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 독서클럽
독후 감상문
제목 : 문명화된 전쟁
1611146
문헌정보전공 임소연
학창시절에 처음
이 책을 읽고, 이번 독서클럽을 계기로 4년만에 다시 한
번 책을 펼쳐보게 되었다. 처음 읽었을 때는 ‘아, 그래. 세상에는 참 불쌍한 사람들이 많구나.’ 하고 다소 관조적인 시선으로 책에 나오는 사람들과 국가를 바라봤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다시 책을 읽었을 때는, 주저앉아 엉엉 울고 싶은 마음이
얼마간 들었다. 나이가 들어 공감능력이 늘면서 난민들의 처지를 더욱 공감하게 된 것도 있고, 스스로가 너무 무기력하게 느껴졌기 때문이기도 했다.
장 지글러는 22장과 25장에서 도시빈민의 현황과 확산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식민정책의 폐해를 세네갈과 부르키나파소의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현재 세계적으로 ‘농촌사회의 종언과 지구규모의 도시화’라는 혁명이 진행되고 있는데, 농지의 피폐화나 농업의 자동화 등 다양한
이유로 도시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대도시의 개수가 많아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도시로 이주한 사람들의
대부분은 갈 곳이 없어 빈민촌에 정착한다. 때문에 정규적인 수입이 없어 안정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는
‘비공식 부문’의 사람들이 되고 만다.
한편 20세기 유럽을 비롯한 강대국들의 제국주의 식민정책으로 인하여 식민지들은 단일 경작을 하도록 강요받았다. 이로 인해 식민지들은 세네갈처럼 독립을 한 이후에도 식량을 자급자족하지 못하고 다른 나라와 무역을 통해 해결하는
경우가 많은데, 국가는 농민들에게 헐값으로 농산물을 산 뒤 수출가격은 올려 부당이득을 챙긴다. 그래서 농민들은 농사를 하고 판매를 했음에도 배를 곪게 되는 것이다. 부르키나파소
역시 과거 프랑스의 식민지로 사정이 비슷했는데, ‘상카라’ 라는
영민한 지도자가 이를 개혁해보려 했으나 결국 외세 간섭으로 인한 내부분열로 실패하였다.
힘 센 나라가
약한 나라로부터 식량을 빼앗고, 한 나라 안에서도 권력이 있는 자들이 힘없는 람들의 식량을 빼앗고 있다. 어쩌면 문명화된 시대에 새롭게 탄생한 전쟁의 방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인류는 청동기 시대부터 끊임없이 서로 죽고 죽이는 역사를 반복하였다. 비록 21세기가 들어서면서 비교적 평화로운 시대가 도래했다고는 하나, 소리
없는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식량이 바로 이러한 전쟁 방식에서 좋은 무기가 된 것은 아닐까. 강대국은 그들보다 힘이 약한 나라를 확실히 짓밟으면서도, 직접적으로
대량 살상무기를 사용한 것은 아니니 도덕적인 책임을 피할 수 있다. 위선을 떨 수 있는 무기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류는 과연 선(善)에 다가갈 수 있을까. 제도적,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직접적인 해결책이고 중요할
것이다. 하지만 조금 다른 맥락으로, 문화 컨텐츠가 또 하나의
해결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보았다. 많은 국가가 더 이상 능지처참과 같은 잔인한
형벌을 사용하지 않고 사형제도도 폐지하는 것을 보면, 인간의 공감능력은 느리지만 조금씩 발전하고 있는
것 같다. 이와 위해 소설이나 영화와 같은 매체가 중요하고, 파급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나라의 이야기에 감동하고 눈물 흘리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한다. 그래야 자신은 굶고 있지 않더라도 저 지구 반대편에서 굶고 있는 타인에 대해서 가슴 아파할 줄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