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실격
데미안
어린 왕자
이 책을 읽을 당시에 삶에 너무 지쳐있던 것 같다. 고학점을 바람으로 나 자신은 돌보지도 못하고 앞을 향해 달려가려고 했다. 목표가 명확하지 않았기에, 노력을 해도 성과가 안 보여 마음이 허하고 안절부절에 한껏 예민해 있었다. 그런상황에서 어린왕자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어린왕자의 동심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다양한 별의 사람 이야기. 그리고 여행을 하다 자신의 별로 돌아가기 위해 뱀에게 물린 어린왕자. 동심을 잃기 전이자 고민없이 살았던 초등학생땐 어린왕자가 뱀에게 물린 장면으로 곧 죽는건 아닌가 하며 코끝이 찡긋했다. 그리고 어린왕자가 장미를 생각하는 마음 역시 순애보란 느낌을 받았었다. 특히 다른별에 가서 장미가 흔한 것을 보고도 먼저 떠올린게 ‘ 장미가 흔하긴 하지만, 나의 별에 있는 장미는 특별하고 소중하다’고 말이다. 그러나 지쳐있을때 접하니 어린왕자는 명확한 직업도 없이 허무맹랑한 모험과 무모한 행동을 보이는게 아닌가 싶었다. 다른 사람들,동물들은 루틴을 지켜가며 또는 저마다의 고민을 갖고 살아가는데, 어린왕자만은 아니었다. 자신이 하고싶은대로 본능에 따라서며, 고민을 갖고 끙끙 앓지도 않았다. 오히려 매일매일이 행복해 보였다. 한편으론 그렇게 살 수 있는 어린왕자가 질투났다. 다른 책에 비해 고민,좌절,고뇌 없이 행복해 보이는 스토리 역시 맘에 안 들었다. 책을 읽는내내 ‘유치하고 지루하며, 왜 이렇게 안 읽혀.’라는 생각이 가득 찼기에, 어떤 부분도 와닿지 않고 불쾌함만 줬다. 그런데 독서모임을 준비하는 과정과 모임을 하며 생각을 나눴을때 비로서 깨닫게 되었다. 어린왕자에서 유독 강조했던 ‘동심’을 통해 좋은 사회를 형성해야 되는게 아니다.
단지 작가 역시 바쁜 일 속에 치여 살면서, 자신을 잃어가고 있었기 때문에, 독자들에게 잠시 멈춰서서 자신의 꿈을 그리고 자기 자신을 돌아보며 스스로 상태를 확인해달라는 것 같다.
이제까지 내가 질 수 없는 짐을 끙끙 앓면서까지 들고선 앞만 보고 달려왔기 때문에, 내가 뭘 좋아하고 하고 싶은게 뭔지 몰라 불안했었다. 그러나 어린왕자를 통해 잠시 멈춰서서 재정비를 하고 길을 탐색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날 사회는 바쁘게 돌아가며, 일에 치여 사는 사람들도 많다. 정작 자신은 내팽겨치고, 번아웃되지만, 이 점만은 명심해줬으면 좋겠다. 제일 중요한 건 자기 자신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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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클럽을 하면서 책을 다시 읽게 되었는데, 왜 좋은 책을 두 번씩 읽으라고 하는지 이해했다. 작년에 대학을 입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책을 처음 읽게 되었을 때는 책이 하는 말이 무조건 맞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내 생각과 주관 없이 책의 내용을 받아들이는 데에만 급급했었던 것 같다. 책을 다시 읽기 전까지도 이 책은 정말 대단한 책이고 결함 하나 없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책을 다시 읽어보니 물론 좋은 책이고 센세이션 하지만 여러 의문이 드는 부분이 많았다.
그중 가장 큰 의문은 능력주의를 비판하는 작가 역시 능력주의 라는 것이 책을 읽으면서 느껴졌다는 것이다. 왜 그런 느낌을 받았을까 생각해 보니, 작가가 ‘성공하다’라는 말을 많이 썼기 때문인 것 같다. ‘성공하다’ 라는 것은 ‘20kg 감량에 성공하다’, ‘마라톤 완주를 성공하다’ 와 같이 목표가 동반되어 쓰여야 하는 단어이다. 하지만 우리는 사회에서도 그렇고, 책에서도 그렇고 ‘성공한 사람들’ 로 더 많이 쓰고 그 뜻 역시 자연스럽게 ‘돈이 많은 사람들’로 받아들인다. 돈을 많이 번 사람들의 목적이 돈이 아니었을 수도 있고 1억을 번 사람들의 목표는 1조 였을 수도 있다. 우리는 그 사람들의 목적, 목표도 모르고 단지 돈이 많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부자들을 ‘성공한 사람들’이라고 부른다.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은 있겠지만 모든 사람들의 목표가 같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성공한 사람들’이 부자가 되면서 돈이 목적인 것이 더 당연하게 되었고 물질중심주의를 더 심화시킨 것 같다.
작가는 책에서 학벌주의가 심하다는 것을 얘기하기 위해 역대 미국 대통령이 쓴 단어들을 조사했다. ‘스마트’나 ‘공정’같은 단어를 몇 번이나 썼는지 수치로 얘기해주는데, 같은 방법을 써서, 과연 책에서는 ‘성공’이라는 단어를 얼마나 썼을까? 적어도 3자리수는 나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능력주의의 근본적인 원인은 자본주의, 물질중심주의이다. 책을 읽으면서 작가 역시 물질중심주의가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모순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돈과 자본주의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궁금했고 능력주의, 물질중심주의, 자본주의 등 현재 나타나는 문제들을 모두 엮어서 근본적인 문제들을 다루어 주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