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 대하여 (김혜진 장편소설)

“딸애는 내 딸이니까, 우리는 가족이니까. ” 

-가족이라서 더 어렵다.-

# 1  『딸에 대하여』 줄거리

 

 『딸에 대하여』 는 요양
보호사로 일하는 엄마와 그녀의 동성애자 딸의 이야기를 담고있다.

교수였던
엄마는 홀로 딸을 키우기 위해 온갖 궂은 일을 하다 끝내 요양원에서 일하게 되고 젠이라는 할머니의 보호사가 된다.
젠은 젊었을 때 전 세계를 찾아다니며 사회에 공헌 했던 여성이다. 그러나 그녀의 말로는
비참하다. 가족도, 찾아오는 이도 없이 치매에 걸린 체 요양원에
맡겨지고 그녀의 늙은 몸에는 욕창과 검버섯만이 찾아온다.

엄마는
이런 젠의 모습에서 딸을 본다. 딸애가 남을 위해 젊은 날의 귀한 힘과 정성, 마음과 시간을 낭비하는 것만 같아 걱정되고, 여자를 좋아하기 때문에
온전한 가정을 이루지 못하는 것은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딸애는 또 무슨 일을 벌인 걸까. 성급하고 부주의하게
또 무슨 후회할 일에 힘과 시간을 낭비하려는 것일까.”

 

그런
엄마의 집으로 넉 달치 월세와 생활비를 내겠다며 집을 나갔던 딸애와 딸의 연인인 ‘그 애’가 들어온다. 엄마는
딸의 동성 연인을 당장 내쫓고 싶지만 당장 넉 달치 돈을 지불했기 때문에 나가지 않을 권리가 있다는 그 애를 내보낼 수가 없다.  그로 인해 엄마와 딸, 그 애가 한 지붕아래 살게 되고 엄마의 근심은 늘어간다.

 

“지금의 나는 그럴 자격이 없다. 딸애를 세상에 데려왔다는
사실. 그것만으로 자격이 유지되던 시절은 끝났다. 이제 그것은
끊임없이 갱신되고 나는 이제 그럴 능력도 기운도 없다. 그건 그 애들도 마찬가지다. 입이 벌어질 만한 액수를 들이대며 그만 우리를 이해해 달라고 요구한다면 나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단순히 돈으로 셈할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나는 돈에 대한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

그러던 어느 날 엄마는 딸이 일했던 학교를 지나가게 되고 그 주변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다. 무수히 많은 군중들이 분노에 찬 상태로 서로 뒤섞여 있다.
편에서는 신성한 대학에 동성애가 웬 말이냐며 외치고 있으며 압도적으로 수가 적은 다른 한편에서는 개인의 성적취향을 이유로 해고하는 것은 부당하다 외치고
있다. 그리고 그 사이를 경찰과 의경들이 가로 막고 있다. 엄마는
본능적으로 딸이 저 먼 연단 위에 있음을 직감하지만 늙은 몸으로는 분노한 젊은이들 사이를 뚫고 다가갈 수 없었다.
그 순간 사람들은 연단 위로 돌을 던지고 시위하던 사람들을 끌어내어 폭력을 행사한다. 엄마는
공황상태에 빠지고 만다. 그 어느 편에서도 설 수 없었던 엄마는 세상에게 비난 받고 매장당하는 딸의
모습을 두 눈으로 확인하게 됨으로써 동성애를 인정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그와 상관없이 사람이 잘하는 것은 하게 두어야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것은 엄마의 가치관에 따른 것이 아닌 오로지 딸을 지켜야 한다는 모성애로 가능한 일이었다.

 

“나는 그 이야기도 듣는다. 듣고, 또 듣고 계속 듣는다. 얼마나 들어야 나도 비로소 어떤 말인가를
시작할 수 있을까.

나는 내 딸이 이렇게 차별받는 게 속이 상해요. 공부도
많이 하고 아는 것도 많은 그 애가 일터에서 쫓겨나고 돈 앞에서 쩔쩔매다가 가난 속에 처박히고 늙어서까지 나처럼 이런 고된 육체노동 속에 내던져질까
봐 두려워요. 그건 내 딸이 여자를 좋아하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일이잖아요. 난 이 애들을 이해해 달라고 사정하는 게 아니에요. 다만 이 애들이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도록 내버려 두고 그만한 대우를 해 주는 것. 내가 바라는 건 그게 전부에요.

 이를테면 그런 이야기를 나도 소리 내어 말할 수 있게 될까. 딸애에
대한 두려움과 서운함, 배신감과 노여움 같은, 어떤 감정이라
할 만한 것들이 다 빠져나가고, 그 애들이 서 있는 자리가 바로 가차 없는 세계의 한가운데라는 걸 말할
수 있게 될까
.

