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파먹기 (권혜영 소설집)
작별하지 않는다 (한강 소설ㅣ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l 2023년 메디치 외국문학상 수상)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3 사건을 배경으로 삶과 죽음, 기억과 망각을 정교하게 직조한 작품이다. 작가는 역사적 비극 속에서 소외되고 잊혀진 목소리를 끌어내며, 고통스러운 진실을 마주하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낸다. 해당 소설은 희생자와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다양한 시점에서 풀어내며, 그들이 겪은 고통과 상실을 생생히 전달한다. 주인공들은 사랑과 죽음이 교차하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끝까지 붙잡는다. 특히, 작품에 흐르는 죽은 자와 산 자의 대화는 단순한 추모를 넘어,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연대를 모색하려는 강렬한 시도로 읽혀진다. 또한 사건의 잔혹함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기보다는, 은유와 함축을 통해 독자에게 더 깊은 울림을 전하고 있다. 독자는 작품을 읽으며 잔혹한 역사적 현실을 마주하는 동시에, 망각의 위험에 대해 경고받게 된다고 느껴진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단순히 과거를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기억의 책임과 화해의 가능성을 묻고 있다.
한강은 이 작품을 통해 고통 속에서도 인간다움과 사랑을 잃지 않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긴 여운과 깊은 사유를 남긴다.
사라진 것들 (앤드루 포터 소설)
그대의 차가운 손 (한강 소설ㅣ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채식주의자 (한강 소설ㅣ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인간의 본성과 억압, 그리고 내면의 욕망을 탐구한 강렬한 작품이다. 주인공 영혜는 어느 날 갑자기 채식을 선언하며, 사회적 규범과 가족의 기대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그녀의 결정은 단순한 식습관의 변화가 아니라, 폭력적인 세계와 자기 몸에 대한 통제권을 회복하려는 몸부림이다. 영혜를 둘러싼 가족들은 그녀의 변화에 충격과 분노로 반응하며, 사회가 개인에게 강요하는 폭력적 굴레를 드러낸다.
작품은 영혜의 시선뿐 아니라 그녀를 바라보는 주변 인물들의 내면을 통해 다층적으로 전개된다. 특히 남편, 형부, 언니의 시선을 통해 드러나는 영혜의 모습은 욕망과 억압, 자유와 소외가 뒤얽힌 인간의 복잡한 본성을 보여준다. 한강의 문체는 서늘하면서도 강렬한 이미지로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며, 인간의 본능적 욕망과 문명적 규율 간의 갈등을 강하게 환기한다.
채식주의자는 단지 채식의 문제가 아닌, 인간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규범에 저항하고 자신의 본질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파괴와 자유는 독자로 하여금 삶과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사유를 불러일으킨다.
소년이 온다 (한강 소설 l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각각의 계절 (권여선 소설)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한강 시집ㅣ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이제야 언니에게 (최진영 소설)
실제로 생길 수도 있는 사건이지만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 주인공인 제야는 소설이니까 책이니까 반드시 일어날 수 있을 거라는 믿음 없이는 읽기 힘들었다. 굉장히 강한 역겨움과 동정, 위로를 느꼈다.
학교 폭력을 다룬 드라마인 ‘더 글로리’였던가 아니면 어디서 주워 들은 건지 모르겠다. 폭력을 당하지 않은 사람들은 0에서 시작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폭력을 당한 사람들을 0이라는 제자리에 돌아오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구렁텅이에 빠지기 쉽다. 스스로 빠지고 싶은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밀어넣는 자들이 있다. 도대체 밀어넣는 자들은 자(者)라고 부를 수 있을까? 들짐승이나 날짐승보다 나은 게 뭐가 있다고 그들을 사람으로 취급할 수 있을까. 또, 0보다 한참 전에 있는 사람들을 무시하고 경멸하고 잊으려고 하는 사람들은 무엇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역겹고 끔찍한 사람들이 너무 많이 등장한다. 소설이 역겹고 끔찍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이미 이 사회에, 세상에 이런 사람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제야의 노력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