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2023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2023 전망)

한 해가 가고 매년 그렇듯이 새해가 찾아왔다. 사람은 망각하는 동물인지라 작년의 나의 활동, 기억, 생각들은 사라지고 있는 중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2022년의 트렌드를 비롯해 작년의 나를 다시금 돌아볼 수 있었고, 많은 변화들을 좇으며 올해를 잘 준비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심리 조작의 비밀 (어떻게 마음을 지배하고 행동을 설계하는가)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도서이다. 심리 조작의 비밀에 대해서 새롭게 발견하는 사실에 흥미를 느끼고 조금은 더 다양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책에 나열된 사례를 보면 새롭게 느껴지기보다는 우리 삶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책은 복잡한 정보를 나열하거나, 아무런 정보를 주지 않는 등 극단적인 환경을 통해 사람의 심리를 조작한다고 말한다. 의존성이 높을수록 타인에게 의존하는 정도가 높고, 심리 조작에 취약하다고 말한다.  그 사람의 환심을 사고 가까이 하면, 어느 순간 그 친숙함에 홀려 무엇인가를 쉽게 털어놓게 된다고 말한다.
 사실 이런 사실들은 비밀이라 말하기 부끄러운 정도의 예시 나열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나는 조금 더 이 책에 큰 기대를 했다. 예를 들면, 스톡홀름 신드롬과 같이 왜 갑자기 납치자는 납치범의 마음에 이입을 하여 그를 따르게 되는가? 와 같은 조금은 더 궁금하고 구미가 당길만한 주제를 말이다. 책의 초반부를 보면, 그 어떤 사람이 심리 조작에 당하지 않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만 들고, 현대 사회의 모든 요소들이 사람들을 세뇌하고 있는건가? 라고 생각할만큼 범위가 너무 포괄적이고 불분명하다.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정보기관과 종교적 세뇌, 그 중에서도 종교적 세뇌의 측면만이 나열된다. 저자가 정신의학적인 전문가라기보다는 사례를 조사하고 나열하는 정도의 전문성에 그쳤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굳이 말하자면 제목을 잘못 지었다. 심리 조작의 비밀(어떻게 마음을 지배하고 행동을 설계하는가)가 아닌 심리 조작의 일상사례들(이렇게 지배하고 설계했답니다) 라는 타이틀이 좀 더 적절한 것 같아 이 책의 독서를 굳이 추천하지는 않는다. 
 

하얼빈 (김훈 장편소설)

