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리스타트 (생각이 열리고 입이 트이는)
나는 독서를 하기 전에, 책의 소개를 먼저 읽어 작가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지 파악하는 습관이 있다. 그러나 ‘인문학 리스타트’를 읽으려고 계획할 때 부터, 이번 독서만큼은 ‘사전 지식에 의존하는 것 없이 그때 그때 부족한 내용을 공부하며 책의 내용과 직접 부딪혀 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책 표지의 ‘생각이 열리고 입이 트이는’이라는 문구를 통해 ‘깨짐’과 ‘깨침’이 이 책의 핵심 포인트가 될 것이라 추측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책의 내용에 흥미를 가지고 모든 내용을 신선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깨짐’과 ‘깨침’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정말 교과서적으로 우리가 알아야 할 필수 지식을 알려준다. 이러한 내용을 4장에 걸쳐 인문학과 나의 삶에 연결시켜 사고하려고 노력했다.
이 책은 다른 책과는 달리 책장이 넘어감에 따른 나의 생각 변화를 중심으로 리뷰하려고 한다.
각 장은 아래와 같은 내용을 다룬다. 그리고 각 장을 통해 내가 느끼고 깨달은 바는 다음과 같다.
1장 _ 인류생존의 세 가지 도구 경제, 정치, 역사
우리는 지속적으로 책을 읽으며 지식을 이해하고 삶에 적용하는 것 같다. 개인의 가치관이 모여 우리 사회의 가치관이 되고, 세계 사회의 가치관으로 확장되고. 이러한 형태로 지식이 확장 및 축적되고 활용되는 것으로 보아 ‘해당 도서가 나의 삶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느꼈다.
책에서 설명하는 교과서적인 내용들을 바탕으로 실제 우리 삶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요소나 사건들을 여러 관점으로 생각해보고,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
2장 _ 단번에 깨치는 세계사
인류의 역사를 서술한 2장을 읽으며, ‘패권’, ‘전쟁’, ‘경쟁’ 과 같은 키워드가 자주 반복됨을 느꼈다. 이러한 키워드를 바탕으로 지금까지의 내용을 다시 한번 큰 틀에서 읽어보니 역사적으로 전쟁과 혁신은 경제적 위기를 극복하는 요소로 작용했음을 알 수 있었다. 큰 희생이 수반되는 전쟁을 지양하는 것은 당연하고, 혁신을 통해 인류가 발전할 때에도 우리는 여러가지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했음을 추측할 수 있는데, 인간소외 · 실업 · 심각한 불평등과 같은 문제에 대해 고민하며 인문학의 필요성을 느꼈다.
우리 인류와 인권을 위협할 수도 있는 그런 문제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새로이 부각될 문제들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선제적 차원에서의 윤리적 합의 및 행동지침에 대해 고민하고 토론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3장 _ 인류생존의 행동지침 종교와 철학
사회는 빠르게 변한다. 글로벌 네트워크 기술이 발전한 21세기는 더 그렇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서는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이루어지고 새로운 경제 구조가 형성되고, 이에 따라 기술에 미숙하거나 그에 대한 접근이 제한된 개인, 지역, 국가간의 불평등이 더욱 확대되는 초격차가 발생한다. 자연스럽게, 국가/세대/개인 간의 불평등과 차별이 심화된 사회에서는 사회적 긴장과 불안이 증폭될 수 있고, 전쟁, 분쟁, 다툼의 원인이 되어 큰 국제적 동요를 초래할 수 있음을 추측할 수 있었다.
우리 인류는 아직 ‘진리’가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은 계속해서 발전한다. ‘거대한 규모의 경제·사회적 비용을 치르지 않기 위해, 시대 변화를 고려한 글로벌 차원의 새로운 행동지침이 제시’되어야 하지 않을까?
