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하나하나 상상력을 자극하는 독서라서 즐겁게 읽었던 작품이었다. 내용도 어렵지 않고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만한 내용이기에 독서 입문자들도 쉽게 읽힐 수 있는 책이다. 소설과 친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나는 <브로콜리 펀치>를 통해 소설의 매력을 알게 되었고 기회가 된다면 이유리 작가님의 다른 소설집도 읽어보고 싶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상실, 사랑 그리고 숨어 있는 삶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
사람이 잘못된 신념을 가지게 된다면 얼마나 무서워질 수 있는지 알게 된다. 이 책의 묘미는 읽으면 읽을 수록 내용에 대한 이해가 된다는 묘미가 있다. 초반 부분 이 책은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일대기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 책은 일대기가 아닌 다른이가 바라본 스타 조던의 비판이다. 분류학자라는 개념이 생소하기도 하고 우생학이라는 개념이 생소하긴 하지만 읽기 어려운 책이라는 생각은 안든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상실, 사랑 그리고 숨어 있는 삶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봤을 때 나는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하나도 알 수 없었다. 물고기는 분명 존재하는데 왜 존재하지 않는다 하는 건지 또 그게 삶의 질서와 무슨 관련이 있는지 그리고 책의 앞 부분을 읽었을 때는 룰루 밀러의 시선에서 작성한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일대기이자 위인전인가 싶었다. 어린 시절의 데이비드, 그리고 분류학자로서의 데이비드의 설명을 보면서 분류학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제목이 이렇구나 싶었다. 하지만 책의 중반을 넘어가고 후반을 읽기 시작했을 때, 이러한 나의 생각은 완전히 깨지며 달라졌다. 긍정적 착각의 부작용과 우생학을 본 나는 그제서야 룰루 밀러가 데이비드 스타 조던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어류가 사실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올때는 책의 제목이 나의 머리를 스쳐가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처음에는 그저 다른 친구들과 독서클럽을 하기 위함이었지안 다 읽고 난 지금은 이 책을 접하게 된 걸 정말 행운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모순 (양귀자 장편소설)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인간은 불안정한 존재이기 때문에, 그 선택들은 종종 모순된 결과를 낳는다.
‘불행이 모순되면 행복이 되고, 행복이 모순이 되면 불행이 된다’,우리는 행복과 불행 사이에서 끊임없이 줄다리기를 한다
양귀자의 책 모순에서는 가족 간의 갈등, 연인과의 사랑 등 일상 속에서 자신의 가치관과 현실 사이에서 끊임없는 모순을 보여준다. 이 책의 모든 인물은, 심지어 주인공 조차도 완벽한 선도 완벽한 악도 아닌 그저 주변에 있을 법한 사람으로 묘사된다. 행복과 불행 사이에서 끊임 없는 갈등을 묘사하며, 인간의 한계를 보여준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 완벽하지 않은 인생을 보여준다. 모순은 결국 불안정한 인생 속에서 각자만의 행복을 정의하고 각자만의 방식으로 한계를 극복하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아닐까?
‘끝이 좋으면 다 좋다‘ (윌리엄 세익스피어의 말로 아무리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결과가 좋으면 모든 것이 용서되고 잘 받아들여진다는 뜻이다.) 불행은 상대적으로 길고 가변적이다, 행복은 강력하지만 불행에 비해 기간이 터무니 없이 짧다. 이러한 성질 때문에 내 인생에서 가장 큰 번아웃은 가장 강력한 행복 뒤에 찾아왔다.
