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미술관 2 (가볍게 시작해 볼수록 빠져드는 한국 현대미술,한국)
방구석 미술관 2 (가볍게 시작해 볼수록 빠져드는 한국 현대미술,한국)
밝은 밤 (최은영 첫 장편소설)
밝은 밤 (최은영 첫 장편소설)
독서의 밤
-최은영
독서의 밤이라는 책을 전부터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독서토론 기회가 생기며 책을 읽게 되었다. 여러 세대를 걸친 인물들의 이야기로 채워진 이 책은 주인공들의 감정을 세세하게 그려내고 있고 있으며 각각의 인물들에게 빠져들게 하는 힘이 있다.
1~5장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각각의 장마다 특징이 있었고 각 장마다 바뀌는 인물들 간의 감정선 등이 매우 흥미로웠다. 1장의 시작부분에서 주인공과 할머니가 만남이 시작된다. 오랜 시간 보지 못했던 그들이었지만 서로가 서로를 알아본다. 할머니는 주인공에게 정말 아낌없는 사랑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주인공도 그런 할머니에게 마음을 점점 열어가며 책의 후반부에서 주인공은 할머니에게 의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할머니와 손녀의 사이에는 엄마라는 인물이 존재하지만 엄마는 할머니와도 딸과도 달가운 사이가 아니다. 어머니란 한 세대 없이 할머니와 손녀, 두 사람이 이어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이 책의 초반, 인물들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어머니와 딸이라는 관계에서도 점차 서로를 이해해가며 인물들도 발전을 한다. 그러면서 독자들도 점차 각각의 인물들을 이해할 수 있었던 거 같다.
책의 내용에서 반의 주인공인 손녀의 이야기라면 반은 할머니의 이야기이다. 할머니도 주인공과 마찬가지로 힘든 시기를 지나왔지만 그 시간들을 거쳐 단단해졌다. 손녀도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많이 위로 받았고 변화를 보여준다. 이 책은 독자에게도 같은 감정을 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위기를 마주치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있는 책이지만 그 속에서 서로에게 건네는 위로, 또 함께하는 행복 등이 인상 깊었다. 책을 읽으며 나도 마음이 따뜻해졌고, 집중해서 읽을 수 있어서 즐거웠다.
방구석 미술관 2 (가볍게 시작해 볼수록 빠져드는 한국 현대미술,한국)
생각을 바꾸는 생각들 (유발 하라리부터 조던 피터슨까지 이 시대 지성 134인과의 지적인 대화)
처음 책을 접했을 때, 다른 일반 책 구성과 달라서 독특하게 다가왔다. 도서, 생각을 바꾸는 생각들은 인터뷰 형식으로 책이 구성되어있다.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과 의견을 접하면서 영향을 받은 부분도 있어서 꽤 흥미로웠다.
134인의 인터뷰이는 지성인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사람들이었다. 유발하라리, 조던 피터슨, 제인
구달 등에게서 시대서 중요한 문제에 대해 어쩌면 나는 대답하지 못했을지도 모르는 답변에, 나는 생각치도
못한 방향으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철학적이기도 했다.
정체성, 문화, 리더십, 기업가정신, 차별, 등
각 분야에 대해 나눠져서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나는 특히 리더십과 민주주의 부분에서 재미있게
읽었던 거 같다.
‘민주주의라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전 연령 이상의 모든 국민에서
평등하게 부여되는 투표권이다.’ 부분은 역사적으로 사람들은 투표권을 얻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는데, 만일 대한민국이 민주주의가 아닌 다른 체제의 국가였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민주주의 세상에 살고 있음을 감사하게 여기게 되었다.
어려운 내용은 아니었지만 사실 그렇게 재미있는 책도 아니었다. 인터뷰
형식이라 빠르게 읽을 수는 있었지만, 몇몇을 제외한 책 내용은 뻔한 이야기가 있었다.
여덟 단어 (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라는 수식어가 나의 시선을 멈추게 했다.
처음 알게 된 박웅현님은 30년 간 광고 일을 하는 분이다. 또한 일과 동떨어져 가장 좋아하는 취미인 책 읽기를 통해 인문학적 소양을 나누는 작가의 삶을 살기도 한다. 아직 읽어보진 않았지만 ‘책은 도끼다’ ‘다시, 책은 도끼다’ 등 그의 책을 천천히 읽어 볼 생각이다.
‘여덟단어’를 읽는 틈틈이 내가 겪은 시간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됐다.
10대까지는 오로지 가족 그리고 친구였고 본격적으로 성인이라고 간주 되었던 20대, 방황은 아니었지만 뭔가 목표는 있어야 할 텐데 목표가 무엇인지 잘은 모르겠고 타인을 꽤 의식하면서 살았다. 그러다 30대가 다가올 때 큰일이 나는 줄 알았다. 막상 30세에 딱 들어서니 심리적인 것 말고 딱히 별다른 큰일이 생기진 않았다.
인생의 가장 큰 변화를 겪기 시작한 30대, 막연히 결혼은 서른에 해야지 했는데 정말 서른에 결혼을 하고 32세 35세에 아이들을 출산했다. 시댁의 육아 지원으로 맞벌이를 할 수 있었고 하루하루 울고 짜고 한편으로는 파이팅 하며 정신없이 지내왔다.
