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2026 (2026 대한민국 소비트렌드 전망)

[ AI 시대에 켄타우로스 인재 되기 ]
“켄타우로스의 상체, 즉 ‘인간의 머리’는 AI가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역량을 상징합니다. 여기에는 정답 없는 문제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창의적 비전, AI가 제시한 결과물을 맹신하지 않고 보는 비판적 사고, 윤리적 판단 그리고 공감 및 소통 능력이 포함됩니다.”

“켄타우로스의 하체, 즉 ‘기술의 다리’는 AI가 제공하는 강력한 정보력을 뜻합니다.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압도적인 속도와 스케일로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고, 인간의 눈으로는 발견하기 힘든 미세한 패턴을 인식하며, 24시간 지치지 않고, 수많은 대안을 생성하고, 시뮬레이션하는 강력한 실행력을 말한다.”
이 책에서는 앞으로 켄타우로스의 상체와 하체의 능력을 모두 가진 인재를 세상은 필요로 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AI는 사람들 주변에서 24시간 멈추지 않고 살아서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아침에 알람 8시에 부탁해!”
“오늘 날씨는 어때?”
평범한 일상생활 속에서는 당연합니다.
‘오늘의 메뉴 00 치킨을 추천합니다.’
‘많이 구매한 상품 00’
이라는 형태로 앱에서는 언제 내 생각을 읽었는지(내 정보를 읽었는지)
필요할 때에 맞춰서 나에게 알림을 보내기도 합니다.

AI에 의존하는 모습을 가정에서, 바깥에서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AI 의존하는 것은 괜찮을까요?
AI는 “인간의 능력을 보완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키지만” 그로 인한 “부작용”도 있습니다.
AI 추천 시스템은 인기있는 것들 또는 내가 많이 본 것들 위주로 추천합니다.
사람들마다 이용하는 데이터가 다른데 예를 들어 옷을 구매할 때 내가 자주 보던 브랜드의 제품 위주로 추천한다면 그 외에 다른 제품들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할 위험이 큽니다. 
AI 기술에 의해 사람들의 선택권이 큰 영향을 받는다면 물건 구매뿐만 아니라 채용 시스템 등 사회전반적인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점점 발전하는 AI 기술로 인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계속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바깥은 여름 (김애란 소설)

   여름의 마지막을 위해 아껴뒀던 책을 마침내 읽었다. 이 책을 고등학교 2학년 때 좋아하는 국어 선생님으로부터 추천받아서 읽은 이후로, 결말을 알면서도 여름철마다 괜히 꺼내 보게 되었다.

   156p, <풍경의 쓸모>

   “반면 차창 너머 여름은 느긋했다. 푸르고 풍요롭고 축축해 보였다. 그리고 그렇게 낯선 나라에서  모국어로 된 정보를 들여다 보고 있자니 손에 스마트폰이 아닌 스노볼을 쥔 기분이었다. 유리볼 안에선 하얀 눈보라가 흩날리는데, 구 바깥은 온통 여름인. 시끄럽고 왕성한 계절인, 그런.”

   여기에 실린 모든 이야기의 배경이 여름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여름에만 느낄 수 있는 무언가가 느껴지는 것 하나만큼은 확실하다. 여름보다는 가을에 가까운 지금 내가 책 속의 인물들을 바라보며 느끼는 감정도 마치 스노볼을 보는 감각과 닮아있다. 내가 있는 쪽이 안인지 밖인지는 확실히 할 수 없고, 또 중요하지도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이 주는 경험은 정확히 이런 부분에서 특별하다. 만나본 적도 없는 누군가의 솔직한 이야기를 아주 가까운 곳에서 관찰할 수 있다는 점. 내게는 특히 김애란 작가의 글이 그렇게 느껴진다.

   266p,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어쩌면 그날, 그 시간, 그곳에선 ‘삶’이 ‘죽음’에 뛰어든 게 아니라, ‘삶’이 ‘삶’에 뛰어든 게 아니었을까.”


