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인사 (밤하늘 에디션, 김영하 장편소설)

많은 사람들의 추천으로 서점에만 가도 항상 일등을하고 있는 책을 평가한다는 마음으로 보았다. 로봇이 느끼는 어떠한 따뜻한 감정 혹은 연민의 감정은 내 마음을 설득 시키지는 못한것 같다. 

변신

‘변신’의 주인공인 그레고르는 유능한 집안의 가장이었지만 어느 날 커다란 벌레가 되어버리고 만다. 벌레가 된 후로는 집안의 가장은 고사하고 가족들의 경제 활동을 방해 한다. 그러자 가족들은 그레고르를 굶겨 죽이기로 작정하고, 방 문을 굳게 닫아버린다. 당연하게도 그레고르는 죽고, 가족들은 후련하다는 듯이 이사를 간다. 그레고르의 변신과 죽음은 존재의 가치를 생각하게 한다. 그것은 자본주의 사회의 존재와 같기도 하다. 소설 속 가족의 모습은 자신이 맡은 바 혹은 경제 활동을 해내지 못하면 가차 없이 ‘쓸모없는 존재’라며 재단하는 자본주의 사회의 모습과 닮았다. 이 소설은 우리 사회의 과도한 자본주의를 비판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2019 제43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SF소설이다. 이 소설의 굉장한 점은,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을 SF의 언어로 이야기하며 독특한 감성을 형성한다는 점이다. 그 중에서도 제일이라고 생각했던 단편은 ‘스펙트럼’이다. ‘스펙트럼’은 주인공 희진과 외계인 루이의 이야기이다. 언어가 통하지 않음에도 서로 같은 풍경을 보며 살아가고, 서로를 이해하려고 한다. 둘의 특별한 서사 덕분에 우리의 보편적인 감정인 ‘사랑’이 더욱 더 아름답게 다가온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아름답고 젊은 시절의 모습을 영원히 유지할 수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꺼이 유지하겠다고 할 지도 모른다. 도리언 또한 대부분의 사람과 같았다.  작품 속 도리언은 어느 날 기적처럼 늙지 않게 된다. 바로 자신의 초상화와 외관이 바뀌게 된 것이다. 그 일을 계기로 도리언은 유혹과 향락에 빠져 지내게 되는데, 자화상은 점점 추해지고 늙어간다. 그 모습에 환멸을 느낀 도리언은 결국 자화상을 칼로 찢는다. 하지만 죽는 것은 도리언이었고, 자화상은 원래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돌아온다. 
 작품 속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많지만 제일 선명한 것은 쾌락에 굴복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이다. 쾌락에 빠진 주인공 도리언은 결국엔 자멸하고 자신이 그토록 두려워하던 추한 모습으로 죽기 때문이다. 현 사회에서도 쾌락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하는 시점인 것 같다.

살면서 한 번은 짠테크 (스물일곱 김짠부의 행복한 재테크 이야기)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돈’이라는 물질의 가치는 생각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돈에 대해 회피하려 한다. 돈을 아끼면 궁상맞다고, 청춘인데 왜 저렇게 살아야하냐고 하는 사람들도 적지않다. 물론 사람마다 가장 중요한 가치는 다르겠지만 자본주의인 이 세상에서 돈이라는 가치를 무시할 순 없다. 그래서 저자는 욜로의 인생에서 어느순간 이러한 사실을 깨닫고 짠순이가 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결심만으로 돈을 쉽게 모을 순 없다. 그래서 저자가 어떤 마음으로 돈을 모았는지, 돈을 절약하고 저축하기 위해선 어떤 좋은 방법이 있는지 초보였던 자신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꿀팁을 알려주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나에게 가장 와닿았던 부분이 있다면 남들과 비교하지 않는 방법이다. 절약하고 저축 하다보면 분명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좌절하게 되는 순간이 오곤한다.
그럴때 비교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다른사람들과 같은 출발선에서 출발해서 어떤 사람은 나보다 앞서있고 나는 뒤쳐져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 아예 각기 다른 자신만의 길이 있고 사람마다 각자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달려가고 있다고 생각하면 비교하는 그 마음을 조금은 내려둘 수 있다.

비행운 (김애란 소설집)

