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나라의 외국인 거주자 증가 추세는 가파르다. 지하철만 타도 만날 수 있는 것이 외국인이다. 하지만 ‘완득이’에서 말하고자 하는 ‘외국인’은 외국인 ‘노동자’들을 의미한다. 흔히 우리가 지나다니며 만나게 되는 그런 사람들이 아닌 생계를 유지하기도 힘든 그런 노동자들 말이다. 이 책에서 ‘동주 선생’은 불법체류를 하는 외국인들을 돕는 역할을 한다. 이런 부분에서 ‘동주 선생’은 인정 많고 털털한 사람으로 그려지고 있지만 다르게 생각하자면 불법체류자들을 숨겨주고 있는 범죄자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왜 그들은 불법체류를 할까?
우리나라는 외국인 고용허가제를 2003년부터 도입했다. 이 제도에 따라 노동자들은 최장 5~6년 정도 체류할 수 있지만 기간이 지나도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아 불법체류자가 되는 것이다.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입국한 지 5~6년이 지나는 동안 한국에 많이 적응했을 것이고, 일도 손에 익게 된다. 본격적으로 돈을 벌기 시작할 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되는 본국으로 귀국하기보다 국내에 남는 것이 앞으로의 삶에 더 이득일 것이다.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당연한 것이고 이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왜 불법체류자들이 사회에서 문제가 되고 이슈거리가 되는지는 국가의 입장에서 보면 알 수 있다. 불법 체류자가 증가하면 법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이들이 노동시장에 혼란을 가져오고 그들의 악덕 고용주가 저지르는 인권침해 문제가 발생해 사회적 비용, 경제적 비용 부담이 가중된다. 또한 그들이 저지르는 범죄도 큰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양쪽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양쪽 모두 이해가 가지만 어느 한 쪽의 편을 들자면 국가의 편을 들 것이다. 불법체류자의 입장은 개인적이고 국가는 우리의 전체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국가가 문제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사실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 불법체류자들이 살기 좋은 나라이다. 불법체류자들을 향한 법적 제재가 약하고, 문제가 있음을 인식하면서도 불법체류자들을 찾을 인력과 방안이 적기 때문이다.
이런 여러 사항들을 보고 국가적인 차원의 대응 방안이 필요함을 느꼈다. 요즘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관광비자로 한국에 들어와 불법체류 노동자로 탈바꿈한다고 한다. 이를 막기 위해 입국 심사를 까다롭게 해야 한다고 느꼈다. 또한 동시에 외국인 관광객들을 본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관리하고 감독 가능한 기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외국인 노동자들이 임금을 반드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임금체불방지 법안과 악덕 고용주들이 생기지 않도록 고용주들의 교육과 감독이 필요하다. 이런 식으로 불법체류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을 예방하고 이미 불법체류자가 된 사람들을 찾는 인력을 늘리고 그들이 저지르는 범죄에 무거운 벌을 내리는 여러 법들이 제정돼야 한다. 이렇듯 아직은 우리나라가 부족한 점이 많고 불법체류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지만 앞으로 계속 그들과 국가의 입장에서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 소통을 한다면 서로를 이해하는 발전된 사회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이 책에서 또 하나 다루는 것이 있다. 바로 ‘다문화 가정’이다. 책의 주인공인 완득이는 외국인 어머니와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이다. 이 책을 읽으며 혼혈아와 그에 따른 다문화 가정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았다. ‘완득이’에서 드러난 다문화 가정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의식 등에 대해서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혼혈아를 두 분류로 나누는 것 같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혼혈아와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등의 후진국의 혼혈아처럼 말이다. 후자가 전자에 비해 놀림도 많이 받고 주변 사람들이 무시하는 등 흔히 말하는 다문화 가정의 문제들이 후자에서 많이 나오는 편이다. 우리는 왜 그들을 같은 혼혈임에도 분류하고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단순히 생각하자면 생김새의 차이 때문에 그런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서구적인 외모를 선호하는 편이다. 요즘에서야 무쌍인 동양적 얼굴이 대세라고들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서구적 생김새에 대한 열망은 뿌리 깊이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성형이 유행하고 그에 따른 여러 문제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에 반대로 깊이 생각해 보자면 전자는 우리보다 선진국이라는 점과 후자는 후진국이라는 점이다. 후진국은 국가가 상대적으로 우리보다 열악하고 국가가 국민을 보호해 줄 수 없다 보니 그들이 더욱 무시를 당하는 것 같다. ‘완득이’에서 앞 집 사는 아저씨가 완득이 어머니를 보며 “저쪽 사람 같은데?”라는 말을 한다. 물론, 아무 의미가 담겨있지 않은 어투 일수도 있지만 내가 그 구절을 읽었을 때는 완득이 어머니를 살짝 무시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쪽이면 어떻고 저쪽이면 어떤가?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도 완득이처럼 생김새만 다를 뿐 하는 행동들은 한국인이다. 똑같이 김치를 먹고 흰쌀밥에 백숙까지 먹는 한국적인 사람들을 우리는 겉모습만으로 우리와 다르다고 쉽게 판단해 버리는 것 같다. 앞서 말한 후자인 혼혈뿐 아니라 전자 또한 곤란한 상황을 겪는 건 똑같다. 나에게는 혼혈인 친구 두 명이 있다. 한 명은 스페인 혼혈, 한 명은 일본 혼혈이다. 스페인 혼혈인 친구는 아주 서구적으로 생겼는데 그 서구적인 생김새 때문에 주변의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가져 곤란해했다. 무언가를 하면 “이걸 스페인어로 뭐라고 해?”라는 등의 질문과 신학기만 되면 새로 만나는 선생님들에게 자신이 어느 나라 혼혈인지 매번 말하여야 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친구는 일본과 우리나라의 안 좋은 외교 관계 때문에 친구들과의 곤란을 겪곤 했다.
‘완득이’와 내 친구들의 사례만 보아도 옛날보다는 나아졌지만 그래도 아직은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 같다. 한 번 더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고 우리와는 다른 생김새에 대한 편견을 가지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들을 우리 개인의 기준으로 판단하기 않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다. 그들도 똑같이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고 한국 문화 속에서 자랐으니 같은 ‘한국인’이라고 생각해야 되는데 ‘외국인’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런 부분을 좀 더 보완하고 그들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그들도 우리 사회의 한 부분으로써 자신감을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