2장의 내용과 깨달음을 3장에서 확장하며, ‘현 시대의 행동지침은 어떠한 원리로 만들어지는 걸까? 누가 주도하는 걸까?’ ‘행동지침이 누군가의 이익을 대변할 가능성은 없을까?‘ ‘어떠한 가치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세계사회안정수단으로서의 목적을 만족하는 행동지침을 제시할 수 있을까?’와 같은 다양한 철학적, 인문학적 고민들이 삶 속으로 들어옴을 체감했다. ‘깨짐’이 ‘깨침’이 되는 순간이었다. 이러한 경험이 전부 문자 덕분에 가능한 일이라는게 대단하고도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4장 _ 종교와 철학의 결합과 결별
어쩌면 듀이의 도구주의 철학이 인류에게 정말 큰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모든 것이 진화의 과정에 있다는 주장에 깊은 공감을 하며, ‘무엇이 옳고 무엇이 나쁜 것인지’에 대한 그의 생각을 확인했다. ‘철학의 과제는 사회적,도덕적 투쟁에 대한 인간의 관념을 명료하게 하는 일이다.’‘앞날을 내다보며 서로 대립된 생활의 요인들을 조정하는 보편적인 이론이 바로 철학인 것이다.’
그 동안의 철학적, 인문학적 고민들을 풀어내기 위한 인문학의 중요성을 다시 느끼면서, 토론을 통해 새로운 행동지침을 제시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책에서 설명한 교과서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쌓은 지식을 삶과 연결시켜 확장시키고, 역사를 통해 미래에 닥칠 여러 위기들에 대비하는 과정에서, 또 이를 위한 핵심 가치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철학’은 계속해서 발전하고, 진화할 것이다. 인문학적인 사고를 함양하고 발달시켜, 우리 삶과 사회가 긍정적인. 최대한 많은 사람이 행복할 수 있는 사회, 아픔의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는 사회가 되기를 21세기 글로벌 행동지침에 대한 다채로운 논의를 기대한다.
정말 ‘인문학리스타트’라는 제목에 공감이 될 만큼 책을 읽는 방법과, 관심사,책의 내용이 잘 맞아 떨어져 자연스럽게 저자의 의도대로 책을 읽게 된 것 같아 기쁘다. 글을 읽어나가는 과정에서, 인문학적 사고를 통해 사고의 폭이 확장됨을, 큰 맥락에서 상황을 바라보는 것이 가능해졌음을 정말 많이 느꼈다.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책을 리뷰하면서, 나의 사고가 어떻게 확장되어 왔는지, 여러 물음들이 어떻게 이어지는지와 인문학과 토론은 긴밀하게 연결되어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책은 ’재시작‘을 위한 첫 걸음일 뿐, 발전하고 진화하는 것은 나의 몫이다. 저자의 가르침을 잘 기억하고, 교과서적으로 정리된 책의 내용을 주기적으로 다시 읽어 이 책의 부분들을 암기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역시 지식은 쌓아가는 것. 문자와 객관적인 정보들의 소중함을, 인문학의 소중함을 느끼며 나의 삶이 인문학적인 사고를 통해 더욱 더 풍요로워지기를 바란다.
헌책방 기담 수집가 (사연 있는 책을 찾아드립니다. 수수료는 당신 삶의 이야기!)
소년이 온다 (한강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는 활자로 표현할 수 있는 특유의 묘사로 1장부터 나를 사로잡았다. 다큐멘터리와 영화로 많이 접했다고 생각하였으나, 활자로의 묘사는 상상을 초월하였다. 그들의 상황과 심정을 가감 없이 표현한 문장들은 ‘보호받아 마땅한 국민이 같은 나라의 반란군에 의해 무자비하게 사살되었다.’는 진실을 다시금 상기시켰다.
여섯 개의 장과 에필로그에서 보여주는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이 휘두르는 폭력성의 끝은 어디까지인지, 그것들이 불러온 죽음의 무게는 누가 헤아릴 수 있을지, 본질적인 ‘인간성’에 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게 된다.
죽어서도 사라지지 않는 방사성 물질, 그 자체였던 1980년 그날들, 아주 오래 전의 역사부터 돌아보면, 우리는 인간의 욕심과 폭력성으로부터 비롯되는 악순환 속에서 살아남았다. 그리고 우리는 또다시 그 굴레를 살아낼 것이다.