   죽을 위기에 처한 사람을 구한다는 건 자신의 삶을 걸고 죽음을 구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문장을 읽고선 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존재를 곧 죽을 것으로 정의하는 것은 그 사람과 그 사람을 구하려는 사람까지 둘 모두를 모욕하는 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깥은 여름>의 인물들처럼 때때로는 삶에서 미련하다고 느낄 정도로 선한 사람을 마주하곤 한다. 그런 사람들이 나 다음에는 어디로 향할지에 대해서 궁금해하기도 했다. 내게 있어서는 이런 이야기에 집중하게 되는 이유도 마찬가지인데 김애란 작가 또한 스스로가 이름 붙인 존재들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바라보는 곳이 이따금 궁금하다고 말한다. 그 말 그대로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각자의 시간을 살아가고 있고 또 다른 시간을 향해서 나아간다. 

   원하던 정답을 찾을 수는 없었지만 더는 그들의 이후에 대해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끝에 기다리고 있는 것이 희망찬 미래일지도, 상실의 늪일지라도 나아갈 사람들임에 분명하기 때문에.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LOVE LESSON 99 (Love Lesson 99)

< 다름을 이해하는 연습 >
 흥미로운 책 제목과 더불어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책은 남자들은 화성에서 왔고, 여자들은 금성에서 왔다고 상상하며 시작된다. 
서로 다른 행성에서 왔기에 서로의 차이점들이 있고 그들은 서로 충돌한다. 
 이성으로 인해 화가 나거나 실망하는 것은 “우리는 상대가 만일 우리를 사랑한다면 그들이 마땅히 이러이러하게 – 자신이 누군가를 사랑할 때 행동하고 반응하는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 행동하리라는 그릇된 믿음을 갖고 있다.” 라는 내용이 인상 깊었다. 생각해 보면 이성에게만 해당하는 말도 아니었다. 사랑하는 가족과 같이 생활하며 화가 나는 경험도 있지 않은가, 이를테면 치약 짜는 방법이 서로 달라 생기는 사소한 충돌도 있다. 어쩌면 각자 다른 환경에서 자랐는데 ‘집’이라는 곳에 모여 살게 되면서 나와 다르다는 것을 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이처럼 가족과도 차이가 있는데 이성은 어떤가? 화성인들은 “목적을 달성한다는 것은 화성인들에게 있어 자신들의 유능함을 입증하고 스스로 만족감을 얻는 데 매우 중요한 것이다.” 
 금성인들은 “남들과 자신의 느낌을 함께 나누는 관계를 통해 자기 자신에 대한 만족을 느낀다.” 
금성인들이 화성인들에게 자신의 문제를 이야기하면 화성인들은 자신의 전문적인 조언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조언을 해준다. 반면 금성인들은 자신의 문제에 관한 조언이 중점적인 것이 아니라 자신의 문제를 상대방이 관심 두고 귀 기울여 들어주는지 중점을 둔다. 
 나의 경험을 이야기해 보자면 나의 문제에 관해 이야기하면 아버지는 그에 관한 해결책을 제시해 주신다. 반면 어머니는 먼저 나의 문제로 느꼈을 나의 감정을 공감해 주신다. 이처럼 이성이 서로의 반응이 다르다는 것을 가까운 가족에게서도 느낄 수 있는데 나의 처지에서 생각한 적이 많았던 지난 과거를 생각한다. 
 이 책을 읽고 사소한 대화부터 어떤 점이 이성과의 대화가 다른지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되었다. 다름을 인정하고 대화하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이는 고쳐야 할 점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그동안 겪었던 경험에서 내가 이해하지 못했던 대화도 이제는 이해하게 되었다. 앞으로의 삶에서도 다름을 인정하고 대화하는 방법을 더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인류 최후의 블루오션 팜 비즈니스 (인류 최후의 블루오션)