책을 선정하게 된 이유) 
요즘 영화 [영웅]이 개봉하면서 안중근 이야기에 관한 것들이 다시 떠오르고 있는 거 같았다. 아직 영화를 보진 않았지만, 영화를 보기 전 책을 통해 자세한 배경지식을 먼저 얻고 영화를 보면 더욱 재미있을 거 같아 이 책을 읽게 되었다.
후기)
나는 안중근 의사가 몇살때 돌아가셨고, 결혼은 언제 하셨는지 정확히 알고있지 못했다. 사실상 안중근 의사가 이토히로부미를 살해했다는 그 사실에만 집중했을 뿐 어떤 배경과 신념속에 이토를 살해하기로 마음 먹었는지 전혀 몰랐다. 하지만 이 [하얼빈]이라는 책을 읽고 안중근은 단순한 독립 운동가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안중근 의사가 독실한 천주교 집안에서 자라온 것, 왜 가족들에게 말 한마디 하지 않고 몇달동안 집을 비웠던 것인지 하얼빈으로 떠나기까지 어떠한 과정을 통해 확신을 가지게 되었는지 세세하게 알게 되면서 이토를 죽이기까지 결코 절대 쉬운 결단을 한 것이 아니구나라는 것을 다시한번 깨달았다. 27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나라를 위해 희생한다는 것, 얼굴도 몰랐던 이토를 그 수많은 대중들 사이에서 직감만으로 살해한다는 것 이 얼마나 견고한 의지였는지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이 다 알았음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가장 인상깊은 장면)
인상깊은 장면은 정말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 대표로 두가지를 뽑는다면 첫번째는 안중근 의사가 이토를 죽인 이유였다. 이토에게 개인적인 악의가 있다기 보다, 이 이토히로부미 저격 사건을 통해 전 세계가 조선의 독립 의지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랐다는 것이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오해를 하곤 한다. 안중근 의사가 오직 조선의 독립을 위해 이토를 살해 한 것이라고. 안중근 의사도 분명 알고 있었을 것이다. 이토를 죽인다고 하여 조선이 바로 독립을 할 수 없다는 것을. 하지만 그저 조선의 독립을 위해 나아가는 발판에 세계에게  알림이라는 방법을 통하여 돕고 싶었을 뿐일 것이다. 두번째 인상깊은 장면은 의사가 재판을 받을 때 했던 말이다. 안중근 의사가 원하는 것은 동양의 평화였다. 일본의 제국주의는 일본이 조선을 보호하고 식민지화 시키는 것이 동양의 평화라고 주장하였지만 안중근 의사는 그것에 동의하지 않았던 것이다. 단순히 조선의 평화 뿐만 아니라 동양의 평화를 진정으로 원했던 것이 가장 가슴 깊이 와닿았다. 
추가)
안중근 의사의 사망이 112년이 지난 지금 아직도 안중근 의사의 시체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 가장 마음을 아프게 했다.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유언이였던 “독립을 한다면 자신의 시체를 고국으로 데려가달라” 라는 말이 아직도 지켜지지 못하고 있다. 언제쯤 이루어질 수 있을까? 
일본은 안중근의 둘째 아들 안중생을 통해 사죄를 받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반역자라며 비난을 하고 욕을 하였지만, 사람들이 많이 알지 못하는 것이 있다. 일본은 사실 오래전부터 지속적으로 안중근의 남겨진 가족들을 압박 해 왔다. 아버지의 뜻을 지키기 위해 안중생은 얼마나 버텼을까. 하지만 긴 투쟁 끝에 어쩔 수 없이 사죄를 하게 되었다. 이 사실이 대중들 사이에서 아직까지도 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 것이 슬펐다.

주식시장은 어떻게 반복되는가 (역사에서 배우는 켄 피셔의 백전불태 투자 전략)

아래는 내가 책을 읽으며 느낀 내용들이다.

소형주가 약세장 바닥에서 반등하는 네 구간을 제외하고 장기적으로 보면 대형주가 수익률이 높다.
특정 주식 범주가 좋다고 믿는 것은 오류이다.
주가매출액배수(PSR)는 저평가된 소형가치주 찾는데 쓰인다.
주가수익배수(PER)도 계산되지 않는 괜찮은 기업 찾고, 그 기업이 이익을 다시 내면 주가는 급등할 것이다.
한 범주를 영원히 서랑하면 성과 얻지 못한다.
특정 범주에 대한 선호는 길게 내다 본 평가의 결과여야 한다.
2년보다 먼 미래 예측은 불가능해서 무시해도 무방하다.
바뀔 수 있고 급변할 수 있는 현재의 가정에 바탕을 두고 장기투자를 하는 것은 잘 못 됐다.
ERP(주식위험프리미엄)는 관측자 편향, 당시 사고방식이 포함되어있어 부정확하다.
금은 수익률이 주식과 채권보다 좋지는 않았지만 붕괴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장기투자는 역사가 유용한 도구이다.
약세장 바닥 벗어나는 시기는 소형주가 good
강세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명 대형주가 good
약세장 끝 무렵, 주가가 크게 떨어진 주식은 강세장 초기에 크게 반등하는 경향이 있다.
이데올로기 투자는 위험하다.
정당은 투자에 영향을 준다.
정당이 무엇이든 이성적인 판단을 해야한다.
결국 영원히 좋은 주식은 없고 각각의 장단점이 있고 예측 가능한 범위에서 분석하고 투자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특정 정당 또는 사람을 싫어하는 감정은 주식에 중요치않다.
이 감정은 투자 의사 결정에 포함되면 안된다. 이데올로기 투자는 위험하고 이성적인 판단을 해야한다.
세계는 글로벌, 상대적임, 항상 글로벌이었다.
미국만 투자x, 세계시장의 43%에 불과하다.
해외 투자가 위험하다 생각하지만 진짜 위험은 해외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이다.
자본시장은 매우 복잡, 과거는 결코 미랠를 예츧하지 않는다.
너의 기억력은 엉망이다.
세계는 상대적일 뿐, 항상 글로벌했기 때문에 투자에 관해선 글로벌한 마인드를 가져야한다.
세계시장은 정말 크고 한 나라의 시장에만 집중되있지 않기 때문에, 해외 투자와 분산 투자를 해야한다. 해외 투자를 두려워하지 말아야한다.
과거는 미래를 예츧하지에 않기 때문에 많은 공부를 해야한다.