 

같은
시각 젠 역시 요양원의 외면을 받으며 점차 궁지로 내몰리는데 엄마는 그 전과는 달라진 생각으로 젠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더 이상 내 일과 남 일을 구별하며 외면하지 않고 엄마 또한 남 일을 곧 내 일같이, 가족이 아닌 사람도 가족처럼 챙기기 시작한다. 이는 엄마가 기존에
이해 못하던 딸의 행동을 하게 됨으로써 이해의 첫 단추가 끼워지고 있음을 알려준다.

 

“그 말을 하는 동안 나는 젠이 아니라 나를 생각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내가 아니라 딸애를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이건 세상의
일이 아니고 바로 내 일이다. 바로 코앞까지 다가온 나의 일이다. 이런
말이 내 안의 어딘가에 있었다는 게 놀랍다. 그런 말이 깊은 곳에 가라앉아 죽을 때까지 드러나지 않는
게 아니라, 마침내 내가 살아 있는 동안에 이렇게 말이 되어 나온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2 『딸에 대하여』 에 대한 나의 감상

평범하지
않은 그들의 이야기는 결코 우리와 먼 세상의 이야기가 아니다.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여느 엄마와 딸이라면
모두 공감 가능한 갈등과 화해를 말하고 있다. 나 역시도 이러한 점 때문에 이 소설을 더 흥미롭게 생각하고
많은 부분에 공감하며 읽은 것 같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점점 어른이 되어갈수록 나도 모르게
엄마와 사소한 것부터 부딫히는 일들이 늘어갔다. 책 속 엄마의 대사처럼 어렸을 때는 엄마의 말씀이, 그리고 엄마의 품 안이 내 세상의 전부였지만 어느새 커버린 나는 나만의 세상을 찾고 나만의 가치관을 갖기 시작했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도 부모님은 예고도 없이 훌쩍 커버려 뜻대로 되지 않는 딸에게 서운할 때도 있었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아빠는 말을 아끼며 서운함을 속으로 삼켰고 엄마는 더욱 나무라며 서운함을 표현했다. 그래서 아빠보다 엄마랑 더 많이 부딫혔는지도 모르겠다.

남이라면 나와 다른 생각, 다른 생활 방식을 가진
사람과 부딫힐 필요가 없다. 그냥 거리를 두면 그만이다. 그러나
가족은 그렇지 않다. 아니, 자식은 그렇지 않다. 자식은 오히려 성인이 된 후 어느 시점부터는 부모의 품을 쉽게 떠날 수 있다.
하지만 부모는, 특히 엄마는 자식을 쉽게 떼어낼 수 없다.
그것이 바로 모성 아닐까? 아마도딸에 대하여속의 엄마도 나의 엄마도 자신과는 너무 다르게 커버린 딸애지만 차마 떼어낼 수 없고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이토록 모든 갈등을 힘들게 감내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자식은 모른다.
엄마가 엄마라서 얼마나 많은 것을 참고 견디는지 또 사랑하는 딸이라서 얼마나 마음이 아픈지 먼 훗날 엄마가 되어보기 전까진 알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모든 딸들에게 읽어 볼 것을 권한다.
책은 엄마의 마음을 다 헤아릴 수 는 없지만 그동안 잔소리로만 느껴졌던 엄마의 말들이 결국 사랑하기 때문에, 내 딸이
잘 살기를 바라기 때문임을 느끼게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보통의 존재

[상상독서 베스트리뷰 선정 도서 | 대출하러가기]

[2017 베스트리뷰 공모전 수상작]

이 책은 그저 그런 평범한 이야기들의 연속을 읽게 된다. 평범하지만 은밀하고 비밀스러운 이야기들을 읽게 된다. 산문집이 현대 사회에서 베스트셀러 책 중에 항상 한권 이상씩 있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바쁜 사회 속에서 무거운 소재를 다루지 않고 편히 읽을 수 있는, 그리고 각박한 사회 속에서 남의 이야기를 읽고 있지만 내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현실의 벽에 부딪혀 쉽게 꿈을 꾸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리만족을 할 수 있고 위로해주기 때문인 것 같다.

 

 ‘사람이 일평생 유년이 기억에 지배를 받는다는 사실은 불행일까 행복일까. 그리움에 젖어 돌아갈 수 없던 시절을 그리워한다는 것으로만 보면 불행일 것이고, 그리워할 대상이 있다는 것은 또한 행복일 것이다.’

작가는 유년 시절의 추억이었던 성북동을 회사 출퇴근 할 때 길을 돌아서 가더라도 들렸다 간다고 한다. 그때 그 시절 가족들이 외식하러 나갈 때 지나쳤던 길은 유년시절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이라고 한다. 나또한 성인이 되고나니 가족들이 한 식탁에 앉아 모두 같이 식사를 하는 경우가 어려운 일이 되버렸다. 그래서 가끔 집에서 혼자 배달음식을 시켜먹을 때 유년 시절의 기억을 느끼기 위해 졸업식 끝나고 아빠가 사주셨던 중국요리집에서 시켜 먹고는 한다. 그때는 더 분위기 좋고 비싼 음식점을 안 간 것이 서운했는데 아무리 혼자 탕수육, 짜장면을 배불리 먹어도 그때의 가족들과 먹었던 추억의 맛보다는 덜 했다. 그리워할 대상인 가족들과 먹었던 추억이 아직까지 느낄 수 있어 행복하다. 그리고 지금 현재의 나의 생활도 나중에는 과거의 추억이 될 것이고 그리워 할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소중함을 느낀다.