“인간이 무엇이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소설 속 질문을 되새기며 이러한 비극적인 굴레가 이어지지 않기 위해, 우리는 인간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 모두가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사회가 되길 희망한다.
세이노의 가르침 (피보다 진하게 살아라)
책설명: ‘세이노의 가르침’은 ‘세이노’라는 필명의 천억원대 자산가가 20여 년 동안 칼럼과 인터넷 카페에 기록한 자신의 성공 노하우와 삶에 대한 태도를 모은 책이다.
제목: 보물은 우리 머리 속에 있다.
어린 시절, 자기개발서를 자주 읽었던 때가 있었다. 그 책들은 미래의 성공을 향한 비밀의 레시피와 같았다. 특별한 비법들을 통해 나 자신을 발전시키고 훗날 성공한 모습을 꿈꾸며 가슴이 벅차올랐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그런 책들이 비슷하고 알법한 이야기들만을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즉 정형화되고 공식화된 지식으로 가득 찬 책들이 진정으로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의문이 생긴 것이다. 그 후로부터 자기개발서에 손이 가지 않게 되었다.
그렇게 지난 몇 년 후, 우연한 기회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자기 개발서 중 인기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책이라고 하는데 여느 같은 종류의 책들과 다를 게 없겠거니 하며 책을 펼쳤다. 역시 예상 가능한 내용이 나왔다. 그래도 계속 읽다 보니 어느 순간부턴 성공한 사람의 태도와 내가 갖고 있는 생각들이 부합하는지 아닌지 채점을 하는 나를 발견했다. 그렇게 책과의 씨름 중 ‘팍!’하고 떠오른 생각이 있다. 그것은 바로 엄마의 잔소리이다.
우리는 예나 지금이나 부모님의 잔소리를 듣게 되면, 아는 얘기라 치부하고 듣기 싫어한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고 말하면서도 같은 실수를 반복할 때가 있다. 여기서 나는 자기 개발서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는 순간만‘나도 할 수 있다.’라며 다짐하지만, 책을 덮는 순간 그 다짐은 무의식 속으로 넘어가 버린다. 이러한 공통점은 나에게 큰 깨달음을 안겨주었다.
무엇을 머릿속으로 이해하고 아는 것과 그것을 실천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 그 지식을 항상 의식적으로 상기를 시켜야 진정한 이해로 나아갈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지식을 들었을 때만 일시적으로 의식하고, 시간이 흐르면서 그것을 잊고 변화 없는 삶을 반복하게 된다. 한 사업으로 성공한 사람의 말이 떠오른다 “당연한 이야기 같죠? 사람들은 그것조차 안 해요.”
우리는 살아오면서 많은 것을 듣고 보고 느꼈다. 거기서 교훈도 얻어갔다. 하지만 그 순간뿐이다. 매번 잊고 성공의 특별한 비법이 나도 모르는 어느 곳에 숨어 있을 거라는 환상에 빠져 그것을 갈구한다. 그만 찾아다니자. 충분하다.
이제는 머릿속의 서랍을 채울 생각을 넘어서, 그 속에 이미 있는 것들을 자주 열어보고 살펴보자. 우리는 자주 놓치고 지나치는 소중한 것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의식적으로 머릿속의 생각을 탐험하고 살펴보면, 새로운 시각과 깨달음을 얻게 되어 변화를 이끌어내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보물은 우리 머릿속에 있다.
헌책방 기담 수집가 (사연 있는 책을 찾아드립니다. 수수료는 당신 삶의 이야기!)
콰이어트 (시끄러운 세상에서 조용히 세상을 움직이는 힘)
세이노의 가르침 (피보다 진하게 살아라)
마음 (에디터스 컬렉션 9)
마음은 신념으로도, 죄책감으로도 표현된다. 소세키의 소설 `마음`은 사람의 다양한 마음을, 내면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마음`은 주인공`나`의 시점으로 전개되며, `선생님`과의 관계를 쌓아가는 1부, 주인공
아버지의 죽음을 그린 2부, `선생님`의 유서를 편지 형식으로 풀어낸 3부로 이루어진다. 지식인이지만 극도로 보수적인 `선생님`의 태도는 주인공에게도 독자들에게도 호기심을 자아낸다. 1부와 2부에서는 이러한 호기심을 극대화하고 책의 하이라이트인 3부에서 의문점들을 해소해 준다.
