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 증명>>은 “만약 네가 먼저 죽는다면 나는 너를 먹을 거야. 그래야 너 없이도 죽지 않고 살 수 있어.”라는 이 책의 유명한 구절로 알게 되었다. 식인에 대한 표현이 판타지 계열의 소설이라고 생각해 처음 이 구절을 들었을 땐 거부감이 가장 먼저 들었다. 그리고 간간히 유튜브에서 이 책과 관련된 플레이리스트를 접하게 되었고, 플레이리스트 영상에 적힌 댓글은 이 책을 추천하는 내용으로 가득했다. 댓글 중 하나가 ‘사랑이 분홍색이 아니라 회색을 띨 수도 있다는 걸 알려준 책.’이라는 내용이었는데, 이는 내 호기심을 자극했다. 200 페이지가 안 되는 소설이기 때문에 호기심을 빠르게 해소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주인공인 담과 구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다 클 때까지 서로밖에 없는 관계다. 읽으면서 누구 하나라도 무너지면 끝나는, 위태로운 관계처럼 느껴졌다. 그럼에도 끝없이 서로를 사랑하고 상대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관계성이 내게 조금 버겁게 다가왔다. 둘 사이는 약간의 거리감도 없다. 바람 한 점 드나들 곳 없이 붙어 사랑한다. 하지만 그 사랑이 흔한 커플들처럼 사랑스럽다거나 따사로운 봄날 같아 보이지 않다. 서로에게 서로가 없으면 안 되니까, 틈 없이 껴안은 채 살아가는 담과 구다.
구가 죽은 뒤 담의 감정에 집중해 읽으면 우울감이 가득하다. 그런 감정선도 정말 좋았고 마음에 들었지만, 개인적으로 구가 죽게 된 사연이 더 안타깝게 가슴에 와닿았고 구의 감정선이 잘 느껴졌다. 구는 담을 사랑하지만 사랑한 만큼 떨어지려고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담에게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난 사랑이 아니라 우정에서마저 그런 생각을 한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내가 없어야 더 잘 되지 않을까, 같은 자존감 낮은 생각이 날 지배하고는 해 구가 담에게 자신에게서 떨어지라고 한 말이 나를 벅차게 만들었다. 그 말을 들은 담의 생각을 읽을 때, 내 주위 사람도 저렇게 느낄 수도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이 쓰인 의도와 내가 받아들인 건 조금 다르다고 생각한다. 매번 책을 읽을 때마다 난 그러지 않았던가. 살아가기 위해 죽은 구를 먹은 담은 담 자체로 구가 증명된다. 그렇지 않으면 그 누구에게도 기억되지 않고, 이 세상에서 있었던 존재조차 되지 못할 테니까. 담은 구를 그렇게 내버려두지 않았다. 담은 먹지 않으면 구처럼 죽고 싶은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하지 않았을까. 나는 구나 담의 생각보다 생활에 더 집중해 읽었다. 대학을 가지 않는다든가 공장을 다닌다든가 그런 생활.
다음에 꼭 다시 이 책을 읽어볼 것이다. 실은 받아들이기 거북할 정도로 내용이 암울해 읽다가 중간중간 포기한 순간도 있었다. 읽고 나서 책을 덮을 때면 숨이 벅차는 순간도 있었지만, 끝까지 읽고 싶었다. 읽는 순간은 짧게 지나갔지만 쉬는 기간이 길어 독서 기간이 길어졌다. 다음에 읽는다면 한 번에 다 읽어 책을 이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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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기간 : ~2023. 07. 12.
인간관계는 참 복잡한 것 같다. 어쩌면 정답이 없는 시험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카네기는 여기서 정답을 찾으려고 했다. 하지만 역시 정답은 없는 시험이기에 카네기가 쓴 말들은 완벽하지 않다. 현대 시점에서 보면 이상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존재한다. 나의 경우에는 마지막 챕터인 결혼에 관한 부분이 그랬다. 정말 나의 가치관과는 맞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가 한 말들은 새겨들으면 좋을 것이다. 아마도…?
김승옥 작가님의 수상작품집 중에서도 ‘포도밭 묘지’라는 책을 인상깊게 읽어 이 리뷰를 쓰게 되었다. 포도밭 묘지에서는 그 시대의 상황이 잘 담겨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대학이 아닌 취업에 바로 뛰어들고, 취업 과정에서도 성적이 좋음에도 불구하고 외모 등의 이유로 채용되지 않고,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학벌이 중요해 대학과 회사생활을 동시에 하지만 이 조차도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등 우리가 애써 외면하고 있었던 그 시대의 사회문제를 여실히 볼 수 있어서 마음 한 켠이 무거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지금은 이 책 속 시대 상황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이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도 유지되고 있는 사회 문제들 또한 여럿 발견할 수 있다. 때문에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인이, 그리고 사회가 어떻게 바뀌어야 할 지 고민해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모두 해맑고 꿈과 희망으로 가득했던 책 속 주인공들이 웃음을 잃게된 이 안타까운 일이 더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우리 모두가 노력하고 바뀌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넷플릭스에서 보건교사 안은영 드라마를 보고 난 뒤 흥미가 생겨 책을 읽게 되었다. 드라마도 책도 모두 읽은 다음 들었던 생각은 주인공인 안은영이 참 매력적인 사람이며, 나의 주변에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은영은 자신이 뛰어나다거나 훌륭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자신밖에 젤리들을 처치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 운명이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학생들을 위해 울분을 참아내고 뛰어나가는 것이다. 기존의 우리들이 봐왔던 흔한 영웅들의 마인드와는 조금 다르지만, 이쪽이 어쩐지 작품을 보는 나에게 조금 더 와닿았고, 또 공감이 되었다. 그녀의 용기있는 행동 덕분에 사건이 무사히 해결되기를 바라며 진심으로 그녀를 응원하게 되었던 것 같다.