이 책을 통해 앞으로 주식투자의 방향성과 준비해야할 것들을 배운 것 같다. 요즘같이 투자가 필수인 시대에 이 책은 한 번쯤 읽어야할 책 같다.

주식시장은 어떻게 반복되는가 (역사에서 배우는 켄 피셔의 백전불태 투자 전략)

이 책의 내용은 과거의 주식시장이 어떻게 반복되었는지 그때 마다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했는지 그리고 거기에서 어떤 교훈이 있는지를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책 전반의 내용은 사람들은 과거에 있었던 시장의 움직임을 잊거나 공포심에 의해 시장이 더욱 안좋아 질 것이라는 두려움을 가지고 시장을 대하지만 시장은 사람들의 생각과 다르게 나쁜 적도 없으며 결국 오랜시간에 걸쳐 투자하며 강세론자의 마인드로 투자하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책의 저자는 미국 주식시장의 데이터들을 바탕으로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마인드를 가져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결국 장기로 투자하는 것의 당위성과 약세장에서 겁을 먹고 매도를 하는 것 등등 지양해야 하는 점들을 데이터 기반으로 상세히 알려주는 도서였다. 

주식시장은 어떻게 반복되는가 (역사에서 배우는 켄 피셔의 백전불태 투자 전략)

주식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부인과는 평생 못가도 주식과는 백년해로 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럴 떄 마침 이 책을 만났습니다. 운명같았습니다. 저의 주식에 대한 마음이 이 작가의 마음과 같았거든요.  고등학교 떄 배운 순환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은 없습니다. 그러나 이 책을 보면서 순환론에 대한 이론이 다시한번 더 뇌에 각인되었습니다.  주식시장은 역사적으로 반복되었습니다.  인간의 순환주기가 있듯이 역사도 강성대국이 있었다 사리지며 새로운 도전자들이 나타나는 구조도 되어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물려있는 저에게 큰 용기를 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지금은 빠지는 주기이며 꾸준히 주식을 매수 한다면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마지막으로

과거는 결코 미래를 예측하지 않는다. 시장은 가설을 검증하는 거대 실험실

x이기 떄문에 y 일 것이라는 추정은 너무 가벼운 판단이다. 이를 추정하기 위해서라면 아니 조금의 확률을 올리기 위해서라면 현재의 경제적,정치적,감정적 동인에 대한 이해를 100% 활용해야 한다.

*단지 합리적이로 생각해 무엇인가가 일어날 것이라 예측하지 마라. 

*당신의 이해와 분석이 아무리 훌륭하다고 해도 가끔은 ‘틀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말을 명심했으면 합니다.

호오포노포노의 비밀 (부와 건강 평화를 부르는 하와이인들의 지혜)

