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옳고 그름을 간단하게 판단하기 힘든 때가 대거 등장한다. 이 책은 계속해서 ‘정의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책이다. 책에서 등장하는 사례 중 무엇이 정의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사례를 몇 개 꼽자면 ‘마이클 조던의 돈’과 ‘철로를 이탈한 전차’ 등이 있었고 사실 이 밖에도 명쾌한 해답을 내리기 쉽지 않은 사례들로 모여 있다.
나는 저자가 소개하는 사례를 접하면서 스스로 무엇이 정의인지 판단해 보았지만 다양한 관점들이 각자 자신의 정의를 주장을 하는 것을 읽다 보면 처음에 가졌던 나의 판단이 흔들릴 때가 많았다. 그러한 주장은 고대부터 근현대 정치철학의 흐름 속에서 나타난 칸트, 제레미 벤담, 존 스튜어트 밀, 존 롤스, 아리스토텔레스 등을 뿌리로 한 것들이었다.
이렇듯이 나는 철학가들의 주장과 때로는 은근히 책 속에서 드러나는 작가의 주장을 반박하거나 설득하면서 한 장 한 장 넘겨 읽었다. 도덕적 딜레마에 상황에서 내 생각과 주장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 논리적 사고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것이 이 책의 큰 장점인 것 같다.
특히 동성혼이나 낙태 등 나라마다 다른 판단을 하고 있는 주제를 접할 때는 나랑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한 논리를 세우는 것에 힘을 썼다. 나는 동성혼과 낙태 합법화에 대해서 찬성이냐 반대이냐 둘 중 하나의 편에 서야할 때는 항상 선택하기 힘들어서 딜레마를 겪는 사람 중 하나였다.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거칠 때마다 판단의 결과나 이유가 달라졌다. 이 것은 사회적 분위기나 교육, 그리고 종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동성혼이나 낙태를 금지하는 나라에서 자랐다. 그리고 기독교를 믿는 가정에서 자랐다. 또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때 성교육을 받을 때면 꼭 낙태를 끔찍하고,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쉽도록 세포가 부서져 ‘생명’이 죽어 나가는 영상을 시청하곤 했다. 이런 편파적인 교육과 사회 분위기, 가정에서 자랐지만 나는 어딘가 기울어진, 한 쪽만이 우세한 주장이라는 것을 무의식 중에 알고 있었다. 항상 의문이 들었다. 이것을 분명히 합법화하는 나라가 있는데 그 나라는 우리나라보다 잘 사는 선진국 이거나 기독교를 국교로 삼는 경우가 많았고, 외국의 영상 콘텐츠를 시청하면 우리나라에서는 불법인 동성혼이나 낙태가 자연스럽게 등장했다.
현재까지도 이런 문제에 대해 찬반이 끊이질 않는다. 심지어 이를 합법화 한 나라의 사람들까지도. 그러나 딜레마를 더 나은 방향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 쪽으로만 치우친 남의 생각이나 편파적인 교육을 계속 고수하기 보다는 이 책처럼 무엇이 정의인지 스스로 생각해 보고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은 어떤 주장을 하는지 접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다른 사람과 내가 다르게 가지고 있는 생각을 펼치고 알아가야 토론으로 견해 차이를 좁혀 나갈 수 있고, 더 많은 사람이 정의를 찾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고등교육때 까지도 배우지 못한 다양한 견해를 이 책을 통해 접하면서 아주 잘 활용하고 있고, 스스로 정의를 찾아나가는 첫 발걸음을 디딜 수 있었다. 앞으로 내 인생에 찾아올 다양한 딜레마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하는지, 또 누구의 주장에 손을 들어줘야 하는지 좀 더 넓은 시야를 가지며 정의를 쟁취하고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