 

 ‘연애란

누군가의 필요의 일부가 되는 것.

그러다가 경험의 일부가 되는 것.

나중에는 결론의 일부가 되는 것.‘

연애는 하고 싶으면서도 하고 싶지 않은 이중적인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 연애를 하여 누군가에게 필요의 일부가 되고 사랑을 받고 그리움의 대상이 되는 것은 어느 누구도 거부하고 싶지 않는 감정이다. 하지만 그 연애의 끝이 나면 경험의 일부가 되고 상처가 되고 돌아가고 싶어한다. 그리고 더 이상 아픔을 느끼고 싶지 않기에 연애를 하고 싶지 않게 된다. 나는 모든 연애에 있어서 고비와 충돌은 반드시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20년 넘게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남녀 둘이 어떻게 항상 사랑하는 감정만 가질 수 있을까. 고비와 충돌이 당연한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고비와 충돌을 통해 더욱 필요해 지는 존재가 될 수도 있으며 이별을 맞이할 수 있다. 나는 이별은 아름다울 수 가 없다고 단언한다. 내가 누군가의 필요의 일부가 되는 사람을 잊고 그 사람이 다른 사람의 필요의 일부가 된다는 것을 보고 있는 것은 누구도 경험하기 싫다. 그리고 그 아픔이 얼마나 큰지 회복이 안 될 수 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나중에는 결론의 일부가 된다. 가슴에 묻어 두고 살게 되고 다른 사랑을 통해 치유 받는다. 이또한 나는 소중하게 생각한다. 내가 누군가에게 필요의 일부가 되었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고 그러다가 경험의 일부가 되어 똑같은 아픔을 겪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나은 연애를 할 것이고 더 좋은 사랑이 나에게 오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서 너무나 힘들고 나만 아픈 것 같던 생각이 작아지기 시작했다. 책 이름처럼 나도 보통의 존재였던 것이다. 그때는 알지 못했다. 돌이켜 보면 별거 아닌 일이 왜이리도 힘이 들었는지 여전히 그러지만 지나가면 나아질 것을 알기에 다행이다. 만약 이 책을 읽다가 공감이 되지 않아 책을 덮어 버릴 수도 있다. 그런데 나중에 우연한 기회로 이 책을 다시 읽게 된다면 귀한 감정이 독자에게 올 것이다. 나도 그랬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 2 (그는 어떻게 청중을 설득하는가,Why Steve Jobs' Presentation)