2021년은 코로나 19로 인해 세계가 멈췄다. 나는 그 당시 역사문화답사동아리 회장으로 기존에 만든 1박 2일 답사 계획을 못하게 되었고 온라인 답사라는 새로운 방식을 기안했다. 처음 해보는 활동이어서 엄청난 갈등이 있었다. 기술적인 한계 뿐만이 아니라 부원끼리의 갈등, 선생님과의 갈등 등 동아리 내부에서도 불안정하였다. 거의 1년 가까이 불안 속에서 헐떡였지만 그 기간 덕분인지 잘 해결되었다. 당시에 엄청나게 비교할 수 있는 행복과 강력한 여운을 느꼈다. 하지만 행복이 가시고 난 뒤 마음속이 엄청나게 공허함이 찾아왔다. 갑자기 너무 큰 행복을 받아서 그 이후에 뭐를 해야 할지 모르고 엄청 무기력해졌다. 그 무기력 속에서 나만의 행복을 정의하고 행복의 일상화를 통해 극복했다.. ‘
행복은 마음 속에 공허함을 채우는 과정’. 서로 각자만의 방식으로 공허함을 채우는 활동 오히려 극복 할 수 있는 시련과 고난은 터무니 없는 불행을 막는다. 평소에 행복한 줄 아는 사람은 어떤 불행이 오더라도 쉽게 언제나 행복으로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 의문이 생겼다. 과연 행복의 일상화가 정답일까? 최근에 감정기복이 너무 심해져서 한번은 큰 공황이 찾아온 적있었다. 몸뿐이 아니라 정신까지 갈려진 상태로 기절할뻔한 나를 발견했다. 이 책은 완벽하다고 생각한 나의 일상에서 이러한 하나의 철학적 질문은 던져주었다.
비밀의 언어(The Code Book) (암호의 역사와 과학)
전공 교수님의 추천으로 읽게 된 책 <비밀의 언어>는 암호학의 역사를 풀어쓴 책이다. 기원전 5세기 경의 기록으로 알 수 있는 암호학은 역사가 매우 길고, 인류사와 기술의 발전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함께 발전했다. 여느 역사책처럼 흥미로운 인류사를 기술하는 것 같지만 사이사이 있는 암호학에 대한 전문적인 설명이 이 책에 매력을 더한다.
선량한 차별주의자
평소에는 하기 힘들지만 꼭 필요한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해준 책이었습니다. 늘 나는 다수자의 집단일 것이라고 생각하였고 책을 읽기 전까지는 앞으로도 저는 다수자의 집단에 속할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저의 과거 경험 중 ‘아 이게 차별이었구나’, ‘아 이런 말은 하면 안 됐겠구나’ 하는 순간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주변에서 퀴어 축제가 열리면 거기에 크게 반대하는 사람들을 종종 본 적 있고 최근에는 동덕여대 사건까지 이러한 갈등 문제가 붉어지면서 사회의 많은 문제들이 이 책을 읽고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책의 초반에는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는 차별을 다양하게 소개하고 있고 뒤에서는 차별 금지법을 포함한 마무리의 느낌을 담고 있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성소수자, 장애인 등 차별 사유가 굉장히 많은데 모두가 만족할만 한 법을 만드는 게 가장 이상적인 법이지만 그런 법을 만들고 시행하는 게 쉽지 않아서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딱 떨어지는 정답지는 없지만 모두가 차별받지 않는다고 느끼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본인이 그 집단에 속하지 않고 다수에 속한다고 느낄 수 있지만 상황은 어떻게 될 지 모르고 한순간 사고가 생겨서 달라질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그동안 이런 문제에 무심했던 나 자신에 대해 반성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는 파트는 인권을 어떻게 올려야 하는지에 대한 부분입니다. 이주노동자에 대해 저는 경제화롱과 문화 다양성을 풍부하게 하는 데에 기여하기 때문에 저는 긍정적인 입장입니다. 근데 어떻게 그 사람들의 인권을 올려야할지가 고민이 되는 거 같고 만약 이주노동자, 결혼이민자의 국적이 영국, 독일 이런 나라였다면 이렇게 심하지 않았을 거 같은데 대부분이 필리핀, 베트남, 예맨 이런 나라이다 보니 그 나라들의 이미지가 주는 영향도 꽤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라 간의 교류 등으로 그 나라의 이미지를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앞으로는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살아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페스트 (1957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21세기의 인류는 냉소주의에 허덕이고 있다. 중장년들은 ‘요즘 청년들’에게 미래가 없다며 힐난하고, 청년들은 기성 세대에 해당하는 중장년들을 ‘꼰대’로 일축시키며 멸시한다. 이렇듯 21세기의 인류는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냉소주의에 심취함으로써 더 이상 존속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인류는 사회적인 동물로서 홀로 생존할 수 없다. 내향적인 사람조차 유튜브나 소셜 미디어를 통해 타인의 모습을 관찰하며 가슴 속의 본능은 더불어 살아가기를 원한다. 따라서 <페스트>는 21세기의 인류가 경계해야 하고, 또 고수해야 하는 태도를 제시한다.
