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명 : 내게 무해한 사람
저자 : 최은영
출판사 : 문학동네
팀 명 : 주경야독
팀 장 : 김유진(1971398)
팀 원 : 김지훈(1911062), 심빛나(1971414)
지도교수 : 박선옥 교수님
일 시 : 2020.11.03. ~ 2020.12.02. (총 4회 진행)
1회차 : 2020.11.03.
2회차 : 2020.11.11.
3회차 : 2020.11.18.
4회차 : 2020.12.02.
회차별 주제
1회차 : 그여름 / 601, 602
2회차 : 지나가는 밤 / 모래로 지은 집
3회차 : 고백 / 손길
4회차 : 아치디에서 / 해설 / 작가의 말
소감
-팀장 김유진
고등학생 시절 나는 책을 좋아하는 소위 문학 소녀였다. 시험기간에도 쉬는 시간에는 책을 읽었다. 10분이라는 짧은 독서 시간은 1시간 동안 수업에 집중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랬던 내가 대학생이 된 후 완독한 권 수는 한 손가락 안에 든다. 학점을 잘 받아야 한다는 핑계로, 장학금을 받아야 한다는 핑계로 마음속으로는 책을 갈망하면서도 쉽게 책에 시간을 소비하지 않았다. 등하굣길 1시간 동안이라도 책을 읽자 다짐하였으나 스마트폰을 두고 책을 선택하기란 어려웠다. 어느날 친구가 독서 토론 모임을 제안하였다. 책에 시간을 소비하기에 아주 적당한 핑계가 생겼다.
책을 읽을 때 마음에 드는 구절을 필사하는 습관이 있다. 주로 평소 나도 느꼈던 감정을 생각지도 못한 표현으로 나타낸 문장이나, 문장력이 돋보이는 구절을 필사한다. 혼자 마음에 품고 넘어갈 것들이었다. 이를 공유할 상대가 있음이 독서의 큰 즐거움이 될 줄은 몰랐다. 멋진 구절을 발견하면 친구들에게 어서 소개하고 싶어 안달이 나기도 했다. 이런 얘기를 나누다보니 미처 알지 못했던 동기의 섬세함이나 여린 감정을 엿보기도 하였다.
다양한 시각을 공유하였다. 등장인물들의 감정선이 이해가 안 될 때가 있다. ‘왜 말도 없이 떠났을까? 마지막인 만큼 용기를 낼 생각은 안 하나?’ 자신의 감정을 끝까지 숨긴 채 떠나는 인물이 나는 이해가 안 됐다. 드라마 주인공 역할에 심취한 것처럼 보였다. ‘나였어도 상대방을 위해 조용히 떠날 거야.’ 나만이 존재하던 좁은 시야가 탁 트인 기분이었다. ‘나’의 미련만 걱정하던 내게 ‘상대방’의 기분을 헤아리는 방법을 알려 준 것과 다름없다. 나의 미숙한 부분을 성장시키는 좋은 기회였다. 같은 인물도 독자의 가치관에 따라 선과 악(또는 사이 어딘가)로 나뉜다. 나에게는 착하고 순하기만 한 인물이 누군가에게는 계산적인 사람이다. 자신의 가치관대로 이야기를 이해하면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해석을 읽고 등장인물들을 다양하게 이해하는 것도 독서의 좋은 마무리가 될 것 같다.
-팀원 김지훈
아무래도 토론의 질이 현장보다 온라인이 더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그 점이 우려됐지만, 생각보다 토론은 막힘없이 진행되었다.
외부활동도 하지 않고, 수업도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생활 속에서 책을 읽고 실시간으로 토론하는 모임이 있다는 것은 삭막한 생활 속 선선한 바람 같았다.
교수님께서는 4회차 중 2회차를 함께 해주셨는데 교수님이 계신 회차는 그 회차대로, 우리끼리 진행한 회차는 그 회차대로 장점이 있었다.
교수님이 계실 땐 더욱 원활한 진행과 더 넓은 생각을 하며 토론하고 깨달음을 얻어갈 수 있었고, 우리끼리 진행한 회차는 의식의 흐름 속에서 나오는 더 진실하고 자연스러운 생각, 경험담들을 공유할 수 있었다.
최은영 작가의 내게 무해한 사람은 단편소설 모음집이다. 총 7개의 에피소드와 해설, 작가의 말로 이루어져 있다. 에피소드들은 별개의 이야기지만, 모두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모든 주인공들은 누군가에겐 `가해자`이지만 누군가에겐 `피해자`인 점. 제목에 무해라는 단어가 들어가 무의식중에 그걸 염두에 두고 책을 읽었는데, 다시 생각해볼수록 무해한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주인공들이 10~20대 초반인 점이 이입해서 읽기 수월한 이유 중 하나가 아니었나 싶다. 또한, 주인공들이 겪는 상황과 감정들이 모두 일상생활과 밀접하고 흔히들 겪는 감정이라는 점도 이입이 쉬웠던 이유 같다. 그래서 토론하면서도 `우리`의 이야기를 더 많이 나눴던 것 같다.
친구들과 교수님과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하는 경험은 특히 이 시점에서 더욱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도 또 참여하고 싶다.
-팀원 심빛나
사실 평소에 책을 즐겨 읽지 않았다. 학기 중에는 과제와 수업에 몰두해야한다는 핑계로 방학 때는 알바를 하고 자유시간을 즐겨야 한다는 핑계로 책을 잘 읽지 않았다. 웹툰이나 게임은 여가 활동의 하나로 여기면서 책은 무언가 지식을 쌓는 일로 여겨 거부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서토론 활동을 하며 독서에 대한 생각이 크게 바뀌었다. 처음엔 시작했으니 억지로라도 읽어야 한다는 생각이 컸는데 회차가 지날수록 짧은 단편소설을 읽으며 바쁘고 정신없는 현실로부터 동떨어져 자유를 만끽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또다른 좋은 점은 혼자서 읽고 넘기는 것이 아니라 이 책을 읽으며 든 생각과 감정을 팀원들과 나누며, 생각이 제각각 다름을 느끼고 이를 받아들여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보며 더욱 즐겁게 독서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교수님과의 활동 또한 시작 전에는 막연히 부담스럽고 불편했는데, 막상 진행해보니 교수님께서 다양한 시각으로 더 많은 경험을 이야기해주시고 잘 경청해주셔서 하나도 불편하지 않았다. 게다가 생각을 많이 해볼 수 있는 질문들을 던져주셔서 더 깊고 넓은 활동을 할 수 있었다.
독서토론을 빌미로 평소 잘 하지 못했던 진지한 이야기들도 해보며, 경험과 생각을 나누는 일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책 한권으로도 다양한 토론을 할 수 있고 마음 속에 깊은 이야기도 꺼내 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좋은 기회였다. 또 좋은 책을 선택한 덕분에 평소에 생각해보지 못한 나의 감정이나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다음 학기에도 꼭 참여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