  광고와 마케팅 강의 시간에 프레젠테이션이 기업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듣게 되었다. 기업에서는 자신의 프로젝트를 프레젠테이션으로 소개하고 프레젠테이션의 완성도에 따라 프로젝트의 실행여부가 결정된다고 한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프레젠테이션의 대가인 스티브잡스의 스킬을 배우고 활용하고 싶어 읽게되었다. 
  이 책은 스티브 잡스가 ‘2007 Apple Macworld Conference&EXPO’에서 프레젠테이션 한 내용을 바탕으로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 스킬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안내한 책이다. ppt 작성에서 부터 발표 전 리허설단계, 발표의 과정, 하이라이트를 돋보이게 하는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나와있다. 내가 읽으면서 활용해야겠다고 생각한 프레젠테이션의 스킬들을 이 책의 순서대로 소개하려 한다.
  스티브 잡스는 PPT제작에 있어서 텍스트는 크고 굵은 고딕계열의 폰트를 사용해 잘 보이도록 했고 슬라이드는 한 화면에 하나의 메세지를 담았다. 목차에서는 프레젠테이션의 구조와 순서를 미리  잘 보여주도록 세세히 분류했다. 그리고 수치를 나타낼 때 보통 그래프로 많이 나타내지만 스티브 잡스는 더 나아가 숫자 데이터가 지닌 의미를 설명해주고 그림으로 변형해 더 쉽게 와닿을 수 있도록 했다.
  스티브 잡스는 발표 전 연습이 발표를 좌우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리허설의 유형을 나누고 여러번의 연습을 통해 완벽한 프레젠테이션을 한다. 리허설은 개인리허설 3회, 오디오리허설(자신의 프레젠테이션을 녹음하여 듣는 단계) 3회, 비디오 리허설(비디오로 촬영하여 문제를 찾는 단계) 2회, 팀 리허설(팀 발표의 경우 프레젠터 사이의 연결 점검하는 단계)2회, 가상리허설(제3자가 점검해주는 단계)1회, 드레스 리허설(실제 발표상황과 비슷한 장소, 복장, 순서로 진행하는 단계) 1회를 거쳐 실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한다. 보통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의 결과를 보고 천재라고 말하곤 하는데 그 뒤에는 완벽한 프레젠테이션을 위한 수많은 노력이 있었다는 것이 놀라웠다. 나는 발표를 준비할 때 한 번 ppt를 보고 읽어보는 정도만 했었는데 스티브잡스처럼 프레젠테이션에 있어서 많은 경험이 있었더라도 자만하지 않고 이렇게 많은 노력을 한다는 것이 존경스러웠다.
  스티브 잡스의 발표의 시작은 항상 오프닝 후크다. 오프닝 후크란 ‘프레젠테이션 시작 시 청중의 주의를 집중시키는 말’인데 예를 들어, ‘오늘 우리는 함께 새로운 역사를 만들 것입니다’같은 말이다. 스티브 잡스는 오프닝 후크마저 청중이 다음 내용을 기대할 수 있게끔 사로잡는다. 어쩌면 오프닝 후크가 전체 프레젠테이션에 대한 기대감을 상승 시킬지도 모르겠다. 발표를 할 때 항상 오프닝은 나의 소개로 시작하는 것에서 그쳤는데 앞으로 청중의 집중을 한 번에 끌 수 있는 오프닝 후크를 발표에 넣어보아야겠다.
  스티브잡스의 발표가 빛나는 이유는 프레젠테이션의 하이라이트가 빛나도록 계획하기 때문이었다. 하이라이트가 나올 때는 목소리 톤을 바꾸고 의도적인 고요함을 만들어 청중이 긴장하도록 만든다. 그리고 청중은 세세한 설명보다는 몇 개의 키워드와 키비주얼을 기억하기 때문에 키워드 중심으로 말하고 키비주얼만 슬라이드에 띄운다. 그리고 청중의 관심을 끌만한 이슈를 만들어 하이라이트를 확실하게 각인시킨다.
  스티브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을 보면 2시간이 넘는 긴 내용이더라도 청중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하고 즐거워한다. 스티브잡스가 청중을 위한 완벽한 프레젠테이션을 하기까지는 많은 준비와 노력이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며 청중은 절대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작은 실수 하나에도 청중의 집중은 흐려진다. 완벽한 프레젠테이션을 하기 원한다면 결과보다 더 많은 수고와 노력이 뒤따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책을 통해 완벽한 프레젠테이션을 하기위한 방도를 깨닫게 된 것 같다. 앞으로 중요한 발표가 있을 때에 이 책에 나온 지표를 따라 계획하고 연습해보아야겠다. 과거보다 더 미래에 많은 발표를 하게 될텐데 그 때마다 이 책의 내용이 도움이 많이 될 것같다.  

라틴어 수업 (지적이고 아름다운 삶을 위한)

[상상독서 베스트리뷰 선정 도서 | 대출하러가기]

[2017 베스트리뷰 공모전 수상작]

죽어있던 언어가 살아있는 나에게.

 고등학교 때부터 수학·과학, 자기개발서 분야에 대한 편독이 심했다. 대학교에 진학해서도 계속 편독하는 경향이 있었던 나에게 동아리 선배가 이 책을 권해주었다. 선배는 몇 년 전 라틴어의 발음에 매력을 느껴 저자의 강의를 수강했는데 단지 라틴어뿐만 아니라, 그 이상으로 수업에서 얻은 것이 많았다고 했다. 특히 자신이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수업이었다고 하며 수업을 옮겨 놓은 이 책을 통해 너도 같은 감정을 느끼고, 나아가서 인문 서적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책은 세계에 930명뿐인 바티칸 대법원(로타 로마나)의 최초이자 유일한 한국인 변호사인 한동일 변호사가 강의한 수업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또한 저자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우연한 기회로 신학 대학에서 공부하고, 유학을 가서는 언어 장벽에 가로막히는 등의 힘든 과정을 견뎌 낸 사람이기도 하다.

제목만 보면 어학교재로 보이기도 하지만, 따뜻한 온기가 있는 인문학 도서이다. 책은 28개의 강의로 구성되어 매 강의마다 라틴어 문장과 함께 행복한 삶을 위해 생각해봐야 할 것들을 살펴본다. 또한 라틴어에서 파생된 단어들이나 로마의 생활방식 등도 함께 둘러보면서, 저자와 함께 라틴어 속으로 흐릿하지만 깊이 있는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 들게끔 하는 책이다.

