑을 순환하게 하는 다정한 출발점으로 제시한다. 우울에서 불안으로, 불안에서 분노로, 분노에서 중독과 광기로 이어진 감정의 여정은 결국 사랑 앞에서 다시 인간성을 회복하려는 다짐이 된다.

이처럼 “감정은 나 자신과 세상에 대한 깊은 직관을 가장 빠르게 직접 전달해주는 전령이며, 이성적 사유 자체를 가능케 하는 기반이다.” 따라서 우울은 불안으로, 불안은 분노로, 분노는 중독과 광기로, 그리고 마지막엔 사랑으로 가는 감정의 연쇄 속에 있다는 것이 저자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다. 이는 정서적 회랑이며 삶 전체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의미있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사랑>

마지막 여정으로 나아가는 사랑에 대해 다뤄보고 싶다. 삶에 있어 필연적이면서 세상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디딤돌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뇌피셜이 존재했다. 그런데 사랑은 단순한 연결과 기쁨이 아니라 상처를 품고도 다시 손을 내미는 감정이었다. 결핍과 고통을 껴안고 타자에게 마음을 내어주는 행위였다.

무너진 마음의 잔해 위에 피어나는 감정이라 더 특별하다. 상처는 회복되고, 다시 세상과 연결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내포되기 때문에 감정을 회복하려는 용기의 다른 이름이다. 즉 부서진 채로도 여전히 타자와 연결되기를 바라는 의지 그 자체다. 그 의지는 단순히 나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어둠과 약함까지 조심스레 꺼내어 누군가 앞에 놓는 일로 이어진다. 그래서 사랑은 맨몸으로 타인 앞에 서는 가장 용기 있는 감정이며, 가장 조심스러운 고백이 된다.

정신분석학적으로도 사랑은 단순한 호의가 아니다.

프로이트는 사랑을 ‘리비도 에너지의 건강한 방향 전환’이라 말한다. 자기애에 머무르던 감정이 타인을 향해 이동할 때, 우리는 비로소 자아의 경계를 넓히고 세상과 다시 연결된다. 그리고 그 순간, 인간은 ‘자기 자신을 넘어서서’ 살아가기 시작한다. 사랑은 관계를 맺겠다는 감정적 선언이자, 두려움을 안고 건네는 손짓이다. 또, 뇌과학의 언어로도 사랑은 특별하다. 도파민, 옥시토신, 세로토닌… 사랑의 순간마다 뇌는 우리가 살아 있다는 사실을 신경화학적으로 확인시켜준다.

“사랑하는 능력을 키운다는 것은 자신의 경계와 다른 사람들의 경계를 받아들이면서도, 그 경계 주변에서 깨지기 쉽고 상처받기 쉬운 채로 남아 있는 것이다.” 

나는 이 문장을 오래도록 붙잡았다. 때로는 나도 모르게 타인을 침범하기도 하고, 때로는 그 사람이 스쳐 지나가는 바람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 불완전함 속에서 먼저 나의 한계를 이해하고, 그 다음에야 비로소 타인의 경계를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이해보다는 기다림이고, 소유보다는 머무름이기에 가장 약해졌을 때, 가장 약한 감정으로 가장 강한 선택을 해야 하니까.

이 책을 덮으며 나는 문득, 사랑이 감정의 종착점이 아니라 다시 살아가게끔 하는 시작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울과 불안, 분노와 광기까지 지나온 사람만이, 더 진실하게 사랑할 수 있다는 말. 결국 감정의 끝에서 사랑은, 감정이 우리에게 허락한 가장 인간다운 얼굴이었다.