작가인 김애란은 항공기가 남기는 가늘고 긴 구름인 비행운을 보면서 다 버려두고 어디론가 자유롭게 떠나고 싶지만 결코 자신들의 구역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의 상황을 처참하게 묘사하고 있는 책이다. 비행운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한없이 막막하고 아득한 현실에서 그들이 동경하던 세계와는 조우하지 못한 채 더더욱 나쁜 상황을 겪는다. 
<비행운>은 8개의 단편소설로 이루어져 있다. 이 단편소설들에 나오는 공통적인 점은 비극이다. 작가는 등장인물들의 비극적인 상황들을 상세하게 묘사한 후에 결말을 내지 않음으로써 독자들에게 그 뒤의 이야기를 상상하게 만들고 어딘가 모를 묘한 찝찝함을 남기게 된다. 
단편소설 중에서 가장 좋았던 편은 <서른>이다. 이 이야기는 나의 과거 20대는 어디로간것이며 현재인 30대는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에 대한 것이다. 20대 동안은 몇 번의 연애, 이사, 일을 한 것이 다인거 같은데 20대가 전부 가버린 것 같은 당혹감을 느끼게 되고 20대에 한 것들은 과정인 것 같았는데 30대에는 모든게 결과일 것 같아 초조함을 느끼게 된다. 다른 친구들은 무언가를 하고 있거나 성과를 이루었는데 자신은 여전히 머물러 있는 것 같고 이도 저도 아닌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린게 아닐까 하는 불안감을 담고 있다. 나는 물론 20대지만 소설에 나온 것처럼 초조함과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적이 있다. 공감이 가는 문장들과 나의 미래에 대하여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이 단편소설이 좋았다. 또한 이 소설의 명대사 중 하나로도 손 꼽힐 수 있는 
‘너는 자라 겨우 내가 되겠지’라는 대사 또한 좋았다.

용의자 X의 헌신 (제134회 나오키상 수상작, 갈릴레오 시리즈 3)

<용의자 x의 헌신>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다.
도쿄의 에도가와 인근의 주택에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한 중년 남자가 모녀에 의해 살해를 당한 것이었다. 여자에게 폭력을 휘두르며 돈을 갈취하려는 남자에게 모녀가 우발적으로 살해를 하게 되는데 우연히 옆집에 사는 고등학교 수학선생님인 남자가 이 사건을 눈치채게 되고 모녀를 돕겠다고 나서게 되는 이야기이다.
이 책의 가장 재미있는 점은 역시 수학선생인 남자와 경찰,탐정의 치밀한 두뇌싸움이다.
대학시절 천재소리를 듣던 수학교사인 남자는 짝사랑하는 여자를 위하여 완전 범죄를 만드려고 한다. 시체를 처리하고 빈틈 없는 알리바이와 경찰이 심문할 것을 대비하여 모녀에게 매우 자세한 사항까지 지시하여 경찰의 수사를 혼란에 빠트리게 된다. 경찰은 그녀가 가장 유력한 용의자라고 생각하고 수사를 하지만 별다른 증거를 찾지못한다. 진전이 없는 형사는 어려울때마다 도움을 주었던 천재 물리학자인 일명 ‘탐정’갈릴레오를 찾아가게 되고 사건에 대해 듣던 탐정은 그 남자가 대학시절 전공은 다르지만 서로 천재성을 인정했던 동창생이라는 것을 알게되고 그 남자가 이 사건에 개입했다는 것을 직감하면서부터 천재와 천재의 싸움이 시작된다. 이 과정에서 용의자의 확실한 증거를 찾으려는 경찰, 탐정팀과 치밀하게 범인을 특정짓지 못하게 만드려는 수학교사의 일이 매우 흥미롭다.
원래는 소설의 후반기에 다가가서야 사건의 동기와 범인이 누군지 두곽을 드러내는 것이 히가시노 소설의 특징이었는데 <용의자 X의 헌신>은 달랐다.
살인이 일어나고 그 다음 어떻게 해서 일어났는지 그 범인은 누구인지에 대하여 추리하는 것이 특징이었는데 이 소설은 처음부터 동기와 범인이 누구인지 바로 알려준다. 모든 결말이 나오고 나서 그 다음 어떻게 범인을 숨길 것이며 어떻게 그 사건의 범인을 잡을 것인지를 지켜보는 것이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이다.
또한 반전이 많이 나오는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 답게 이 소설 역시 반전이 숨겨져 있다. 

인간실격

<인간실격>은 다자이 오사무의 대표작이다.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주인공 오바 요조가 인간의 위선적이고 가식적인 모습을 이해하지 못하고 공포감까지 느낀다. 그러한 인간을 대하기 위하여 인위적인 행동을  하고 그들이 원하는 대로 행동하며 자신의 모습을 거짓으로 꾸며간다.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인간의 세계로부터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며 타락하고 망가져가는 요조의 삶을 세개의 수기로 나타낸 책이다.
요조는 어릴적 여러 경험으로 부터 서로를 속고 속이면서 살아가는 인간들의 모습을 이해하지 못했다. 특히 앞 뒤가 다른 모습을 보이면서 삶을 살아가는 것은 요조에게 더욱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이었고 그것이 공포감까지 가게 된다. 그런데도 요조 또한 인간들에게 거짓된 모습을 보여준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신의 본 모습을 들키게 되고 그런 자신을 모두 비난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떄문이다. 이런 요조는 시간이 흘러 요시코를 만나며 점점 비극적이게 흘러간다.
나는 이 소설의 후반부에 요조가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되는데 그는 병동에 집어넣어진 자는 미친 사람, 그렇지 않은 자는 정상인 듯 하다며 이것이 인간실격의 증거라고 생각한다라는 글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요조에게 자신은 이제 완벽하게 인간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 사건조차 자기 자신이 결정한 것이 아닌 다른사람에 의하여 발생한 일이다. 자기 운명에 대한 주체적인 태도는 인간에게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설령 그가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하더라도 자신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의지를 다졌다면 인간 실격이 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결국 요조가 인간으로서 실격한 이유는 주변의 여러 사건도, 약물 중독도, 알코올 중독도, 문란한 생활도 아닌 자신이 스스로 자신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인간으로서의 삶을 살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소설에서 가장 먼저 눈에 보인 것은 자신의 운명에 대하여 스스로 주체적인 태도를 가지느냐 아니느냐에 따라 인간으로서 합격인지 실격인지에 대하여 나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인간의 삶을 위하여 주체적인 삶 뿐만 아니라 다른 점도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다고 생각한다. 사람마다 가장 중요한 점은 모두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자신에게 인간으로서 합격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점이 가장 중요한 것인지에 대하여 생각하며 읽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라틴어 수업 (지적이고 아름다운 삶을 위한)

