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의 철학자라는 단어는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을 뜻하는 그리스어 필로소포스에서 왔다고 한다. 그리고 에릭 와이너가 고른 10명의 철학가들은 지혜를 사랑했고 그 사랑에 전염성이 있는가?에 기존을 두어 골랐다고 한다. 나는 그래서 이 책을 접한 순간부터 사랑에 빠진 것 같았다. 흔한 tv 프로그램에서 보여지는 잘생긴 남자와 예쁜 여자가 극적인 사랑을 이루는 내용도 아닌데 얼굴도 모르고 이름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철학자가 어렵고 복잡하며 가끔은 짜증이 날 정도로 집요한 내용의 지혜(철학)을 사랑하는 내용들이 빼곡히 담겨 비로소 나도 그들의 지혜와 철학을 사랑하게 만드는 책이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국내 출간 30주년 기념 특별판)
체코슬로바키아를 배경으로 구 소련의 제국주의에 대항하는 민주주의 운동을 일컫는 ‘프라하의 봄’을 소재로 한 이야기이다. 토마시, 테레자, 사비나, 프란츠가 등장한다. 프라하의 봄을 소재로 4명의 남녀 (토마시-테레자, 사비나-프란츠)의 사랑이야기를 담고있다. 이 책에는 니체의 영원회귀가 언급되는데 ‘영원한 회귀란 신비로운 사상이고, 니체는 이것으로 많은 철학자를 곤경에 빠트렸다.’라고 나온다. 원형을 이루는 영원한 시간이 그 속에서 우주와 인생이 영원히 반복된다는 사상에 대해 매 순간 순간 우리가 결정하는 것이 영원해지기 때문에 가장 무거운 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밀란 쿤데라의 입장은 인간이 아주 가벼운 존재라고 했다. 역사는 반복되지도 않고 인간은 한번 태어나면 사라진다는 주장이다. 이 책을 통해 다양한 철학가들의 사상을 엿보고 밀란 쿤데라의 대립되면서도 비슷한 사랑을 볼 수 있었다. 이 책은 인생이라는 슬픔의 공간을 행복으로 채우게끔 하는 책이다.
명상록 (철학자 황제가 전쟁터에서 자신에게 쓴 일기)
명상록은 철학자이자 황제인 아우렐리우스가 전쟁터에서 자신에게 쓴 일기를 엮은 것이다. 이 책은 플라톤을 꿈 꾼 철학가였지만 황제였기도 한 저자가 전쟁터에서 전쟁을 수행하고 통치한 얘기를 담고있다. 스토아 철학을 변형하고 에픽테토스의 가르침을 받으며 플라톤 주의를 바탕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방식, 본인의 사회적 역할을 뒷받침하는 근거, 전쟁 속 도덕적인 교훈을 찾아간다.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6장에 ‘항상 소박하고 선하고 순수하고 진지하라. 허세를 버리고 정의를 사랑하고 신을 공경하며 친절과 애정을 가지고 맡은 바 의무를 다하라. 신을 섬기고 동료들을 도우라. 인생은 짧다. 이 지상의 생활에서 당신이 거두어들일 수 있는 열매는 오직 내면적 신성과 외부적 자기 희생뿐이다.’ 부분이다. 전쟁중임에도 도덕적인 삶을 살고자 노력하는 모습이 잘 드러난 부분이라 나 또한 자극을 많이 받았다. 이 책은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격려와 위로로 도전정신을 자극하게끔 한다.
그 후에
이 책은 반전이 재미있는 책이다. 충격적이며 감동을 주기도 한다. 이 책의 주인공인 네이선은 자신이 익사 위기에 처해가면서 물에 빠진 여자친구 말로리를 구하고 그녀와 결혼까지 하게된다. 맨해튼에서 변호사로 성공하며 탄탄대로일 줄 알았지만 아들 션이 죽으면서 다시금 쉽지 않은 인생의 쓴맛을 맛보게 된다. 의사 굿리치와 예견된 죽음을 맞이하며 익사 위기, 아들 션의 죽음, 그리고 새로운 인생의 위기를 헤쳐나가는 내용이다. 이 책은 단순하지만 쉬운 말로 재밌게 읽을 수 있다.