<페스트>는 오랑시의 의사인 리유가 주인공이자 이야기의 서술자로 등장한다. 어느 날 아침, 리유는 길 한복판에 죽어 있는 쥐 한 마리를 발견한다. 그리고 같은 날 저녁에 또 다른 쥐 한 마리가 제 앞에서 빙빙 돌다가 피를 토하며 죽는 장면을 목격하면서 <페스트>의 비극이 시작된다. 깨끗했던 오랑시 어디에서든 쥐를 발견할 수 있었고, 이 쥐로 인해 오랑시에 전염병이 퍼지게 된다. 그에 따라 전염병은 ‘페스트’라는 이름이 붙게 되고, 사람들 입 밖에 나오게 되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겨졌다. 이 장면에서 알베르 카뮈는 21세기의 인류, 우리에게 경고한다. “인간은 재앙을 비현실적이고 지나가는 악몽에 불과하다고 여기면서 ‘페스트’ 또한 전쟁처럼 지나갈 것이라 믿는다.” “인간은 겸손할 줄을 모르고 자신에게는 아직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믿기 때문에 재앙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코로나19를 한 차례 경험해본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재앙이 존재하는 한,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따라서 우리가 재앙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개인주의에 매몰되기보다 서로를 돌보는 연대가 필요하다. 삶의 의지가 희미해진 사람들을 종교로 선동할 것이 아니라, 고통에 몸서리치는 사람들을 뒤로 하고 홀로 탈출해 생존하기를 갈구할 것이 아니라 내 자신이 자유의지를 가진 인간이듯, 타인 또한 그러한 인간임을 인지하고 서로를 향해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대략 300페이지를 웃도는 분량의 <페스트>를 감상한 후, 솔직한 후기는 너무 어려웠다. 21세기의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20세기의 알베르 카뮈는 어떻게 알고 있었을까? 어쩌면 연대의 약화는 인류의 운명인 것이 아닐까?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의문들이 남았다. 그리고 알베르 카뮈는 그 의문들을 우리에게 넘겼다. 따라서 냉소주의의 팽배와 연대의 약화는 우리가 해소해야 하는 의문들인 것이다. 나조차도 내 몫을 챙기느라 여념이 없었고, 타인의 삶에 무관심한 것보다 아예 소식이 차단되기를 원했을 정도로 냉소주의에 푹 빠져 있었다. 하지만 <페스트>에서 전염병이 악화되고 있음에도 의사로서 끝까지 봉사했던 리유와 오랑시에 남아 사람들과 연대했던 랑베르의 모습을 보면서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저자, 조세희 소설가의 말이 떠올랐다. “절대 냉소주의에 빠지지 마십시오. 현대 사회에서 모든 자본들은 사람들에게 바보가 되라고 강요합니다. 냉소주의는 사람의 기운을 빼앗아 갑니다. 절대 절망에 빠지지 마십시오.” 나도 생존이 점점 어려워진다는 핑계로 어느 순간부터 물질을 좇게 되면서 정작 삶의 본질을 망각하게 되었다. 그것을 깨달은 계기가 바로 이 <페스트>였다. 내가 이 지독한 냉소주의에서 완전히 깨어나려면 우리 모두 냉소주의에서 고개를 들어야 한다. 오늘에 와서 어제를 생각하는 것이 아닌, 내일을 생각하게 되는 희망 가득 찬 21세기의 인류가 도래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선량한 차별주의자
선량한 차별주의자라는 책을 읽고 난 뒤, 평소 사회에 은연중에 존재하는 차별들에 대해 알게되어 적잖게 놀랐었다. 또한 나 역시도 일상생활에서 차별적인 생각과 행동들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1부를 읽으면서, 임금에 대한 차별 부분에서, 작가의 주장중 몇몇 부분은 수용이 되지 않았다. 시대가 빠르게 변화에감에 따라 가치가 높아지는 직종이 있기 마련이라고 생각한다. 이공계열을 전공한 사람이 높은 임금과 가치를 가지는 건 현 시대의 경제 흐름을 반영한 것이고, 이는 성별의 차이가 아닌 전공의 차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남성이 여성보다 신체능력이 다방면으로 뛰어난 것은 과학적 통계 이전에 생물학적 특성이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스포츠 경기에선 남성들의 경기가 더욱 박진감이 있고 보는 이들로 하여금 큰 재미를 줄 수 있다. 이는 자연스럽게 남자 리그와 여자 리그의 임금 차이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또한 반대로 여성이 남성보다 우월한 능력을 가지는 분야에서는 여성 직종자가 남성보다 훨씬 높은 가치와 임금을 받는다. 산후조리사나 웨딩플래너 같은 직업이 그 예라고 생각한다.
