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의 게이고의 ‘외사랑’은 ‘아내를 사랑한 여자’로 우리나라에서 2006년에 발표된 책을 소미미디어에서 제목을 바꾸고 간단한 수정을 거쳐 다시 출간한 책이다. 나는 전의 제목보다 이번에 개편된 ‘외사랑’이라는 제목이 책과 더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이 ‘외사랑’이라는 제목이 마음에 드는 가장 큰 이유는 책이 가진 방향성이 미쓰키가 데쓰로의 아내인 리사코를 오랜 시간 짝사랑했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욱 넓은 세계관을 가졌으며, 복잡한 심리상태가 얽혀 있다. 또한 당시에는 덜 했을 지 모르지만 요즘은 젠더의 경계와 갈등에 대한 고찰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퀴어 축제가 전세계에서 열리고, 페미니즘 사상이 퍼지는 지금을 살아가는 데에 이 책은 근본을 찌르는 질문을 던진다. 무엇이 옳은 지 그른 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남성이 되고 싶은 여성, 여성으로 태어났지만 남성의 특성을 지닌 여성, 그리고 그 들을 바라보는 주변의 평범한 인물들.. 이 들은 저마다의 사랑을 한다. 하지만 그 사랑은 상호작용이 일어나지 못한 채 서로를 짝사랑한다.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를 위한다. 그 결말이 어떻게 될 지라고 그들은 상대를 위해, 자신을 위해, 또 어떤 이는 냉철하게 자신의 업을 관철한다. 누구도 비난할 수 없으며 누구도 행복하지 못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으려고 참고 노력하기만 하는 것은 과연 옳은 것인가? 참지 않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세상에 맞서는 일은 두렵다. 때론 위험하기도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할 수 밖에 없는 일들이 있다. 우리는 그 때에 모든 것이 무너질 수도 있음을 알면서도 그 일을 할 수 밖에 없다. 그것이 진정한 사랑이 아닐까? 하찮은 외사랑, 짝사랑일 뿐일지라도
히가시노 게이고는 대표적인 다작작가이다. 굉장히 많은 수의 작품을 집필했으며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 작가로 손꼽히는 일본의 추리소설 작가이다. 하지만 이런 그도 처음부터 모든 작품이 성공적이진 않았으며, 지금에 비하면 초반의 소설들은 다듬어지지 않은 느낌도 있었다. 그의 초반 14년 간의 작가 시절엔 책도 안팔리고, 문학상도 후보에는 올랐으나 떨어지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그는 작가 생활 중 유일하게 단 한 권의 소설도 출간하지 않은 1997년이 지나 1998년이 되어 ‘비밀’을 출간시킨다. 그동안의 작품들과 달리 인간의 마음을 쓰기 위해 노력했고, 오랜 준비 끝에 나온 장편소설 ‘비밀’은 성공적이었고, 그의 작가인생에 있어 터닝포인트가 되어 주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많이 읽어본 입장에서 확실한 차이가 느껴지는 섬세함이 있다. 이전 작품에 비해서 이후 작품들은 인물과 사건 속의 감정들이 섬세하게 묘사되었고, 독자의 몰입을 이끌어냈다. 이 책의 절정을 향한 전개와 위기에서 보여지는 헤이스케의 고민과 점점 심연으로 빨려들어가며 집착하는 모습들과 반대로 나오코는 모나미의 삶에 녹아들어 새로운 인생을 활기차게 살아가면서도 헤이스케와 자신의 사소한 변화를 아는 듯 모르는 듯한 그녀를 바라보는 헤이스케의 시선. 그 긴장감이 주는 몰입이 엄청났다. 그리고 그 아슬아슬한 줄타기 속에서 서로의 감정이 폭발하며 서로가 서로에게 강하게 구속된 채 상대의 정신을 갉아 먹고 있음을 보여주고, 모나미의 영혼이 점차 돌아오기 시작한다. 이 장면 이후 나오코와 모나미의 소통과 헤이스케와의 교류 속에서 점차 모나미가 새로운 인생을 적응해 나가고, 반대로 나오코는 점차 사라져 간다. 그리고 결국 헤이스케는 모나미의 몸을 한 나오코를 처음 데이트를 한 공원에서 마지막으로 보내준다. 이후 나오코는 모나미의 몸에서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이 아니었다. 모나미의 결혼식이 진행되기 직전, 나오코와 결혼할 때에 반지를 맞춰준 고죠에게 시계 수리를 맡기러 간 헤이스케는 모나미의 결혼반지가 나오코의 결혼반지를 새롭게 디자인만 바꿨음을 알게된다. 그 반지의 위치는 둘 만의 비밀이었다. 모나미가 알 리가 없었다. 즉 나오코는 사라지지 않았고, 크게 싸운 그 날 밤 그녀는 서서히 자신을 지워나가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앞으로는 모나미로서만 살아가기로 결심했고, 그 긴 시간을 연기해온 것이다. 이를 알게 된 헤이스케는 빠르게 식장으로 향했고, 신부대기실에서 마주보며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그녀의 눈물섞인 인사만 받아준 채 신랑인 후미야 앞에서 소리내어 우는 것. 그것만이 그가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이렇게 책은 끝이 나는데도 도저히 책을 놓을 수 없었다. 처음엔 뒤통수가 얼얼해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다음엔 두 사람이 크게 싸웠던 장면으로 돌아가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그게 더 이해가 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그 싸움이 트리거가 되어 모나미의 영혼이 돌아오고 나오코의 영혼이 천천히 사라지는 것 보다는 나오코가 두 사람 모두의 앞날을 위해 스스로를 지우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이후 한동안 이 책의 여파에서 못 헤어나왔다.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나라면 그 사람을, 그 역할을 잘 연기할 수 있었을까? 도저히 이런 질문들을 떨치기 힘들었고, 답을 내리기는 더욱 어려웠다. 과연 다른 이들은 어떤 결정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이미 베스트셀러이지만 더 많은 사람이 읽으면 좋겠다.