오픈 ai 에서 chat gpt 공개 이후 구글의 제미나이, 애플의 시리, 삼성의 빅스비 등 기업에서 ai 기술을 적용하거나 마케팅의 일종으로 사용하고, 금융산업의 ai 상담봇이나 철강 산업의 스마트팩토리 등 산업부문에서는 ai 기술의 접목으로 생산과 영업면에서 최적화를, 일반인사이에서는 지브리  스타일의 그림을 뽑아내는게 유행이였을 만큼 ai 산업은 오픈ai의 챗 gpt의 일반 공개 이후 예상치 못한 모습으로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 이렇게 급박하게 발전해가는 시대에서 살아나기 위해서는 앞으로 어떤 산업이 발전 가능성이 높은지 찾아보고 있었는데, 그때 이 책을 알게 되었다.
해당 책에서는 식량안보 및 인구 증가 등 여러 요인들로 농업의 중요성이 다시 올라가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효율과 최적화를 위해서 여러 첨단기술을 접목시킨 팜 비즈니스 산업을 발전시켜야함을 서술하면서 국내와 해외 기업들의 사례들을 같이 설명하고 있다. 
 해당 도서에서는 왜 다른 산업도 아닌 농업이 블루오션인지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는데, 현재 국제 정세나 같은 상황에서 보면 앞으로 발전 가능성과 최고점이 높은 산업이라는 것이 공감이 되는 편이다. 2020년 팬데믹 이후 트럼프 정부의 자국 우선 정책이 중심이 되고 있는 미국과, 러-우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등 세계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등으로 국제정세가 불안정해지고 있는 현상황에서 필자는 국가 스스로 자립할수 있는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사람이 살기 위해 필수적인 식량을 생산하는 농업이 앞으로 중요할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은 현재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이 가장 컸다. 우리나라의 경우 식량 자급률이 절반을 넘는 경우가 거의 없을 만큼 식량 수입에 대한 의존도가 높으며, 그중에서 양곡의 경우 쌀을 제외한 대부분의 작물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수입과정에서 차질이 생길경우 관련 식품들의 가격이 급등할 위험도가 있을 수 있고, 실제로 주요 밀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러-우 전쟁으로 인해 수출에 문제가 발생하였고, 이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밀 가격이 오르는 결과로 확인되었다. 
필자는 해당 도서를 앞으로 여러 사람들이 읽는 것을 추천한다. 왜냐하면 한국의 경우 다른 산업과 비교하여 농업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는 편인데, 앞으로의 국가 자립율을 높이기 위한 첫단추로  먼저 사람이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식량의 자급률을 높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며, 과거와 달리 인구가 증가한 현 상황에서 높은 효율과 수확량을 위해서는 스마트팜과 같은 팜비즈니스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앞으로 스마트팜과 같은 팜 비즈니스에 관심이 있는 자들은 이 책을 읽는것을 추천한다.

삼국지 1 (도원.군성, 손안의 클래식 15)

[ 책과의 비교 : 다양한 표현 속에서 얻는 즐거움 ]
이문열 삼국지 책을 읽고 난 후 요시카와 에이지 삼국지 책을 읽어봤다.
같은 책을 읽어도 사람마다 느끼고, 느낀 것을 말하는 표현도 다 다른 것처럼 삼국지라는 책도 다양한 표현들을 볼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어떤 삼국지 책에서는 관우가 죄를 짓고 쫓기는 죄인인데 우연히 술집에 들어간다. 그곳에는 유비와 장비가 뜻을 모으는 중이었다. 
 
그렇게 관우가 유비와 장비가 만난다는 표현이 있다. 
요시카와 에이지의 삼국지에서는 관우는 죄를 짓지도 쫓기는 죄인도 아닌데 장비의 추천으로 유비라는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고 표현했다. 
이후에 차례로 비교해가며 읽어볼 것이지만 숨은 그림 찾기처럼 책마다 다른 표현들을 찾는 것 또한 재미가 있다. 