”사랑을 놓지 않을 힘을 가진 사람만이

사랑을 한다.“

이방인 (1957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이 작품을 읽고 독서토론을 진행하였다.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이 책 속에서 주인공 뫼르소가 왜 이방인이라고 불리는지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쪽에 가까웠다. 단순히 사람들이 이 인물에게 공감하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방인으로 불리는 것이 맞을까? 사람들이 규정해둔 일종의 보편성을 수행하고자 조금의 노력도 하지 않는 뫼르소라는 인물에 대한 이해가 이 책을 읽는 데에 가장 중점이 되었던 부분이었던 것 같다. 토론에서 두드러졌던 주요 주제는 나는 뫼르소보다 나은 인간인가?’ 였다. 이 질문을 두고 독서 클럽의 조원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 과정에서 뫼르소의 솔직함에 집중하였다. 뫼르소가 사람을 살해한 것을 제외하면 그는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지 않느냐, 그렇기 때문에 나는 뫼르소보다 나은 사람인지 잘 모르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 의견에 일부 동의하면서도 소위 말하는 보편적인 도덕의 기준에서 벗어나는 주인공의 행동이 타인에 대한 배려를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나는 스스로 뫼르소보다는 나은 인간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사회성을 겸비하는 것은 사실상 자신을 위한 것이다. 내가 타인을 배려하는 만큼 나도 타인에게 배려받기를 원하기 때문에 암묵적인 룰을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범죄와는 조금 결이 다르다. 물론 작품 속에서 뫼르소는 타인에게도 배려를 받기를 원하지 않고, 그렇기 때문에 자신 역시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지만 뫼르소가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다는 것은 오로지 사회에서 그만 이방인을 담당했을 때 성립 가능하다. 만일 모든 사람이 그처럼 행동했다면 그 사회는 결과적으로 무너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알베르 카뮈가 당시에 살았던 시대상, 그 시대 사람들이 겪어야만 했던 상실과 회의감. 이 작품은 현 시대의 사람들보다는 당시 쓰여졌던 그 시대 사람들을 위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사회의 부조리함을 고발하는 작품이라기 보다, 당시와는 다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이 작품 속의 주인공을 보고 인간의 존재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뫼르소의 재판장면에서 유일하게 연기를 하지 않고 자기 자신으로서 존재했던 사람은 뫼르소 한 명이었다는 점이었다. 한 명의 학생으로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우리는 과연 연기를 하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삶을 살아내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독자들에게 던지는 이 작품이 왜 가치있는지에 대해 납득할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국내 출간 30주년 기념 특별판)

2025학년도 1학기 독서클럽(27기) 테마도서 서평

작성자: 유채원

학번: 2453019

도서명: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저자명: 밀란 쿤데라

도서 선정 이유 (100자 내외)

‘존재의 가벼움’과 ‘무거움’이라는 철학적 대비가 제목에서부터 강하게 다가왔다. 인간의 삶의 의미와 본질을 문학적으로 탐구한 이 소설이 삶에 대한 나의 시각을 확장시켜 줄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했다.

주요 내용 요약 (300~400자)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1968년 체코 프라하의 봄을 배경으로, 네 인물—토마시, 테레사, 사비나, 프란츠—의 관계와 내면을 통해 존재의 의미를 철학적으로 탐색하는 소설이다. 작가는 니체의 ‘영원회귀’ 개념을 빌려, 한 번뿐인 삶의 가벼움과 그에 반하는 무게를 대비한다. 토마시는 가벼운 삶을 추구하는 자유로운 존재지만, 결국 테레사와의 사랑을 통해 삶의 무게를 받아들이게 된다. 인간의 선택과 그로 인한 책임, 자유와 구속, 사랑과 배신, 현실과 이상이라는 이중구조를 통해 존재의 본질에 대해 독자로 하여금 고민하게 만든다.

느낀점 및 인상 깊은 부분 (400~500자)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무게가 없다면 삶은 공허하고, 무게가 있기에 삶은 견딜 수 없다”는 작가의 역설적 시선이었다. 나는 종종 자유롭고 가벼운 삶을 꿈꿔왔지만, 이 소설은 그 ‘가벼움’이 얼마나 외롭고 방향을 잃기 쉬운 상태인지를 보여주었다. 테레사가 감당한 삶의 무게와 토마시가 느끼는 무의미한 자유의 가벼움은 결국 교차되어, 인간은 무게 없이는 존재의 의미를 느끼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특히 테레사의 꿈 속 장면들과 토마시의 내면 독백은 인간 심리의 깊은 층위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공감을 이끌었다. 이 작품은 단순한 러브스토리를 넘어 인간의 존재론적 고민과 철학적 물음을 촘촘히 담아낸 수작으로, 나의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도서 추천 여부 및 이유 (100자 내외)

삶의 본질, 자유와 책임, 사랑의 의미를 깊이 있게 탐구하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철학적 질문이 문학적으로 표현되어 지적 자극과 감정적 울림을 함께 준다.

돈의 심리학 (당신은 왜 부자가 되지 못했는가(보너스 스토리 수록))

『돈의 심리학』 – 불확실성을 받아들이는 용기
모건 하우절의 『돈의 심리학』은 돈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결국은 사람의 심리에 대한 책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은 “우리는 예측 가능하고 통제 가능한 세상에 살고 있다는 믿음이 필요하다. 그래서 그 필요를 충족시켜주겠다고 약속하는, 권위 있게 들리는 사람들에게 의지한다.”라는 구절이었다. 이 문장을 읽으며 나는 우리가 얼마나 쉽게 불확실성을 외면하고, 확실해 보이는 말에 기대려 하는지를 느꼈다.
현대 사회는 수많은 정보와 조언으로 넘쳐나고, 우리는 그중 ‘정답처럼 들리는 말’을 찾으려 애쓴다. 특히 돈과 관련된 문제는 불안과 직결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더더욱 권위 있는 사람의 말이나 통계를 맹신하게 된다. 그러나 하우절은 그러한 믿음이 얼마나 불완전하고 위험할 수 있는지를 경고한다. 현실은 예측 불가능하고, 그 누구도 미래를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투자에 대한 기술적인 설명보다, 돈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와 심리에 더 집중한다. 그래서인지 읽다 보면 돈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결국 삶에 대한 성찰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우리는 불확실한 세계 속에서 살아가며, 그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확신’을 갈망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그 불확실함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임을 깨닫게 된다.
『돈의 심리학』은 단지 금융에 관심 있는 사람들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돈이라는 소재를 통해 인간의 본성과 삶의 태도까지 돌아보게 만드는 깊이 있는 책이다. 불확실성을 견디는 힘, 그리고 외부의 확신보다 스스로 사고하려는 태도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준다는 점에서, 이 책은 나에게 단순한 경제 교양서를 넘어선 의미로 다가왔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유엔 식량 특별조사관이 아들에게 들려주는 기아의 진실)

