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온도 (말과 글에는 나름의 따뜻함과 차가움이 있다)

 일단 언어의 온도는 마음이 말랑말랑해지는 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꼭 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 책이기도 하다

 ​또한 나에게 편향된 독서취향이 있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해 준 책이다.

책표지에 써 있는 말과 글과 삶에는 나름의 따뜻함과 차가움이 있다란 문구. 너무 좋다. 이 문구에서 느껴지는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관점과 시선이 좋다. 말과 글, 언어에는 사람이 느끼는 감정이 녹아들어간다는 것을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이 책은 스토리를 바탕으로 스토리의 핵심이 되는 단어문장즉 언어가 가지고 있는 의미를 깊게 생각해보게 하는 줄거리들로 구성이 되어있으며 3부의 목차마다 스토리를 열댓 개씩 담고 있다.  저자는 일상에서의 경험담인 각각의 사연들을 아름다운 말로 바꾸어 써놓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책을 읽다보면 말의 소중함을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말과 글, 언어, 그리고 삶에 나름의 따뜻함과 차가움이 있다는 그 말에서 내가 스스로에게 어떤 온도의 말을 해야 할지와 현재 나는 내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온도의 말을 하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아몬드 (100만 부 기념 특별판, 손원평 장편소설)

 누구나 머릿속에 편도체아몬드를 두 개 가지고 있다고 한다 외부에서 자극이 오면 자극의 성질에 따라 공포, 기분 나쁨, 좋은 감정을 느끼게 하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주인공 윤재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알렉시티미아, 감정 표현 불능증을 가진 소년이다. 타인의 감정에 공감을 못할 뿐만 아니라 웃지도, 울지도 않는다. 두려움도 느끼지 못하니 차가와도 피할 생각을 못하는 아이이다사회화. 주인공인 윤재는 감정도 공식처럼 배웠다. ‘차가 오면 피한다’, ‘누가 때리면 분노한다.’, ‘맛있는 것을 주면 고맙다.’ 그리고 대비하지 못하는 상황은 침묵한다’. ‘아몬드는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 못하고 자기의 감정 또한 모르는 주인공이 여러 가지 다양한 사건들을 겪으면서 서서히 감정을 알아가는 내용이다

 책은 전반적으로 쉽고 수월하게 읽혀졌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주인공이 겪는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주인공과 같은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상황마다 주인공과는 다르다는 우리들의 문제는 없는지 생각이 들게 한 책이기도 했다. 그만큼 이 책은 흥미로우면서도 내용적인 면 또한 훌륭하다고 생각된 책이다.

어떤 이야기가 비극인지 희극인지는 당신도 나도 누구도, 영원히 말할 수 없는 일이다.’ 책 에필로그에 적혀 있는 이 글귀처럼 아몬드는 책 속의 다양한 캐릭터들을 통해 자기 자신과 주변사람들을 돌아보고, 가족 사랑, 진정한 우정, 삶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기에 권장한다

저주토끼 (정보라 소설집)

SF 단편 소설 모음집이다. 가장 인상 깊게 읽었던 단편은 ‘저주토끼’와 ‘덫’이다.
저주토끼_대기업의 독점욕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나오는 한 에피소드와 닮았다. 회사가 망해가는 과정은 생각보다 단순했다. 거래처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은 회장, 거래처 뿐만 아니라 사원과 손자의 말 또한 귀기울여 듣지 않은 것. 사람의 귀가 얼마나 닫혀있던가. 손자의 뇌가 망가진 이유를 단순 호기심과 아끼는 마음이라고 말할 수 없다. 그 아이는 부모에게 배운 대로 허락을 받았고 그 외에 잘못은 없다. 문제점을 파악하지 못할 정도의 애정을 가진 부모 밑에서 태어난 것이랄까.
덫_사람의 욕심은 바다보다도 넓다는 것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소설이다. 황금을 낳는 거위랑 다를 게 무엇이냐, 자신의 아이마저 상처를 내게 만드는 것? 자본주의가 피폐해졌을 때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눈사람 자살 사건