사형제 폐지는 필요할까? 이제는 사형제를 폐지할 때인가? 현재 사형제도를 폐지한 국가가 많아지고, 사실상 폐지가 된 국가도 많다. 우리나라의 경우 사형제는 존재하나 마지막 집행이 25년도 더 전에 이뤄진 사실상 사형제도가 폐지된 국가에 속한다. 사형제도를 유지하기엔 사형제가 존재함으로써 범죄율이 줄어드는 등의 효과는 미비한 데 반해 사형집행인의 죄책감과 시신처리 등의 문제만 발생한다. 반대로 사형제도를 페지하기엔 피해자들(살인사건의 경우 남은 유족들)의 마음은 누가 위로를 해주며, 죽음으로도 갚지 못할 죗값을 제대로 치루지 않은 채 세금으로 운영되는 교도소에서 남은 여생을 보낸다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질문이 생긴다. 간단히 설명한 이 사항들 외에도 사형제의 존폐 여부에 관한 논쟁은 서로가 서로의 질문에 명확한 답을 내놓기 어려운 질문들로 가득 차있다. 과연 이 질문들에 정답이 있을까? 필자는 사형제는 폐지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나 사형제를 대체할 처벌은 떠오르지 않는다. 또한 유족들의 마음은 어떻게 위로할 것인가? 사형이 집행된다해서 유족들의 슬픔이 줄어들지는 않는다. 하지만 사형조차 집행되지 않은 채 나와 같은 시간에서 같은 공기를 마시고, 따뜻한 밥을 챙겨먹을 것을 생각하면 살해된 가족 생각에 슬픔은 분노로 바뀔 수도, 혐오로 바뀔 수도, 우울로 바뀔 수도 있다. 그렇다면 벌은 누가 받고 있는 것인가? 십자가를 등에 지고 살아가는 사람은 가해자인가? 아니면 피해자와 그 가족들인가? 이 질문을 해결할 답을 명확히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 문제는 종결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하기에 길고 긴 논쟁이 이어지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 필자는 그럼에도 사형제는 현대 사회와 미래 사회와는 맞지 않는 처벌이라 생각한다. 가장 큰 이유로는 인권과 노동력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고 앞으로도 중요할 것인데 사형은 유족의 마음을 치유하진 못하고, 사회문제 해결에 도움도 되지 않고, 집행관의 정신적 고통만을 늘리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에 작성되어 있듯이 이 문제에 가장 닿아있는 당사자들의 마음이 반영되지 못한 생각이며, 그들의 고통을 치유할 대안이 제시되지 못한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필자는 사형제 폐지에 찬성론자라고 못한다. 반대 측의 논리에 공감하고 설득되었는데 어떻게 찬성론자라고 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나의 고민과 가장 닮아있는 책이 ‘공허한 십자가’였다.