이번 독서클럽 활동을 진행하면서 다시 한 번 읽은 책이다. 전에도 마찬가지로 느꼈지만, 전세계에 있는 식량은 이미 사람들을 굶기지 않을만큼 충분하지만 고루 퍼지지 못해 기아가 발생한다는 점이 충격적이었다. 어떤 국가에서는 남은 음식을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남기고, 또 어떤 국가에서는 어린아이조차 먹지못해 앙상하다. 특히, 분쟁지역의 경우에는 들어올 식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복잡한 정치적인 이유로 접근하지조차 못한다. 심지어 국제기구 조차 이 문제에 대해 현실적이고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못한다. 장기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는 근본적인 구조개선 대신 단기적인 여러개의 해결책만 내놓을 뿐이다. 이 책은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를 환기하고 전세계 식량 시스템을 비판한다. 책과 토론을 통해 식량문제에 대한 시각을 넓힐 수 있었으며 분배의 문제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았다.  한 사람의, 한 국가의 이기적인 결정으로 기아에 시달리는 사람이 없는, 어느날이 언젠가는 찾아오기를 막연하게 바란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다른 세계를 이해한다는 것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를 읽고, ICT디자인 2553036 신현지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는 처음엔 그저 신경학적인 사례들을 다룬 독특한 책이려니 생각했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마치 인간의 마음 깊숙한 곳을 조심스럽게 들여다보는 현미경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단순한 병의 사례집이 아니라, 기억, 정체성, 고통, 그리고 존재에 대한 아주 섬세한 이야기들이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을 통해 펼쳐졌다.

 

  가장 먼저 나를 붙잡은 건, C부인이 뇌출혈을 겪고 나서 흐릿하게 떠올린 어린 시절의 기억이었다. 그 기억은 마치 오래된 흑백 사진처럼 뿌옇지만, 그녀에게는 무언가 잃어버렸던 자신과 다시 이어지는 끈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나에게도 만약 그런 기회가 생긴다면, 어릴 적 부모님의 따뜻한 손길이나 함께 웃던 저녁 식탁의 풍경을 다시 떠올리고 싶다. 그런 기억들은 내 인생을 지탱하는 작은 돌멩이들이라, 비록 작고 흔하지만 마음속에서 언제나 무게를 가진다.

 

  인상 깊었던 부분은, 종양으로 고통받던 소녀가 스테로이드 약물로 인해 마치 고향 같은 몽롱한 세계에 들어갔다는 장면이었다. 생명이 점점 사그라드는 순간에도 마음만은 포근한 기억 속으로 걸어 들어갈 수 있다면, 그것은 고통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삶보다 더 따뜻한 마무리일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조금 더 오래보다는 조금 더 편안히를 선택할 수 있다는 이야기, 그것은 단순한 의학적 결정이 아니라 존엄에 대한 깊은 존중이라는 걸 느꼈다.

 

  자폐를 지닌 쌍둥이와 조세의 이야기는 나에게 또 다른 울림을 주었다. 사회가 정상이라고 말하는 틀 바깥에 있는 사람들, 그들이 보여주는 세계는 때로는 낯설지만 동시에 경이로웠다. 숫자를 음악처럼 느끼고, 시계를 그림으로 풀어내는 그들의 방식은 우리가 익숙하게 쓰는 언어와는 다른 언어, 마치 다른 악보 위에서 연주되는 삶 같았다. 그런데 우리는 그 다름을 이해하려는 노력보다, 자꾸 익숙한 기준 안에 맞추려 한다. 효율성이라는 이름 아래, 소중한 감각들이 얼마나 쉽게 무시되는지를 돌아보게 됐다.

 

  이 책은 내게 한 가지 중요한 질문을 남겼다. 우리는 정말로 다름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가? 혹은, 우리의 포용은 말뿐이고 여전히 어떤 기준 안에서만 조건부로 허락되는 건 아닌가? 책을 덮고 나서도 이 질문은 마음속에 계속 맴돌았다. 마치 병이 아니라 존재 자체에 대해 말 걸어오는 책처럼,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는 나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선을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바꾸어놓았다.