일본 관동군 731부대를 고발한다 (제국주의 일본과 야만의 역사)

[ 731부대 : 잊지 말아야 하는 역사 ]

이전에 읽은 731부대에 관한 책이 윤리에 관한 질문을 던지는 책이었다면

이번에 읽은 책은 731부대에 관해 더 자세한 내용과 사진을 담은 책이다. 
731부대 외에도 위안부 등 잊어서는 안되는 일제의 만행에 대해서 충격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생체 실험에 살아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이뤄졌다는 사실과 그 사진들을 보고 충격을 피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왜 731부대에 속해서 생체 실험을 행했던 사람들은 처벌을 받지 않았을까?

731부대와 의사들 (전쟁과 의료윤리, 일본의 의학자.의사의 ’15년 전쟁’ 가담과 책임)

[ 당신의 상관이 다른 사람을 해할 것을 명령한다면 이에 따라야 하는가? ]
역사책에서 단 몇 자로 배운 지식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해 731부대에 관한 책을 읽게 되었다. 

생체 실험이 행했으며, 각종 실험이 행해지고 난 후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강렬하게 다가왔다.

책에서는 ‘상관이 다른 사람을 해할 것을 명령한다면 이에 따라야 하는가’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731부대에 속하고 무고한 사람들에게 생체 실험을 한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은 잘못을 모르고, 명령이었기에 따라야 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반면에 잘못을 알고, 용서를 구하는 사람들도 있다.
사람을 해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주어지지 않기에 상관이 내린 명령이라고 해도 따라서는 안된다고 생각하였다.
전쟁 중에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해질 때 과연 당신은 상관의 명령에 불복종하고 사람을 해하지 않는다고 강력하게 주장할 수 있는가? 
명령 불복종으로 혹독한 벌을 받더라도 강력하게 불복종을 행할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해보고 싶다. 
 

크래시

   개인적으로 여자에게는, 또 공항버스를 포함한 다양한 차량에는 이 책을 추천하고 싶지 않다.

   21p

   “본을 알던 우리는 모두 외과 수술로 몸을 절개하고 그 틈 사이로 보이는 장기를 끄집어내는 것만큼이나 고통스러운, 자동차 충돌 사고라는 도착된 에로티시즘을 인정한다.”

   <크래시>라는 소설은 교통사고에 성적인 욕망을 느끼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교통사고’라는 메인 테마를 가진 것 치고 소설은 그닥 박진감있는 진행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느리고 선명한 말투로 모든 것을 묘사하는데 이 부분이 특히 읽기 괴롭게 느껴진다. 개그와 호러와 에로티시즘은 서로서로 가까이 맞닿아 있어서 조금이라도 삐끗하면 섞이고 뒤바뀌기 마련이다. 이 경우도 마찬가지다. 너무 잔인해서 도발적이고 너무 적나라해서 오히려 우습다.

   234p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은 점점 양식화되어서 우리가 유능한 외과 의사나 마술사, 아니면 코미디언 콤비가 된 것 같았다. 이제는 부상당한 희생자를 봐도 두렵거나 불쾌하지 않았다. 이른 오후까지 낀 안개로 사고를 당해 차 옆 풀밭에 앉아서 어이없어하거나 계기판에 찍힌 희생자를 봐도 본과 나는 직업적인 초연함을 느꼈다. 우리가 진정으로 이 일에 몰두하고 있다는 사실이 처음 드러났다.”


   이 문장이 다가오기 전까지 나는 망할 책을 현대 사회의 삶에 대한 총체적인 은유라느니 하는 그럴듯한 문장으로 포장했다고 생각했다. 문명의 이기는 분명히 우리에게 상처를 남기고 있구나. 그리고 우리는 그런 상처를 알면서도 그 발전이 주는 쾌락에 당연하듯 몸을 맡기고 있구나… 억지스럽긴 했지만 이 책은 마침내 나를 이해시키는 데에 성공했다.