  책의 내용 중에 모든 동물은 성교 후에 우울하다.’라는 문장이 있다. 처음에는 무슨 이런 문장을 담았나 싶었는데 열정적으로 고대하던 순간이 격렬하게 지나가고 나면 인간은 허무함을 느낀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문장이라고 한다. 저자는, 사람들이 내가 원하는 것은 이거다!’ 라고 생각해서 열심히 달려갔다가 이루고 나서야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은 그게 아니었다는 걸 깨닫기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신이 어떤 사람이고 무엇에 기뻐하고 슬퍼하는지, 나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는 달려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그게 내가 꿈꾸거나 상상했던 것처럼 대단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만큼 불필요한 집착이나 아집을 버릴 수도 있기 때문에 자신이 깊어지고 넓어지는 것이라는 말도 함께 전했다.

  내가 대학에 오면서 가장 기대했던 것은 누가 봐도 멋있는 어른일 나의 모습이었다. 내가 고등학교 때 화장을 전혀 하지 않고, 교복도 줄이지 않은 모습으로 학교를 다닐 수 있었던 것은 멋있을 미래의 나를 위해 지금은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대학에 다니는 지금은 좋은 학점으로 장학금도 받고 동아리 사람들과의 술자리에서도 잘 어울려 놀며, SNS에 사진을 올리면 많은 사람들이 반응해주는 '멋있는 어른인 나'로 살고 있다. 하지만 누구보다 바쁘고 누구보다 열심히 21살을 보내고 있는 나는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행복하지는 않은 것 같다. 그래서인지 특히 이 책이 여러 활동을 하면서 알 수 없는 공허함을 느낀 나를 위해 쓰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교에 입학한 후에 다양한 대외활동들을 했는데, 항상 활동이 끝나고 나서 기숙사에 들어오면 너무 허무하고 동시에 무엇을 위해 이렇게까지 열심히 했나 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왜 내가 한 일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지도, 자신을 칭찬하지도 못하는 것인지를 생각하며 우울해지고는 했었다.

  그런데 일단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치열하게 노력하고 난 다음에 찾아오는 우울함을 경험하고 나면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고 한 저자의 말은 내 생각을 바꾼 계기가 되었다. 그 덕에 많은 경험을 하려고 노력했고, 그러한 과정에서 자신에 대한 고민도 끊임없이 했던 나 스스로를 진심으로 칭찬할 수 있었다. 또한 더 나아가 인생에 한 번뿐인 대학생활에서 내가 성취하고 싶은 것에 대해 보다 더 진지하게 생각해 보자는 용기도 얻을 수 있었다.

  원래 책을 읽은 후에 기록을 남기지 않는 편인데 이 책은 어떻게든 기록을 남기고 싶었다. 지금은 쓰이지 않는 죽은 언어가 살아있는 나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생소한 기분이 마음에 들었고, 책을 읽는 동안 좋은 스승과 인생 얘기를 나눈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우연한 기회로 읽게 된 책이지만 단순히 라틴어에 대한 지식을 넘어 나에 대해 좀 더 진지한 고찰을 하게끔 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은 영원으로부터 와서 유한을 살다 영원으로 돌아가는 존재입니다.’라는 책의 한 구절처럼, 나에게 주어진 유한을 좀 더 다채롭고 의미 있게 채우고 싶은 청춘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취향의 탄생 (마음을 사로잡는 것들의 비밀)

[상상독서 베스트리뷰 선정 도서 | 대출하러가기]

[2017 베스트리뷰 공모전 수상작]

‘취향’이라는 것에 큰 의구심을 품어 본 적이 없었다. 그냥 좋아하면 좋아하는것인데, 조금 더 생각하자면 단지 어떤것을 좋아하는 것은 다른 어떤것을 좋아하는 것과 연결이 된다고 생각했었다.
이 책은 아주 단순한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글쓴이의 딸이 어떤색이 가장 좋은지를 묻고, 어떤 숫자를 가장 좋아하는지 묻는 아주 간단한 질문에
왜 나는 그 색깔을 좋아하며 이 숫자를 선호하는 것일까 하는 의구심을 품으며 전개된다.
우리는 한국사회에서 개인의 취향을 100% 존경받으며 살지도, 표현하며 살지도 않고 있다. 그저 사람들에 의해서, 아주 태초로 돌아가면 부모님에 의해서 결정될 수 있다.
이러한 이야기를 하며 우리의 취향이라는것에 영향받는 것과 취향과 연결되어 있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의 어릴적의 경험인데, 나는 여름에도 패딩조끼를 입고싶어하는 아이였다. 그것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기보다는 그저 취향에 따라서 선택을 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부모님의 시선에서는 그것은 옳지 못한 것이었고 결국 얇고 간편한 옷차림으로 여름을 보내야 했었다. 이러한 경험을 떠올리며 ‘취향은 결국 만들어진 것’이라는 이야기에 공감 할 수 있었다. 이후로는 겨울에 패딩조끼를 선호하는 나의 ‘취향’은 없어졌다.
이렇게 생활과 밀접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와서, 나의 경험들과 책의 한 구절과 연결지으며 우리의 사소한 ‘취향’이라는 것에서 인간의 영역을 파악하며 깊이 생각해 볼 수 있게 되었다.
여러 취향을 분석한 연구들에 의해 밝혀진 부분들이 정말로 맞을지, 적용했을 때 분석한 현상대로 나아갈 지는 의문이지만 사람들이 유행에 민감하며 그 유행이 모두의 (혹은 대다수의)취향이 된다는 것이 알 수 없는 ‘이끄는 힘’이 존재한다고 봐야할 것 같다.
가장 좋은 영화란 영화를 보고 나오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영화 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된다. 책은 덮는 순간부터 나의 머릿속에는 이 책에대한 의문점과, 정말그런가?이 상황이 그 책에서 이야기 했던 부분인가? 하며 계속해서 머릿속에서 꿈틀대는 것이 정말 좋은 책이며, 살아있는, 나와 대화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바로 이 책이 그렇다. 소설과 에세이 같은 감성적인 글을 많이 읽는 편인데, 이 책을 접하며 생각이 많아짐을 느꼈다. 능동적으로 생각할 수 있었으며 머릿속에는 끊임없이 왜?라는 물음표가 많이 등장했다. 가슴 가득히 감명을 받는 독서도 중요하지만 처음으로 생각할 수 있게 하는 책이 정말 소중하다고 느꼈다. 또한 이것이 참 독서의 매력이라고 생각했다.
‘취향’이라는 단순한 주제를 가지고 이렇게나 분석적으로 광할한 세계를 펼쳐 알려준 작가님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사소한 것을 분석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 이렇게 즐거운 일인줄 몰랐다. 다각화 된 시각을 가지라고 이야기하는 우리 사회에 정말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제목 : 사람은 도시를 만들고, 도시는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을 닮는다.