앞으로 만들어 갈 나의 40대는, 밤새 함박눈이 소복하게 내려앉아 아직 아무도 밟지 않은 차분한 느낌, 그런 느낌으로 나의 40대를 만들어 가고 싶단 생각을 한다. 어쩌면 현실적으로는 30대 때보다 더 고군분투이어야 할 일상들이 기다릴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나를 한 번 돌아보고 앞으로의 나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갈지는 나 스스로 주도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타이밍에 ‘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라는 수식의 ‘여덟단어’ 가 눈에 띈 것이다. 남편에게 물었다. “이 책 어땠어?” 남편이 말하길 “ 뭐 열심히 살라는 거 아닌가? 책 많이 읽고? 잘 모르겠네.” 김이 훅 센 느낌이었다.
책이나 영화 같은 어떤 작품을 통해 서로 공감하고 소통하는 것이 쉬운 건 아니구나 라는 생각과 그것이 통했을 때 그 대화가 얼마나 재미있고 깊이가 생길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드니 책을 앞으로 꾸준히 읽어야겠다.
남편과 달리 난 이 책을 내가 20대에 읽었었다면 이렇게 인상적이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고 지금 이 책을 읽은 것이 행운이라는 감상을 하게 됐다.
박웅현 작가는 책 속에서 삶의 태도에 대한 여덟가지 화두를 제시한다.
‘자존, 본질, 고전, 견, 현재, 권위, 소통, 인생’
단어들만 보면 좋은 책에서 늘 보던 단어들이지만 각자의 해석 혹은 입증할 만한 경험들에 따라 공감을 얻는 정도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나에게 충분한 공감을 얻었고 앞으로의 다짐도 이끌었다.
30대가 너무 쏜살같이 지나갔음에 놀라는 요즘, 그럼 50대를 준비해야겠어! 라는 생각에 마음이 분주했다. 계획을 세우고 이를 문서화해둘까? 연도별로 가족의 각자 대소사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표를 만들어 두고 미리 준비할까? 이런 업무식 사고투성 이었다. 물론 모르기보다는 알고 있음이 나쁠 건 없다. 다만, ‘현재’를 놓치고 있음을 간과했다. 여덟단어 중 무엇보다 ‘현재’를 살아감이 얼마나 중요한 순간인지 눈으로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다. 내 주변의 지금 모든 것들이 그냥 ‘현재’인 것이다. 글을 쓰는 지금도 나의 현재, 더 성장한 내 삶의 합 중에 아주 영향력 있는 순간이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다.
“현재를 개처럼 살기로 했다. 개는 밥을 먹으면서 어제의 공놀이를 후회하지 않고 잠을 자면서 내일의 꼬리치기를 미리 걱정하지 않는다.” 지금 하는 일에 성의를 다한다면 그 즐거움이 더없이 클 것이다. 삶은 경주가 아니라 순간의 합이다.”
여덟단어 중 ‘현재’의 가치를 나에게 아주 깊게 이해시킨 박웅현님의 말이다.
다른 답은 나의 답이 될 수 없음을 알고 내 답이 옳다라는 나의 자존을 바탕으로 마음을 다해 현재를 살아간다면 시간이 꽤 흐른 시점에는 목표하지 않았어도 내가 원하는 방향에 도달해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얻었다.
‘삶은 순간의 합이다’ 순간이 행복하지 않다면 삶의 끝에 행복을 느낄 수 있을까? 정말 동의하는 글귀다. 인생에 정답은 없으나 다만 정답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이 바로 현재인 것. ‘Be myself’ 내 안에 그럴만한 실력이 있다는 자존을 장착하고 일희일비 흔들리지 말고 묵묵히 내가 생각하는 본질을 꽉 붙들어 현재를 나답게 살아가고 싶다. 나의 기준점은 바깥 어딘가가 아닌 내 안에 두고 말이다.
인생은 “묵묵히 자기를 존중하면서, 클래식을 궁금해하면서, 본질을 추구하고 권위에 도전하고, 현재를 가치 있게 여기고, 깊이 봐가면서, 지혜롭게 소통하면서 전인미답의 길을 가자.” 행운을 위해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선 그 자리를 행운의 공간으로 전환 시키는 것. 여덟단어를 응축시킨 이 한 줄을 매일 아침 명상 한 줄로 삼아 나의 것으로 만들어 볼 생각이다.
밝은 밤 (최은영 첫 장편소설)
밝은 밤은 멀면서도 가까운 이야기다. 단순 시점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겪었던, 어쩌면 내 가족들이 겪었던 이야기다.
밝은 밤은 전쟁 때부터 현재까지의 여성들(증조모–할머니–엄마–나), 그리고 가족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로 나는 크게 공감할 수 있었다. 작품의 등장인물들은 가족에게 상처를 받으면서 또 다른 가족에게 위로를 받는다. 나에게 상처를 주는것도 가족이며, 그 동시에 나를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 가족이라는 점에서 독자인 나와 비슷했고, 한국의 모녀 관계와비슷했다. 또 많은 여자들이 동감하는 ‘애증의 모녀 관계‘를 시대의 특징을 반영해 여러 형태로 보여준 점이 흥미로웠고또 한 번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또 한 세대를 뛰어넘고 만나는 그 관계는(할머니–나) 더 없이 배려가 가득한 사이가 될 수 있는데 왜 1차적인 관계는 그렇게도 복잡하고 어려운지. 책에서도 동감한다는 듯이 그 법칙을 세밀하게 풀어냈다.
작품은 여성들이 구조적으로 비슷한 위기를 겪게 만들며 비슷한 상황에서 그 시대상을 반영해 어떻게 이겨내고 감내하는지, 그리고 그의 결과가 어떠한지 나타낸다. 그래서 나도 이런 생각을 한다. 엄마와 할머니의 젊은 날이, 어린 날이 궁금했는데 그들도 이러했을까? 이 사람들처럼 이런 상처와 기억이 있으려나? 이렇게 힘들었을까? 하는 마음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