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쓸모 (자유롭고 떳떳한 삶을 위한 23가지 통찰)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쉬지 않고 일하는데 나는 왜 이렇게 살기 힘든가)
중급 한국어 (문지혁 장편소설)
초급 한국어 (문지혁 장편소설)
P의 도시 (문지혁 소설)
트렌드 코리아 2025 (2025 대한민국 소비트렌드 전망)
부자는 왜 더 부자가 되는가
모순 (양귀자 장편소설)
21세기 마지막 첫사랑 (김빵 장편소설)
명원의 자전거 도둑이었던 양우, 둘은 그렇게 서로를 처음 알게 되면서 이야기의 실마리를 한 올씩 풀어낸다. 이상할 정도로 생활속 만남의 우연이 잦았고, 의심과 관심의 경계가 모호해진 시점에서 각 인물의 사정들이 속속히 들어나면서 도움을 주고 받는 상황들이 펼쳐진다. 그때부터 였을까? 호기심과 질문들로 뒤섞여 할애한 시간에 비해 그에 대한 마음이 커져가는 걸 느끼는 명원이었다.
“푸른 잎이 우거진 길, 조금씩 부는 바람이 선선했다. 먼 길이 아니었는데 양우와 나란히 걷고 있는게 갑자기 낯설게 느껴져서일까, 시간이 한없이 흐르는 것만 같았다.” 한 문장을 깊게 응시하며 음미하려는 눈동자로 읽어 내려가면서 걸린 글감이다. 마치 사랑이란 감정에 대해 섬세하게 그려내려는 듯한 느낌처럼 새싹이 돋은 시기였을 거다.
알고 보니 양우는 미래에서 왔는데, 하나뿐인 자신의 인격형 인공지능 “바다”의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기 위해 여행을 온 것이다.
“그런 것들은 바다만 아는 것이 아니었고 검색하면 다 나오는 것이었는데, 바다가 들려주면 새로운 사실처럼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그런 순간이 모여 바다는 양우에게 알고 싶은 세계가 됐다. 해안만 궁금해하던 양우의 세계가 확장된 셈이었다.”
21세기인 이 곳에서 경험 데이터를 채워서 돌아가야 하는 양우와 함께하는 명원은 추천 액티비티 지도를 손에 꼭 쥐고 하나씩 이루어 나간다. 그 둘의 세계와 여행을 우리의 모든 순간들을 빗대어 표현해낸 활자를 낭독해서 그런가 과거와 미래로 시간을 오가며 나 역시 그 시절 서툴고 미숙했던 첫사랑이란 기억향수로 깊게 빨려 들어간다. 누군가를 알아 간다는 건 새로운 세계관을 수용하게 되는 걸 의미하니까.
만남보다 어려운 이별을 실감하는 그 사랑 마저도 일상에 애틋한 숨결 하나 불어넣는게 아닐까. 알게 되었고 알고 있는 슬픔까지도 품고 사랑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우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