      

도시를 생각하면 어떤 생각이 먼저 떠오르나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다양하다. 서울에 살고 있는 우리는 단 하루도 쉴 틈 없이 시끄럽고 바쁘게 움직이는 도시의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이처럼 우리가 사는 도시는 단순히 건축물이나 공간들을 모아 놓은 곳이 아니라 도시는 인간의 삶이 반영된 공간이다. 그리고 도시는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욕망이 드러나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권력의 모습이 보일 듯 말듯 묻어나 있다. 중앙에서 죄수를 감시하는 판옵티콘과 비슷한 모양인 파리의 방사형 도로망, 자신을 드러내지 않은 채 타인을 내려다보는 펜트하우스 등 군림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욕망이 은근슬쩍 배어있다.

 

  이 욕망은 동서양의 차이가 존재한다. 우리는 공간이라 부르고 서양은 space라 한다. 서양과 달리 한국은 비워있는 여백의 미를 강조한다. 도시 건축에도 이런 우리만의 공간을 잘 살려야 한다. 과거에는 각자 자신의 자연환경에 맞는 건축이 이뤄졌다. 이런 점은 네온사인을 봐도 알 수 있다. 우리가 홍콩이나 라스베가스 야경을 보며 멋있다고 하고 국내의 야경은 어지럽고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미국인은 바로 그 야경을 보며 별로라고 하며 우리 야경이 더 멋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네온사인을 정보로 받아들이는가의 차이다. 읽을 수 있는 사람은 정보로 받아들이며 싫어하지만 외국인은 정보가 아닌 전체그림으로 인식하며 아름답게 보는 차이에서 나온다.

  하지만 인터넷의 발달과 세계화가 이루어지면서 어느 곳이나 모든 재료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전세계 건축은 고유의 맛이 사라졌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우리나라에서 심하다. 아파트의 형태도 거의 비슷하고 원룸 같은 경우에는 내부마저 비슷하다. 다시 각 지역에 맞는 고유한 건축으로 도시를 살린다면 한국만이 갖고 있는 도시가 탄생할 것이라 본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이미 전세계적으로 대다수의 사람들이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 도시가 우리 삶의 일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책에서 도시는 진화하는 존재로 설명되었다. 도시는 끊임없이, 다양한 이유로 진화하고 있다. 도시는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 생명체가 진화하듯이 도시도 다양한 조건에 따라 변해가며, 이 변화는 도시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즉각적으로 영향을 준다. 사람이 입맛대로 도시를 바꾸고 또 그 도시에 사람이 닮아가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도시가 진화하게 된다. 사람은 도시를 만들고 도시는 사람을 만드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무심결에 지나쳤던 거리들과 건축물들이 예전과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무엇 때문에 가고 싶은지, 걷고 싶은지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왜 탁 트인 공간을 보면 탄성이 나오는지, 왜 겉이 허름한 그 카페를 그렇게 좋아하게 되었는지 생각해 보았다. 이 책이 가르쳐 준 것들로 나는 어떤 건출물, 어떤 공간에 살고 싶은지 명확한 답변을 내릴 수 있을 것 같다.