소년이 온다 (한강 장편소설)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잔혹한 학살과 참상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는 소설이다. 고통스러웠던 광주의 열흘, 그리고 그 안에서도 순결함을 잃지 않았던 어린 새의 흔적, 이러한 내용을 전부 담은 소년이 온다를 통해 우리가 붙들어야 할 기억을 일깨워준다. 이 책은 단순히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며 그것을 응징하는 것 이상으로 피해자들의 상처의 구조를 이해하게 해준다.
일의 기쁨과 슬픔 (장류진 소설집)
기쁨과 슬픔이 공존하는 현 시대를 잘 표현하고 있는 소설이다. ‘보통’과 ‘특’의 차이가 체화된 세계 ‘리얼 월드’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있다. 자극적이고 짧은 영상을 일컫는 ‘쇼츠’의 유행으로 ‘다소 낮음’이라는 부제목을 가진 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현 시대를 낱낱이 보여주고 있어서 반성하게 되고 기쁨과 슬픔 사이 어딘가 애매한 감정을 느끼게 해준다.
냉정한 이타주의자 (세상을 바꾸는 건 열정이 아닌 냉정이다)
세상을 바꾸는 건 열정이 아닌 냉정이라고 주장하는 윌리엄 맥어스킬의 경솔한 이타주의의 불편한 진실을 보여주는 책이다. 다수가 선의의 열정만이 옳다고 믿으며 더 나은 진로, 보다 나은 삶, 더 살기 좋은 세계를 꿈꾸지만 ‘혼자 힘으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나태한 신화를 마주해야한다. 이 책은 그러한 사람들이 뜨거운 가슴과 차가운 머리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길잡이가 되어준다.
순이 삼촌
‘당신은 제주 4.3 사건에 대해 알고있는가?’ 이 책은 제주 4.3 사건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으로, 과거 금서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 이유는 이 책이 당시의 상황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책을 읽으며 저절로, ‘작가가 어떤 용기로 이 책을 썼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책을 읽는 내내, 당시에 내가 현존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현장에 광경을 직접 지켜보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무엇보다도, 사람들을 한 곳에 모아두고 총으로 쏴 죽이는 장면에선, 독일의 유대인 학살 장면이 대비되어 보이기까지 했다.
나는 이렇듯 제주 4.3 사건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이 도서를 읽음으로써 안타까움과 분노 등, 복합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처참하고도 참혹한 제주 4.3 사건에 대해 더욱 자세히 알 수 있었다. 부디, 더욱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읽고 제주 4.3 사건에 대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양철북 1 (1999년 노벨문학상 수상작)
아마도, 전쟁의 참상을 직접 느껴보기에 가장 적합한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전쟁 당시의 끔찍한 상황, 공포, 그 속에서 주인공은 끊임없이 북을 두드린다. 어쩌면 우스울지도 모르는 이 요소를 긴장감 있고 어둡게 묘사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 후, 주인공이 북을 버림으로써 자신의 유년기를 종료하고자 한다는 행동은 매우 심오하고 한 편으로는 그의 성장을 보여주는 것 같아 신기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이를 통해, ‘북’이라는 하나의 요소가 매우 다양한 감정을 보여주고 이처럼 어떠한 매개가 책의 내용과 전개에 있어서 중요하다는 것을 새롭게 배울 수 있었다.)
춘향전
전공 수업의 주제였던 <춘향전>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고 싶어, 이 책을 선정해 읽게 되었다. 해당 책을 읽음으로써, 수업 시간에 학습했던 내용처럼 춘향이 순종적이기보단 자기 주도적인 인물이며 이러한 행동이 그녀의 자기애적 면모에서 나온 것임을 새롭게 파악할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이를 통해 수업의 내용을 복습하고 더욱 새로운 관점에서 고전 소설을 분석한 것 같아 뿌듯함을 느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