나카하라와 사요코 부부의 딸 미치가 히루카와에 의해 살해된다. 이후 재판 끝에 히루카와가 사형이 구형된다. 하지만 두 사람의 삶은 피폐해졌고, 서로를 위해 이혼한다. 이후 시간이 흘렀고, 어느 날엔가 나카하라는 경찰을 통해 사요코의 사망소식을 듣는다. 사요코는 강도살인의 피해자였고, 범인은 자수해서 경찰서에 있다는 것을 전해 듣는다. 이후 그는 어딘가 석연치 않은 이 사건을 이혼한 이후의 사요코의 삶을 따라가보며 서서히 사건의 전말에 다가간다. 책의 흐름은 대략 이렇다. 여기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후미야와 히루카와의 차이점이었다. 후미야는 사요코를 죽인 범인의 사위이다. 먼저 히루카와의 경우 위에 설명된 대로 미치를 살해하고 법정에서 사형 판결을 받는다. 이 때 그는 과거에 도박으로 생긴 빚에 시달리다가 강도살해한 전과가 있었고, 석방된 후 동생을 통해 일자리를 얻지만 도박에 빠져 공금을 횡령하다 해고되고 다시 저지른 강도살인의 결과로 미치가 죽었다. 하지만 그는 반성의 기미가 없었고, 살기 위해 피해자 유족에게 사과하는 등의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모든 것을 포기한 표정을 보이는데.. 이 모습을 당시 그를 변호하던 히라가 변호사는 그가 살아있는 것 자체에 대한 귀찮음을 보인 것이라고 했다. 또한 그는 변호사에게 사형 같은 거 잘 모르겠고, 어차피 인간은 죽으니까 그 날을 누군가 정해줘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식의 말을 한다. 즉, 일말의 죄책감도, 반성도 없이 그저 처벌 중에 하나인 ‘사형’에 처해졌을 뿐이었다. 이를 두고 히라가 변호사는 ‘사형은 무력하다’라는 말도 했다. 반면에 후미야는 어린 시절 여자친구와의 실수로 탄생한 아기를 태어나자 마자 죽이고 숲 속에 묻었다. 하지만 그 날 이후 그는 한시도 잊지 않으며 매일을 속죄하며 살아간다. 또한 수많은 아이를 살리기 위해 소아과 의사가 되어 수많은 아이들을 살린다. 그리고 아기를 묻은 산 속에 찾아갔을 때 죽음을 각오한 하나에를 처음 마주친다. 그 곳에서 하나에를 데리고 나와 살아갈 희망을 주고, 결혼해 아이를 낳고 잘 살아간다. 이 때 하나에의 인생을 망친 인물 중 하나인 장인 사쿠조마저 포용하며 남은 여생을 편안하게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후미야는 사형은 커녕 경찰서조차 들어간 적은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후미야는 벌을 받지 않은 것일까? 또한 사형에 처해진 히루카와보다 속죄를 덜 했고, 벌을 덜 받았을까? 나는 후미야가 더 큰 벌을 받고 깊은 속죄를 하며 사회에 환원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후미야는 소설에서나 볼법한 이상적인 인물이고, 그가 현실에도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형이 무력하다고는 생각한다. 단순보복만이 존재하는 세상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적어도 가해자가 본인이 등에 지고 가야할 십자가의 무게 정도는 느끼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처벌이지 않을까? 물론 그 무게를 느끼게 할 처벌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선뜻 답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사형이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할 뿐이다.
융합보안학과에서도 자세히 다루지 않는 웹 해킹 기법들을 실습 중심으로 배울 수 있어 유익했다. 다만 A1(Injection) 파트가 책 분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A2~A10은 상대적으로 깊이나 분량이 부족하다는 점이 아쉬웠다. 출판된 지 10년이 넘어 최신 서비스 환경에서는 대부분 방어가 적용돼 있을 가능성이 크지만, 보안을 전공하는 입장에서는 최소한 ‘이름은 들어봤어야 하는’ 핵심 주제들을 한 번에 정리할 수 있었다. 개인 프로젝트나 실무에서 공격 포인트를 사전에 인지하고, 유사한 취약점에 당하지 않도록 방어 관점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책이라고 생각한다.
기술의 발전사를 보면, 항상 특정 기술들이 성장하면 그에 따른 보안 위협 유형이 새로 생기고, 그것들에 대한 대응 기술들이 만들어져왔다.
요즘은 그게 인공지능이다. 특히 정부의 서포트에 힘입어 인공지능 분야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보안’이라는 분야도 새로이 떠오르고 있다.
AI가 할 수 있는 보안 공격, AI로 막을 수 있는 보안 공격 등등이 매우 큰 관심을 받기 시작했는데,
이 책은 AI보안 분야를 처음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딱 좋은 입문서인 것 같다.
입문자를 위해 알기 쉽게 쓰여 있지만 필요한 내용들은 다 다루고 있는 책이다.
세상에 나온 지 얼마 안 된 따끈따끈한 책인 만큼, 신기술들에 대해서도 폭넓게 다루고 있다.
인공지능 보안, 또는 AI 보안에 대해 관심이 가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정독해보기를 강력하게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