   그의 성공적인 비유를 인정하는 것과 책 자체를 인정하는 것은 완전히 별개의 일이다. 여전히 불쾌하고 어렵다는 기분을 떨쳐 낼 수가 없다. 우연히 내 눈 앞에 배고프다며 애처롭게 울고 있는 파쇄기가 나타난다면…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가미 (구병모 장편소설)

아가미로 숨 쉬는 찰나를 담은 듯한 글자. 점을 찍기 전인 행간 사이로 들숨과 날숨을 끼워 넣은 신이 청련한 그 날의 곁을 거닐던 할아버지와 강하에게 곤과 강렬한 인사를 건네는 시간을 마련했다.

일시적인 인사치레였다면 몸을 구석구석 살피지도, 어디서 온 누구인지를 궁금해하지도 않았겠지만 가진거라곤 남들과 다른 특수한 몸집 하나를 지닌 곤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을 분요할 노릇이었다. 그럴 팔자였는지 모르겠으나 이내촌 사람들은 물론이고 존재의 노출을 기피하는 정체성이 곧 그의 세상이었다. 어쩌면 현실 세계에 존재하고 있는 미지의 아이들을 떠올리게끔 만든 페이지가 아니었을까 괜스레 짐작한다.

“싦음이 증오를 가르키지 않는다는 건 차라리 혼돈에 가까운 막연함이었어요. 사람을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은 매 순간 흔들리고 기울어지는 물 위의 뗏목 같아요. 그 불안정함과 막연함이야말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는 유일한 방법 아닐까요.”

곤은 그들의 세상을 아우르기 위해 여기에 남아있는 자세를 취했지만 흙으로 돌아간 먼지가 흩뿌려졌으리라 생각을 품었는지 눈물 닦을 필요 없는 물 속으로 그렇게 몸을 안긴다.

양심 고백

김동식 소설집은 읽는 시간보다 생각하는 시간이 더 길다. 두 번째로 집은 책 마저 윤리, 사회부조리, 성찰, 풍자를 오가는 자유로운 영혼의 느낌을 준다. 상황에 따라, 입장에 따라, 관점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되는 통찰이 경이로울 지경이다.

재능을 교환해주는 가게

10년간 연마하면 누구나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 김남우는 본인의 재능이 소설가였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가게 안을 들어선다. 뚱한 표정을 지닌 채 가장 낮은 5등급의 재능 – 바로 잠자는 재능이다. 새로운 환경, 침대가 없는 곳, 어디서든 개운하게 아침을 맞이할 수 있는 능력이다. 그런 재능을 맡기곤 기다린다. 4등급의 다트 잘하는 재능이 마음에 안들었고, 3등급의 정원수 손질 재능을 지나, 2등급 시계 수선 재능을 뿌리쳤다. 욕심에 이끌려 1등급 가게의 관리직으로 교환 당했다.

일상이었고 익숙했기에 눈에 보이지 않는 재능을 누구나 한 개씩 지녔을 거다. 허우적 대는 공중의 손을 바라보면서도 이미 김남우의 손을 감싸는 피부를, 그 감촉을 느끼지 못했다. 내기 지닌 거에 집중을 해보라는 의미를, 작은 거를 들여다보는 안구를 선사한다. 지금 나에겐 탐구하고 생각하는 습관과 어울리게 꾸밀 줄 아는 패션센스와 강인한 체력을 만든 운동루틴 이렇게 3가지의 재능을 꼽았다. 모든 것은 내 안의 내제된 것들로 피어난다. 그게 출발점이자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거라는 점. 무엇보다 타인의 것을 동경하고 아무런 기준점 없이 좇아갈 때, 그 끝을 마주할 때는 내가 아닌 내가 서 있을테고 길을 잃을 것이다. 그걸 알기에 나만의 내공을 쌓고 현재 지닌 것에 감사하며 내 손에 무얼 담았는지, 담을 수 있는지 탐색하는 이 시간이 참 귀중하다. 그렇게 또 한 번 나 자신을 지키는 힘을 기를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