삶에 지친 나에게 내가 해주고 싶은 말

 누군가를 위로하고 누군가에게 위로받은적이 있는가
위로를 받으면서도 원하는 말을 듣지 못하거나 혹은 자신의 고민을 가볍게 여기는 상대방의 의해 상처받은 적이 있는가.
내가 이책을 선택한 이유는 남에게 고민을 털어 놓으면서도 마음 한켠이 적적할때 듣고싶은 말을 듣지 못할때 고민이 해결되지 않을때
나스스로 괜찮다 괜찮다 하며 버텨오던 순간들에 회의감이 들면서 나혼자만 이렇게 힘든건 아닌가 내가 이상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던 요즘 나에게 적합한 책이라고 생각했기때문이다.
 
이 책은 아주 달콤한 위로가 되기도 하고 나태한 나에게 따끔한 일침을 던지기도 한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쓰며 내가 하고 싶은일을, 내 뜻을 펼치지 못할때
이 책은 아무도 나에게 말해주지 않던 이야기를 해준다.
 

“네가 하고싶은 일을 하는 게 왜 잘못이야? 너는 아무것도 잘못하지 않았어 사람들 말에 휘둘리지마 너에게는 네가 원하는 삶을 살 권리가 있어”

“너는 신이 아니야 너는 사람이지 네가 아무리 노력하고 아무리 애를 쓰고 아무리 긍정적인 말을 하고 긍정적인 상상을 해도 실패할 수 있고좌절할 수 있어

네가 단순히 실패 하거나 좌절하는게 아니라 실패의 고통을 감내할 가치가 있는 것 좌절의 절망감에 몸부림칠만한 가치가있는 목적을 가져야 한다는 거야”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나는 나의 삶에 대한 방향을 찾을 수 있게 되었고, 실패가 두려워 시작 조차 하지 못했던 나에게 나의 인생은 나의 두려움 때문에 망설일 만큼 나를 기다려 주지 않는 다는것을 깨닫고 하고싶던 일을 행할 용기가 생겼다.

 

남에게 고민을 말해도 오히려 내가 이상한 것 같고, 나를 이상하게 보지 않을까 상처받고 스스로 이겨내고 위로하기엔 쓸쓸하고 휑한 마음이 들때 남에게는 위로를 번지르르 하게 잘해주면서 나스스로 토닥 토닥 남에게 말하듯 자신을 달래준 적이 있는가.

남에게 하는 말은 쉬워도 정작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은 정리도 되지 않고 스스로 돌아보기 쉽지 않은 적이 많았을 것 이다. 나역시 그런 내 모습에 답을 찾고 싶었고 이 책은 속 시원한 해답을 담고 있다.

 

 많은 사람이 이 책을 읽고 때로는 나태한 자신에게  때로는 열정적인 자신의 완벽주의 성격이 버거울때, 남의 시선의 상처받고, 좌절과 절망에 앞이 안보일때 세상에 치여 전전긍긍 하며 수고한 나에게 이 책을 읽으며 잘했다고 괜찮다고 말해줄 수 있길 바란다.

영혼의 길고 암울한 티타임

  제목에선 전혀 알 수 없지만 이 소설은 블랙 코미디 추리 소설이다. 물론 여기 나오는 사립탐정 ‘더크 젠틀리’는 흔히 생각하는 ‘셜록 홈즈’와 같은 캐릭터와 대척점을 이룬다. 갈색 가죽 점퍼, 흉물스런 빨간 모자, 우스꽝스러운 초록 줄무늬 넥타이 차림의 모습은 깔끔한 영국 신사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다. 또한 탐사 방식도 남다른데 모든 입자들은 서로 영향을 준다는 전체론적 방식으로 수사를 진행해 우리가 보기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단서에서 사건을 해결하곤 한다. 또한 ‘셜록’는 불가능한것을 빼고 남은 것이 아무리 그럴듯 하지 않아도 해답이라 하지만 ‘더크’는 불가능해 보이는 해답이  맞을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인다. 
  사실 이런 식의 추리는 추리 소설 팬들에겐 전혀 끌리지 않을 것이다. 정말로 말도 안되는 추리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영혼, 타임머신, 빙의 
,괴물, 북유럽 신과 같이 정석적인 추리로는 예상조차 되지 않는 전계를 보여준다. 이런 전개는 이 책은 쓴 작가 ‘더글라스 애덤스’의 문체의 특징이다. 전혀 어울리지 않은 요소들을 소설 전반에 깔아두고 끝으로 가면서 하나하나 유기적으로 연결시키는 작가의 전개 방식은 언제봐도 놀랍다.
  이 책은 추리를 바라는 사람에겐 추천하지 않는다. 하지만 독특한 센스의 소설을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적극적으로 추천해 주고 싶다. 사건도 해결도 독자의 예상을 당연하다는 듯이 벗어나는 이 소설은 한장한장 넘길 때마다 엉뚱함을 담고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 같은 작가의 시리즈 작인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도 추천하고 싶다. 이 소설들 모두 다 각자의 독특함으로 가득하며 우리의 상상을 일깨워주는 책이였다. 

