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토피아
82년생 김지영 (오늘의 젊은 작가 13,조남주 장편소설)
책은 김지영씨 뿐만이 아니라 김지영씨의 어머니인 오미숙씨의 이야기도 다루고 있다. 큰오빠를, 남동생을 좋은 학교에 보내기 위해서 공부를 포기하고 돈을 벌러 공장으로 나왔다는 이야기는 내게 낯설지 않은 것이었다. 실제로 나의 이모들도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이다. 내가 익히 들어왔던 시대를 살아왔던 오미숙씨의 이야기를 읽을 때, 이모들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와는 사뭇 다른 감정이 느껴졌다. 단순히 ‘왜 저렇게 살았을까? 불쌍하다.’가 아닌 ‘그래서 그때 그렇게 말씀하셨구나.’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모들은 그 시대의 이야기를 하고 나면 항상 나에게 ‘너는 꼭 공부 열심히 해서 대학교를 가라.’, ‘오빠를 위해서 살지 말고 너를 위해서 살아라.’라는 말을 하시곤 했다. 가부장제도가 가장 강한 시대를 살았던 이모들은 어쩌면 인생의 가장 소중한 시기를 오빠, 남동생을 위해서 버린 것을 후회하고, 그 소중한 시기를 살고 있는 내가 그렇게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런 말씀을 하신 것은 아닐까?
책에서 오미숙씨도 자신의 딸인 김지영씨를 보면서 비슷한 생각을 한다. 내 딸은 나와 같은 삶을 살지 않기를, 좀 더 자유로운 삶을 살기를 바라지만, 안타깝게도 김지영씨의 삶도 크게 다를 바 없이 흘러간다. 오히려 더 심화된 혐오사회 속에서 치이다가 종말에는 ‘맘충’이라는 말을 듣는 지경에 이른다. 김지영씨가 카페에서 ‘맘충’이라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는 장면에서 나는 궁금해졌다. 이 사회가 왜 이렇게 누군가를 혐오하는 사회가 되어버렸을까?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신과 다른 것을 싫어한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은 기억이 난다. 이성에 눌려 지금까지 잘 참고 있던 본능이 터져 모든 사람이 모든 것을 ‘혐오’하며 욕하는 사회가 와 버린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또, 사람들이 혐오하는 대상들을 보면 노인, 어린이, 여자, 장애인 등 대부분 사회적 약자라 칭하는 사람들이다. 이 부분에 대하여 생각해보았을 때, 치열한 경쟁사회에 지친 사람들이 불안한 자신의 위치를 지키기 위해 자신보다 약한 자들을 물어뜯는 과정에서 발생한 산물이 ‘혐오사회’인 건 아닐까? 이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서 기말고사가 끝난 후 혐오사회와 관련된 도서를 읽기로 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