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급 한국어 (문지혁 장편소설)
초급 한국어 (문지혁 장편소설)
P의 도시 (문지혁 소설)
트렌드 코리아 2025 (2025 대한민국 소비트렌드 전망)
부자는 왜 더 부자가 되는가
모순 (양귀자 장편소설)
21세기 마지막 첫사랑 (김빵 장편소설)
명원의 자전거 도둑이었던 양우, 둘은 그렇게 서로를 처음 알게 되면서 이야기의 실마리를 한 올씩 풀어낸다. 이상할 정도로 생활속 만남의 우연이 잦았고, 의심과 관심의 경계가 모호해진 시점에서 각 인물의 사정들이 속속히 들어나면서 도움을 주고 받는 상황들이 펼쳐진다. 그때부터 였을까? 호기심과 질문들로 뒤섞여 할애한 시간에 비해 그에 대한 마음이 커져가는 걸 느끼는 명원이었다.
“푸른 잎이 우거진 길, 조금씩 부는 바람이 선선했다. 먼 길이 아니었는데 양우와 나란히 걷고 있는게 갑자기 낯설게 느껴져서일까, 시간이 한없이 흐르는 것만 같았다.” 한 문장을 깊게 응시하며 음미하려는 눈동자로 읽어 내려가면서 걸린 글감이다. 마치 사랑이란 감정에 대해 섬세하게 그려내려는 듯한 느낌처럼 새싹이 돋은 시기였을 거다.
알고 보니 양우는 미래에서 왔는데, 하나뿐인 자신의 인격형 인공지능 “바다”의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기 위해 여행을 온 것이다.
“그런 것들은 바다만 아는 것이 아니었고 검색하면 다 나오는 것이었는데, 바다가 들려주면 새로운 사실처럼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그런 순간이 모여 바다는 양우에게 알고 싶은 세계가 됐다. 해안만 궁금해하던 양우의 세계가 확장된 셈이었다.”
21세기인 이 곳에서 경험 데이터를 채워서 돌아가야 하는 양우와 함께하는 명원은 추천 액티비티 지도를 손에 꼭 쥐고 하나씩 이루어 나간다. 그 둘의 세계와 여행을 우리의 모든 순간들을 빗대어 표현해낸 활자를 낭독해서 그런가 과거와 미래로 시간을 오가며 나 역시 그 시절 서툴고 미숙했던 첫사랑이란 기억향수로 깊게 빨려 들어간다. 누군가를 알아 간다는 건 새로운 세계관을 수용하게 되는 걸 의미하니까.
만남보다 어려운 이별을 실감하는 그 사랑 마저도 일상에 애틋한 숨결 하나 불어넣는게 아닐까. 알게 되었고 알고 있는 슬픔까지도 품고 사랑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우리이다.
리페어 컬처 (쓰고 버리는 시대, 잃어버린 것들을 회복하는 삶)
리페어 컬처란 오늘날의 과소비 사회가 쓰고 버리는 태도에 저항하는 운동의 출발점이다. 과거 증기기관차가 탄생하면서 세계는 거대한 성장을 이루는 산업혁명을 거쳐 지금의 환경을 조성하게 되었다. 그 사이 우리가 잃어버린 지식과 능력은 무엇이 있을까? 그 중 하나의 예로, 일체형 디자인이 도입하면서 일부 부품의 결함은 전체를 갈아엎어 무분별한 자원의 낭비로 이어지게 하는 기이한 상황을 발생시킨다. 즉, 기업은 우리를 수리ㆍ수선에서 멀어지게끔 자리 잡았고 그 속에서 적응하고 망라한 소비자들이 넘쳐난다는 의미다. 그렇게 만들어진 산물은 고장이 난 제품은 얼마든지 버릴 수 있다는 사고 회로를 돌리게 유도하며, 나 또한 구멍난 양말을 보곤 바로 쓰레기통으로 던져버렸던 기억이 떠올랐다. 더듬어 보니 자원으로서의 풍족함에 기댔던 것 같은데 이러한 개인의 특성들이 모여 집단이 되고,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게 되는 현시대를 주의깊게 살펴봐야 할 것이다. 지속가능한 경제가 과거부터 꾸준히 거론되는 이유 역시 유한한 자원을 지닌 지구에 속해 시스템을 바로잡아야 하기에 이와 관련이 있는데, 저자가 주는 시사점을 개괄해보면 이전의 문화를 다시 익힐 시간이라는 명확한 메시지가 담겨있다. 시대가 그만큼 많이 바꼈다. 오늘날의 광고는 매일같이 우리에게 채워지지 않은 어떤 욕망을 보여주려 한다. 내 손에 쥐어진 게 아닌 것들을 바라보게 만들고 충동적인 소비를 갈망하게 만든다. 그러나 이번 독서를 통해 창조를 기반으로 한 성장이 아닌 내가 현재 지닌 무언가를 활용해서도 성장이 가능하다는 이론을 설립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새로운 것은 환영 받겠지만 오래된 것을 사랑하는 자세로 나를 둘러싼 사물을 대해보는건 어떠한가? 그 태도가 자신을 대변해 줄테니 말이다.
호감의 시작(트윙클 에디션) (관계, 일, 인생이 풀리는 매력의 법칙)
건강한 사람은 누구나 약점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자신의 약점과 나약함도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인다. 골든 올포트의 말처럼, 모든 면에는 양면성이 존재한다. 각기 다른 매력 재료를 꺼내 어떻게 요리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는 셰프가 된 것처럼 인생에도 프로듀싱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말에 동감했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나’라는 사람을 잘 알아야 한다. 고찰을 경험하면 자기객관화된 성장이 필연적으로 따라오게 된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언제 가장 행복한지 내면을 들여다보면서 몸과 마음을 관리하는 시간이 중요하듯. 본연의 색감을 파악하고 이를 도화지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는 본인에게 달렸다. 하지만 여기서 주의할 점은 틀과 툴인데, 내가 지금껏 살아온 환경과 사용하는 능력만을 고수한다면 나의 발전 가능성을 차단시킬 우려가 존재한다. 한 가지의 색상만 손에 쥐고 있는 것이 아닐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면서 잠재적 팔레트의 유무를 찾아 나서게 된 계기가 된다. 불확실성 속에 불안을 바라보기 보단 섬세하고 따뜻한 용기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 독서를 하며 제목에 이끌려 집어든 내면의 본질과 함께 지혜롭게 인간관계 형성을 모색하게 되었다. “사랑받길 원하면 사랑하라.“ 그래, 나는 사랑의 주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