`선생님`의 태도에는 사연이 있었다.
`선생님`은 친구 `K`의 죽음이 자신 때문이라는
죄책감에 사로잡혀 떳떳하게 살 수 없었다. 기댈 가족 하나 없고 고지식했던 `k`는 금전 문제에 부딪혀 정신도 몸도 망가져 갔다. `선생님`은 `k`를 위해 자신이 하숙하던 곳에서 같이 지낼 수 있도록 조치했다. 가족에게 상처받은 자신도 하숙집에서 치유를 받았기 때문에 `K`또한
그곳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실제로 `K`는
하숙집에서 건강을 되찾았고 상황은 좋게 흘러가는 듯 보였다. 하지만 비극적이게도 `선생님`과 `K`는 하숙집
주인의 딸을 좋아하게 된다. `K`의 마음을 알게 된 `선생님`은 자신이 `K`에 비해 열등하다고 생각하며 극도의 불안감을 느낀다. 결국 `선생님`은 `K`보다 빨리 그녀의 어머님께 마음을 고백하고 그녀를 쟁취하기에 이른다. 뒤늦게
그 사실을 알고 `k`는 유서와 함께 하숙집에서 자살한다. `선생님`은 뜻하던 대로 하숙집 딸과 결혼을 하게 되지만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그녀의 순수함이 `선생님`을 더욱 힘들게 했다. 결국
`선생님`은 사랑을 하지도 배움을 설파하지도 많은 돈을 만지지도
못하는 삶을 선택하다 자살을 결심한다.
불행의 시작인
`k`의 자살, 그 이유에 대하여 많은 의견들이 있지만 `K`의 신념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K`의 신념은 확고했고
생각은 깊었다. 목표를 위해 합리화를 하는 일은 절대 없는 의지의 화신이었다. 하지만 그의 마음이 여자로 인해 흔들렸다. 유일한 친구에게 그녀를
빼앗겼을 때 또한 마음이 요동쳤을 것이다. 가족도 돈도 친구도 없었던 `K`에게 남은 건 완고한 의지뿐이었지만, 여러 차례 마음의 동요를
자각한 `K`는 자신의 의지를 의심했을 것이다. 결국 자신의
신념이, 마음이 그를 자살로 몰아넣었다.
`선생님`을 괴롭힌 것 또한 마음이다.
`선생님` 또한 사람에게, 가족에게 배신의 상처를
입은 사람이다. 본인을 배신한 작은아버지를 극도로 싫어했고 사람을 의심하는 것에 대한 거리낌이 사라졌다. 이러한 사실은 `k`와 하숙집 딸의 관계에 대해 많은 의심을 들게
했다. 의심은 `선생님`을
끝없이 괴롭혔고 이성적 판단을 하지 못하게 했다. 결국 `k`의
마음을 알고 있었음에도 먼저 그녀를 쟁취하였다. `선생님`이
느끼기에는 자신 또한 작은아버지와 다를 바 없는 추한 인간이었고, `k`의 죽음은 이 죄책감에 기름을
붓는 격이었다. 잊을 수도 없었다. `K`를 떠올리게 하는
부인과 매일 함께 살았다. 사람을 의심하는 마음이, 자신
또한 추한 사람이라는 자각의 마음이, 잊을 수 없는 죄책감의 마음이 결국 죽음으로 그를 몰고 갔다.
소세키의 소설
`마음`은 마음의 동요와 변화를 잘 표현한 책이다. 이러한 마음의 동요를 혼자 짊어지려 한다면 책과 같은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대체로 생각이 많아지면 그 끝에는 부정적인 망상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혼자만의 장고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가끔 찾아오는 마음의 풍파를 나눌 사람은 우리 주변에 충분히 존재하기에, 생각이 많아진다면 마음과 시야를 넓히고 주위를 한번 둘러보면 좋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