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를 기다리며 (1969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이 책을 한문장으로 말해본다면 ‘고고와 디디가 고도를 기다리는 간단한 플롯으로 인생의 허무함을 담아낸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간단한 문장으로 책을 요약할 수 있을 만큼 이 책의 내용은 별 게 없다. 하지만 이 별 거 없는 내용이 우리의 인생 전체를 관통한다.
 우리는 우리가 당장 직면한 상황들과 문제들에 매몰돼 인생이 사실은 너무나도 별 게 없다는 사실을 간과한다. 그러니까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은 어쩌면 중요하지 않은 일일 수 있고 별 일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을 읽다보면 두가지 생각이 계속해서 떠오른다.
 첫째는 ‘인생의 본질은 그런 데 있는 게 아닐지 모른다’는 것이다. 현실에 몰입하느라 놓쳐버린 사실들이 책을 통해 다시금 떠오르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생각들은 우리가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인생이란 뭘까?’의 질문과는 결을 달리한다고 생각한다. 평소 인생이라는 게 뭔지를 생각하다 보면 너무 슬프고 외로웠는데 이 책을 읽는 동안은 유쾌했기 때문이다. 마치 세상 살 만큼 살아본 어른이 살아보니 인생 정말 별 거 없다, 인생은 끝이 정해진 거니까 힘든 일에도 끝이 있을 거고 그 일은 멀리서 보면 사소한 것일 뿐이라고 말해주는 것 같아서 쓸쓸하기 보다는 마음이 편안해지며 위로가 됐다. 
 둘째는 앞서 말한 생각보다도 이 책을 읽으며 더 많이 하게 되는 ‘고도를 기다리는 일은 결국 뭐로 치환해서 볼 수 있는 걸까’이다. 고도는 어제도 오지 않았고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오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고고와 디디는 하염없이 기다린다. 이제 그만하자고 하면서도 자리를 뜨지 않는다. 
책을 읽는 동안에는 그게 뭘까 하며 아리송 했지만 책장을 덮고 나서 가만히 앉아 생각해보니 ‘고도를 기다리는 일 자체가 인생인 것 같다’ 는 생각이 들었다. 
뭔지도 모르는 것을 하염없이 갈망하고 기다리며 사는 일, 새로운 사람과 만나고 헤어지는 일, 그 과정에서 나누는 여러 대화와 그 대화를 통해 내가 얻게 되는 생각들. ‘이런 게 인생의 전부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면서 인생 참 별 거 없다고, 이게 인생의 전부이고 우리가 고통스러워하며 발악하는 일들은 우리 인생의 아주 작은 부분인 거라고 생각하게 됐다.
 이런 간단한 내용이 인생의 덧없음과 허무함을 대변한다. 하지만 그 허무함은 독자를 비관적으로 만들지 않고 오히려 힘을 내게 한다. 이 책이 고전의 반열에 올라 지금까지 읽히는 이유는 그런 데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인생의 의미를 찾고 싶다는 생각에 괴로워하는 이들이 읽고 편한 마음으로 인생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면 좋겠다.

만조를 기다리며

내가 정말 좋아하는 조예은 작가의 책을 읽기 위해 도서관에서 찾아낸 만조를 기다리며, 


이 이야기는 섬뜩한 추리 속 여자들의 우정을 나타낸 이야기다.

주인공이 친구의 억울한 죽음을 파해지기 위해 찾아다니는 과정 속에 정말 이정도까지의 우정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감동을 먹었다.

이 책이 섬뜩한 이유는, 사이비, 미신, 살인의 배경 속에서 움직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배경 속 주인공은 친구를 위해, 극복하며 살아간다. 

가장 마음에 드는 구절은

[그리고, 작게 덧붙였다. “너랑 보는 바다가 제일 예쁜 것 같아”] 이다.

남여 사이가 아닌 동성의 친구 끼리 우정으로서 설렘이 나는 정말 따뜻하다고 느꼈고, 편안함을 느꼈다.

데미안

[이 책을 선정한 이유]

  나는 요즘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자주 한다.

브랜딩을 공부하고, 창업을 준비하고, 에콰도르 봉사를 앞두고 있는 지금, 내가 선택하는 방향들이 과연 내 의지에서 나온 것인지, 아니면 남들이 정해놓은 기준을 따라가는 것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데미안』은 “네 안의 목소리를 따르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책이라고 들었다. 

