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방정식 (갈릴레오 시리즈 6)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여섯번째 작품인 한여름의 방정식은 500페이지가 넘어가는 장편 추리소설로, 작은 해안마을에서 일어난 살인사건과 과거 도쿄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의 관계성이 점차 겹쳐지며 반전의 반전을 거듭해 예상치 못한 결말을 맞이한다. 이 책은 다양한 인물들이 서로 얽히고 섥힌 이해관계 속에서 각자가 각자의 사연으로 크고 작은 범죄에 가담하게 되었고, 그 실타래를 천천히 풀어나가는 유가와 마나부의 추리가 일품이다.
 해양환경을 지키기 위한 지역 주민과 해양자원을 개발하려는 기업 간의 토론회장에 초청받은 유가와는 기차에서 방학동안 고모집에 놀러가는 교헤이라는 한 소년을 만난다. 우연히 만난 교헤이에게 유가와는 교헤이의 고모가 운영하는 여관집 로쿠간소에 가기로 약속한다. 교헤이에게 약도를 받은 유가와는 먼저 회장에 방문해 토론회에 참가한다. 그 회장에서 로쿠간소 주인의 딸인 나루미와 그녀를 짝사랑하는 사와무라를 만난다. 토론회가 끝이 나고, 로쿠간소를 어렵사리 찾아 온 그는 여관 주인 시게하루와 그의 부인 세쓰코를 만난다. 그리고 며칠 뒤 로쿠간소에 먼저 투숙 중이던 쓰카하라가 항구 근처 바위에 떨어져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단순 추락사로 보였지만, 부검결과 일산화탄소 중독이라는 사인이 나오고, 이는 타살일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 사건이 발생하자 도쿄의 경시청 출신인 쓰카하라의 죽음이 석연치 않았던 유가와의 친구이자 경찰인 구사나기는 도쿄에서 수사를 시작한다. 서로 다른 지역에서 서로 같은 사건을 다른 방향에서 수사하고 같이 소통하며 만들어가는 두 친구의 추리는 점차 진실에 다가갔다. 그리고 그 추리 속에서 살인마 센바가 새로 등장했고, 그 센바 담당형사가 쓰카하라였다는 사실이 나오며 마침내 두 이야기는 이어지기 시작한다. 그 이후의 이야기들은 책의 내용이 워낙 방대해서 정리가 어렵기도 하고, 무엇보다 그 엄청난 반전들을 내 필력으론 도저히 담아낼 자신이 없으니 아직 보지 않은 사람은 꼭 찾아서 보길 바란다.
 한여름의 방정식은 정확히 551페이지로 이루어진 초장편소설이다. 하지만 책의 두께가 우습게도 순식간에 읽어진다. 이 책은 내가 처음으로 소설에 흥미를 가지게 해준 작품이었고, 내가 처음으로 두 번 이상 읽은 소설이었다. 그리고 이 리뷰를 쓰다보니 뒷 이야기들이 머릿속에 떠올라 다시 또 읽고 싶어지는 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한다. 그리고 이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많이 읽기를 바란다. 자신하는데 소설이 생소한 사람이라도 실망하는 일 없고, 돈과 시간이 아깝지 않을 것이다.

프랑켄슈타인

시체를 조각조각 모아 붙여 만든 괴물. 괴물이라고도 할 수 있는 최초의 인조인간은 자신을 창조해 낸 창조자에게 버림받았다. 우리로 따지면 아버지나 마찬가지인 사람에게 버림받은 것이다. 빅터는 죽은 것을 살릴 정도의 애정으로 그것을 만들어냈으면서 그것이 눈을 뜨고 살아 움직이자마자 도망쳐버렸다. 이는 인간의 이기주의와 무책임한 모습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읽으면서 내내 우울하고 복잡한 감정을 느꼈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상실, 사랑 그리고 숨어 있는 삶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

정말 재밌게 읽었던 책이다. 물고기를 미친듯이 연구하는 생물학자를 연구한 작가. 사람이 무언가에 이렇게까지 몰두하고 빠질 수 있는지, 이 책을 보면서 깨달았다. 자신이 수십년동안 쌓아놓은 기록이 무너지는 순간에도 결코 좌절하지 않고 그 기록을 다시 올릴 생각만 하는 사람이 또 존재할 수 있을까?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었다. 후반부에는 꽤 큰 반전이 나온다.