근래 대학에 입학하고 대학 자체에 회의감이 많이 들었다. 이 책을 읽어서 대학이나 인생에 대해 생각한 암울함이나 회의감이 사라진 건 아니지만 차분하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통학하는 2시간 동안 피곤하지만 않다면 읽었다. 라틴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완독하는 데 1주일이 넘도록 시간이 걸렸다. 다른 책에 비해 오랜 시간이 걸려 초반 내용이 정확하게 생각나지 않아 후반부에 집중한 독후감이 되지 않을까 싶다.
“대학은 취업을 위해 졸업장을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청년들이 스스로에 대해 들여다보고 더 나아가 진리를 탐구하며, 자기 삶을 사랑하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곳이어야 한다.”
전자책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하이라이트를 한 부분이다. 읽으면 와닿긴 하지만 추상적이라 실행하기 어렵다고 느껴졌다. 어떻게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진리를 탐구하고, 내 삶을 사랑하며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대학이 도와줄 수 있을까? 책 중후반부에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구절이 나온다. 항상 이 질문을 가지고 살아간다면 대학을 통해 답변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아무 생각 없이 수업을 다니는 것보다 항상 내가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도와주는 무언가 기회가 생긴다면 몸을 던질 수 있도록 질문을 품고 살아야겠다.
“Tempus fugit(템푸스 푸지트).”,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라틴어이다. 놓치지 말자.
한성대학교 전자도서관 덕분에 읽고 싶었던 책을 접했다. 그래서 이 책은 정말 갖고 싶어졌다. 가장 힘들고 지칠 때 ‘라틴어 수업’을 읽어서 다행이다. 언제 어떤 순간에 이 책을 읽어도 항상 내게 도움이 되는 구절이 있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지금 내가 하이라이트를 한 부분은 20군데가 넘었다. 매일은 아니더라도 절망감에 빠졌을 때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 아닐까. 책을 두고두고 내 책꽂이에 꽂아놓고 싶다. 6년 전에 나는 중학생이었지만 한동일 교수님을 접할 수 있었다면 서강대로 달려갔을 것이다. 교수님의 감의를 직접 듣지 못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읽는 동안 라틴어는 어려워 많이 이해하지 못했지만 삶을 어떻게 좋은 기억으로 채워나가야 할지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어렵던 라틴어도 딱 두 문장만 외우려고 한다.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Tempus fugit(템푸스 푸지트).”와 네가 주면 나도 준다라는 “Do ut des(도 우트 데스).”를 외우려고 한다. 이 외에도 정말 좋은 라틴어 문장이 많다. 라틴어보다 뜻을 더 기억하고 싶은 문장이 있다면, “Dilige et fac quod vis(딜리제 에트 팍 쿼드 비스).”는 “사랑하라, 그리고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하라.”라는 뜻이다. 내가 정해 걷고 있는 길이 원하는 길이 아니라면 뒤돌아서서 하고 싶은 걸 용기 있게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문장일 것이다. 조금 더 무엇을 사랑하고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찾는 시간 또한 갖고 싶다.
독서 기간 : 2023. 03. 14.~ 03. 22.

용의자 X의 헌신 (제134회 나오키상 수상작, 갈릴레오 시리즈 3)

용의자 X의 헌신 – 아마 이 작품은 영화로도 각색되어 있어 영화로 먼저 작품을 접한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나는 이 작품을 책을 통하여 접한 후 영화까지 보게 된 케이스인데 이 작품은 둘다 보아도 각각의 매력을 느낄 수 있어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본인이 짝사랑하는 대상의 살인을 숨겨주는 과정에서의 주인공의 소름돋을 정도의 계산과 계획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작품의 흥미와 재미 또한 있고 본인이 추리소설을 좋아한다면 히가시노 게이고의 많은 작품 중에서 추천할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