남들과 다른 길을 걷는 것, 불안 속에서도 나를 찾아가는 것에 대한 이야기라 생각했고, 지금의 나에게 꼭 필요한 질문을 던져줄 것 같아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인상 깊었던 내용과 느낀 점]

  싱클레어는 어린 시절 ‘밝은 세계’와 ‘어두운 세계’ 사이에서 혼란을 겪는다.

그리고 데미안을 통해 기존의 도덕과 기준을 의심하고,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나는 이 부분이 특히 인상 깊었다.

우리는 보통 “착한 선택”, “안전한 선택”, “남들이 인정하는 선택”을 하려고 한다.

하지만 싱클레어는 타인의 기준이 아닌, 자신의 내면에서 나오는 목소리를 따라야 한다는 것을 점점 깨닫는다.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은 이것이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이 문장을 읽으며 나는 내가 깨야 할 ‘알’이 무엇인지 생각했다.

안전한 길만 선택하려는 태도, 실패를 두려워해 완전히 몰입하지 못하는 마음, 타인의 기대에 맞춰 나를 정의하려는 습관.

어쩌면 나는 이미 여러 번 알을 깨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런던에서 마켓 테스트를 했던 경험, 에콰도르 봉사를 선택한 결정, 내 브랜드를 직접 만들겠다고 선언한 순간들.

  하지만 아직 완전히 깨지 못한 부분도 있다.

『데미안』은 이런 내게 더 과감하게, 더 솔직하게 “네가 진짜 원하는 것은 무엇이냐”고 묻는 책이었다.

  때문에, 이 책은 단순히 성장 소설이 아니라, 자기 정체성을 찾는 철학적 여정이라고 느꼈다.

사실 처음에는 다소 어렵고 상징적인 표현이 많아 쉽게 읽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문장을 곱씹을수록 내 생각이 깊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남과 다르게 사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 대해 정면으로 다루는 점이 인상 깊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남들과 달라도 괜찮다”가 아니라, “남들과 다르지 않으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받은 것 같다.

자신만의 세계를 깨뜨리고 나오는 용기, 그게 결국 한 사람의 브랜드를 만드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했다.

[추천 대상]

  • 1. 진로와 선택 앞에서 고민하고 있는 사람

  • 2. 남들과 다른 길을 가는 것이 불안한 사람

  • 3. 스스로를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사람

  • 4. 자기만의 철학을 갖고 싶은 사람

나는 이 책을 특히 ‘대학생이나 사회 초년생’에게 추천하고 싶다.

겉으로 보이는 성공보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바나나가 아니다

  “이것은 바나나가 아니다.” 도무지 예상할 수 없는 말들로 이어지는 시들을 모은 이 시집은 한 번에 읽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모래 알갱이가 끝없이 벼랑 끝으로 몰리는 이미지의 첫 시를 보고 이 시집은 해체주의처럼 보이는 작가의 상상력과 만물에 대한 관심과 존중으로 읽혔다.
  두 사람이 서로 트랙을 반대 방향으로 달리거나 정신에서 끊임없이 질문하는 이미지를 펼치는 작가는 죽음을 기다리는 무의미한 삶을 바라보는 것처럼 느껴진다. 간단히 말하면 인간은 늙고, 늙으면 죽는다. 하지만 작가는 시로써 생을 바라보며 그 삶을 가볍게 보지 않는 것 같다. 시가 무의미하지는 않다. 작가는 시로써 아픔과 독백을 표현한다. 대답하는 사람보다 질문하는 화자가 더 많은 이 시집에서는 끊임없이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이 세상에 애정을 붙이고 살아가는 일을 생각한다. 국어사전의 가나다순과 사람 기호성이라는 이상한 개념을 가져와 단어장을 만드는 작가의 집착은 꽤 신나는 일이라고 생각됐다.
  서점에서 팔리는 시집 중에서 최승자 시인이나 기형도 시인의 시집을 읽어 본 적이 있다. 예술을 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허무주의적이거나 고통을 음미하는 감상적인 시를 읽어왔지만 이 시집을 통해 지루하고 답답한 인생에서 어떻게 하면 더 뜯어보고 만져봐서 의미를 만들어갈까 하는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의미가 과장되지 않고 열심히 일구어 낸 시어들이 보석처럼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