1. 이 책을 어떻게 접하게 되었나?
고등학교 3학년때, 진로 선생님께서 메모지에 이 책 제목을 적어서 주셨다. 내가 읽으면 참 좋을 거 같다는 말씀과 함께 쪽지를 받게 되었다. 타인에게 책 추천을 받은 것은 처음이라 이 책이 나와 인연을 맺게 되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서점에 가서 책을 사게 되었다.
2. 간략한 내용
사람들은 저마다 각자의 고민과 걱정거리를 지니고 살아간다. 나 또한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는 고민이 많이 있다. 모든 걱정들을 없애버릴 수 있는 방법은 없는걸까? 라는 질문에 이 책은 이렇게 답을 해주고 있다. “마음을 정화하세요.” 마음을 정화한다는 건 무슨 뜻 일까 곰곰이 생각 해 보았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강조하고 있는 것은 바로 내 마음속에 피어난 모든 감정의 원인들을 상대방이 아닌 나에게 책임지게 하는 것이다. 상대방을 미워하는 마음, 어떠한 문제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들 모두 내 내면에서 발생한 마음이라는 것이다. 내 마음속에 피어난 부정적인 생각들과 걱정들을 어떻게 정화시킬 수 있을까? 그것은 바로 “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 용서해주세요 감사합니다.” 를 무한반복 하는 것. 내 마음이 정화될 때 까지 반복하는 것이다. 초반에서 중반정도 까지는 이 책을 읽으며 의심을 품었다. ‘저게 말이 돼?’,’내가 도대체 뭘 읽고 있는거지?’ 이러한 생각들을 수도없이 했다. 하지만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는것을 끝마친 나는 그때서야 이 책이 나에게 주고자 하는 의미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의미심장한 내용들이 가득한 책이지만 그 의미가 무엇을 내포하고 있는지 스스로 생각하며 읽는것이 이 책이 주는 즐거움 이였다. 내가 깨달은 가장 중요한 사실, 모든 내면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0(제로) 상태로 돌아가야한다. 모든 상황의 흐름을 나 자신이 아닌 영감에 맡기고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 그렇다면 그때서야 비로소 고민과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다. 
3.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대상
나의 이 후기가 잘 이해되지 않는 사람들에게 가장 추천하고 싶고, 다음으로는 내면에 있는 고통과 힘듦을 끊어내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책을 읽어가며 의구심을 가졌던 많은 부분들이 분명히 이해가 가는 파트가 생길 것이며 책을 다 읽은 후에는 나도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 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사실 책 내용의 중반까지만 해도 그 누구에게도 추천하고 싶지 않은 책이라고 생각을 하였지만 완독한 후에는 벌써 주변인 2명에게 이 책을 추천했다. 
4. 추가적인 사실
나는 책을 읽을 때 보통 작가의 생김새를 상상하거나 책에서 서술하고 있는 장면을 상상하며 읽곤 한다. 분명 책에 등장한 작가는 백인의 40대 여성, 휴 렌 박사는 인도의 50대 여성일 것이라고 생각하였는데 인터넷에 검색해 본 결과 조 바이텔 작가는 미국의 백인 남성, 휴 렌 박사는 일본 남성 이였다…
사실상 종교적인 부분이 내포되어 있긴 하지만 본인이 무교인 경우 중립적인 관점을 가지고 읽으면 훨씬 좋을 거 같다.

밤의 여행자들 (윤고은 장편소설)

가상의 섬 ‘무이’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자연스럽게 무이라는 섬이 어떤 모습일지 눈에 그려지는 글이다. 읽다 보면 이 섬이 가상의 섬이라는 사실이 다행이라고 생각되는데 이 글을 아우르는 키워드가 바로 ‘재난’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주요 내용은 이렇다. 정글이라는 재난 지역 관광 회사에서 근무하는 요나는 위기를 겪다 무이섬으로 관광객인척 출장을 떠나게 된다. 그곳에서 무이 사람들과 재난을 인위적으로 만들게 되고 상품화 할 계획을 세운다. 그 과정에서 POUL이란 큰 회사의 자본에 약자들이 희생 당한다. 그리고 무이 섬에 실제 재난 재해가 찾아오는데 실제 재난 앞에서는 오히려 평등하게 재산,인종,권력에 무관하게 굴복하게 된다. 
무이 섬의 재난은 과거도 미래도 아닌 현재에 있었다. 사진이나 관광 따위로 존재할 수 없는 형태로 존재했다. ‘재난 지역 여행’이라는 소재로 다른 사람의 불행으로 카타르시즘을 느끼는 이기적인 위안까지 상품화가 되는 자본주의 섭리와 이에 대한 비판이 책 전반에 은은하게 드러난다. 

여기서 주인공 요나의 숨겨진 의미가 중요한데 요나는 실제 재난과 다를 바 없는 ‘정글’같은 사회에 살아오던 인물이며 감수성을 잃은 사회의 산물이다. 그러나 무이라는 섬에서 사랑하는 사람이 생겨버린 요나는 인위적 공포가 아닌 진짜 공포를 느끼게 되고, 자본주의에서 감수성을 가지게 된 주인공은 이 세계에서 이탈하게 된다. 영화 ‘트루먼 쇼’의 트루먼이 진짜 인생을 찾아 결국 세트장 밖으로 나간 것 역시 쇼 안의 ‘트루먼’ 캐릭터의 죽음이었다. 하지만 ‘트루먼이’이라는 인간에게는 그 소멸이 해피엔딩이었다. 밤의 여행자들의 요나 역시 인위적인 재난 현장에서 벗어나 낭만적 실종을 맞이한 셈이다. 