시집을 읽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대게 부정적인 내용처럼 보였지만 막상 그런 것은 아니었다. 눈사람 자살 사건은 더 빨리 녹지만 따뜻하게 죽었다. 겨울에 만들어져 처음 겪는 따뜻함은 어땠을지 궁금하다. 슬프게 울고 있을 때 위로의 포옹과 같았을까, 처음 연애하며 겪는 간질거리는 뜨거움일까? 그리고 이 좋은 기분이 인생의 막을 내리는 것이라면 어떤 기분일까. 자신의 몸이 녹는 걸 보는 건 고통스러우면서도 편안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눈사람은 떠나는 듯 하지만, 그의 따뜻한 수증기는 누군가에게 다시 위로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차가운 사회는 얼마나 차갑길래 평생 얼음인 눈사람으로 비유되었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생각한다. 그리고 또한 내가 누군가를 자의적으로 또는 원치 않았지만 얼리지 않았는지 생각하게 됐다. 나로인해 생겨난 눈덩이는 얼마나 불어났을까. 누군가를 눈으로 덮어버린 건 아닐까. 나뭇가지를 꽂고 위선의 목도리를 둘러준 것은 아닐까. 나는 그런 이가 아닌 조금 더 강인한 사람이 되어 누군가에게 눈을 던지지도, 눈을 맞을지언정 훌훌 털어버리고 싶다.
봄볕을 즐기는 사람보다 봄볕을 모두가 맞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아름다움을 주고 같이 즐기고 싶다. 물론 하늘을 바라보고 따스한 햇볕을 끌어안는 건 최고의 낮일 것이다. 하지만 나로 인해 누군가 이런 기분을 느낄 수 있다면 내어주고 싶다.
눈사람 자살 사건은 모든 시가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든다. 스스로에 대해 부정하고 있던 마음은 무엇이고 그게 얼마나 곪았는지, 어떻게 치료해야 할지 노선을 잡아주는 과정을 제공한다. 가장 힘든 시간, 가장 많이 생각나는 시집이다.

비밀

근래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많이 읽으면서 접한 책이다. 솔직히 생각보다 받아들일 수 없는 판타지 소설이었다. 재미는 있었지만 좋지 않은 쪽으로 신선했다.
엄마는 죽고 딸이 살았는데, 딸 신체 속에 엄마의 영혼이 있다. 받아들여지지 않겠지만 딸이 태어나기도 전에 엄마와 아빠가 데이트한 장소를 알고 있고 기억이 섬세하면 나라도 믿을 것이다. 마지막 장면에 반지도 그렇고…
엄마는 딸을 통해 청춘을 다시 느끼려고 했다고 받아들여졌다. 공부를 정말 열심히 했고 의대를 노렸고 그만큼 친구도 정말 많이 사귀었다. 그럼에도 사랑하는 사람이 아빠일까. 생각하는 것도 사춘기 학생과 다를 게 없었다. 딸인 나오코의 호르몬 변화로 그렇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냥 그랬다. 엄마의 영혼을 나는 이해할 수 없다. 아빠도 나와 비슷한 생각이었기 때문에 미행하고 질투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빠가 딸을 엄마라고 받아들이지 않고 딸이라고 받아들이는 순간 나오코가 돌아온다. 나는 이 현상이 성인이 되어 뇌를 공부하는 나오코의 심리적 현상이었다는 말을 믿지 않는다. 아빠가 받아들였을 때부터 나오코가 점차 나타났으니까.
아빠의 감정을 살펴보기에도 살짝 거북한 감정이 있다. 외로움과 고독을 견디지 못하고 딸의 모습으로 자신의 아내를 투영해서 봐야 한다는 것 자체를 이해하지 못한다.
가족 소설과 판타지 소설에 가깝지만 그 어느 것도 되지 못한 느낌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섭렵한다는 생각으로 읽었지만, 다시 생각날 정도 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살인 현장은 구름 위

짧은 스릴러/추리 소설이다. 재밌게 읽히진 않았다. 에이코(일명 A코)와 함께 다니는 B코, 두 명의 승무원 주변에서 일어나는 살인 사건을 몇 개 다룬다. 대체로 비행기나 탑승객과 관련된 살인 사건이다. 사건들보다 B코의 성격이 인상 깊었다. 재밌는 사건에 참여하는 걸 좋아하고 절대 그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단언하는 성향이 강하고 주장 또한 매우 강하다. 어떻게 A코와 가장 친한 친구인지 나 또한 그녀들의 주변 사람처럼 의심이 간다. 또한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성격이 강하다. 나였다면 친하게 지내기 어려운 친구다. 사사건건 침투하고 마음대로 생각하고 그걸 바로바로 말한다는 점에서 충격이었다.
사건에서 개연성이 크게 느껴지지 않아 누구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은 아니다. 추리 소설을 좋아한다면 가볍게 읽고 넘길 책으로는 괜찮다고 생각한다.