아몬드 (양장) (제10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소년이 겪는 성장기에 대한 소설. 읽으면서 소년이 나와 비슷하다고 느끼면서도 감정을 아예 느끼지 못하는 장면에서는 충격을 받았다. 평범하다는 것, 일반적인 것과 다르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남들과 다르다는 것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할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구의 증명 (최진영 소설)

구의 증명은 구와 담의 사랑이야기이다. 식인 소재라 그것에 반감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오히려 그 부분이 이 책의 포인트인 것 같기도 하다. 이별을 견딜 수 없어서 사랑하는 이를 먹어버리는 처절한 기분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프랑켄슈타인

프랑켄슈타인은 최초의 SF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창조자의 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최초의 피조물의 탄생이라고들 하는데, 이 지점에서 그 시기의 시대상을 생각해보면 ‘괴물’이 당시의 노예였다는 말도 있다. 자신이 원해서 괴물로 재탄생 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름 대신 괴물이라는 이름으로 불린 그 생명체는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안겨준다.

역행자 (돈.시간.운명으로부터 완전한 자유를 얻는 7단계 인생 공략집)

 저자 자청은 경제적 자유에 이른 이른바 역행자이다. 저자는 95%의 타고난 운명대로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을 순리자라 하며, 5%정도의 정해진 운명을 거스르는 능력을 지닌 사람을 역행자라 칭하고 있다. 또한 저자는 역행자는 정해진 운명을 거스르는 능력으로 인생의 자유와 경제적 자유를 누린다고 말한다.

그는 역행자로 살 수 있는 7단계를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1단계 자의식 해체, 2단계 정체성 만들기, 3단계 유전자 오작동, 4단계 뇌 자동화, 5단계 역행자의 지식, 6단계 경제적 자유를 얻는 구체적 루트, 7단계 역행자의 쳇바퀴.

 아마도 나의 단계는 책을 통해 간접 최면을 걸고 있기에 정체성을 변화 시킬 환경 만들기 2단계이거나 눈치 보지 않고 새로운 일을 시도해보려고 하는 3단계가 아닐까 하며 읽어 내려갔다. 그나마 희망적 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위로가 된다고 할까? 저자인 자청 또한 인간이 본래 본성을 따르기 좋아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그에 저항하기 위해 계속해서 환경을 세팅한다는 사실이었다.

 그의 책 중에서 이런 글귀가 나온다. ‘5%만이라도 남들보다 좋은 결정을 할 수 있다면, 그 인생은 성공으로 향할 수 밖에 없다.’라는 글귀 말이다. 역행자라는 책을 읽고 부족하다고 피하기보다 조금씩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있는 현재의 내 자신이 있기에 이 책이 나에게 주는 의미는 크다.(책리뷰 작성도 부족하지만 시도해보고 있는 하나의 도전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아마도 내가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마음 먹은 것 또한 5%의 남들보다 좋은 결정이 아니었다 싶다.

마음의 법칙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51가지 심리학)

 작년 이쯤인가? 책 제목에 끌려서 사 놓고 책장에 고이 모셔 놓았던 책. 펼쳐 읽다 보니 쉽게 쉽게 읽어 내려가는 맛이 있던 책이었다. 심리학 책은 읽을 때마다 ~ 맞아.’ 혹은 말은 쉽지.’ 이러기 쉬운데, 이 책은 부분 부분에서 시간을 내어 읽은 보람이 충분하다고 느끼는 곳이 있었기에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웠던 책이다.

 먼저 가짜 감정에 대한 부분. 성인이 된 이후 감정을 숨기는 것이 습관이 되어버린 나에게 참 와 닿는 이야기였다. 더불어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한다는 것과 이해한다는 것이 찬성이나 동의의 의미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 인간은 자신의 경험을 전부라고 생각하고 자신만의 관점으로 세상을 보기에 상대방과의 서로 다른 관점이 당연하다는 것, 하루의 부정적인 생각들을 바꾸는 연습인 리프레이밍, 이 책에서 소개 해주고 있는 다양한 사례와 그를 통한 심리학적 근거는 심리학적 지식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심리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일인칭 단수

무라카미 하루키의 여러 갈래의 단편작을 쪼개서 넣은 작품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장점은 긴 이야기 안에서 쓰이는 문장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오묘함과 섬세함이라 생각하는데 단편소설에서는 이야기의 깊이가 기존의 작품에  비해서 확연히 아쉬웠던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