이 외에도 젤리와 이를 처치하는 무기들 등이 굉장히 특색있으면서도 새로운 소재를 다루고 있어서 굉장히 흥미롭고 재미있게 감상했던 작품이었다. 매력적인 소재와 매력적인 주인공, 그리고 정세랑 작가님의 매력적인 필력이 함께 모여 시너지를 일으킨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불편한 편의점에서는 주요 소재로 편의점을 다루고 있어서 처음 접했을 때부터 흥미가 생겼었다. 그 이유는 바로 내가 현재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고등학교에서 선생님을 하다 정년퇴임을 한 염 여사가 편의점을 운영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루고 있다. 그녀를 필두로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하는데, 그들의 이야기가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서 함께 울고 웃으며 책을 감상했던 것 같다. 그들의 희로애락이 담긴 모습을 보면서 나도 함께 같은 감정을 공유하고, 그 이야기 속에 푹 빠져들게 되었었다. 특히, 이 이야기의 핵심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독고씨는 나와는 다른 처지에 처한 사람이지만, 기존의 편견들을 버리게 되니 어느 순간부터 그를 응원하는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처럼 불편한 편의점은 우리의 힘든 삶 속에서도 사람들 간의 소통과 이해를 통해 위로를 받고 웃음을 공유하는 공간을 잘 보여주고 있어서 공감하며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었다.
이 책을 읽었을 때 들었던 느낌은 바로 ‘힐링된다…’라는 것이었다. 책을 한 줄로 소개한다면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나와 우리 주변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잘 다루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기운이 없었던 영주가 서점을 차리고 그 안에서 새로운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회복해나가는 모습이 감동적이게 다가왔다. 또, 사람들 하나하나의 에피소드가 굉장히 공감이 되고, 또 그 문제가 해결되면서 나까지 위로받는 기분이 들어서 기분좋게 책을 읽었던 것 같다. 때문에 리프레쉬가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한번 가볍게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제목때문이었다. 살인사건과 봉제인형. 두 단어가 어떻게 연결이 될 지 궁금해졌던 탓에 책을 펼쳐봤었던 나는 그 안에 담긴 흥미로운 사건에 푹 빠져들게 되었었다. 추리 소설인 만큼 책을 읽는 나 또한 범인을 추리해 나가며 읽는 재미가 있었던 책이었다. 또 현실 요소 외에도 악마와의 거래 장면이 나온다든지, 살인법이 굉장히 기묘하다든지 등 판타지적인 요소가 함께 가미되어 있어서 기존의 추리 소설과는 다른 느낌의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범인이 누구인지 조금 예상이 가기도 했었는데, 그 예상이 맞긴 했지만 그 뒤에 악마라는 또다른 요소가 숨겨져 있었어서 더욱 새롭고 재밌게 느껴졌던 것 같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결말 부분이 조금 아쉽게 느껴지기도 했다. 기존의 추리 소설들은 사건이 해결됨과 동시에 후련하고도 시원한 느낌이 들었는데 이 작품은 어쩐지 찝찝함이 남아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정의란 무엇인지 조금 더 깊이 생각해보게 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평소 로맨스 장르를 좋아하기도 했고, 특히 사극 장르와 결합되어 있는 작품이라 더욱 흥미가 생겨서 읽게 되었던 책이었다. 이 책을 읽고난 후에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아무래도 주인공인 덕임이었다. 덕임은 어렸을 적부터 궁으로 들어와 생활하였는데, 이때 겪게 되는 시련과 고통이 매우 안타깝게 느껴지며 저절로 그녀를 응원하게 되었던 것 같다. 또 한편으로는 궁녀라는 위치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통해 그 시련을 이겨내가는 덕임의 모습이 대견하면서도 존경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아직 1권밖에 읽지 못해서 그 뒷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모르지만, 2권 또한 빨리 읽고싶어질 만큼 흥미롭고 재밌는 책이었다. 기회가 된다면 이 소설을 활용한 드라마 역시 한 번 봐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땐 그래서 책에서 하고싶은 이야기가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표제작인 저주토끼의 경우 저주의 대상이 친구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던 기업의 사장이 아닌 그 사장의 주변 사람들이 모두 피해를 받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처음에는 이 책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이 어려웠다. 하지만 곱씹어서 생각해보니 조금은 그 의미를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주라는 것은 어찌됐든 금기시 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도 사적인 복수로 이용되어서는 안된다는 설정이 있는 만큼 그 결과가 마냥 후련하게 끝날 수는 없었을 것 같다.
저주토끼는 이 외에도 다양한 에피소드를 담고 있어서 킬링타임으로 짧게 짧게 감상할 수 있었던 책이었다. 무작정 읽는 사람을 놀래키거나 공포감에 빠져들게 하기 보다는 은은하고도 기묘한 스토리로 독자를 오싹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때문에 무더운 여름이 다가오는 지금 한번씩 읽어본다면 몸이 서늘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