이후 2부에선, 차별이 어떻게 ‘정당한 차별’ 로써 치부되는지에 대한 이야기와 그 예시들이 인상 깊었다. 또한 그에 따른 문제점을 설명해주는 것이 신선했다.
실제 그 문제 중 하나가 일상속에서 농담식으로 던지는 차별주의적인 호칭들이다. 사회에 너무 만연하게 존재하는 차별적인 호칭 때문에 이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이 큰 문제이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를 지칭할때 사전에 상대방과 충분한 커뮤니케이션과 상호 협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이를 고치기 위해선 그간 틀처럼 박혀있던 마음가짐부터 차근차근 바꾸며 행동을 고쳐야 이러한 차별에 불편함을 겪는 사람이 줄어들 것이다.
이후 3부를 통해 이전에 작가가 얘기했던 사회에 존재하는 차별과 그에 따른 문제점에 대한 어느정도의 해결책을 들을 수 있었다. 몇몇 방안은 당장에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선 사회적으로 차별 문제가 대두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작가가 말한 차별금지법은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통과되지 않고 제자리 걸음이다. 그 이유에는 찬성하는 사람들만큼 반대하는 세력들도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종교인들의 반대가 심한데, 이들의 규모는 매우 크기에 표 하나하나가 중요한 정치인의 입장에선 선뜻 나서기가 어려운 현실이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기 위해선 다른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후기:
어렸을때부터 들어온 말, 행동 등은 가치관으로써 우리 마음속에 깊이 자리잡기에 이를 변화시키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조차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진 특정 행동이 차별이라는 것을 인식하지조차 못했으니 말이다. 여기서 변화를 이끌어내기란 더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선 차별에 대한 사회적 통념과 가치관이 바뀔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독서클럽’ 활동을 통해 여러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며 나와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의 의견을 수용하기도 하고 반박하기도 하는 좋은 시간을 가졌다.
찬란한 멸종 (거꾸로 읽는 유쾌한 지구의 역사)
이 책은 진부하고 어려운 이야기가 아닌, 멸종된 생물들이 자신의 입장을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서술하여 몰입하여 읽을 수 있다. 처음 접하는 생물이더라도 자세한 소개와 사진이 수록되어 있고, 재치있게 이야기를 풀어내어 진입장벽 없이 읽을 수 있다. ‘인간은 6번째 대멸종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라는 물음을 던지고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로렌조의 드로잉 튜토리얼 Vol 1
그림을 그리면서 놓쳤던 부분들을 가볍게 찝어줬던 책이다. 한 번씩 모작해보며 하루를 보내다보면 전보다 더 빠르게 포인트를 잡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림은 보여주고자하는 포인트를 잘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뭐든 꾸준히, 다양한 책들을 보면서 하루를 보내다보면 더 나은 내가 될 것을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