아큐정전

아큐는 비단 중국인의 시대상이 아닌, 오늘날 우리 모두의 가슴속 한켠에 남아있는 찌질함과 불쾌함, 그리고 부끄러움과 부끄러움조차 모르는 무지의 화신으로써 기능하는 존재이다. 사람들은 모두 꿈을 꾼다. 톨스토이가 말했듯이, 사람은 사랑으로 살아간다. 그러나 사랑 없는 삶은 얼마나 고단할 것이며, 얼마나 참기 어려울 것인가. 반복되는 정신승리로써 쌓아져나가는 거짓된 삶이란 스스로를 거짓 속에 파묻고 마침내 진실된 세계로부터 박리시켜 반전하여 세상의 모든 존재를 자신의 적대자로 돌린다. 분명히, 합리화는 인간에게 필요한 진통성 기작이다. 그것이 없다면 우리는 삶의 매 순간마다 찾아오는 선택과 결과의 책임과 부작용으로부터 끊임없는 고통을 당할 것이다. 그러나 분명히 합리화와 정신승리가 구분되어야 하는 이유는, 합리화는 그러한 고통들을 이겨내고 내일로 나아가게 하는 마약성 진통제와 같고, 정신승리는 그저 현재의 상황에 안주하고 썩어들어가는 보금자리에 퍼질러 앉게 하는 아편이다. 그렇다. 정신승리는 만인의 아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아큐의 삶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스스로를 돌아보고 경계하며 건강한 합리화를 조심스럽게 영위해 나아가야 한다. 아큐의 삶은 비단 중국인들만이 아닌, 확장하는 세계의 모든 시민들이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사피엔스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사피엔스』 서평: 인간이라는 수수께끼에 대한 도발적인 질문

『사피엔스』는 우리가 너무도 당연하게 여겨온 인간의 역사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유발 하라리는 이 책에서 인류의 기원을 추적하며, 우리가 어떻게 지금의 문명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날카롭고도 흥미롭게 풀어낸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허구’에 대한 이야기였다. 신화, 종교, 국가, 기업 같은 개념들이 어떻게 인간 사회를 조직하고 협력하게 만드는지를 설명하는 대목에서 무릎을 쳤다. 우리 삶을 구성하는 많은 것들이 실체 없는 ‘믿음’ 위에 세워졌다는 사실은 낯설면서도 설득력 있었다. 과학적 사실에 기반을 두면서도 철학적 사유를 곁들여 인간을 바라보는 시선이 깊이 있었다.

또한 하라리는 ‘농업 혁명’을 일종의 “사기극”이라고 표현하며 기존의 통념을 뒤집는다.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인류는 더 많은 음식을 확보했지만, 동시에 더 많은 노동과 더 나쁜 삶의 질을 감수해야 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통찰은 인간 발전을 단순히 진보의 선으로 보지 않게 만들었다.

다만, 책 전반에 깔린 비판적 시선은 어떤 독자에게는 불편할 수도 있다. 인간의 문명과 도덕, 종교를 지나치게 도구적이고 냉정하게 바라보는 시각은 흡사 인간을 관찰하는 외계 생명체의 시선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불편함이야말로 우리가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장치였다는 생각이 든다.

『사피엔스』는 단순한 역사서가 아니다. 철학, 생물학, 경제학, 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인간이라는 존재를 탐구하는 책이다. 책을 덮고 나면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다시 하게 된다. 역사를 알고 싶어서 읽기 시작했지만, 결국 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 책. 그래서 더욱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비밀의 언어(The Code Book) (암호의 역사와 과학)

사이먼 싱의 《비밀의 언어》는 암호의 역사와 과학을 탐구한 책으로, 고대부터 현대까지 암호가 인류 문명과 함께 어떻게 진화해왔는지를 다채롭게 보여주는 책이기 때문에 암호라는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주제를  지루하지 않게 암호에 대해 더 알게되는 시간이였다. 암호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기 때문에 이 책을 읽다 보면 암호학은 단순히 ‘비밀을 숨기는 기술’이 아니라 정치, 전쟁, 사랑, 정보 그리고 권력의 본질과도 깊게 연결되어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특히 기억에 남는 부분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의 에니그마 암호를 해독한 앨런 튜링의 이야기였다. 암호 해독이라는 작업이 많은 생명을 구하고 전쟁의 흐름까지 바꿨다는 사실은 굉장히 놀라웠다. 이 부분은 암호학이 실제 역사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깨달았고 암호에 대해 더 깊은 관심이 생겼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현대사회에서 암호가 개인정보보호, 금융 보안,국가 안보에 필수적인 기술임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고 미래의 양자암호에도 관심이 생기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