인어가 잠든 집

자식이 부모보다 일찍 죽었을 때 일컫는 단어가 없다고 들었다. 그 슬픔이 말로 표현할 수 없어 그렇다고 흘려들은 적이 있다. 그 상황을 엿본다면 이 소설일 거라고 생각한다. 뇌사라는 비극의 주인공인 미즈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가오루코의 모습을 미즈호가 지켜봤다면, 첨단 과학 기술로 삶과 죽음 사이에 있는 어린이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미즈호가 죽은 시간은 언제일까? 여전히 소고 안에서 심장이 뛰고 있으니 살아있는 걸까? 미즈호의 죽은 시간은 수영장 사고가 일어난 그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와카바가 만들어준 반지를 찾으러 들어간 깊은 수영장, 한없이 끝없이 자기 몸속으로 들어오는 물을 막을 수 없던 7살 아이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자기가 11살까지 엄마가 붙들고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을까? 가오루코의 사랑과 집착 그 어느 사이든 이해는 된다.
뇌사로 판정하고 장기기증을 하려던 순간 딸은 팔이 살짝 움직인다. 나 같아도 가오루코처럼 살아 있을 거라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과학 기술로 살아 있는 아이처럼 만들어 소개하고 간병하는 건 사랑을 넘어 집착이라고 생각한다. 과학을 접할 수 있던 가오루코와 미즈호는 운이 좋았다. 다른 뇌사 사건이 일어난 사람들에게는 꿈도 못 꿀 도전이었으니까. 호시노가 연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 것도 있지만, 호시노가 애인인 마오를 떠나 보내면서도 미즈호에게 몰두했기 때문이다. 미즈호 뿐만 아니라 가오루코의 영향도 있었지만.
마지막 미즈호의 장례식에서 에노키다라는 익숙하지만 낯선 이름에 당황했다. 생각해 보니 가즈아사와 이혼 직전 가오루코가 관심을 갖고 있던 남자였다. 그 남자도 끝까지 나와서 마음에 들었다. 솔직히 가오루코가 그 남자를 놓친 건 내가 보는 입장으로는 너무 아쉽다. 상황은 이해가 되지만, 글쎄… 에노키다를 잡을 여지와 생각조차 들지 않을 정도로 힘든 가오루코였어서 그랬을 거라 생각하긴 한다.
가오루코가 하는 간병은 사랑이 아니라 집착과 광기 서린 일이라고 생각하게 된 건 후반부를 다 읽어갈 때쯤 든 생각이다. 야쿠토의 생일임에도 경찰을 불러 난동을 부리는 행동에서 정말 충격을 받았다. 굳이 저렇게 마음 정리를 할 필요가 있었을까. 너무 극단적인 건 아닌가. 충격적이고 가오루코를 보는 시선이 부정적으로 보는 관점에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야쿠토의 부모의 모습으로 보기 어려웠다. 그 순간 모든 감정이 극에 달하고 절정이어서 그랬을까. 야쿠토의 입장에서 보기엔 가장 기억에 남고 잔혹한 생일이 될 것 같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유엔 식량 특별조사관이 아들에게 들려주는 기아의 진실)

책 제목에서도 바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주로 기아라는 문제에 대해서 다루는 책이다.

책을 읽다 보면 ‘과연 삶이란 무엇인가?’ 생각이 들면서 세계의 절반은 지금 당장 먹을 것으로 고민하고 있는데, 나는 여기서 편안히 어떤 책을 읽을지 고민하고, 놀고 먹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는 점에서 생각이 다시 해보게 되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고 무엇을 하며 지내야 할까? 고민도 하게 만들어주는 책이다.

내가 보고 있는 세상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주었다.

부의 추월차선 (10주년 스페셜 에디션,부자들이 말해 주지 않는 진정한 부를 얻는 방법)

돈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돈에 대한 사고방식을 변화시키는 것인데 이 책에서 말하는 부는 물직적인 소유가 아니라 가족, 신체, 그리고 자유인 3F가 충족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이 책은 소비로부터 달아나서 자신이 자신의 삶을 통제하고 책임지는 생산자로서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굿모닝 해빗 (아침마다, 나를 위해 하이파이브!)

지금 우리 사회는  자신보다 타인에게 관대하다고 느낀다. 이 책에서는 자기를 수용하고 스스로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습관을 기르라고 한다. 자신이 이룬 성취를 축하하는 것 말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축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