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통해서 단순히 지식을 쌓았을 뿐만 아니라, 역사와 사회, 정치, 경제, 윤리 분야의 연관성과 서로 어떤 식으로 각자의 분야에서 작용될 수 있는지 생각해볼 수 있게 만드는 책이었다.
약 한 학기동안 이 책을 읽으면서 기존에 생각하지 못한 차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한 계기가 된 것 같다. 차별에 대해 내 주변에 존재는 하지만 실제 피부로 느껴본 적 없는 것이라고 생각을 해왔고, 내가 모르는 사이에 차별을 하면 했지 내가 받을 것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니 생각보다 더 다양한 방식으로 차별이 존재하고 나도 그 차별의 대상자가 쉽게 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이 책을 읽기전에는 나도 차별에 대한 많은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평소에 교육으로 받았던 장애인차별, 성차별, 인종차별같은 큰 카테고리로만 인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선량한 차별주의자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평소에 할 수 있는 행동들과 말들이 다른 사람이 듣거나 본다면 차별로 느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자각해주게 된다. 그러면서 이 책을 읽는 동안 내가 하는 말과 행동 모두가 누군가에게 차별이 될 수도 있으며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에 많은 혼란을 느꼈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내가 하는 행동이 차별이 아닌 것이 뭐가 있을까?라는 생각 함께 지금 까지 했던 언행과 행동을 돌아보는 계기가 된다. 이런 생각을 반복적으로 하면서 책을 다 읽어 갈때쯤 평소에도 차별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주의해야하면서 삶을 살아야겠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만약 누군가 이책을 읽겠다고 한다면 나는 반드시 이책은 비판적으로 보고 생각을 꼽씹으면서 보라고 말하고 싶다. 안 그런다면 필시 혼란이 온다고 말하고 싶다.
달과 6펜스의 주인공 찰스 스트릭랜드는 런던의 증권 중개인으로, 좋은 직업과 화목한 가족이 있는 사람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그는 어느날 안정된 삶을 버리고 그림을 그리고자 가족과 사회적 위치를 모두 포기하고 떠난다. 그는 자신의 내면적 충동에 충실하며, 예술에 대한 집착으로 인해 인간관계를 끊어내고 무시하며 자신의 마음이 가는대로 생활한다. 스트릭랜드는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이기적인 행동도 보이며 고립된 삶을 살아간다. 그러나, 끝내 타히티에서 정착된 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마지막 작품을 완성하며 생을 마감한다.
달과 6펜스는 현실(6펜스)과 이상(달)을 선택하는 인간의 모습이 드러나는 소설이다. 주인공은 개인의 꿈과 사회적 요구 사이에서 꿈을 찾아 떠나는 모습을 보여준다. 스트릭랜드는 모든 것을 희생하며 자신의 열정을 따라가지만, 작품 속 그의 삶은 마냥 멋있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아마도 그의 행동이 천재적인 예술가와 책임감 없고 이기적인 사람의 모습이 동시에 보여져서 그렇지 않을까.
작품을 읽으며 스스로는 어떤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 생각해볼 수 있었다.
에술이란 무엇일까?스콧 매클라우드의 『만화의 이해』에서는 ‘예술은 진화를 위한 기본 본능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예술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자연이 부여해 준 역할의 좁은 테두리를 벗어날 수 있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예술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필수재는 아니지만, 우리의 내면을 깨닫게 해주는 존재가 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그러한 예술, 그 중에서도 만화에 대해서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단순히 만화를 잘 그리는 법, 만화 연출에 관한 작법 등을 다루는 것이 아닌 만화의 정체성과 예술성, 그 정의와 영역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펼치고 있는 편이다.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면서 가볍게 여겨온, 또는 홀대 받아온 만화라는 장르를 단호하게 ‘예술’이라고 평가하는 이 책은 우리가 느끼지 못했던 ‘만화’에 대한 예술성을 깊이 생각해볼 수 있게 만들어준다.
색채, 만화의 어휘, 만화에서 흘러가는 시간에 관한 것들, 다양한 선에 속한 의미들을 상세하게 설명하며 우리가 느끼지 못했던 예술성을 알려줄 뿐만이 아니라 어떤 일을 하고 싶게 만드는 ‘동기’가 되어주는 책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단순히 ‘만화’에 관한 것만이 아닌 전반적인 예술에 대해 적나라하게 설명하고 있다고 볼 수 있고, 그러한 분석을 통해 예술적 동기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내가 의식하지 못했던 만화에 관한 부분, 혹은 예술에 관해 얘기하면서 ‘나도 무언가를 그리고 싶다’라는 생각을 전해주는 것이다. 이 책은 ‘만화’를 그리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만 동기를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닌, 내면의 자신을 더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은 책이다.
왜 위대한 예술은 글과 그림이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으로 생각되어 왔을까? 왜 예술은 예술이 아닌 대중을 위한 오락으로 치부되어 왔을까?이 책은 그런 생각들에 대한 오해와 편견들을 부숴줄 수 있는 책이다. 그렇기에 ‘만화’와 ‘예숭’에 대해 심도 있는 고민을 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평소 저는 단편소설집을 괜시리 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많이 읽어본 것도 아니지만, 제가 접했던 단편들은 흥미가 붙을 만하면 애매하게 끝나거나, 메시지를 전달하기엔 너무 짧고, 등장인물의 개성을 파악하며 몰입하기엔 한 편 한 편의 길이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단편집에 대한 고정관념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이 책은 총 8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각 독립된 이야기지만 작가의 뛰어난 문체와 은유적인 표현 그리고 비현실적인 상황을 마치 당연한 듯 받아들이는
등장인물들의 태도가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단편이라는 형식이 오히려 흠이 되기는커녕, 등장인물들의 개성, 신선한 소재, 그리고 흡입력 있는 문장들이 어우러져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끝까지 놓을 수 없게 만드는 힘을 가진 작품들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왜가리 클럽]입니다. 간단히 소개하자면 반찬가게 사업에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폐업하고 절망에 빠져 삶의 의지를 잃어버린 주인공 ‘양미’가 실패를 극복하고 회복해가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저도 주인공만큼의 큰 실패 아니지만 살면서 크고 작은 실패들을 경험해본 적이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모든 걸 잃어버린 듯 한탄하며 며칠을 무기력하게 보내곤 했기에 양미의 이야기가 유독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작품 속에서 ‘왜가리’라는 한낱 동물의 삶의 방식이 등장인물들에게 위로와 치유의 계기가 되는 장면은 깊은 여운을 남겼습니다. 저 역시 이야기에 감화되어 함께 위로받고 마음 한켠이 따뜻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는 실패보다 더 위험한 것은 그 실패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절망감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작 그 사실을 알면서도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제 자신을 되돌아보게 만든 이 작품은 제게 소중한 조언을 건네는 것 같아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선량한 차별주의자”는 무의식적인 차별을 날카롭게 짚어내며,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성찰하게 한다. 그동안 인지하지 못 했던 차별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작가가 말하는 모든 차별의 예시에 동의하지는 않는다. 분명한 차별과 달리 판단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논란의 여지가 있는 차별들도 분명 존재한다. 생각의 차이로 인해 누군가는 차별이라 느낄 수 있는 부분까지 모든 것을 조심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읽으며 생각할 점이 많은 책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