재난 소설이라는 표면적 주제 아래에 보이지 않는 진짜 재난 이야기가 동시에 펼쳐지는 소설이다. 이러한 양면적 이야기 속에서 무시무시한 자연 재해가 오히려 공평하고 덜 끔찍한 재난처럼 느껴지는 아이러니를 자아낸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상실, 사랑 그리고 숨어 있는 삶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

내가 좋아하는 도서 유튜버의 추천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다소 독특한 형식으로 구성되어있는 도서이다. 작가가 존경했던 학자의 일생의 연대기를 서술하는 식으로 전개되며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라고 하는 학자가 평생 동안 기록해온 분류가 수포로 돌아가 버렸음에도 바로 좌절하지 않고 물고기에 새 이름표를 괴는 정신력의 근원을 탐구하는 과정을 담았다. 이 과정에서 작가는 존경했던 학자가 존경하기에 다소 실망스러운 가치관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고, 작가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학자의 분류학 업적을 몽땅 무너뜨릴 복수를 하며 끝이 난다. 
그 복수의 내용은 이 책의 제목과도 같다. ‘물고기’ 라는 말이 존재할 수가 없단 것이다. 물고기라는 명칭은 현대 과학계에선 인간, 동물, 곤충 등 물 밖의 모든 종을 ‘산고기’ 라고 지칭하는 것 만큼 어리석은 일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스타 조던’이 무너지던 순간을 계기로 존경해왔는데 마침내 작가는 학자를 직접 무너뜨린다. 학자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 피어나며 복수로 흐르는 글의 갑작스러운 흐름이 유쾌했으며, 반전이 핵심인 이 글의 제목이 복수의 내용 전부를 나타내는 말이었다는 점이 가장 큰 반전으로 느껴졌다. 복수의 정의가 보통 사랑, 돈, 명예로 다양하겠지만 이 작가가 학자에게 한 복수는 학자의 팬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맞춤형 복수를 했다. 
마침내 어류라는 명칭은 인간이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말이며, 지구의 모든 것은 그물망 하나하나가 연결되어 우위가 없음을 통찰하며 끝난다. 숨어 있는 삶의 질서를 보여주며 이 질서는 절대 인간이 정리할 수 없음을 보여준 셈이다. 각자 자신만의 세계를 가지고 있는 지구 상의 모든 생물에 대한 경의를 느꼈다. 

바이마르의 세기 (독일 망명자들과 냉전의 이데올로기적 토대)

이 책은 1차 세계대전 종식 이후, 전쟁에 패배한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이 급격스럽게 무너지면서 나치당이 집권하기 직전에 미국으로 망명한, 민주주의 이념을 추구했던 5명의 독일 지식인들(카를 J. 프리드리히, 에른스트 프렝켈, 발데마르 구리안, 카를 뢰벤슈타인, 한스 모겐소 등)이 훗날 미국 중심의 자유 민주주의적 세계 질서를 건설하는데 기여했던 역사적 결실에 관해 기술한다. 주제만 봐서는 대단히 지루하고 딱딱한 내용으로 보일지도 모르나, 민주주의가 사실상 절대적인 위격을 지닌 오늘날 같은 시대에 있어서 한번쯤은 그것이 과연 인류에게 필연적인 산물인가를 의심하도록 만든다는 점에서 지적으로 대단히 흥미로울 것이다. 특히나, 각기 저마다 다다른 사상적 배경을 지닌 5명의 지식인들 중 하나였던 ‘카를 뢰벤슈타인’은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민주주의에 반하는 정치적 입장들만큼은 예외로 간주하여 박해할 필요성을 역설하는 “전투적 민주주의”를 내세움으로써 미국 정부에 공헌을 하였는데, 이 전체 과정을 다루는 부문은 많은 이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