노예의 길 (사회주의 계획경제의 진실,자유주의 시리즈 60)

 하이에크(1899~1992)는 오스트리아 태생의 경제학자이다. 하이에크는 2차 세계대전을 몸소 겪었다. 독일 나치의 침공을 피해 영국으로 피난을 갔다. 하이에크는 영국이 독일처럼 사회주의 체제의 노선을 따라가게 될까 염려하였다. 하이에크는 독일 나치즘의 진상을 파헤쳤다. 독일에서 나치즘이 등장하기 이전에 이미 사회주의 정당이 판을 다 만들어놓았고 나치즘은 거기에 발만 갖다댔을 뿐이라고 하였다. 독일의 사회주의 사상이 영국에 침투해서 생긴 영국학자들의 사회주의 옹호적 발언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하이에크는 사회주의, 공산주의, 나치즘, 파시즘 모두 독재로 귀결된다고 보았다.
 하이에크는 대표적인 자유주의 사상가이다. 그는 시장에 대한 정부의 개입을 철저히 반대했다. 그렇지만 시장이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게 하도록 정부가 제도를 확립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보았다. 시장에서의 이해당사자들만이 최적의 정보를 획득하고 합리적 선택을 하여 시장이 가장 효율적인 상태에 이르게 된다. 정부는 시장의 이해당사자들보다 더 많고 좋은 정보를 획득할 수 없고 더 낳은 결정을 선택할 수 없다. 정부관료가 모을 수 있는 정보의 양도 한정적일 뿐더러 정부가 시장참여자들보다 더 훌륭한 자원분배를 강제적으로 이루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정부의 관료는 불완전한 정보로 온국민에게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만들어내야 한다. 공산주의체제의 국가들이 국민들에게 생활필수품 분배를 제대로 하지 못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부의 시장개입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정부개입으로 인한 개인의 자유 침해는 곧 민주주의의 붕괴로 이어진다고 보았다.
 하이에크는 영국 정당이 내놓는 사회주의적 정책들을 경계했다. 진보란 이름으로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사회주의적 정책들이 영국을 집어삼켜 독일나치에 대항하는 유럽 최후의 민주주의 보루가 사라지게 될 것을 염려했다. 공산주의혁명은 농민들, 노동자들에 의해 일어나지 않았다. 공산주의를 옹호하는 집단은 주로 자신의 지식을 맘껏 펼치고 싶어하는 전문가 집단이었다. 민주주의는 체제를 통치하는 정부에 의해 유지되지 않는다. 민주주의의 근원은 국민이다. 개인의 자유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국민이 깨어있어야 한다. 사회주의 계획경제의 진실을 꿰뚫는 안목을 기르기 위해 일독을 권한다.

1984년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꼭 한 번 읽어보시기 추천드리는 책이니깐 주의하세요. >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소설이자 자타공인 디스토피아적 배경을 다룬 소설 중 5손가락 안에 든다는 바로 그 책, 1984년이다.
맨 처음 읽었을 때 결말을 읽고 느낀 충격은 아직도 생생하다.
“그는 빅브라더를 사랑했다.”
이 문장을 읽는 순간 체제에 굴복한 주인공의 모습이 그려지며 막이 내려지는 연극의 느낌을 받았다.

‘1984년’은 텔레스크린을 통해 감시와 세뇌를 반복하며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는 나라, 오세아니아가 소설의 배경이다.
현대의 우리 사회와 소설의 배경을 비교해보면 멀지않은 과거에 스탈린이 권력을 잡았던 소비에트 연방, 그리고 박정희 전 대통령 정부 시절, 북한 등
소설에서 보여준 상황과 비슷한 역사들이 존재한다.
초반부에 윈스턴이 조금씩 깨달음을 얻으면서 일기에 적은 문장이 인상깊다.
“희망이 있다면 프롤에게 있다.”
간단히 말해 민중들에게 희망이 있다고 주인공은 서술한다. 나는 민중이 힘이고, 지배계층의 힘은 민중에게서 나온다는 의미로 해석이 되었다.
하지만 소설에선 절망적으로 프롤, 민중들은 단 한 명도 저항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당(지배계층)은 이중사고(DoubleThinking)을 이용하여 “그들이 의식을 가질 때까지는 결코 반란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며
반란을 일으킬 때까지는 의식을 가질 수 없을 것이다.’라고 할 정도로 단단히 세뇌당해있다.
이 책은 체제, 자신의 신념에 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책이다. 글실력이 부족해서 표현을 잘 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이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의 신념 변화, 체제에 대한 설명 등 탄탄한 스토리에 감탄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남는 여운은 독자에게 많은 생각을 가지게할 것이다.
당신은 저항하는 프롤이 될 수 있을까?

* 책의 문장 출처는 출판사:열린책들 ver.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